“언니…! 나 드디어 첫 일자리 구했어! 알바!”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유진의 목소리는 예상보다 훨씬 씩씩했다.그 명랑함이 되려 서글퍼서, 유정은 가슴 한구석이 찌릿하게 저려왔다.“어디? 도대체 어디로 구한 거야?”“아파트 근처에 새로 생긴 브런치 레스토랑인데, 주방 알바. 매일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는 조건으로 한 달에 400 주기로 했어. 원래 알바는 시급제잖아? 근데 사장님이 내 조리 자격증 보더니 일단 3개월만 계약으로 근무해 달라고 붙잡더라고.”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동생의 덤덤한 설명에, 유정은 실소가 섞인 짧은 탄성을 터뜨렸다.“결혼한다고 신부 수업으로 배웠던 스위스 쿠킹스쿨 디플로마가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이야. 어쨌든 축하해.”“응. 당장 있는 남은 돈 까먹지는 않을 것 같아서 다행이야.”“……집에서 들고 나온 돈은 얼마나 남았어?”숨을 죽인 채 묻는 유정의 질문에 유진은 잠시 뜸을 들였다.이내 수화기 너머로 작은 한숨이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처음 가지고 나온 명품이랑 보석 전부 처분한 돈 1억에서, 지난 1년동안 2천 썼고. 지금 타고 다니는 차, 그거 중고 시세 확인해 보니까 한 2천 정도 나오더라고. 그럼 지금 총 재산이 1억인데 이제 살 집도 알아봐야 하고, 이것저것 들어갈 돈이 많아서 턱도 없네.”“집은 걱정하지 마, 내가 구해 줄 테니까. 내 세이빙(Saving) 자금으로 전세 얻어두면 나도 돈 잃는 거 없고 깔끔해. 그리고 엄마가 네 대학 등록금은 내주기로 나랑 이미 합의 끝냈으니까 돈 쓸 생각 하지 말고.”“……고마워, 언니. 염치없지만 이번엔 그냥 받을게.”자존심 강하던 유진이 순순히 고개를 숙이자, 유정은 되려 속이 상해 목소리를 높였다.“가족끼리 이 정도는 당연한 거지! 네 아빠가 진짜 이상한 거지. 어떻게 새 마누라 가족밖에 모르니? 그런 아빠 말 곧이곧대로 듣고 류 회장 같은 바람둥이한테 팔려 갈 뻔했다고 생각하면…… 야, 난 지금도 자다가 피가 거꾸로 솟아.”“됐어,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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