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you mind me sitting here?”(“여기 자리 있어요?”)작은 몸집의 소녀가 류가 앉은 야외 테이블에 맞은 편 자리를 가리키며 물었다.고글과 넥워머에 가려져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만큼은 맑았다.“No, please.”“Thanks.”작은 소녀는 핫초코 한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더니 자신의 백팩에서 작은 컵라면과 보온병을 꺼냈다.그리고 마테호른 정상의 야외 테라스에서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붇고 핫초코를 홀짝거리며 마셨다.이내 사방으로 퍼지는 익숙한 매운 라면 냄새에 류는 힐끔 소녀를 바라봤다.그때 그녀와 시선이 어색하게 부딪혔다.“Would you like a bite?”(“한 입 드실래요?”)“No, thanks”(“괜찮습니다”)“Well… Suit yourself… but are you sure?”(“진짜 안 드실래요?”)“Yep”소녀는 아쉽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리며 컵라면의 뚜껑을 열었다.순간 바람을 타고 코 끝을 자극하는 강한 조미료 냄새에 류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스위스의 칼바람 속에서 라면 냄새를 참는 건 고문이나 다름 없었다.그의 미세한 흔들림을 포착한 걸까…그때 소녀가 컵라면 뚜껑을 능숙하게 삼각형으로 접어 앞접시를 만들더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면발을 덜어 그에게 불쑥 내밀었다.거의 코앞까지 밀고 들어온 라면에 류는 내심 당황했다.분명 거절했음에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소녀의 뻔뻔함에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그것을 받아들였다.그리고 그녀가 건넨 라면이 생각보다 맛있었다.그는 무심결에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See? Soup?”(“괜찮죠? 국물도 드실래요?”)소녀는 한술 더 떠 아예 컵라면을 용기째 그에게 내밀었다.류는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낯선 이가 건넨 라면 용기를 받아 들고 남은 국물까지 들이켰다.명문가의 장자로서 평생 받아온 식사 예절 교육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Korean?”(“한국인이세요?”)“No, Japanese. Ac
Última atualização : 2026-05-16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