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비좁은 방 안의 공기는,어젯밤 이성을 마비시켰던,그 지독하고도 외설적이었던 열기를 증명하기라도 하듯,여전히 숨이 막힐 정도로 무겁고 눅눅하게 가라앉아 있었다.에구치는 거칠게 몰아쉬던 가쁜 숨을 간신히 정돈하며,밤새 자신의 품에 하얀 이마를 기댄 채,깊은 단잠에 빠져 있던 유진을 조심스러운 손길로 밀어냈다.스륵-.자신의 품 안에서 그녀의 가녀린 체구가,아주 잠시 떨어져 나가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도……마치 살갗이 생으로 뜯겨 나가고, 심장이 도려내지는 것처럼,지독하고 처절한 상실감이 에구치의 전신을 강타했다.바로 그때,두꺼운 암막 커튼의 좁은 틈새를 뚫고,잔인하게 비집고 들어온 이른 아침의 햇살 한 줄기가,차갑게 식어가던 방 안의 정적을 날카로운 칼날처럼 가로질렀다.그 투명한 한 줄기 햇빛 아래,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유진의 새하얗고 가녀린 나신이,지독하도록 선명하게 드러났다.에구치는 굳어버린 자세로, 침대 머리맡에 우뚝 선 채,자신의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그녀를 그저 멍하니 내려다보았다.어젯밤 이성의 브레이크 없이,폭주했던 자신의 짐승 같은 욕정의 흔적들이,유진의 가녀린 몸 구석구석에 고스란히 상흔으로 남겨져 있었다.순결했던 그녀의 새하얀 쇄골 줄기와 가느다란 목덜미 위로,붉게 울혈된 짙고 처절한 낙인들.그리고 자신의 거친 손길과 몸짓에,새하얀 대퇴부 살결 위로 거뭇하고 희미하게 멍이 들어버린 지독한 얼룩까지.너무나 아름답고 청초한 그녀의 육체 위에,자신이 남겨놓은, 잔인하고 난잡한 흔적들을 목도하는 순간,에구치는 목이 졸린 듯 숨이 턱 막혀왔다.쿵! 쿵!.이내 그의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미친 듯이 조여들며,지독한 통증을 뱉어내기 시작했다.세상에 태어나 느껴본 적 없던,영혼을 사정없이 흔들어 깨우는 강력한 심장의 통증에,덜컥 두려움이 엄습했다.이 감정은 치명적인 독(毒)이었다.자신 같은 밑바닥 인생 주제에 감히 품어서는,마음 한구석에조차 들여놓아서는 안 될 잔인한 감정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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