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평범한 커플처럼 데이트를 했다.꽤나 즐거웠고 편했다.그리고 어느새 유진은 홀짝거리며 2잔의 레몬사와를 모두 마셔 버렸다.알코올이 혈관을 타고 부드럽게 퍼지자,그동안 류를 향해 단단하게 얼려두었던 그녀의 방어벽이…봄눈 녹듯 점점 말랑하게 풀어지기 시작했다.게다가 하필이면,지금 제 눈앞에 앉은 남자가,평소처럼 오만하게 통제하려 들거나 짜증 나게 굴지 않았다.아니…… 짜증이 날 정도로,다정하게 자꾸만 자신의 시선을 집요하게 붙잡아맸다.브라운 뿔테 안경 너머의 깊고 처연한 눈동자.편안한 캐시미어 니트임에도 드러나는 넒은 어깨.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갈 때마다 심장을 덜컹거리게 만들었다.[이러면 안되는데… 또 다시 이 남자의 놀림감이 되기는 싫은데… 내 마음까지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기 싫은데… 나 왜 이렇게 쉽지?]다시 속도 모르고 설레었다.이렇게 그와 시간을 보내다 보면…어쩌면 스위스때처럼 그가 다시 좋아질 지도 모른다는 실낱 같은 기대가,또다시 수면 위로 찰랑거리며 생겨나 버렸다.그 달콤한 기대감에 취해,낮은 도수의 알코올에도 유진은 결국 완벽하게 취해버렸다.탁-.가녀린 팔꿈치를 테이블에 위태롭게 괸 채…깜빡거리던 유진의 긴 속눈썹이,결국 밀려드는 무게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르륵 감겼다.류는 조용히 그녀의 옆자리로 옮겨 앉아,갈 곳 잃은 그녀의 고개를 제 어깨 위에 가만히 기대게 했다.그러자 유진은 솜털처럼 가볍게 그의 품 안으로 무너져 내렸다.“완전 아기가 따로 없네. 어떻게 내 품 안에서 이렇게 잘 잘 수가 있니?”자신의 품에 완전히 쏟아져 안긴 채,미세한 숨소리 하나 외엔…아무런 경계도 없이 곤히 잠든 유진을 내려다보며,류의 입가에 나직하고 깊은 웃음이 번져나갔다.가슴 한구석이 채워지는 듯한 지독한 충만감.류는 한 손으로 유진의 허리를 단단히 받쳐 안은 채,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빠르게 문자를 보냈다.‘아사쿠사 이자카야로 와’그는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문자를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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