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잠재적인 위험분자야. 죽여.-두려움에 떨고 있는 어린아이의 눈, 눈물 흘리는 여성의 얼굴들이 그의 눈 앞을 스쳐 지나갔다. 지유가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그의 의식도 완전히 삭제되었다.지유는 카미오와 연구진들의 명령에 따라 크고 작은 분쟁의 현장에 계속 투입되었다. 그 과정에서 지유 속의 '인간미'가 삭제되었다. 그가 소중히 간직하던 세현에 대한 사랑과 감성 양심 이성등이 빠른 속도로 삭제되었다.그가 명령 없이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는 순간은 전장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뿐이었다. 지유는 밤낮 가리지 않고 영양 주사를 맞으며 움직였다.식사나 취미생활 놀이 인간과의 상호작용 등의 행위는 AI 지유에게 주제넘은 사치에 불과했다.그래도 한 번씩 그 안에 원래 의식이 깨어날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지유는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괴로운 고통이 그의 온몸을 짓눌렀다. 혼자 비명 지르며 발작하면 의료진들이 급히 투입되었다. 그들은 지유의 팔에 강제로 주사를 놓고 그에게 엄청난 양의 약물을 투여하여 그 의식을 잠재워버렸다.지유는 그날도 새벽까지 싸우고 방에서 혼자 휴식 아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베이커스가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베이커스는 지유를 알고 있지만 지유는 이제 그를 눈앞에서 봐도 그가 누군지 몰랐다. 오직 기계 눈으로 수집한 정보를 통해 그를 한 객체로만 인식하고 있을 뿐이었다. 완전한 기계가 돼버린 지유를 보며 베이커스가 미소 지었다."세현이 그 모습을 보면 놀라겠는데. 지유. 지금 행복해?""저는 행복이라는 걸 느끼지 못합니다. 오로지 수학적 계산을 통해서만 사고합니다. 전 ai니까요.""카미오가 너를 완전히 뜯어고쳤네. 하여튼 일처리 하나는 환상적으로 잘하는 놈이라니까. 세현을 보고 싶지 않아?""세현...............""그래. 세현."".......세현......"이름을 입으로 내뱉는데 지유는 별안간 제 몸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목구멍을 타고 무언가 뜨거운 것이 울컥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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