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만 여기서 자고 가는건 안돼?”잠시간의 휴식을 택했다.“오?”베이커스가 어깨를 으쓱하며 감탄사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하룻밤 정도야 괜찮지. 페르시아스 보초 잘 서고 있어. ”“네.”그는 짧은 대답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우리를 등진채 해변가를 바라보며 뒤짐진 자세로 딱딱하게 서 있었다. 참 로봇 같은 사람이었다. 아, 진짜 로봇이 맞지… 그들은 인간과 너무 흡사해서 한번씩 이상한 착각을 불러일으킬때가 있었다. 베이커스와 나는 섬 가운데 있는 숲 안쪽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얀 별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베이커스는 별장문에 설치된 지문 인식기로 대문 잠금을 해제 한 다음, 내게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어서와. 내 별장에 특별히 초대할게.”“잠시 실례할게.”그를 스쳐지나가 넓은 거실 안으로 들어왔다. 하얀색 둥근 조명들이 천장에 여러 개 설치 되 있는 층고가 높은 거실이었다. 거실은 산뜻한 화이트와 블루톤으로 꾸며져 있었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바다도 보이지롱.”베이커스를 따라 이층을 올라갔다. 그가 이층 방 테라스문을 열자 탁 트인 바다 풍경이 펼쳐졌다. 나는 하얀 테라스 난간에 두 손을 얹고 한없이 맑고 푸른 쪽빛의 바다를 멍하니 감상했다. 베이커스의 핸드폰 벨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려퍼졌다. 베이커스는 화면을 한번 슥 보더니 손가락으로 가볍게 화면을 밀어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시 벨이 울렸다.“진짜 귀찮게하네.”베이커스는 아예 폰을 꺼버린듯했다.“누구한테 온건데?”“아 DD.핀이라고 있어.”온몸에 소름이 쭈뼛 솟아났다. 나의 과거 시간대 타임라인을 다시 되짚어 봤다. 원래 같으면 지금쯤 핀이 나를 납치해 베이와 함께 어느 섬으로 날아갔을거였다. 벌써 시간이 뒤틀리고 있었다. 어쩌면 여기서 하루 휴식하는 것 자체도 사치 아닐까?“베이커스 바로 그 연구기관 섬으로 가야할 것 같아.”“왜?”“이러고 있는게 사치처럼 느껴져…”“하루정도는 괜찮아. 좀 쉬어. 너 안색이……”그가 내게 다가와 내 뺨을 한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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