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 사이 현준은 카페 인테리어 시공 업체를 알아보며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했다. 동시에 이수의 부모님을 만나야 하는 부담감이 마음을 짓눌렀다. 부모님의 귀중한 딸, 이수를 제게 주십시오! 행복하게 해 줄 자신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야 있지, 있는데… 젊다는 기세로 밀어붙이기엔 시대가 변했다. 그거야 모두가 어려웠던 부모님 시절에나 통했지, 패기로 세상을 뒤집던 게 가능했던 시대에나 전설처럼 들려오던 이야기였다. 재희와 상열의 시간에 맞춰 잡은 약속 날이 드디어 오늘이다. 현준은 가볍게 보이고 싶지 않아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예약한 장소로 일찍 나섰다. 그래도 어쨌든, 이수와 8개월을 같이 살며 동고동락한 사이로 더 이상 모른 척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꼭 결혼을 위해서가 아닌 같이 지낸 남자친구로서 '다녀왔습니다.' 정도는 인사드려야 했다. 현준이 직접 예약한 곳은 프렌치 일식풍의 원 테이블 레스토랑이었다. 이수와 먼저 만나 레스토랑 근처 카페에서 긴장을 풀어줄 따뜻한 티를 한 잔 마셨다. “이수야, 나 너무 떨려. 손 좀 잡아 줘.“ 테이블 위로 나의 겁먹은 댕댕이가 손바닥을 드러냈다. 빛이 나는 차림새에 비해 한껏 풀이 죽은 현준이 못내 안쓰러워 이수가 두 손으로 그의 손을 다정하게 잡았다. “괜찮아, 현준아. 이번에 허락 못 받아 내면…“ 떨리는 그의 짙은 눈동자가 어디에 홀린 듯 마른침을 넘기고 이수를 바라봤다. ”내가 단식 투쟁할게!" 그가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코에서 희미하게 열 오른 스팀이 새어 나오는 것 같았다. 이수의 입꼬리가 꿈틀대더니 씩 올라갔다. “가출할까?” “아니, 임신이 좋겠다!!” “아잇, 홍이수! 장난칠 거야?” 푸쉬쉬, 몸에 있던 모든 바람이 다문 입술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어이없던 현준이 결국 졌다며 두 팔을 들고 웃어버렸다. “봐, 이렇게 웃으니까 좋잖아. 만약에, 만약에 허락 못 받아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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