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비가 마지막으로 담에서 내려왔다.북경군이 황명으로 자녕궁 담 밖에서 물러났다. 봉쇄가 풀린 담 밖에 군을 세워 둘 명분이 없어서, 정무가 줄을 거두었다. 초비가 기와에서 뛰어내려 협도에 서서, 한 달 반 동안 앉아 있던 자리를 올려다보았다. 묵아는 더 감을 데가 없어진 실패를 소매에 넣었다."마마님, 땅이 이상해요.""뭐가 이상하냐.""발이요. 기와 위에 있다가 내려오니까 땅이 흔들려요. 흔들릴 리가 없는데 흔들려요.""한 달 반을 담 위에서 살았으니 그렇다. 며칠 걸으면 땅이 도로 땅이 된다."월령이 초비의 어깨를 한 번 짚어 주었다. 담 안에서는 물 긷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설련은 열린 문 안에 있었고 나오지 않았다.*왕부에 고 내관의 전갈이 왔다.별궁 건은 보류한다는 한 줄이었다. 폐하께서 눈을 뜨지 않으신 채로 그리 말씀하셨다고 했다.월령이 그 종이를 보았다. 보류라는 두 자가 이번에는 저를 지켰다. 대황자 때는 그 두 자가 사람을 못 지켰는데, 이번에는 같은 두 자가 별궁 문을 막았다.방어멈이 마루에서 그것을 보고도 묻지 않았다. 봄의 오른쪽에 앉아, 유씨가 지어 온 저고리 소매를 걷어 주고 있었다. 크게 지어야 오래 입는다고 크게 지어서 소매가 손을 다 덮었다."아씨, 궁에서 온 종이가 좋은 종이예요, 나쁜 종이예요.""오늘은 좋은 종이다.""그럼 됐어요. 얘 소매나 좀 보세요. 사돈마님이 이걸 세 해 입히실 셈으로 지으셨어요."*위지헌이 해가 진 뒤에 흰 옷으로 궁에서 돌아왔다.방어멈이 왼 어깨의 붕대를 갈아 주고 나갔다. 안채에는 등잔 하나만 켜 있었다.월령이 서안 위에 종이 봉지를 놓고 풀었다. 열 해 넘게 마른 살구꽃잎 넷이 나왔다. 그가 그것을 보았다."왼쪽 소매에 있는 것도 꺼내 주세요."그가 오른손으로 제 왼쪽 소매를 눌렀으나, 손이 하나뿐이라 안에 든 것을 꺼내지 못했다. 월령이 그 소매 안으로 손을 넣었다. 실 한 올이 든 자리 옆에서 꽃잎 한 장이 나왔고, 월령이 그것을 넷 옆에 놓았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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