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위명서는 창고 앞에 섰다.궤가 나간 창고였다. 비어 있었다. 찌그러진 매화 자물쇠가 문에 그대로 걸려 있었다. 그는 그것을 떼어 소매에 넣었다.내관이 마당 끝에서 그를 보았다. 무엇을 아뢰어야 할지 모르는 얼굴이었다."삼전하. 자녕궁에서 사람이 와 있습니다. 답을, 그, 기다리신다고요.""안다.""어찌 아뢸까요.""내가 간다. 그리 전해라."*자녕궁 병풍은 세워져 있지 않았다.숙비가 어제 그대로 앉아 있었다. 밤새 앉아 있었는지, 병자의 얼굴이 더 야위어 있었다. 위명서는 그 앞에 섰다."생각하였느냐.""예.""그래서."위명서가 소매에서 자물쇠를 꺼냈다. 찌그러진 매화. 어머니 앞에 놓았다. 탁자 위에. 손에 쥐여 주지 않고."이건 제가 부쉈습니다. 제 손으로."숙비가 그것을 보았다. 오래."어머니가 제 문양을 달아 주셨고, 저는 그 문양을 부수고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봤습니다. 다 봤습니다. 보지 말라 하신 것을, 다.""그래서.""아니오."*방 안이 조용해졌다.숙비의 손끝이 탁자 위에서 멎었다. 아들이 그 말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스무 해 동안."아니오, 라 하였느냐.""예. 그 아이를 궁으로 데려오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그다음에 무엇을 하시든, 그 앞을 제가 열어 드리지 않습니다.""그 여인의 편에 서겠다는 말이냐.""아닙니다."위명서가 말했다. 낮게, 그러나 흔들리지 않게."숙부 편도 그 여인 편도 아닙니다. 어머니 편도… 아니고요. 저는 제 자리에 섭니다. 삼황자 자리에. 거기 서서 제 이름으로 치른 값이 있으면 제가 갚고, 제 이름으로 진 빚이 있으면 제가 집니다. 다만 어머니 대신 남의 아이를 지우는 것은, 제 값도 제 빚도 아닙니다. 그건 아닙니다."*숙비는 오래 답하지 않았다.그러다, 웃었다. 옅게. 야윈 얼굴에, 그 웃음이 이번에는 조금 오래 갔다."네가 셈을 배웠구나.""어머니께서 가르치셨습니다.""그래. 내가 가르쳤지."숙비가 찌그러진 자물쇠를 집었다. 손끝이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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