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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Chapter 121 - Chapter 130

172 Chapters

제121화

가희는 아무런 타격이 없다는듯, 오히려 은하를 바라보았다. “은하 언니. 저도 여기 앉아도 돼요? 마침 한 자리가 딱 비어있는데요?”“그래. 같이 먹지 뭐.”태하와 이현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은하를 노려보았다.그들이 은하를 이렇게 까지 노려보는 건, 정말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저 그럼 여기 앉아요!”보란듯이 자리에 착석해버린 가희는 누구보다 당당했다.“선배님들이랑 이렇게 같이 밥 먹으니까, 뭔가 엄청 든든하네요!”참고 있던 민희의 웃음이 터져버렸다.“푸하. 백이현! 네 동생 진짜 너랑 똑같아! 완전 웃겨.”“뭐래? 기분 나쁘게?”“내 기분이 더 나쁘거든?”은하가 그런 이현과 가희를 말렸다.“그만들 싸우고 밥 먹어.”“역시 은하 언니가 제일 착하셔.”그렇게 3학년 다섯 명과, 1학년 한 명이 함께 한 점심 식사.오늘 점심시간은 유독 태하에게 만큼은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에게 닥친 진짜 문제는 이 모습을 바라보는 은하의 표정이 너무도 밝다는 것. 여전히 자신이 기대하는 반응이 없다는 것. ‘은하는 진짜… 아무렇지 않은 거구나.’***태하를 향한 가희의 직진은 계속 되었다.태하는 여전히 부담스러워 했지만, 결국 모든 걸 포기한 듯 그저 귀여운 여동생처럼 대해주고 있었다. 이현 역시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상황을 즐기는 듯 했다. “정서방. 이제 모든 걸 순응 하기로 한 건가?”“그냥 포기한 거야.”“그래. 상대가 백가희라면 포기가 정답일 수도.”민희는 가희의 활발한 성격에 마음에 드는 듯 늘 밝게 맞아주었다.처음에는 말없이 지켜만 보았던 서연은 조금씩 가희와 대화를 나누며 어울렸고, 은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민희의 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 오늘 비밀 아지트 가서 놀자!”모두가 동의했다.“오키. 좋지.”“중간고사 준비도 할 겸.”“맛있는 거 시켜 먹자.”서연 역시 같은 자리에 있긴 했지만,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고 망설였다.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자신이 끼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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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그들은 조금은 어설프지만 나름의 방식대로 공부를 시작했다.문제를 풀다가도 치킨을 한 입 베어 먹고, 서로 답을 맞춰보며 웃고 떠드는 시간. 가끔은 헛소리도 나왔지만, 누구도 이 시간이 싫지 않았다.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가득한 거실. 테이블 위에는 빈 피자 박스와 치킨 뼈가 널려 있었고, 떡볶이 국물까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문제집은 어느새 한쪽으로 밀려나 있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공부는 어느새 뒷전이 된 분위기.그때, 잠시 머뭇거리던 서연이 입술을 작게 움직였다.“나 있잖아… 전학 오길 잘한 것 같아….”다들 그런 서연을 바라보았다.서연은 손가락을 살짝 꼼지락 거리며, 무언가를 더 말할까 말까 고민하는 표정이었지만 천천히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전학 오기 전에는 솔직히 걱정이 많았거든. 친구를 사귀는 것도 그렇고… 조용하다는 이유로 또 혼자 남진 않을까 걱정도 됐고… 근데… 너희들이랑 이렇게 같이 있는 게… 너무 좋아.”이제는 얼굴까지 붉어진 채로, 은하와 민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먼저 다가와 준 은하도… 늘 학원에서까지 챙겨주는 민희도 너무 너무 고마워.”“야, 우리는?”이현이 퉁명스럽게 묻자, 서연의 얼굴이 더 붉게 달아올랐다.“당연히 고맙지. 든든하기도 하고….”민희는 그런 서연을 와락 끌어안았다.“진짜 너무 너무 귀여운 거 아니야?”“으악! 숨 막혀…!”그때, 현관 쪽에서 도어 록 들리더니 우주가 집 안으로 들어섰다.한 손에는 과일이 담긴 접시, 다른 한 손에는 과일 포크를 들고 있었다.“공부들 열심히 하고 있어? 과일 먹고들 해.”“키햐~ 역시 형님밖에 없습니다.”“감사합니다.”우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블 위에 과일 접시를 내려놓았다.그러고는 시선이 이내 서연에게로 향했다.“네가 서연이구나? 은하한테 얘기 들었어. 진짜 엄청 귀엽게 생겼네.”“…네?”서연은 예상치 못한 말에 당황한 듯 눈을 깜빡였다.순간, 민희가 흥분한 듯 끼어들었다.“그쵸? 완전 아기 햄스터 같아요. 아구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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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아침부터 내린 봄비는 학교가 끝난 뒤에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운동장을 지나는 길, 은하가 민희의 눈치를 슬슬 보기 시작했다.“우리 학원 가기 전에, 시내 좀 잠깐 들를까?”“응? 시내는 왜?”“백이현 생일 선물 사고 싶어서.”“대박, 오 강은하~ 드디어 챙겨주는 거야?”“그런 거 아니야. 그냥… 생일이니까.”“당연히 콜이지, 서연이도 같이 갈 거지?”“…으응.”그렇게 우산을 펼치고, 비 내리는 시내로 향한 세 사람.하지만 선물을 고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옷, 시계, 신발 모두 고가의 브랜드를 즐겨 입는 백이현.늘 부족함 없이, 원하는 건 모두 가질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 그였기에, 선물은 모두에게 고민이었다. 가장 먼저 고른 건, 민희였다.이현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 모양의 핑크색 키링.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귀엽고 유치한 캐릭터 키링이었다.“난 이거.”“에?”지켜보던 은하와 서연이 동시에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민희는 이미 결정이 끝난 듯 했다.“선물은 주는 사람 마음 인 거야.”서연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나름 현명한 대답을 내놓았다.“그, 그럼 케이크는 내가 사 갈게.”“굿! 그게 좋겠다!”은하는 결국 한참을 고민하긴 했지만 아무것도 고르지 못했다.아무리 살펴봐도 어울리는 게 없어 보여서. 아니, 마음에 들지 않을까 망설이기만 하다 학원 갈 시간이 다 돼버려서.***그날 밤, 답답한 마음에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았다. ‘선물은 어떡하지?’그러다 불현듯 무언가 생각난 듯, 책상 서랍을 뒤적거렸다,잠시 후 손에 들린 건, 문득문믁 드는 생각을 편하게 적어 내려간 작은 노트 하나. 노트 안에는 소소한 감정들이 담긴 글귀와,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소중하게 끼워져 있었다. 어떤 날엔 외로웠고, 어떤 날엔 아팠고, 어떤 날엔 조금 괜찮았고. 이후로는 친구들과 함께여서 행복한 시간들. 그리고, 백이현과 함께한 순간들이 의외로 많이 담겨 있다는 것.은하는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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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그날 저녁, 우주 역시 이현의 생일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정성스레 끓인 미역국을 식탁 위에 올렸다.“형님, 저 생일날 미역국 처음 먹어봐요.”“뭐라고? 설마.”“진짠데요? 야 정태하, 너는 먹은 적 있냐?”“몇 번.”“나보단 낫네.”순간, 은하는 국을 떠먹던 손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생일날 먹는 미역국이 처음이라니. 별거 아닌 듯 내뱉은 말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맛있게 먹어. 백이현.”흠칫 놀란 이현, 은하의 얼굴은 평소처럼 담담했지만 그 속엔 어딘가 따뜻한 온기가 깃들어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이현의 생일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특별한 날로 기억되었다. ***그날 밤, 모두가 잠자리에 들려던 중. 느닷없이 쏟아지는 빗줄기가 창문을 때리기 시작했다. 침대에 누워있던 은하는 자연스럽게 창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창밖에는 어두운 밤하늘과 쏟아지는 빗줄기의 모습이 보였고,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바람까지 더해지며 창문까지 흔들리는 모습.‘비가 많이 오네….’그저께부터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긴 했지만, 분명 예전과는 달랐다. 빗소리만 들어도 불안했던 과거와는 달리, 온종일 내리던 봄비에도 하루 종일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평범한 시간을 보냈고 말이다. 오늘 백이현의 생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분명 자신이 준 선물을 받고 기뻐했다.이번에도 별 거 아니라는 듯 서서히 잠에 빠져든 은하. 하지만 평온했던 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번쩍-!방 안을 순간적으로 환하게 밝히는 섬광이 비치더니, 땅이 울릴 듯한 거대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콰아아앙-!순간, 은하의 눈이 크게 떠졌다.생각과는 달리, 숨이 막힐 듯한 공포가 가슴을 짓눌렀다. 어느새 귀에서는 먹먹한 이명이 들리고, 심장이 미친듯이 뛰어대기 시작했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트라우마 증상이었다.다행히도, 천둥 소리를 들은 우주가 은하의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은하야!”같은 시각, 이현과 태하 역시 천둥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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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은하는 여전히 긴장한 듯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더 이상 가슴이 쿵쾅거리지 않았다. 손의 떨림까지도 금세 멈춘 것 같았다. 창밖에선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방 안의 분위기는 조금씩 가벼워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 보던 우주가 이제야 안도한 듯 피식 웃었다.“이현아. 너는 도대체 그 나이에 에미넴을 어떻게 아는 거야?”“형님? 무슨 말씀이시죠? 진정한 소울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습니다만.”소울은 개풀, 우주는 고개를 저으며 은하를 바라보았다.“은하야, 이제 좀 괜찮아?”“응.”요란한 천둥이 울리는 밤.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은하의 불안을 덮어주었다. 잠시 후, 이현이 방 한 켠에 놓인 라벤더 화분을 발견했다. 처음부터 잎이 무성한 게, 꽤나 신경을 써서 키운 모양이었다.“야! 이거 엄청 많이 자랐네?”“응. 향 좋아.”태하 역시 흐뭇한 표정으로 화분을 바라보았고, 우주가 장난스러운 농담을 던졌다.“얼른 키워서 차 끓여 먹자니까, 싫다던데? 은하가?”“…오빠.”“귀엽네 강은하. 형님은 좀 실망입니다.”“흠, 이현이가 등치에 비해 속은 좀 좁은 편이구나.”“아니거든요! 근데 형님, 저랑 태하 좀 재워주시죠.”“뭐?”갑작스러운 말에 우주와 태하는 황당한 듯 눈을 깜빡였지만, 이현은 너무나도 태연스러웠다.“강은하 너도 오늘은 우리랑 거실에서 자자.”“뭐…?”“은하는 소파에서 자고, 저랑 태하는 바닥에서 잘게요.”“….”“그럼 천둥은 계속 치는데, 여기서 혼자서 잘 거야? 같이 있으면 좀 낫잖아.”우주는 잠시 고민하더니,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서들 해라. 이불 꺼내줄테니까.”결국 거실에서 함께 남은 새벽을 보내기로 한 세 사람.은하는 소파에, 이현과 태하는 바닥에 이불을 깔고 누웠다. 태하가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켰다.“이거 좀 캠핑 느낌 난다.”“캠핑은 무슨, 그냥 쪽 잠 자는 거지.”은하는 두 사람을 내려다보며 미소 지었다. 천둥이 치는 밤, 하지만 혼자가 아닌 밤.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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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1시간 후, 은하와 태하의 등교 준비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이현은 여전히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결국 참지 못한 태하의 발길질에, 그제서야 힘겹게 상체를 일으켰다. 순간, 인상을 팍 쓰며 시간을 확인한 이현."어억?"정신이 번쩍 든 듯 황급히 집으로 달려가더니, 단 5분만에 교복을 갈아입고 모습을 드러냈다.“뭐냐? 백이현? 머리 안 감았냐?”“야! 왜 이렇게 늦게 깨워! 너 때문에 머리 못 감았잖아!”“뒷 대가리가 그게 뭐냐? 까치냐?”“지금 머리 감는 게 중요해? 당연히 우주 형님의 정성이 담긴 아침밥이지.”야무지게 아침 식사까지 마치고 학교로 향하는 세 사람. 새벽에 있던 일에 대해서는 누구도 꺼내들지 않았다. 그저 평소처럼 서로를 놀리고, 티격태격하며 걸어갈 뿐.학교에 다다를 무렵,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길가에는 몇몇 사람들이 멈춰 서서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었고, 세 사람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을 좁혔다.인도 위, 형사로 보이는 두 남성이 한 남성을 제압하고 있는 모습.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뭐야?”“경찰 같은데?”제압 당한 남성은 거칠게 저항하고 있었지만, 형사들은 단호하고 카리스마 넘쳤다.한 명은 남성의 팔을 뒤로 꺾으며 수갑을 채웠고, 다른 한 명은 손을 털어내며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긴박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이 없는 표정과 당당한 기세.그 모습을 지켜보던 태하가 작게 감탄했다.“언제 봐도 참 멋있는 직업이야.”“멋있긴 한데, 얼마나 힘드시겠냐?”“힘든 게 당연하지. 그래도. 사람을 지키는 일이잖아.”태하는 형사들이 용의자를 차에 태우는 모습까지 끈질기게 지켜보며 보며 덧붙였다.“되게 멋있지 않아? 뭔가 영화 같기도 하고.”“너 오늘 좀 이상하다? 꼭 경찰이라도 되겠다는 말처럼 들린다?”“부모님이 가만히 계시겠냐? 학교나 가자.”이현과 은하는 잠시 동안 시선을 주고받았다.태하는 물론 가볍게 웃으며 상황을 넘겼지만, 누구보다 진지했던 표정은 그들의 뇌리에 또렷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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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그때, 조용히 게시판을 가만히 바라보던 서연이 은하의 성적을 발견했다.“은하야…. 너 89등이야?”그 말에 은하도 놀란 눈치였다.‘89등? 진짜다.’순간, 믿기지 않아서 한 번 더 숫자를 확인했다. 작년엔 194등이었던 등수가 무려 100등 이상 상승한 것이다. 그 말에 머리를 쥐어 뜯던 민희가 넋을 잃었다.“말도 안돼! 나보다 은하가 훨씬 더 위라고?”이현의 표정은 누구보다 환했다.“오 강은하, 이번에 꽤 열심히 했나 보다?”“서연이도 공부 잘 하네.”태하의 말처럼 서연이의 등수는 29등이었고, 민희가 비틀거렸다. “하아, 내가 꼴찌구나… 내가….”은하는 그런 민희를 보며 작게 웃더니, 어깨에 조심스레 손을 올렸다.“기말고사 잘 보면 되지.”“씨이, 다음 기말 땐 내가 널 반드시 이기겠다!”성적에 대한 희비가 엇갈린 중간고사 성적 발표 날. 어떤 이는 기뻐했고, 어떤 이는 충격을 받았으며, 어떤 이는 다음 시험을 향한 새로운 다짐을 하고 있었다.***종례시간, 담임 선생님이 프린트를 한 장씩 나눠주며 말했다.“각자 현재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를 적어 제출하도록.”민희는 종이를 받자마자 책상에 엎드렸다.“하, 이걸 어떻게 적어. 나 몰라!”이현은 태연하게 펜을 들고, 바로 칸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가 적은 건 바로 한국대 경영 학과. 아버지의 사업도 중요했지만, 은하와 함께 대학 생활을 하고 싶었기 때문.그건, 그가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 가장 확실한 이유이기도 했다. 은하네 반 분위기 역시 마찬가지였다.태하는 펜을 손에 쥐고도 쉽게 적어 내려가지 못했다.1지망은 당연히 부모님의 바람대로 한국대 경영 학과를 적었지만, 2지망 란에서 펜이 멈췄다.‘한 번 적어만 볼까?’경찰대, 그의 머릿속에는 그 단어가 자꾸만 부유했다.은하는 한국대 디자인 학과, 그리고 서연이는 명희대 국문과를 적었다.정말로 대학 입시가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사실에, 모두에기 긴장감이 더해진 순간이었다.***그날 저녁,이현이네 집에 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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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은하의 심장이 자꾸만 내려앉았다. 점심시간까지도 서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던 그들은 평소처럼 떠들썩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다들 서연이 걱정 뿐이었으니까.태하가 은하를 향해 물었다.“은하야. 아직도 연락 안 돼?”“응. 카톡도 안 읽고, 전화기도 꺼져 있어.”이현이 수저를 툭 내려놓으며 말했다.“어디 아픈 거 아니야?”은하는 그 말에 더욱 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불안한 마음으로 식사를 교실로 돌아가는 길, 복도에서 담임 선생님이 그들을 불러 세웠다.“얘들아, 잠깐만.”다들 발걸음을 멈췄다. 선생님의 표정은 어딘가 심각해 보였다.“너희 혹시, 어제 윤서연 본 적 있니?”태하가 가장 먼저 대답했다.“네. 어제 저희랑 같이 있었어요.”선생님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무겁게 말을 이어갔다.“…서연이가, 어제 집에 안 들어 왔다는데?”순간, 모두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민희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네? 집에 안 들어갔다고요…?”은하는 그 자리에 선 채로, 숨조차 쉬는 걸 잊어버린 것 같았다.머릿속에는 함께 영화를 보던 서연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무 걱정 없어 보였는데. 평소랑 똑같았는데.아니, 집이 아니면 도대체 어디로 간 건지.“서연이 할머니가 학교로 오고 계셔. 오시면 어제 있던 상황 좀 설명해줄래?”“…네.”모두가 긴장했다. 단순히 어딘가 아픈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예 귀가조차 하지 않았다니. 왜 이렇게 불안한 거지.***잠시 후 상담실로 모인 네 사람.그들 앞에는 손수건을 들고 울먹이는 서연이 할머니, 그리고 동행한 경찰관의 모습이 보였다. 붉어진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던 할머니의 입에서 목이 메인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얘들아… 우리 서연이를 못 찾겠다.”그 한마디가 떨어지자 민희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고, 태하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은하는 손끝이 차가워지는 느낌이었다.이현 조차도 평소와는 다르게 유난히 말이 없었다. 그때, 경찰관 중 한 명이 조용히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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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하루 종일 서연이 걱정에 잠겨 있는 그들. 수업 시간도, 쉬는 시간도. 시간은 흐릿하고 무겁게만 흘러갔다. 결국 학교가 끝나고 다시 모인 그들은 결국 서연이를 직접 찾아 나서기로 했다.지금은 학원 따위가 중요한게 아니었다.“이렇게 기다리기만 할 수 없어.”“이현이네 집 근처부터 한번 싹 훑어보자.”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서연의 모습은커녕,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놀이터, 집 근처, 학교 앞, 학원 거리. 어느 곳에서도 서연이를 본 사람은 없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은 점점 커져만 갔다.한참을 찾아 나서던 그때, 민희의 핸드폰이 울렸다. 모두가 걸음을 멈춘 채 긴장했다.“여보세요?” 민희는 몇 초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누군가의 말을 듣고 있을 뿐이었고, 모두가 걸음을 멈춘 채 긴장했다.그리고 툭.민희의 핸드폰이 바닥으로 떨어졌다.은하가 다급히 물었다.“왜 그래? 민희야? 무슨 일이야?”민희는 대답 대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목을 놓아 울기 시작했다. “야..! 정민희! 뭔데 그래?”“민희야…?”숨까지 헐떡이던 민희가 입술을 달달 떨며 겨우 겨우 말을 짜냈다.“서, 서연이가… 서연이가… 죽…죽었대.”세상의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세 사람은 그대로 얼어붙었고, 은하의 목소리가 불안한 듯 떨렸다.“말도 안돼. 그럴 리가 없잖아. 왜 그런 거짓말을 해.”“….”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아무도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거짓말이잖아...! 서연이가 갑자기 왜!”“반장한테 전화 왔어… 진짜래… 진짜라잖아….”서연이를 찾았다. 하지만, 그게 그런 의미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은하는 숨을 들이마시는 것조차 어려웠다. 눈앞이 자꾸만 흐려졌다.“어디서.”이현이 금방이라도 무너질듯한 은하의 어깨를 감싸며 물었다. “강 옆… 둑에서….”제 귀로 듣고도 믿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들의 머릿속엔 모두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도대체 왜, 서연이가 둑에는 왜 간 건데.***학교로 다시 돌아온 네 사람은,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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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한참을 앉아 흐느끼던 은하가 우주에게 뛰어가 안기더니, 목을 놓아 울기 시작했다.깜짝 놀란 우주가 은하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손바닥으로 등을 쓸어 내렸다.“은하야… 왜 울어? 응? 무슨 일 있었어?”“오빠… 서연이가….”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해서 울기만 하는 은하.우주는 그런 은하를 안아주며 이현과 태하, 민희를 바라보았고 이제야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태하야, 다들 무슨 일이야? 응? 서연이가 왜?”“….”“무슨 일이길래 다들 이러고 있어. 말 좀 해봐.”태하가 입술을 달달 떨며, 한마디를 내뱉었다.“서연이가… 죽었대요.”“…뭐?”우주 역시 믿을 수 없었다.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도대체 고등학생에 왜, 그 어린 게 왜.은하는 우주의 품에서 여전히 흐느꼈고, 민희는 입을 가린 채 눈물을 떨구었으며, 고개를 돌린 이현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그리고, 태하는 굳은 얼굴로 다시 한 번 현실을 전해주었다.“진짜래요, 진짜로 서연이가 죽었대요….”심장이 쿵 쿵 뛰었고, 숨이 목구멍에 걸린 것처럼 답답했다.불현듯 서연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동글동글한 안경처럼, 귀엽고 앙증맞은 말간 얼굴. 자신을 보고 쑥쓰럽게 인사하던 그 기어들어가던 목소리까지.“….”이제야 그는, 눈앞의 아이들이 왜 이토록 무너져 있는지 깨달았다.이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기도 했다. “은하야, 어떻게 된 거야?”은하는 여전히 울기만 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현이 은하 대신 대답했다.“오늘 강 옆에 둑에서 발견 됐대요. 사고가 아니라… 살해 당한 거라고….”괜히 물었다. 이건, 정말로 괜히 물었다는 생각이 들만큼 잔혹한 대답이었다.이미 아이들의 눈은 붉게 물든 걸 지나쳐 퉁퉁 부어있었다.그리고, 누구도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게 분명했다.“얘들아, 일단 우리 집으로 가자. 오늘은 다 같이 있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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