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 학교에서는 진로 탐색 체험 준비가 한창이었다. 각 반마다 학생들의 진로를 고려해 체험 활동을 진행할 업체와 기관이 정해졌고, 복도에는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양한 기관들이 학교와 연계되며 학생들의 관심도 높아졌다.교실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진로 탐색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체험처가 어디래?”한 학생이 핸드폰으로 찍어 놓은 진로 탐색 체험 배정표를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별카페 바리스타 체험이랑, 드베르 주얼리 브랜드 체험, 또… 병원도 있고, 한성 그룹 기업 탐방도 있네.”“와, 드베르? 정태하네 회사 아니야?”“한성 그룹은 백이현네 아버지가 운영하는 기업이잖아!”그때,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은하의 귓가에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여전히 미간이 찌뿌려지는 대상인 이영주였다. “강은하, 너는 어디 가고 싶어?”“아직 생각 안 해봤는데?”“난 드베르로 갈 건데, 너도 같이 가자.”이건 또 무슨 수작이지? 우리가 언제부터 그렇게 친했다고.“왜?”“명품 브랜드 본사 내부를 직접 볼 수 있다잖아, 이런 기회 흔치 않잖아?”“내가 알아서 할게.”“그러던가, 그럼.”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의도가 담겨 있는 목소리.은하는 직감했다. 영주가 이번 기회를 이용해 무언가를 꾸미려고 한다는 것을. 태하 역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는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번 진로 탐색 체험은, 단순한 체험에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수업이 끝난 후, 학생들은 진로 체험 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해 모두가 고민하고 있었다. 몇몇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며 진중히 고민하고 있었고, 또 다른 몇몇 학생들은 그저 친한 친구를 따라 체험처를 결정하는 듯 했다.드베르(DEVERRE)와 한성 그룹.정태하와 백이현, 두 사람이 직접 관련된 체험처인 만큼, 학생들의 관심이 가장 높을 수밖에 없었다.은하는 책상 위에 놓인 신청서를 조용히 바라보았다.‘이영주는 내가, 자신과 같은 드베르로 가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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