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이혼한 날, 엄마 수첩에 재벌 남편의 이름이 있었다: Kabanata 41 - Kabanata 50

53 Kabanata

이름 없는 도면

“내 이름을 지우고, 내 작품을 대신 세우려는 거예요.”서윤은 메일 화면을 닫지 않았다. 유리 온실을 닮은 아치, 흰 튤립이 흐르는 동선, 로비 중앙을 비워 두는 방식까지. 그녀가 태경호텔에 제출했던 초안과 거의 같았다.다른 점은 하나였다.그 어디에도 한서윤 플라워 스튜디오의 이름이 없었다.직원 하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바로 항의할까요?”“아니요. 지금 항의하면 저쪽은 실수였다고 할 거예요.”서윤은 프린터를 켜지 않았다. 대신 원본 메일을 저장하고, 첨부 파일의 속성 화면을 캡처했다. 발송 시각, 수정자, 파일명, 내려받은 시간. 눈에 보이는 꽃보다 먼저 남겨야 하는 것들이 있었다.“우리가 보낸 최종 제안서, 초안, 도면 수정 요청, 납품 리스트 전부 묶어 주세요. 특히 회의 때 제가 말한 유지 시간표요.”“유지 시간표요?”“흰 튤립은 호텔 로비 조명 아래에서 빨리 벌어져요. 그래서 제가 원래는 수입 튤립을 쓰지 않겠다고 했죠. 꽃을 바꾸고, 물통 높이까지 계산했어요.”직원들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졌다. 저들이 훔친 것은 예쁜 그림이었다. 그러나 그 그림이 하루 동안 살아남는 방법까지 훔친 것은 아니었다.“그 자료를 지금 공개하면요?”“저쪽이 고치겠죠. 우리가 가진 원본과 다른 물건으로.”서윤은 초안 폴더의 날짜 순서를 정렬했다.“그러니 지금은 보여 주는 게 아니라, 언제부터 이 설계가 우리 손에 있었는지만 남겨요.”태오가 낮게 말했다.“행사장은 사흘 뒤입니다. 지금 공개 항의하면, 강유라는 시안을 바꿀 겁니다.”“그래서 안 해요.”서윤은 초청장 하단을 확대했다. 참석자 등록 링크가 살아 있었다. 초청 대상은 ‘업계 관계자 및 협력사’였다. 계약은 끊었지만, 문은 일부러 열어 두
Magbasa pa

훔친 꽃은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

사흘 뒤, 태경호텔 로비는 흰 조명과 카메라 플래시로 가득했다.서윤은 초청장 QR을 찍고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명단에는 그녀의 이름이 있었다. 한서윤 플라워 스튜디오 대표. 하지만 무대 양쪽에 세워진 안내 배너 어디에도 그 이름은 없었다.대신 중앙 스크린에는 낯선 문구가 떠 있었다.[Taekyung Bloom House]강유라는 이미 단상 옆에 서 있었다. 흰 수트, 낮은 미소, 계산된 걸음. 그녀는 서윤을 발견하고도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아주 작게 숙였다.서윤은 앞줄이 아니라 세 번째 줄 끝자리에 앉았다. 분노한 피해자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였다. 휴대폰은 무음 녹화 상태였고, 가방 안에는 원본 제안서의 제출 시각과 수정 이력이 담긴 태블릿이 있었다.무대 뒤편 출입문이 한 번 열렸다 닫혔다. 검은 서류 가방을 든 남자가 변호사팀 명찰을 달고 들어왔다. 태오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는 서윤을 보지 않고, 행사장 측면의 음향 콘솔과 발표자 노트북, 스태프 동선을 훑었다.약속대로였다.그는 그녀 곁에 오지 않았다.사회자의 소개가 끝나자 강유라가 단상에 올랐다.“태경호텔은 이번 봄,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머무는 경험을 설계했습니다.”스크린의 첫 장이 넘어갔다.유리 온실을 닮은 아치, 흰 튤립의 흐름, 로비 중앙을 비워 두는 동선. 서윤이 밤새 고친 선들이 태경의 이름으로 빛나고 있었다.강유라는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기존 외부 협력사의 일정 차질이 있었지만, 내부 기획팀이 콘셉트를 재정비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기자 몇 명이 받아 적었다. 서윤은 펜을 들지 않았다. 저 문장은 그녀를 지우는 동시에, 그녀에게 책임을 남기는 문장이었다.발표가 중반을 넘어서자 유지 관리
Magbasa pa

꺼지지 않은 화면

강유라의 미소가 무너진 순간, 행사장은 소리보다 먼저 굳었다.대형 스크린 우측 하단에는 아직도 메시지 팝업창이 떠 있었다.[즉시 중단. 책임은 외부 협력사 일정 차질로 돌려.]누군가 플래시를 터뜨렸다. 기자들의 카메라가 무대가 아니라 화면을 향했다. 강유라는 리모컨을 눌렀지만 화면은 넘어가지 않았다. 음향 콘솔 옆 스태프가 당황한 얼굴로 노트북을 보았다.태오가 낮게 말했다.“손대지 마십시오.”그는 변호사팀 명찰을 단 남자에게서 서류 한 장을 받아 콘솔 위에 올렸다.“이 발표 파일은 현재 보존 요청 대상입니다. 지금 화면을 끄거나 파일을 닫으면, 공개 직후 변경한 기록까지 같이 남습니다.”강유라는 그제야 태오를 알아봤다. 눈빛이 아주 짧게 흔들렸다. 하지만 곧 표정을 고쳤다.“기술적 오류입니다. 내부 스태프 간 메시지가 잘못 노출된 것뿐입니다.”기자석에서 질문이 날아왔다.“방금 메시지의 외부 협력사는 한서윤 대표 측입니까?”강유라는 대답하지 않았다.다른 기자가 손을 들었다.“그럼 HSY 원안이라는 메모는 뭡니까? 한서윤 대표의 원안을 지웠다는 뜻입니까?”사회자가 급히 마이크를 잡았다.“질문은 행사 종료 후 별도로—”“아니요.”서윤의 목소리가 사회자의 말을 잘랐다. 그녀는 단상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세 번째 줄 끝자리,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질문은 제게 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방금 발표된 설계에 대해 기술적인 질문을 했고, 총괄 기획자는 답하지 못했습니다.”강유라의 입술이 굳었다.
Magbasa pa

개인 판단이라는 말

행사장은 더 이상 봄 시즌 프레젠테이션장이 아니었다.기자들의 카메라는 꽃이 아니라 스크린을 찍고 있었다. 꺼지지 않은 화면 위에는 아직도 두 문장이 남아 있었다.[HSY 원안에서 이름 제거 후 강유라 발표본으로 통합][즉시 중단. 책임은 외부 협력사 일정 차질로 돌려.]강유라는 단상 위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리모컨을 든 손은 내려갔고, 미소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호텔 홍보팀장이 사회자의 마이크를 빼앗듯 잡았다.“본 행사는 자료 관리 과정의 착오로 일시 중단합니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내부 확인 후—”“자료 관리 과정입니까, 책임 전가 지시입니까?”기자의 질문이 곧바로 날아왔다. 홍보팀장의 얼굴이 굳었다.태오는 콘솔 옆에 서 있었다. 그는 기자들 앞에 나서지 않았다. 다만 스태프가 노트북에 손을 뻗을 때마다 보존 요청서가 놓인 위치를 가리켰다. 법적 설명은 변호사팀 직원이 맡았다. 태오는 오늘도 자신의 이름으로 판을 덮지 않았다.서윤은 세 번째 줄 끝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강유라가 마침내 마이크를 잡았다.“해당 문구는 내부 검토용 메모가 잘못 노출된 것입니다. 한 대표님 측과의 협업 과정에서 일정 조율이 원활하지 않았고—”“저와 일정 조율을 한 기록이 있습니까?”서윤의 목소리가 낮게 끼어들었다.강유라는 입술을 다물었다.“메일, 회의록, 통화 기록 중 어느 쪽이든 좋습니다. 제가 일정 차질을 냈다는 근거를 지금 하나만 말해 주세요.”행사장의 공기가 다시 멈췄다. 강유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순간 더 큰 기록을 불러오게 된다는 것을 아는 얼굴이었다.그
Magbasa pa

절반짜리 원본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 뒤에도, 복도에는 강유라의 마지막 말이 남아 있었다.저를 개인 판단으로 덮어버리면, 제가 받았던 지시 원본은 한서윤 대표 쪽에 넘기겠다고요.서윤은 곧장 따라가지 않았다. 붙잡아 묻는 순간, 강유라는 다시 가격을 올릴 사람이었다. 버려진 사람은 진실을 말하기 전에 자기 몸값부터 확인한다.태오도 다가오지 않았다. 기자들이 아직 행사장 입구에 남아 있었고, 카메라는 작은 시선 하나도 붙잡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는 변호사팀 직원에게만 짧게 말했다.“강유라 동선은 추적하지 마십시오. 먼저 접촉하면 협박으로 바뀝니다. 대신 오늘 행사장 출입 기록과 전략지원실 임시 출입증 발급 이력을 보존하세요.”서윤은 그 말을 들었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강유라의 감정이 아니라, 강유라가 흔들린 순서였다.스튜디오로 돌아온 뒤, 직원들은 말없이 작업대를 정리하고 있었다. 호텔 건은 무너졌지만, 남은 꽃은 예정된 손님에게 갈 준비를 해야 했다. 서윤은 물을 갈고 있는 직원에게 말했다.“오늘 들어온 문의 중에 호텔 이야기를 묻는 건 전부 답변 보류하세요. 대신 기존 예약은 정상 진행한다고만 안내해요.”“대표님, 괜찮으세요?”“안 괜찮아도 일은 해야죠.”그 말에 직원의 눈가가 조금 붉어졌다. 서윤은 모른 척했다. 누군가의 눈물을 달래는 순간, 자신도 무너질 것 같아서였다.밤 아홉 시가 조금 넘었을 때, 스튜디오 공식 메일함에 제목 없는 메일이 도착했다. 첨부 파일은 하나였다.[private_log_sample.zip]보낸 사람은 강유라가 아니었다. 발신자는 일회용 주소였고, 본문에는 한 줄만 적혀 있었다.[전부를 원하면, 먼저 내가 혼자 죽지 않는다는 보장을 주세
Magbasa pa

차태오를 제외한 자리

다음 날 오전 아홉 시 오십 분, 서윤은 태경그룹 본사 로비에 도착했다.혼자는 아니었다.외부 변호인 한 명이 그녀의 왼쪽에 섰고, 스튜디오 직원은 로비 밖 차량에서 대기했다. 위치 공유는 켜져 있었고, 회장실 초청장 원본과 흰 봉투는 이미 변호인 사무실에 보존돼 있었다.접수 데스크 직원이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초청장에는 동행인 제한이 있다고 들었습니다.”서윤은 봉투 사본을 내밀었다.“차태오 본부장을 제외한다고 되어 있죠. 대리인을 제외한다고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직원은 잠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몇 마디 낮은 대화가 오간 뒤, 출입증 두 개가 발급됐다.차명환은 회장실이 아니라 그 옆의 작은 접견실에서 서윤을 기다리고 있었다. 큰 책상도, 수행원도 없었다. 낮은 테이블 위에는 차 두 잔과 얇은 서류 봉투 하나가 놓여 있었다.그는 먼저 일어나지 않았다.“생각보다 정확하게 읽는군요.”서윤은 맞은편에 앉았다.“초대장을 그렇게 쓰신 분이 바란 대로 읽었습니다.”차명환의 시선이 변호인에게 머물렀다.“가족 사이 일에 변호사를 앞세우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저는 회장님 가족이 아닙니다.”짧은 침묵이 흘렀다. 차명환은 웃지 않았다. 그저 찻잔을 한쪽으로 밀었다.“한서윤 대표의 스튜디오는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납품선은 이미 흔들렸고, 거래보증 쪽 분류도 쉽게 풀리지 않을 겁니다. 꽃은 하루만 늦어도 상품 가치가 떨어지니까요.”협박을 협박처럼 말하지 않는 목소리였다. 숫자와 날씨를 설명하듯 담담했다.서윤은 대답하지 않았다.차명환이 서류 봉투를 열었다. 안에는 조정안이라는 제목이 붙은 문서가 있었다.“태경호텔 계약은 원상복구할 수 있습니다. 거래 제한도 해제 요청
Magbasa pa

마지막 결재

이사회장 문이 열리자, 태오는 먼저 안쪽을 보았다.긴 타원형 테이블, 나란히 놓인 물잔, 회의 자료를 넘기는 이사들의 손. 모두 평소와 같았다. 달라진 것은 그를 바라보는 시선뿐이었다.차명환은 상석에 앉아 있었다. 태오는 가장 끝 의자에 앉았다. 본부장 명패는 아직 그 앞에 있었지만, 이미 떼어 낼 준비가 끝난 물건처럼 보였다.인사위원회 담당 임원이 첫 안건을 읽었다.“차태오 전략본부장의 재단 관련 부적절한 외부 접촉, 태경호텔 프로젝트 리스크 확대, 그룹 평판 손상에 따른 권한 보류 건입니다.”태오는 자료를 넘기지 않았다.“이의 없습니다.”회의장에 작은 정적이 생겼다. 이사들은 그가 서윤과의 관계를 해명하고, 아버지의 처분을 늦추려 할 거라고 생각한 얼굴이었다.태오는 그러지 않았다.“재단 접근권, 예산 승인권, 계열사 의결권 보류. 전부 받겠습니다.”차명환의 눈이 가늘어졌다.“대신,”태오가 테이블 위에 얇은 파일을 올렸다.“제가 권한 보류 전 마지막으로 결재한 건이 있습니다.”임원 하나가 파일을 열었다. 첫 장에는 붉은 도장이 찍혀 있었다.[전략지원실 및 태경메디컬재단 대외 협력 예산 지급 보류]회의장 공기가 바뀌었다.“사유는 세 가지입니다. 거래보증사 수동 요청서 삭제 시도. 태경호텔 행사 자료 조작 정황. 그리고 삭제 요청 계정 YJH-06의 접속 위치.”그는 스크린 쪽을 보지 않았다. 필요한 것은 폭로가 아니라, 결재가 이미 끝났다는 사실이었다.“세 건 모두 태경 본사 17층 전략지원실 공용망에서 확인됐습니다. 감사 리스크가 발생한 이상 관련
Magbasa pa

명패가 사라진 오후

이사회장 문이 닫힌 뒤, 태오는 복도에 잠시 멈춰 섰다.안쪽에서는 아직 낮은 말소리가 새어 나왔다. 예산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와, 풀면 감사 기록에 이름이 남는다는 목소리가 섞였다. 그 사이에서 태오의 명패는 이미 치워지고 있을 것이다.엘리베이터 앞 보안 게이트에 사원증을 댔을 때, 짧은 경고음이 울렸다.[접근 권한이 없습니다.]태오는 다시 대지 않았다. 예상한 일이었다. 그는 회사 지급 휴대폰의 전원을 끄고, 비서에게 돌려주었다.“개인 물품만 정리하겠습니다.”비서는 대답 대신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책상 위에 있던 만년필, 일정 수첩, 오래된 명함 지갑. 태오는 노트북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 안에 남겨 둘 만한 것은 애초에 없었다. 태경의 시스템은 지우는 쪽에 더 능숙하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건물 밖으로 나오자, 바람이 차가웠다. 그는 개인 휴대폰으로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지막 결재 원본과 회의록 사본, 즉시 외부 보존하십시오. 제 내부 접근권은 끊겼습니다. 앞으로 태경 시스템에는 접속하지 않습니다.”“서윤 씨께는요?”“제가 말하겠습니다.”통화를 끊고 나서야, 태오는 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스피커 너머로 물소리와 가위 소리가 섞여 들렸다. 그녀는 아직 스튜디오에 있었다.“권한 정지됐습니다.”서윤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승계 검토 명단에서도 제외됐고요.”“그걸 왜 제게 먼저 말해요.”“차명환 회장이 그 사실을 당신 압박에 쓰기 전에, 사실로 알려야 했습니다.”전화 너머의 침묵이 조금 길어졌다.“후회해요?
Magbasa pa

대리 권한이 열리는 방

다음 날 오전 여덟 시 오십 분, 서윤은 태경메디컬재단 본관 맞은편 카페에 앉아 있었다.혼자가 아니었다. 외부 변호인 한 명은 창가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열었고, 보안 인력 둘은 재단 주차장 출입구와 후문 쪽에 흩어져 있었다. 서윤의 휴대폰 위치 공유는 켜져 있었고, 강유라의 메일 원본은 이미 보존 절차에 들어갔다.태오에게는 장소를 보내지 않았다.대신 한 줄만 남겼다.[오늘은 제가 먼저 봅니다.]답장은 곧바로 왔다.[알겠습니다. 다만 나중에 확인할 수 있게 모든 경로를 남기십시오.]그 문장을 보고 나서야 서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막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예전과 달랐다.재단 본관 뒤편, 직원용 출입구는 조용했다. 강유라가 보낸 두 번째 메일에는 방 번호 하나와 임시 출입 QR이 있었다.[기록지원실 B-04. 09:00부터 09:07까지.]칠 분.진실을 주겠다는 사람이 정한 시간치고는 지나치게 짧았다. 그래서 서윤은 더 믿지 않았다.출입문에 QR을 대자 잠금이 풀렸다. 변호인은 바로 따라 들어오지 않았다. 출입 기록에 서윤의 이름만 남기려는 수를 피하기 위해, 그는 문밖에서 보존 요청서와 입장 시각을 동시에 전송했다.복도 끝 B-04의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안에는 오래된 서버 랙과 꺼진 모니터, 벽에 붙은 낡은 면담실 이전 표지가 있었다.[구 대외면담실 B 자료 이관실]서윤은 문턱 안으로 한 발만 들였다.책상 위 모니터가 저절로 켜졌다. 화면에는 로그인 창이 떠 있었다. 사용자 이름은 비어 있었고, 비밀번호 칸 위에 회색 안내 문구가 깜빡였다.[대리 접근 권한 활성화 중]서윤은 키보드에 손대지 않았다. 대신 휴대폰으로 화면을 촬영했다. 그때 복도 끝에서 변호인의 목소리가 낮게 들렸다.
Magbasa pa

그 이름의 열쇠

서윤은 휴대폰 화면을 덮은 채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방 안에서는 서버가 재부팅되는 낮은 소리가 계속 울렸다. 복도에 붙잡힌 재단 직원은 자신이 무슨 일을 끊었는지도 모르는 얼굴이었다. 서윤은 그를 몰아붙이지 않았다. 작은 바퀴를 부숴 봐야, 굴리는 손은 숨는다.“퇴실 시각까지 남겨 주세요.”변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윤은 문 안쪽으로 더 들어가지 않았다. B-04에 남은 것은 이미 꺼진 화면뿐이었다. 하지만 꺼지기 직전의 문장들은 촬영본으로, 접속 시각은 보존 요청서로, 재부팅 지시는 직원의 휴대폰으로 남았다.“원격 재부팅 명령도 남았습니다.” 변호인이 말했다. “현장 직원이 오기 전에 서버가 먼저 꺼졌습니다.”“그럼 지운 사람이 따로 있다는 뜻이네요.”“적어도 현장 직원은 아닙니다.”서윤은 그 대답만 듣고 건물을 나왔다.차로 돌아온 뒤에야 서윤은 태오에게 보안 링크를 보냈다.[확인하세요. 단, 설명은 먼저 듣지 않겠습니다.]전화는 바로 걸려 왔다. 서윤은 받았다.“봤습니까.” 그녀가 물었다.“보고 있습니다.”태오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낮았다. 화면 너머에 어떤 표정으로 서 있을지, 서윤은 상상하지 않기로 했다.“2019년 6월 18일. 대외면담실 B. 권한 사용자는 차태오 본부장. 대리 실행은 YJH-06.”그가 천천히 읽었다.“방문자 명패는 ‘차태오 본부장 대리 참석’이고요.”서윤은 창밖을 보았다. 재단 본관 유리벽에 아침 햇빛이 반사되고 있었다. 저 건물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했다.
Magbasa pa
PREV
123456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