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 씨 목소리가 담긴 매체, 아직 회장실 금고 안에 있습니다.”전화 너머가 조용해졌다. 문서관리 책임자의 숨소리만 작게 들렸다. 겁먹은 사람의 침묵이었다.서윤은 몰아붙이지 않았다. 그러면 그는 다시 회장실 안으로 숨을 사람이었다.태오가 낮게 말했다.“원본을 꺼내 달라고 하지 마십시오.”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화면 너머 태오의 얼굴은 어두웠다. 그는 이제 그 금고를 열 권한도, 들어갈 명분도 없었다. 권한 없는 손이 원본을 만지는 순간, 모든 증거는 절도와 조작의 말 속에 묻힌다.“꺼내지 마세요.”문서관리 책임자가 멈칫했다.“그럼 뭘 원하십니까.”“금고 안에 있다는 기록. 그리고 앞으로 누가 열려고 하는지 남겨 주세요.”“그건… 제가 위험합니다.”“이미 위험해졌어요. 없다고 답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니까요.”상대는 대답하지 못했다.“원본을 훔쳐 달라는 게 아니에요. 지금부터 0618 관련 매체의 반출, 열람, 폐기 지시가 오면 전부 서면으로 요구하세요. 구두 지시는 받지 말고요.”태오가 덧붙였다.“그 요구도 내부 규정에 따라 기록하십시오. 당신을 지킬 방어 기록입니다.”긴 침묵 뒤, 상대가 말했다.“내일 오후 여섯 시에 정기 점검 명목으로 금고 열람 예약이 잡혀 있습니다.”“누가 예약했습니까.”“회장실 비서실 명의입니다. 실제 열람자는 비어 있습니다.”태오의 눈빛이 낮아졌다.“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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