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한 날, 엄마 수첩에 재벌 남편의 이름이 있었다: Chapter 61 -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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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보다 먼저 받은 서명

“딸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마지막 문장이 끝난 뒤에도 재생 장비의 시간이 몇 초 더 흘렀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서윤은 가장 먼저 변호인을 보았다.“마지막 이십삼 초를 따로 잘라내지 마세요.”“전체 음원과 함께 보존하겠습니다.”“엄마가 남긴 말도 공개하지 않을 거예요. 필요한 절차에서만 쓰게 해 주세요.”어머니가 딸에게 준 마지막 선택까지 태경과의 싸움에 소비하고 싶지 않았다. 변호인은 전체 파일의 해시값과 복제 과정을 다시 확인한 뒤, 보관용 봉투를 봉인했다.감사팀은 사본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대신 동일 해시값과 보존 사실만 적힌 확인서를 받았다. 원래 저장 장치는 C-19 안에 다시 들어갔다.창고 밖으로 나오자 새벽 공기가 차가웠다.태오는 서윤에게 다가오지 않았다.“한기석 씨의 서명 시각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서윤이 말했다.“회장 지시만으로 아버지 선택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요.”태오의 대답은 짧았다.“없어지지 않습니다.”두 사람은 외부 변호인 사무실로 이동했다. 새벽 두 시 십팔 분, 한기석에게 공식 질의서가 발송됐다.[2019년 6월 18일 채무 조정 및 혼인 관련 합의서 서명 당시, 한미정 씨의 응급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답변하십시오.]질의서에는 답변 기한과 함께 미응답도 기록으로 보존된다는 문구가 붙었다. 이제 침묵 역시 선택이 될 수밖에 없었다.답은 오지 않았다.대신 새벽 세 시가 지나 한기석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서윤은 변호인 회선으로 연결했다. 태오는 문밖에 남으려 했지만, 서윤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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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는 말 대신

사진 속 사실확인서는 세 장이었다.첫 장에는 한기석이 먼저 채무 조정을 요청했다고 적혀 있었다. 두 번째 장에는 한미정의 응급 상황을 알지 못했다는 문장이 있었다. 마지막 장에는 모든 합의가 자발적이었다는 확인란과 서명 칸이 비어 있었다.서윤은 아버지에게 다시 전화하지 않았다. 변호인을 통해 짧은 지시만 보냈다.[서명하거나 문구를 고치지 마십시오. 봉투, 전달자 명함, 방문 시각이 찍힌 현관 기록을 함께 보내십시오.]곧이어 한기석에게 답장이 왔다.[이걸 보내면 내 책임도 그대로 남는 거냐.]서윤은 직접 답했다.[네.]이번에는 대답이 늦었다.새벽 세 시 십칠 분. 봉투 앞뒤와 방문자 명함, 공동현관 화면을 촬영한 영상이 도착했다. 명함에는 태경그룹 회장실 법무지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영상 속 방문 시각은 새벽 두 시 사 분이었다.봉투 뒷면에는 더 선명한 문장이 찍혀 있었다.[금일 오전 6시까지 자필 서명 후 회수 예정.]변호인이 말했다.“초안 작성, 심야 전달, 회수 기한까지 연결됐습니다.”“아버지가 안 썼다는 사실만 남겨 주세요. 착한 선택을 했다고 쓰지는 말고요.”한기석은 서명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과거의 서명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외부 변호인 직원이 한기석의 집에 도착해 봉투 상태와 원본을 연속 촬영한 뒤 인수했다. 한기석은 자료 인계 확인서에만 서명했다. 과거를 지우는 면책서가 아니라, 오늘 무엇을 넘겼는지 남기는 서명이었다.사실확인서와 전달 영상은 원본 음원의 해시값, 마지막 이십삼 초와 함께 별도 보존 절차에 들어갔다. 어머니가 서윤에게 남긴 말은 제외했다. 차명환의 지시와 한기석의 진술만 묶였다.새벽 다섯 시 사십 분.태경그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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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라는 자리를 거부한 사람

오전 아홉 시 오십이 분.서윤은 외부 변호인과 함께 특별조사위원회 회의실에 들어갔다. 출입증에는 참고인이라고 적혀 있었다.차명환은 이미 가장 안쪽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맞은편 끝에는 태오가 있었다.그의 명패에도 임원 직함은 없었다.[참고인 차태오]위원장이 말했다.“오늘 진술과 제출 자료는 모두 속기 기록으로 남깁니다.”서윤은 녹음 장치의 불이 켜진 뒤에야 앉았다.차명환 측 변호사가 입을 열었다.“본 사안은 이혼한 당사자와 전직 임원 사이의 사적 갈등이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된 것입니다.”“그 문장 그대로 기록해 주세요.”서윤이 말했다.“그리고 제 답변도 남겨 주세요. 오늘 조사 대상은 제 이혼이 아니라, 2019년 채무 조정과 혼인 개입, 이후 증거 은폐입니다.”위원장이 태오에게 물었다.“차태오 참고인은 자신의 이름이 도용된 피해자라고 생각합니까?”“2019년 6월 18일 면담에 관해서는 그렇습니다.”차명환 측 변호사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그러나 태오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하지만 이후 계약 내용을 확인하고도 원인을 알아보지 않은 기간에는 피해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 결혼의 수혜자였고, 한서윤 씨의 선택이 제한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회의실이 조용해졌다.차명환이 처음으로 아들을 바라봤다.“감정적인 자책을 사실처럼 말하지 마라.”“감정이 아닙니다. 계약서를 본 시점, 추가 확인을 하지 않은 사실, 혼인을 유지한 기간을 진술한 겁니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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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보다 먼저 나온 감정서

목적지는 비어 있었다.위원장은 화면을 한동안 바라보다 차명환에게 물었다.“외부 반출 목적이 무엇입니까.”“사본의 진위 논란이 있으니 원본을 전문기관에 감정 맡긴 겁니다.”“어느 기관입니까.”차명환 측 변호사가 대신 답했다.“보안상 공개하기 어렵습니다.”서윤이 말했다.“목적지도, 수령인도 없는 반출이 어떻게 감정 절차가 되죠.”그녀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오늘 오전 조사위원회가 열릴 것을 알면서 보존 요청된 원본을 단독으로 움직였습니다. 감정이 목적이었다면 기관명과 인계 기록부터 남았어야 합니다.”위원장은 즉시 두 건의 보존 명령을 내렸다.[회장실 반출물 이동 경로 및 차량 기록 보존.][HMJ_20190618_MASTER 외부 인계 즉시 중단.]차명환이 낮게 말했다.“위원회가 경영 판단까지 통제할 권한은 없습니다.”“지금은 경영 판단이 아니라 조사 대상 증거의 보전 문제입니다.”회의실 문이 열리고 조사위 서기가 새 자료를 가져왔다. 문서관리실이 반출 당시 남긴 기록이었다.[봉인 번호: TK-0618-02][운반 책임자: 회장 수행비서][차량 번호: 78가 0618][출발 시각: 오전 8시 51분]수령 확인란은 비어 있었다.위원장이 차량관리팀을 화상 회의에 연결했다. 담당자는 이미 사외이사 명의의 보존 요청을 받은 상태였다.“차량 운행 목적지는 ‘외부 감정기관’으로 입력됐습니다. 상세 주소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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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아니라 삭제였다

“이미 써 둔 거짓말에 맞게 원본을 만들러 보낸 것이었습니다.”서윤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이 조용해졌다.차명환 측 변호사가 먼저 반박했다.“추측입니다. 작성 시각만으로 실제 훼손 의도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위원장이 대답하려던 순간, 별관 현장팀과 연결된 화면이 흔들렸다.“조사위원회 현장 입회팀입니다. 별관 지하 기록처리실 앞에 도착했습니다.”화면에는 외부 포렌식 전문가와 조사위 서기, 재단 시설관리 책임자가 함께 잡혔다. 누구도 단독으로 문을 열지 않았다.시설관리 책임자가 출입 장부를 카메라에 펼쳤다.[오전 9시 14분][회장 수행비서 입실][반출물 1점 반입]퇴실 기록은 없었다.위원장이 말했다.“내부 상태를 연속 촬영하며 개방하십시오.”차명환 측 변호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회장실 보안 자료입니다. 현장 확인을 중지해 주십시오.”“이미 조사 대상 증거입니다.”잠금이 해제됐다.문이 열리자 낮은 기계음이 화면 너머로 흘러들었다. 방 안에는 회장 수행비서와 재단 기록처리 직원 한 명이 서 있었다. 중앙 테이블 위에는 봉인이 잘린 운반 상자가 놓여 있었다.그 옆의 보안 삭제 단말기에는 작은 저장 매체가 연결돼 있었다.단말기 화면에 문장이 떠 있었다.[완전 삭제 진행 중][1차 덮어쓰기 18%]서윤의 손이 멈췄다.위원장이 즉시 말했다.“작업을 중단하고 전원을 보존 절차에 따라 차단하십시오.”포렌식 전문가는 화면과 연결 상태, 작업 진행률을 촬영했다.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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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없는 회장

오전 열한 시 이십칠 분.서윤과 태오는 긴급 이사회 회의실 뒤편 참고인석에 앉아 있었다.차명환은 정면 중앙에 앉았다. 아직 그의 앞에는 대표이사 명패가 놓여 있었다.감사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했다.“오늘 안건은 차명환 대표이사의 해임과 임시 대표이사 선임입니다.”차명환 측 변호사가 즉시 이의를 제기했다.“특별조사위원회가 확인한 자료는 아직 감정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불완전한 증거로 대표이사를 해임하는 것은 경영권 탈취입니다.”감사위원장이 화면을 켰다.[원본 외부 반출 승인.][삭제 작업 요청서.][완전 삭제 진행률 18%.][원본 반출 전 작성된 감정 결과.]“오늘 판단할 것은 음원 내용의 진실성만이 아닙니다.”그가 말했다.“조사 대상 증거를 위원회 몰래 반출하고 삭제 작업을 진행한 행위입니다.”차명환이 태오를 바라봤다.“결국 네가 원한 게 이 자리였나.”태오는 대답하지 않았다.한 사내이사가 물었다.“차태오 참고인은 본 안건이 가결될 경우 대표이사 또는 직무대행을 맡을 의사가 있습니까?”“없습니다.”태오는 준비해 온 문서를 서기에게 건넸다.[대표이사 및 직무대행 후보 사퇴 확인서]“오늘 의결이 부자 간 승계 분쟁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어떤 경영 직위도 맡지 않겠습니다.”차명환이 비웃었다.“회사를 무너뜨려 놓고 깨끗한 척하는군.”“회사를 지키는 것과 아버지를 지키는 일을 더 이상 같은 것으로 취급하지 않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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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빌린 이름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서는 정식 절차를 거쳐 다시 제출됐다.임시 대표이사는 문서 첫 장에 접수 시각을 찍게 했다.[오후 12시 08분]“청구를 받았다고 곧바로 주주총회가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소집 목적과 안건의 적법성, 기준일과 통지 절차부터 검토하겠습니다.”차명환은 이미 복도 끝으로 사라진 뒤였다.서윤은 그 말이 경고가 아니라 시간표라는 것을 알았다. 차명환에게는 그 시간이면 충분했다.오후 한 시가 되기 전, 태경의 주요 주주들에게 ‘경영 안정화를 위한 설명 자료’가 전달되기 시작했다. 공식 주주총회 통지도, 위임장 권유 서류도 아니었다. 최대주주 개인 명의의 사전 설명서였다.표면에는 회사 정상화라고 적혀 있었다.안쪽에는 사외이사 전원 해임과 신규 이사 세 명의 선임안이 들어 있었다.신규 후보들은 모두 차명환이 재단과 계열사에서 오래 데리고 있던 사람들이었다.임시 대표이사는 즉시 공지를 냈다.[회사 인력, 주주명부, 법무·홍보 시스템을 특정 주주의 의결권 확보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주주명부 열람 계정과 대량 발송 기록도 보존 대상으로 묶였다.그러나 이미 열아홉 곳의 주주에게 자료가 도착한 뒤였다.서윤의 변호인은 자료를 받은 기관투자자에게 원본 보존을 요청했다. 누가 어떤 경로로 보냈는지, 첨부 파일의 생성 계정과 수신 시각까지 함께 남겼다.파일 작성 계정은 차명환 개인 법률사무소였다.문제는 마지막 페이지였다.[가족주주 공동 입장]그 아래 차태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현 이사회의 불안정한 조치에 우려를 표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에 동의함.]서윤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l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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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표부터 묶어 주세요

[처리 권한: 최고관리자][변경 코드: ROOT-OVERRIDE]서윤은 로그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전자서명 권한 자체가 돌아온 건 아니죠?”외부 포렌식 담당자가 대답했다.“태경 내부 검증 서버가 정지된 인증 수단을 일시적으로 정상 판정하도록 예외 처리한 겁니다. 회사 밖에서는 효력이 없지만, 내부 전자문서와 주주 의결권 확인 시스템에서는 진짜 서명처럼 받아들여집니다.”임시 대표이사는 즉시 통합보안관제실에 명령했다.[TK-SEC-MGMT-01 네트워크 격리.][ROOT-OVERRIDE 사용 기록 전면 보존.][최고관리자 권한 임시 정지.]그러나 보안관제실은 응답하지 않았다.태오가 말했다.“강제 예외 처리는 한 사람의 비밀번호만으로 할 수 없습니다.”포렌식 담당자가 상세 기록을 열었다.[1차 승인: 보안 최고관리자 계정][2차 승인: 회장실 비상 권한키 CH-EMG-01]임시 대표이사의 표정이 굳었다.“차명환 대표이사 해임과 동시에 회장실 권한은 정지됐습니다.”“계정은 정지됐습니다. 하지만 비상 권한키는 특정 개인이 아니라 ‘회장실’ 조직에 등록돼 있습니다.”사람은 해임됐지만, 이름 없는 권한은 남아 있었다.서윤이 물었다.“그 열쇠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회장실 비상 물품 인계 기록이 화면에 올라왔다.[오전 11시 47분][CH-EMG-01 반출][용도: 대표이사 권한 인수인계 점검]수령인 칸은 비어 있었다.태오의 서명이 되살아나기 이 분 전이었다.임시 대표이사는 보안관제실 출입문을 봉인하고 감사 인력을 현장으로 보냈다. 이번에도 태오를 보내지 않았다.서윤은 자신의 변호인을 바라봤다.“저 서명으로 만들어진 문서를 전부 찾아주세요.”검색 결과는 한 건이 아니었다.오전 열한 시 오십사 분.차태오 공동의결권 행사 확인서.오후 열두 시 삼 분.주주명부 긴급 열람 및 외부 반출 승인서.두 번째 문서의 승인자는 임시 대표이사로 표시돼 있었다.“나는 승인한 적 없습니다.”그의 전자서명 역시 ROOT-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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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사람의 이름

목적지까지 일 점 팔 킬로미터.지도 위 오토바이 표시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서윤은 기사와 직접 통화하지 않았다. 배송 과정에 자신의 지시가 끼어들면, 차명환 측은 함정을 주장할 수 있었다.태경 물류 담당자가 공식 회선으로 안내했다.“고가 보안 물품이므로 수령인의 본인 확인과 전자 서명을 받아 주십시오. 인계 전까지 포장을 열어서는 안 됩니다.”경찰과 회사 보안팀은 법률사무소가 있는 건물 밖에서 대기했다. 누구도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오후 두 시 십일 분.퀵서비스 기사가 건물 로비에 도착했다.법률사무소 직원이 내려와 말했다.“저희가 받을 테니 두고 가세요.”“수령 인증번호가 필요합니다.”직원이 휴대폰을 확인했지만 번호를 찾지 못했다. 잠시 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물건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인증번호를 달랍니다.”통화는 짧았다.직원은 엘리베이터 쪽을 돌아봤다.몇 분 뒤 정장을 입은 남자가 지하 주차장 방향에서 올라왔다. 그는 법률사무소 직원이 아니었다.태오가 보안팀의 실시간 화면을 보며 말했다.“통합보안관제실장입니다.”정현수.ROOT-OVERRIDE를 실행할 수 있는 보안 최고관리자 계정의 실제 책임자였다.그는 오늘 오전부터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정현수가 기사 앞에 섰다.“제가 받겠습니다.”“인증번호를 말씀해 주세요.”정현수는 휴대폰 화면을 확인하고 여섯 자리 숫자를 불렀다.번호가 일치했다.[수령지 인증 완료]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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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을 표로 바꾸는 법

“그래. 이번에도 그 이름이면 충분해.”녹음이 끝난 뒤에도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정현수만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다.차명환의 법률대리인이 뒤늦게 말했다.“복구된 사적 통화입니다. 원본성과 대화 맥락부터 확인해야 합니다.”서윤의 변호인은 재생을 멈추고 파일을 닫았다.“그래서 이 자리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통화 기록의 원본 단말기와 복구 과정, 파일 식별값이 각각 봉인됐다. 경찰은 정현수의 휴대전화와 비상 권한키에 대한 보전 절차를 진행했다.정현수가 말했다.“저는 시킨 대로 했을 뿐입니다.”서윤은 그를 바라봤다.“누구 이름으로 했는지는 알고 있었잖아요.”정현수는 대답하지 못했다.회수된 저장 장치는 태경과 경찰 입회 아래 포렌식 복제됐다. 원본은 다시 봉인하고, 복제본에서 주주명부 파일부터 확인했다.그 옆에는 별도의 문서가 하나 더 있었다.[임시주주총회 접촉 우선순위]첫 번째 열에는 주주명과 보유 지분.두 번째 열에는 접촉 담당자.세 번째 열의 제목은 더 짧았다.[압박점]계열사 대출 만기.납품 계약 갱신.자녀 재단 채용.세무조사 가능성.가족 명의 차명 지분.찬성표를 부탁하기 위한 자료가 아니었다.거절할 수 없게 만들기 위한 목록이었다.임시 대표이사가 물었다.“누가 작성한 문서입니까?”파일 속성에는 차명환 개인 법률사무소 계정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기초 자료의 출처는 태경 전략지원실과 재단 인사팀, 계열사 법무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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