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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도면 위의 마에스트로: Capítulo 61 - Capítulo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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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밴스의 명령에 요원들이 일제히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압도적인 국가 권력의 폭력 앞에서는 그 어떤 거대 기업도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주머니에서 단말기를 꺼내 가볍게 버튼을 눌렀다. "밴스 국장님, 당신들은 건축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군인들에 불과해. 건축은 단순히 벽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흐르는 모든 흐름을 지배하는 예술이지. 내가 지난 시간 동안 미국 전역의 초고층 빌딩과 스마트 시티 인프라에 아크 엔진의 전력 제어 장치를 무상으로 설치해 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내 말이 끝나는 순간, 밴스의 무전기에서 찢어지는 듯한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요원들의 태블릿 화면이 일제히 붉은색으로 변하며 경고 메시지를 뿜어냈다. 쿵. 멀리 보이는 맨해튼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단 일초 만에 거대한 암흑 속으로 잠겨버렸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월스트리트의 빌딩들, 국방부의 데이터 센터, 그리고 뉴욕 전역의 교통 통제 시스템이 한순간에 전원을 잃고 멈춰 섰다. 활주로를 밝히던 유도등마저 꺼져버려 주변은 오직 우리 전용기의 불빛만이 남은 완벽한 어둠에 휩싸였다.  "이, 이게 무슨 짓거리냐! 당장 전력을 복구해!" 밴스가 경악하며 고함을 질렀다. 그의 오만하던 얼굴은 순식간에 공포로 일그러졌다. "당신들이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한 그 자산들은 이미 미국 전역의 핵심 그리드와 동기화되어 있어. 내가 제어권을 놓는 순간, 아크 엔진의 알고리즘은 미국의 모든 인프라를 잠금 상태로 전환하도록 설계되어 있지. 지금 뉴욕뿐만 아니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시카고의 모든 스마트 빌딩과 공공 전력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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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를 향한 첫걸음   플로리다의 후텁지근한 공기는 뉴욕의 서늘함과는 확연히 달랐다.오리온 우주센터의 거대한 부지 위로 솟아오른 발사대들은 마치 하늘을 향해 거대한 칼날을 겨누고 있는 형상이었다. 전용기에서 내리자마자 나를 맞이한 것은 대지를 달구는 열기뿐만이 아니었다. 국립우주항공국(NAS) 고위 관계자들과 세계 항공우주 공학을 주무르는 엘리트들의 차가운 시선이 피부에 와닿았다.  "대표님, 저기 서 있는 양반들 표정 좀 보십시오. 환영하러 나온 게 아니라 무슨 죄인을 심문하러 나온 취조관들 같습니다." 박민수가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내 뒤에 바짝 붙어 속삭였다. 그의 말대로 환영 인파의 맨 앞줄에 선 자들은 하나같이 굳은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있었다.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국립우주항공국(NAS)의 부국장이자 차세대 우주 기지 프로젝트의 총괄 기술 감독인 레이먼드 스털링 박사였다. 그는 현대 우주 공학의 독보적인 권위자이자 자존심이 극에 달한 인물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미스터 강. 한국에서 온 젊은 건축가가 우주 기지를 짓겠다고 해서 우리 조직 내부의 반발이 아주 심했습니다. 평생을 우주 공학에 바친 엔지니어들은 우주를 그저 흔한 건설 현장으로 생각하는 당신의 무모한 발상을 무척 불쾌해하고 있거든요." 스털링의 악수는 짧고 딱딱했다. 그의 거친 목소리에는 숨기지 못한 가시가 돋쳐 있었다. 백악관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협상 테이블에 나왔지만, 기술적으로는 결코 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었다.  "불쾌할것 까지야 있겠습니까? 건축의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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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회장이 지구의 좁은 땅에서 권력과 핏줄을 탐할 때, 나는 이미 하늘 너머의 무한한 공간을 보았다. 건축은 중력과 자연을 거스르는 위대한 예술이고, 오늘 나는 그 예술의 정점을 우주 공학자들에게 똑똑히 각인시켜 주겠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망막 위의 시스템 창을 열었다.  『시스템: 「공간 물류 최적화(Lv.3)」 기능을 마이크로 나노 공정 모드로 전환합니다.』『아크 엔진 출력 15% 가동. 플라즈마 분자 용융 토치를 활성화합니다.』  장치가 구동되자 웅웅거리는 묵직한 진동음이 실험동 바닥을 타고 흘렀다. 거대한 진공 챔버 내부로 연결된 로봇 팔 끝에서 신비로운 푸른빛의 플라즈마 불꽃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일반적인 용접 장치와는 차원이 달랐다. 플라즈마의 빛이 레골리스 더미를 부드럽게 훑고 지나가자, 기묘한 현상이 벌어졌다. 메마른 회색 먼지들이 마치 거대한 자석에 이끌리듯 스스로 꿈틀거리며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더니, 단 일초의 지체도 없이 투명하고 극도로 단단한 세라믹 결정체 기둥으로 변해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말도 안 돼... 저게 지금 결합제나 접착 성분도 없이 가열만으로 가능한 구조인가?" 참관석에서 누군가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3D 프린터가 잉크를 초고속으로 뿜어내듯, 아크 엔진이 발산하는 에너지는 달의 먼지를 가장 완벽한 건축 부재로 실시간 변형시키고 있었다. 기둥은 단순한 통짜 구조가 아니었다. 기둥의 내부에는 우주의 혹독한 방사능을 원천 차단하고 극한의 온도 차를 견뎌낼 수 있는 미세한 공기층이 육각형의 벌집 구조로 정교하게 짜여 나가고 있었다.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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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보! 발사대 주변 메인 전력망에 원인 불명의 대규모 과부하 발생! 전체 제어 시스템이 강제 셧다운 모드로 진입합니다! 카운트다운이 중지되었습니다!" 통제관들의 당황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찢고 흘러나왔다. 에이펙스 시스템즈가 심어둔 내부 스파이가 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메인 전산망에 정밀 테러를 감행한 것이 분명했다. 발사대 주변의 서치라이트가 일제히 꺼지며 로켓은 거대한 어둠 속에 갇혀버렸다.  "누구냐! 대체 어떤 놈이 이런 짓을 벌인 거야!" 스털링 부국장이 콘솔을 내리치며 고함을 질렀지만, 이미 메인 전산 화면은 먹통이 된 상태였다. 외부에서는 타이탄 디펜스의 사설 무장 차량들이 보안 구역의 경계선을 넘으려 접근하고 있다는 첩보가 동수의 무전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들려왔다.  나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메인 컨트롤 콘솔 앞으로 걸어 나갔다. "스털링 소장님, 당황할 필요 없습니다. 이 우주센터의 전력망이 끊겼다면, 제 건축물의 에너지를 끌어다 쓰면 그만이니까요." "무슨 터무니없는 소릴 하는 건가! 여기서 가장 가까운 JM 홀딩스의 거대 빌딩 허브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뉴욕에 있단 말일세! 이 거대한 로켓을 가동할 전력을 어떻게 공수로 가져온다는 말인가!" 스털링이 미친 사람을 보듯 소리쳤지만, 나는 대답 대신 개인 단말기를 열어 메인 인증 코드를 입력했다.  "거리는 상관없습니다. 제 아크 엔진은 도면으로 연결된 모든 공간을 초월하니까요." 『시스템: 「글로벌 해비타트 네트워크」의 출력을 강제로 맥시멈까지 오버클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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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도면 위의 마에스트로

"착륙 성공입니다, 대표님. 외부 기온 영하 170도. 방사능 수치는 이미 지구의 안전 기준치를 가볍게 초과했습니다. 그야말로 생명이 살 수 없는 지옥이군요." 동수가 무거운 우주 헬멧의 고정 장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며 묵직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나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두꺼운 강화유리 해치 너머로 펼쳐진 황량한 대지를 바라보았다.  전생에서 서울의 그 좁고 비참한 자투리땅에서 건축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내가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이 창백한 달 표면에 서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건축이라는 것은 단순히 땅을 정복하고 건물을 올려 이익을 취하는 행위가 아니다. 생명이 살아갈 수 없는 가혹한 공간에 인간이 숨 쉬고 머무를 수 있는 안전한 터전을 만드는 숭고한 투쟁이다. 지구에서 완벽하게 증명해 낸 내 도면은, 이제 이 우주라는 거대한 진공 속에서도 한 치의 오차 없이 구현될 준비를 마쳤다. 나는 조용히 내 망막 위에 잠들어 있던 시스템 창을 호출했다. 『시스템: 「도시 설계(City Builder)」 모드가 외계 행성 환경으로 공식 확장됩니다.』『현재 대상 구역: 달 남극 섀클턴 크레이터 일대.』『특이 사항: 영구 음영 지역 내부의 대규모 얼음 자원 매장 확인. 아크 엔진 가동 효율을 최대 400%까지 증폭할 수 있는 최적의 에너지 동기화 구역입니다.』  "지현 누나, 아크 엔진의 메인 코어를 지표면에 전개해. 민수는 외부 자재 운반용 자동화 로봇들의 제어 알고리즘을 우리 단말기와 동기화시키고." 내 지시에 따라 루나 아크의 하부 기단부에서 거대한 육각형 모양의 합금 기둥들이 육중한 기계음을 내며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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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양손을 허공을 향해 뻗으며 망막 위의 상태창을 응시했다.『시스템: 특수 히든 스킬 「공간 압박(Lv.MAX)」 기능을 개방합니다.』『최종 확장 모드 「필드 오브 라이프(Field of Life)」를 강제 활성화합니다.』"지금이야, 가동해!"내 거친 외침과 동시에, 지표면에 박혀 있던 아크 엔진의 코어에서 눈이 시릴 정도로 강렬한 푸른빛의 플라즈마 에너지가 하늘을 향해 폭포수처럼 뿜어내려 가기 시작했다.원래 지구에서는 거친 흙더미나 지반을 단단한 콘크리트 형태로 굳히는 데 사용되던 강력한 에너지파가, 내 의지와 시스템의 정밀한 통제에 따라 우리 선체 주변 사방 100미터 구역을 거대하게 감싸 안는 반구 형태의 장막을 형성해 나갔다.그것은 단순한 빛의 장벽이 아니었다. 아크 엔진이 발산하는 초고압의 자기장이 달 표면에 존재하는 미세한 레골리스 먼지 입자들을 분자 단위로 붙잡아 보이지 않는 단단한 벽을 만들고, 그 내부 공간에 강력한 에너지를 밀어 넣어 인위적인 기압을 형성하는 초인의 공법이었다.지이이잉."기압 상승 중... 0.1... 0.5... 대기압 1기압 도달!세상에, 말도 안 돼! 외부 센서 측정 결과, 달 표면에 완벽한 지구식 기압이 형성되었어!"이지현 실장의 경악과 감격이 뒤섞인 목소리가 통신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공간을 만들었으니, 이제 그 공간을 채울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을 차례였다."민수야, 얼음 채굴기의 출력을 최대로 높여서 즉시 가동해! 크레이터 영구 음영 지역 아래에 묻혀 있는 고대의 얼음 자원을 순식간에 기화시켜서 이 장막 안으로 쏟아부어!""예! 알겠습니다, 대표님!"박민수는 정신을 차리고 제어 컴퓨터의 버튼을 미친 듯이 눌렀다. 수백 년 동안 어둠 속에 잠들어 있던 달의 얼음들이 아크 엔진이 뿜어내는 강력한 열기에 녹아내려,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되어 우리가 서 있는 푸른빛의 돔 내부 공간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그리고 그 수증기들은 코어에 장착된 초정밀 전기 분해 알고리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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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발밑에 깔린 달의 회색 레골리스 흙을 한 줌 쥐어 올렸다. 아크 엔진이 발산하는 플라즈마 에너지가 정밀하게 스쳐 지나간 흙먼지들은, 이미 황금빛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고밀도의 세라믹 결정체 벽돌로 단단하게 변해 있었다. 나는 내 머릿속에 완성되어 있는 루나 아크의 거대한 설계도를 지표면에 직접 투영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타워크레인도, 수천 명의 숙련된 인부도 전혀 필요 없었다. 오직 마에스트로인 내 머릿속의 도면이 시스템을 통해 푸른빛의 궤적으로 지면에 비추어졌고, 자동화 로봇들은 그 빛의 선을 따라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단단한 외벽을 쌓아 올렸다. 한 시간, 두 시간. 인간의 빈약한 공학적 상식을 아늑하게 초월하는 속도로 웅장한 건축물이 달 표면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고딕 양식이 주는 압도적인 장엄함과 미래형 하이테크 건축의 정교함이 가장 완벽하게 결합된, 인류 역사상 최초의 달 기지이자 위대한 우주의 성전이 그 위용을 세상에 선포했다.  "정말 아름답군요... 지구의 그 어떤 건축물도 이 도면 앞에서는 빛을 잃을 겁니다." 이지현 실장이 넋을 잃은 눈으로 웅장하게 치솟은 건물의 기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투명한 돔 천장을 통해 쏟아지는 우주의 무수한 별빛과, 성전 내부의 인공 조명이 결합되어 만들어낸 광경은 말 그대로 우주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보석 그 자체였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내 망막 위에 붉은색 경고 메시지가 다시 한번 요란하게 떠올랐다. 『시스템: 경고! 지구 대륙으로부터 정밀하게 위장된 초대형 사이버 해킹 공격이 감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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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가 장난기 가득하지만 깊은 존경이 담긴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나는 창백한 우주 너머를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니, 화성은 너무 가깝다. 이제 우리는 이 태양계 전체를 우리 인류가 살 수 있도록 거대하게 리모델링할 생각이다."내 눈앞에 태양계의 행성들을 하나로 엮는 거대한 에너지 그리드와 우주 정거장들의 아름다운 윤곽이 선명하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한 명의 건축가가 꿈꿀 수 있는, 역사상 가장 장엄하고도 위대한 마지막 도면의 시작이었다.* 달 위의 부름투명한 푸른빛의 대기 돔 너머로 끝없이 펼쳐진 암흑의 우주를 바라보며 나는 가만히 숨을 내쉬었다. 폐부 깊숙이 들어오는 산소는 지구의 그 어떤 청정 구역보다도 맑고 시원했다.달 표면에 인류 최초의 성전인 루나 아크를 성공적으로 세워 올린 지도 며칠이 지났다. 지구의 전산망을 흔들며 내 기술을 빼앗으려던 에이펙스 시스템즈의 슈퍼컴퓨터들을 역해킹으로 완전히 폭발시켜 버린 이후, 지구의 기득권 세력들은 일제히 숨을 죽인 상태였다.하지만 지상의 잠잠함과 달리, 내 머릿속의 설계도는 멈추지 않고 움직이고 있었다. 달의 성전은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기초 공사에 불과했다. 행성 간의 자원 이동과 완벽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했다.지구와 달을 거대한 하나의 에너지 그리드로 묶어줄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구조물, 바로 궤도 엘리베이터 프로젝트였다.우우우웅.성전의 메인 컨트롤 홀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홀로그램 테이블 위로 지구와 달의 궤도를 잇는 거대한 선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수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초거대 구조물의 하중을 견뎌내고, 우주 가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공법의 수치들이 쉴 새 없이 명멸했다.『시스템: 최종 퀘스트 「영원한 설계(The Eternal Design)」의 선행 조건이 활성화됩니다.』『과제: 지구-달 간의 궤도 엘리베이터 기초 도면을 완성하고, 지상의 물류 거점을 완벽하게 통제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확보하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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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뒤, 뉴욕 지사의 한재이 상무로부터 긴급 보안 화상 통화가 연결되었다. 홀로그램 화면에 나타난 재이의 표정은 몹시 굳어 있었다. 그는 깔끔한 슈트 차림으로 미간을 찌푸린 채 보고서를 읽어 내려갔다. "강진호 대표, 요청하신 한설화 씨의 신상과 현재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녀가 입사한 대형 설계사무소인 미래건축이 최근 가상의 거대 자본 연합인 글로벌 자산 신디케이트의 자회사로 편입되었습니다.설화 씨가 제출한 독창적인 대도시 재생 도면을 회사의 고위 임원들이 강제로 갈취하여 자신들의 이름으로 발표하려 하고 있습니다."  재이의 차가운 보고를 듣는 순간, 내 눈빛이 무섭게 가라앉았다. 주머니 속의 볼펜을 쥐고 있던 내 손가락에 강한 힘이 들어갔다. 전생에서 기득권 세력들이 나와 설화의 재능을 짓밟고 피를 말리던 그 추악한 수법이, 형태만 바뀐 채 지금 지상에서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었던 것이다. "갈취라니. 그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군." 내 곁에서 묵묵히 경계 태세를 유지하던 동수가 내 살기에 반응하듯 권총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동수는 나를 향해 묵직하게 입을 열었다.  "대표님, 지상으로 이동할 전용 셔틀의 출격 준비는 이미 끝났습니다. 감히 대표님의 사람을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 지상의 그 오만한 자본가들에게 똑똑히 보여줄 시간입니다." "그래, 동수. 우주에서의 기초 공사도 완벽하게 끝났으니, 이제 지상으로 내려가 쓰레기들을 청소할 차례다. 지현 누나에게 달 성전의 유지 관리를 맡기고, 우리는 즉시 지구로 향한다."  나의 명령과 함께 루나 아크의 메인 엔진이 푸른빛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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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도면 위의 마에스트로

나는 바닥에 쓰러진 상무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단말기를 꺼내 가볍게 버튼을 눌렀다. "사유지라. 당신들이 믿고 까부는 그 글로벌 신디케이트의 유럽 및 아시아 지사 메인 데이터 센터 전원이 방금 전으로 영구 차단되었다. 내 아크 엔진의 알고리즘을 거부하고 타인의 재능을 약탈한 대가다. 오늘부로 당신들의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될 것이고, 미래건축을 포함한 모든 계열사는 JM 홀딩스 아래로 강제 편입된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상무의 태블릿 화면에 본사로부터 발송된 파산 및 인수합병 통지서가 붉은색 경고등과 함께 쏟아져 내렸다. 우주를 지배하는 설계자의 힘 앞에, 지상의 불법 자본 연합 따위는 단 1분도 버티지 못하고 증발해 버린 것이다.  나는 굳어 있는 설화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손을 내밀었다. "가자, 설화. 내 곁에서 인류의 가장 위대한 구조물인 궤도 엘리베이터와 지구 전체의 아크 그리드를 함께 설계하자. 26세의 젊은 마에스트로인 당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도면을 준비해 두었으니까." 설화는 내 손을 바라보다가, 이내 눈물을 닦아내며 내 손을 꽉 움켜잡았다. 그녀의 얼굴에 전생에서 보았던 그 아름답고 당당한 미소가 다시금 피어올랐다.  "그래, 진호. 네가 그리는 세상이라면, 내가 기꺼이 가장 완벽한 선을 그려줄게." 뒤이어 회의실로 들어온 민수 역시 오랜 친구의 합류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활짝 웃어 보였다.  "환영한다, 한설화! 이제 우리 동기 삼총사가 지구와 우주를 통째로 리모델링하는 거다!" 민수의 유쾌한 외침과 함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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