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취업의 대가는 아내로 하겠습니다.: Chapter 61 - Chapter 70

79 Chapters

61화

“그러다 어느 날,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됐어요.”윤은선은 식어 가는 커피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담담하게 말을 이어 가려 했지만, 기억 속 깊이 묻어 두었던 상처를 다시 끌어올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듯 보였다.“그 사람과는 평범하게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남들처럼 소소한 일상을 지키며 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용기를 내 오태환 사장에게 말했습니다. 결혼할 사람이 생겼으니 회사를 그만두겠다고요.”그녀는 씁쓸하게 웃었다.“하지만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사직서를 내도 받아 주지 않았고, 오히려 더 집요하게 저를 옭아맸습니다. 결국 결혼은 했지만 오태환 사장의 변태적인 행위나 이런 것들이 점점 더 심해졌어요."그녀는 말하기 힘든 듯 미간을 찌푸렸지만 이내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처음엔 결혼을 축하한다며 제법 큰 액수의 현금을 축의금으로 줬어요. 전 그때까지만해도 오태환이란 사람이 호의를 가지고 절 대한다고 생각해서 받았죠. 근데 그게 빌미가 되었어요. 매일 출근하면 전날 남편과의 잠자리가 어땠는지 상세하게 보고하라고 시키고, 제 몸을 탐하기 시작했어요. 어떤 날은 남편과 잠자리하는걸 영상으로 찍어오라고도 시키고... 심지어 남편과 잠자리를 하지 않은 날도 오늘 밤은 남편과 어떻게 하고 싶은지 상상하면서 말하도록 시키기도 했죠.”짧은 침묵이 흘렀다.윤은선은 손에 쥔 커피잔을 천천히 내려놓았다.애써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떨리는 손끝만큼은 감출 수 없었다.“사람의 존엄은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훨씬 빨리 바닥까지 추락합니다. 더 무서운 건 시간이 지나면 그 고통조차 익숙해진다는 거예요.”그녀는 한결을 똑바로 바라봤다.“신민아 씨도 지금은 죄책감과 현실 사이에서 버티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스스로를 지키는 일보다 포기하는 일이 더 편해지는 순간이 찾아와요. 저는 그 끝이 어떤 모습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한결은 고개를 숙인 채 입술만 깨
Read more

62화

그날 밤, 집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한결은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신민아는 샤워를 마치고 나온 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대충 닦으며 소파 맞은편에 앉았다.그녀의 표정은 차갑고 무관심했다.이제는 한결을 사람 취급도 안한다는 듯 깔보는 눈빛이었다.한결은 잠시 침묵했다.그녀의 눈빛을 보자 결심이 더욱 굳게 서는 듯 했다. 그는 윤은선이 전해 주었던 낡은 봉투를 들고 있었다.“나 오늘, 윤은선 씨 만났어.”한결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신민아의 손이 수건 위에서 멈췄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누구?”“오태환 사장 전 비서실장. 윤은선.”신민아는 코웃음 쳤다.“그 여자가 왜?”“그 여자도 너랑 똑같이 당했대.”한결의 말이 떨어지자, 신민아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었다.그녀는 수건을 내려놓고 한결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뭐라고?”한결은 들고 있던 봉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그리고 그 안에서 사진 몇 장과 USB를 꺼냈다.사진 속에는 젊은 시절의 오태환과, 옆에 서 있는 한 남자, 그리고 윤은선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윤은선의 얼굴은 지금보다 훨씬 젊고, 동시에 지쳐 보였다.“이 여자, 오태환 밑에서 15년을 일했어. 비서실장이라고 불렸지만, 실제로는 그 사람 장난감이었대. 너랑 똑같이.”신민아의 눈이 가늘어졌다.“그래서? 그 여자가 너한테 와서 울면서 하소연이라도 했다는 거야?”“아니.”한결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의 목소리에는 평소의 나약함이 거의 없었다.신민아는 그 변화에 조금 당황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그 여자는 울지 않더라고. 대신 나한테 이렇게 말했어. ‘네 아내도 결국 나처럼 될 거다’라고.”신민아는 입술을 비틀었다.“웃기시네. 지가 뭘 안다고. 나는 그 여자랑 달라.”“뭐가 다른데?”한결이 되물었다.그의 시선이 신민아의 얼굴을 똑바로 향했다.“민아 넌 그 자식한테 버림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신민아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그녀는 소파에서 상체를 살짝 일으켰다.“너 지금 나
Read more

63화

그날 밤, 신민아는 잠들지 못했다.한결이 방으로 들어간 뒤, 그녀는 거실에 혼자 남아 윤은선의 사진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사진 속 여자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에는 이미 포기의 빛이 어려 있었다.신민아는 사진을 내려놓았다가 다시 집어 들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버려진다고?’그 말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았다.오태환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떠올려 보았다.거친 손길, 명령조로 내뱉는 말들, 그리고 섹스가 끝난 뒤 보여주는 차갑고 무심한 눈빛.지금까지는 오히려 그의 그런 행동들이 무한한 권력에서 나오는 남성스러움이라고 느꼈다. 그런데 한결의 말이 그 생각을 조금씩 흔들고 있었다.다음 날 아침, 신민아는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한결은 이미 출근한 뒤였다.부부는 서로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회사 10층 사장실.오태환은 신민아가 들어서자마자 서류를 내려놓고 손을 내밀었다.신민아는 습관처럼 다가가 그의 옆에 섰다. 오태환은 그녀의 타이트한 치마 아래로 풍만한 엉덩이를 주무르며 말했다. “어제 집에서 남편이랑 무슨 일 있었어? 표정이 안 좋네.”신민아는 고개를 저었다.그리고 뭔가 결심한 듯 짐짓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남편이라는 사람이 어찌나 찌질하게 구는지 집에 들어가는 것도 이젠 싫어요.”오태환은 피식 웃더니,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렸다.“거짓말. 눈빛이 달라. 설마… 그 병신 새끼한테 뭔가 들었나?”신민아는 가슴이 철렁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오태환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대신 그녀의 손을 잡아 당겨 자신의 큰 마호가니 책상 밑으로 그녀를 집어 넣었다.신민아는 익숙한 듯 책상 아래에서 오태환의 바지 지퍼를 열고 그의 페니스를 입에 물었다. 오태환의 손이 그녀의 머리를 세게 눌렀다.“하아… 역시 네 입이 제일 편해. 전에 있던 윤 실장 그년은 이렇게까지 잘 빨지 못했거든.”그 순간, 신민아의 움직임이 미세하게 멈칫했다. ‘윤은선.’오태환이 무심코 내뱉은 이름이었다.신민아는 고개를 든 척하면서 그의 표
Read more

64화

신민아는 마음을 다잡고 오태환이 지시한 호텔로 향했다. 그녀가 마음을 굳게 먹은 건 오태환의 강압적인 섹스가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어느 순간부터 그의 강압적이고 변태적인 섹스에 신민아의 몸이 본능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본능의 욕망을 억누르고 그에게서 정보를 캐내야 한다. 이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신민아는 아주 약간은 흔들리고 있었다. 그가 주는 압도적인 자본과 권력의 맛을 알아버렸고, 이제는 그의 강압적인 섹스에도 맛을 들여 버렸다. 이대로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어짜피 몇 년뒤 버려지더라도 그때까지 오태환 사장에게서 필요한 걸 받아내면 그걸로 편하게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신민아는 고개를 저었다. 오태환 사장이라면, 그리고 지금 자신을 대하는 그의 태도라면 그녀는 언제라도 버려질 수있다. 그녀가 결심한 것처럼 '버려지기 전에 먼저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떠올랐다. 호텔 스위트룸 문을 열자, 이미 술에 취한 듯한 오태환이 창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신민아를 사냥할 때는 이런 모습조차 보이지 않던 그였다. 이젠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왔으니 허술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테이블 위에는 고급 위스키병과 얼음이 가득 담긴 버킷이 놓여 있었다. 오태환은 신민아를 보자마자 입꼬리를 올리며 잔을 흔들었다. “늦었네. 기다리다 먼저 마셨다.” 신민아는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그녀가 하이힐을 벗으려 할 때, 오태환이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신민아는 그대로 그의 무릎 위에 앉혀졌다. 오태환의 손길이 거칠었다. 타이트한 원피스 지퍼를 한 번에 내리고, 브라를 옆으로 제친 채 유두를 세게 비틀었다. “하아… 사장님…” 신민아는 일부러 교태를 섞어 신음했다. 오태환은 이미 발기한 상태였다. 그는 신민아를 소파에 엎드리게 한 뒤, 원피스를 허리까지 걷어 올리고 팬티를 옆으로 치웠다. 준비 과정도 거의 없이 자신의 페니스를 그녀의 음부에 대고 한 번
Read more

65화

“네… 사장님.”신민아는 애교스럽게 대답하며 그의 페니스를 손으로 쓰다듬었다.손톱으로 가장 민감한 귀도 밑 부분을 살짝 살짝 애무하며 그에게 몸을 밀착시켰다. 오태환의 정액이 묻어있는 페니스가 신민아의 손길에 다시 한 번 기립하기 시작했다. "으윽... 아아... 신 비서... 오늘 왜 이렇게... 좋아..."오태환이 신민아의 손길을 즐기는가 싶더니 벌떡 일어나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자신의 페니스를 음부에 밀어 넣고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그러나 이미 술에 취하고 사정을 한 번 해서인지 움직임이 둔했다.신민아는 일부러 교태를 부리며 허리를 맞춰 주었다.결국 오태환은 사정을 하지 못한 채, 신민아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코를 고는 소리가 방 안에 가득 울렸다. 신민아는 잠시 그대로 누워 있었다.심장이 귀에서 쿵쿵 뛰었다.그녀는 천천히 몸을 빼내고, 스마트폰을 확인했다.녹음은 정상적으로 되고 있었다.그녀는 녹음을 종료한 뒤, 파일을 암호화된 폴더에 숨겼다.그리고 한결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오태환이 회사 프로젝트를 언급했어. 그게 잘못되면 회사도 망한다고도 했고. 윤 실장이 준 USB와 연관이 있는 듯해..」메시지를 보낸 후, 신민아는 오태환의 옆에 다시 누웠다.신민아는 천장을 바라보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스쳤다.‘버려질 거라면… 내가 먼저, 확실하게 버려주겠어.’아침 햇살이 커튼 사이로 스며들 무렵, 신민아는 먼저 눈을 떴다.옆에 누운 오태환은 아직 깊게 잠들어 있었다.권력자다운 평소의 위압적인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그저 술에 취해 코를 골며 자는 중년 남자의 모습일 뿐이었다.신민아는 잠시 그 얼굴을 내려다보았다.어젯밤 자신이 녹음해 둔 목소리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처리했지.’그 단어가 차갑게 혀끝에 맴돌았다.신민아는 소리 없이 침대에서 빠져나왔다.바닥에 흩어진 옷을 주워 입고, 화장이 번진 얼굴을 거울 앞에서 대충 고쳤다.가방을 챙기며 오태환
Read more

66화

그날 저녁, 한결은 윤은선과 약속한 찻집을 다시 찾았다.번화가에서 떨어진 골목 끝에 자리한 낡은 찻집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한산했다.창가에는 두꺼운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고, 실내에는 잔잔한 음악만이 흐르고 있었다.윤은선은 이미 도착해 창가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그녀는 한결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도 어떤 기색 없이 고개만 가볍게 끄덕이며 맞은편 자리를 가리켰다.한결은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잠시 숨을 고른 그는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윤은선은 그의 손끝을 바라보다 조용히 물었다.“신민아 씨가 보내온 겁니까?”한결은 대답 대신 녹음 파일을 재생했다.조용한 찻집 안으로 술에 취한 오태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Project Black Dragon에 대한 언급, 윤은선을 비웃듯 내뱉은 말, 그리고 누군가를 이미 ‘처리했다’는 짧지만 섬뜩한 한마디가 이어졌다.윤은선은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얼굴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찻잔을 감싸 쥔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녹음이 끝나자 적막이 내려앉았다.먼저 입을 연 사람은 한결이었다.“민아가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어젯밤 오태환이 술에 취한 틈을 이용해 녹음한 겁니다. 오늘 아침 집으로 돌아와 직접 들려줬습니다.”윤은선은 한동안 한결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물었다.“신민아 씨가 스스로 결심한 겁니까?”“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오태환은 결국 자신도 언젠가는 버릴 사람이라는 걸 깨달은 것 같습니다.”윤은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생각보다 빠르군요.”한결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윤 실장님, 이제는 저도 전부 알아야겠습니다. USB에 들어 있는 Project Black Dragon이 정확히 무엇인지, 사진 속 박성우라는 사람은 누구인지 아직도 제대로 모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민아를 위험한 곳으로 보내야 한다면, 적어도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윤은선은 대답하지 않은 채 창밖을 바라보았다.
Read more

67화

오태환 사장의 집무실은 언제나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울 만큼 고요했다.샌들우드 향이 은은하게 퍼진 공간에는 시가가 타고 남은 향이 희미하게 배어 있었다.정돈된 서류와 빈틈없이 배치된 집기들까지, 모든 것이 그의 성격을 닮아 있었다.이곳에서는 작은 흐트러짐조차 허용되지 않았다.오태환은 결재 서류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오늘 저녁 일정은 비워 두었겠지."평소와 다르지 않은 목소리였다.그러나 그의 손끝은 만년필 캡을 일정한 박자로 두드리고 있었다.신민아는 그 미세한 리듬이 평소보다 조금 빠르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았다.그만큼 오늘 일정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네. 말씀하신 대로 저녁 일정은 모두 비워 두었습니다.""좋아."오태환은 짧게 대답한 뒤 서류를 덮었다."오늘은 실수하면 안 된다."그 말 한마디가 모든 설명을 대신했다.목적지는 서울 도심 최고급 호텔 최상층.외부에는 일반 회원제 라운지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극소수만 출입할 수 있는 비공개 공간이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정적이 먼저 흘러나왔다.라운지 안에는 이미 여러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현직 국회의원.금융권 최고위 인사.언론에서 자주 보던 얼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그들은 서로를 직함 대신 이름으로 불렀고, 악수보다 짧은 눈빛만으로도 대화를 이어 갔다.신민아는 오태환의 바로 뒤에 서서 조용히 술을 따르고 필요한 자료를 건넸다.그 누구도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오히려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녀를 가장 안전한 위치에 있게 만들었다.처음 오간 이야기는 평범한 사업 이야기처럼 들렸다.해외 투자.규제 완화.인수합병.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술잔이 몇 차례 비워지자 분위기가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그 건은 청문회 전에 끝내야 합니다."중년 정치인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검찰 간부가 담담하게 잔을 내려놓았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수사는 진행되는 척만 할 겁니다."맞은편 재벌
Read more

68화

“죄송합니다, 사장님. 제 주의가 부족했습니다.”“죄송하다, 라.”오태환이 낮게 헛웃음을 흘렸다.그 웃음소리에는 강자의 여유와 함께 잔혹한 지배욕이 가득 배어 있었다.그는 민아의 턱을 거칠게 잡아 올려 자신을 똑바로 보게 만들었다.“그깟 무책임한 말 한마디로 넘어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어. 오늘은 아주 뼛속 깊이 각인되도록 따끔하게 교육을 해줘야겠어.”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춰 섰다.호텔 최상층에 위치한 최고급 VVIP 스위트룸이었다.문이 열리자마자 오 사장은 민아의 가녀린 손목을 부러뜨릴 듯 움켜잡고 거침없이 복도를 걸어 나갔다.평소의 걸음걸이와 달리 그의 발걸음은 묘한 흥분과 분노로 눈에 띄게 빨라져 있었다.육중한 문을 열고 객실 안으로 들어선 순간, 오 사장은 민아를 거칠게 돌려세우며 벽면으로 밀쳐버렸다.그녀의 등이 딱딱한 벽에 강하게 부딪혔다.이어진 키스는 난폭하기 이를 데 없었다.숨을 쉴 틈도 주지 않고 입술이 맞닿는 순간, 그의 뜨겁고 두꺼운 혀가 민아의 입안 구석구석을 유린하듯 깊숙이 파고들었다.시가 탄내와 양주 향이 민아의 호흡을 마비시켰다.동시에 오 사장의 거친 손길이 그녀의 스커트를 허리춤까지 사정없이 걷어 올렸다.얇은 팬티 한 장만을 남겨둔 하얀 엉덩이 위로, 그의 커다란 손바닥이 매섭게 날아들었다.찰싹!밀폐된 객실의 정적을 깨고 정형화된 파열음이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민아의 가녀린 몸이 충격으로 크게 들썩였다.오 사장은 그녀의 수치스러운 반응을 즐기듯, 눈빛을 번뜩이며 다시 한번 더 강하게 손을 내리쳤다.찰싹!연이은 매질에 민아의 하얀 피부 위로 순식간에 붉은 손자국이 피어올랐다.오 사장은 민아의 귓가에 숨을 몰아쉬며 낮게 읊조렸다.“아까 그 자리에 앉아 있던 자들이 누구인지 잊었나? 검찰 고위 간부, 대기업 총수, 현직 국회의원까지. 대한민국 권력의 심장들이 모인 자리였어. 그런 자리에서 딴 생각을 해?”그는 거친 손가락으로 팬티 끈을 옆으로 밀어내고, 무자비하게 민아의 은밀
Read more

69화

신민아는 아직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다리 사이로 오태환의 정액이 천천히 흘러내려 허벅지를 타고 시트를 적셨다.몸이 아직 떨리고 있었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이미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방금 들은 말들… 전부 기억해야 해.’Project Black Dragon. 대한민국의 모든 돈줄과 청와대의 권력 구도마저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겠다며 술잔을 부딪치던 추악한 거물들의 목소리.금융감독원 조사를 우회하기 위해 조세회피처 세 곳을 거쳐 스위스 유령 법인으로 흘러 들어갈 3천 억의 세탁 자금.판을 바꾼다는 오태환의 선언.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 있던 얼굴들.신민아는 이를 악물고 기억을 정리했다. 한결에게 최대한 정확하게 전해줘야 했다.그때, 창가에 서서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술을 마시던 오태환이 입을 열었다.“신 비서.”“네, 사장님.”“자네 남편 녀석, 요즘 상태는 어떻지?”갑작스러운 질문에 신민아의 심장이 순간적으로 쿵 하고 내려앉았다. 하지만 최대한 티나지 않게, 원래의 목소리를 내기위해 애썼다. 그녀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며 대답했다.“아직…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장님께는 여전히 충성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오태환이 돌아섰다. 그의 얼굴에는 짐짓 관심이 가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그래? 사실 조만간 그 녀석에게 중요한 일을 맡길까 하는데. 비자금 운반이야. 금액이 작지 않아서 말이지. 신 비서가 보기엔 어때? 그 녀석이 믿을 만할까?”순간 민아는 숨을 쉬는 방법조차 잊어버린 듯 호흡을 멈췄다.비자금 운반.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기회였다.위험하지만 이것이야말로 한결과 윤은선 실장이 애타게 찾던 결정적인 파멸의 열쇠였다.민아는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일부러 미간을 찌푸리며, 남편의 무능함에 진저리를 치는 듯한 표정을 작위적으로 연출했다.그녀는 일부러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지은 뒤,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말이 나와서 말인데, 제 남편은 정말 찌질하고 무력한 인간이예
Read more

70화

다음 날 저녁, 세 사람은 다시 그 외진 찻집에 모였다.인사는 형식적이었다. 윤은선을 바라보는 신민아의 눈빛은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녀 역시 신민아의 눈빛이 달려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창밖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고, 드문드문 켜진 가로등 불빛만이 좁은 골목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가게 안은 손님이라곤 그들 셋뿐이었다.오래된 원목 테이블 위에 놓인 찻잔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지만, 그 온기는 세 사람 사이에 깔린 차갑고 무거운 공기를 조금도 녹이지 못했다.벽시계 초침 소리만이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윤은선은 평소보다 더 굳은 표정으로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한동안 창밖 어둠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안으로 돌렸다.한결은 옆자리에서 초조하게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손톱 끝이 이미 짧아질 정도로 물어뜯은 흔적이 보였다.신민아는 맞은편에 앉아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었다.겉보기에는 평온해 보였지만, 찻잔을 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마디가 하얗게 질려 있었다.윤은선이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먼저 입을 열었다.“말씀해 보세요. 어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신민아는 잔을 내려놓으며 천천히 상체를 바로 했다.그녀는 감정 없이, 사실만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시작했다.오태환이 참석했던 비공개 라운지 모임의 분위기, 그 자리에 앉아 있던 거물들의 얼굴과 직함, 그들이 나눈 대화의 내용, Project Black Dragon이라는 이름이 직접 언급된 순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태환이 한결에게 비자금 운반을 맡기겠다고 한 이야기까지.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마치 남의 일을 객관적으로 보고하는 사람처럼 들렸다.그러나 이야기를 이어갈수록 한결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갔고, 윤은선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다.이야기가 모두 끝나자 찻집 안이 길게 조용해졌다.윤은선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 채, 손가락으로 찻잔 가장자리를 천천히, 규칙적으로 쓸어내렸다.
Read more
PREV
1
...
345678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