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달콤하고 잔인한 나의 세계: Chapter 261 - Chapter 270

288 Chapters

261화

한성전자의 회의실 안으로 들어섰다. 기획 담당자로 차출된 박 차장이 신기한 눈으로 훌어보았다. “확실히 한성이라 그런지 회의실도 때깔이 다르긴 하다. 그렇죠, 한대리?”“네. 그렇네요.” 엉겁결에 불린 은성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규모부터 SJ하고는 달랐다. SJ는 대형 회의실이 15명을 겨우 수용할 수 있었지만 한성전자는 일반 회의실이 스무명이상 수용할 수 있었다. 기술, 기획,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 인사까지 SJ의 리더들이 모였다. 아직 팀원을 구성한 상태는 아니라서 인원을 몇 명되지 않았다. 어쩌다보니 박 차장과는 계속 옆에 안게 되었다. 어색함을 풀어보려는 듯 그녀는 계속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갔다. “팀장님한테 들어보니까 우리도 확정된 건 아니라고 하던데. 팀원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막막해요.”“그러게요.” SJ 내부적으로 선발된 인원이지만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인원 교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사측에서는 미리 고지했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한성전자와 안 맞으면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모든 인물이 교체되어도 단 한 사람 은성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때 법무 리더가 옆에 있는 사람과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는 게 들렸다. “그런데 PM은 누구예요?”“아마 팀장급일 거예요.” 은성은 속으로는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겉으로는 안 들리는 척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다. 보통 이런 TF팀을 총괄하는 PM은 팀장급이었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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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화

선우의 눈빛이 걱정스러워졌다. “천천히 호흡해.” 선우의 호흡을 따라 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호흡이 안정됐다. 은성이 불만스러운 시선으로 그를 봤다. “그렇게 갑자기 튀어나오면 어떻게?”“갑자기 아니야. 계속 있었는데 네가 날 보지도 않았어.” 은성이 빨리 동료들과 헤어지길 바라면서 그 주변을 맴돌았다. 하지만 동료들과의 인사가 길어지면서 선우의 인내심이 슬슬 바닥났다. 그래서 가자마자 나타난 것이다. 선우가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떨구면서 말을 이었다. “…내가 창피해?”“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숨기고 싶어 해.” 자신을 보고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니 창피해하는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실 선우는 가끔 은성이 자신을 숨길 때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빛을 보지 못하는 내연남 같다는 생각 말이다. 그래서 이런 것에 자신도 모르게 더 반응하게 되었다. 은성은 답답함을 느꼈다. 선우의 얼굴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상태인데다가 오늘 회의실에서 보기까지 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선우가 곁에 있어서 놀란 거였다. 게다가 숨기기로 한 것은 그도 동의한 상황 아니던가. 한마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를 보는데 그가 단단히 풀이 죽어 있었다. 그 순간 은성은 깨달았다. 그도 자신이 왜 그러는지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그런 것들이 그의 감정을 힘들게 한 것이다.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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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화

“하지만 옆에 있으면 계속 잠을 못 자고 몸에 영향을 주잖아.”“상관없어. 네 옆에 있을거야.” 몇번이나 은성이 다른 곳에서 자는 것을 권유하였음에도 선우는 그것만큼은 안된다면서 단호하게 굴었다. 몸에 무리를 줄 것이 뻔한데도 그는 고집을 부리면서 집요하게 그녀와 한 침대에서 잠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부터는 깨어나면 자신을 꼭 안고 있는 그를 볼 수 있었다. 그럴때마다 그의 아래는 부풀어있는 상태였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신호가 온다는 것이 은성의 사고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둠에 익숙해지면서 그의 윤곽이 더 또렷해졌다. 오똑한 콧날과 적당히 도톰한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키스하고 싶다.’ 아니 사실 키스보다 더 본격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그는 손으로라도 욕구를 풀어낼 수 있었지만 은성은 그러지 못했다. 유사성행위도 아이에게 무리를 줄 수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3개월동안 욕구가 차곡차곡 쌓였다. 아침이면 그가 일어나서 치댔던 그 나날들을 그리워하게 되었다. 짝사랑하는 존재의 입술을 뺏어가는 소녀처럼 그녀는 아주 조심스럽게 그의 입술에 입맞췄다. 아침인데도 그의 입술을 부드럽고 촉촉했다. 그 잠깐의 접촉만으로도 욕망은 무섭게 일어났다. 그가 이전처럼 자신을 안아주었으면 좋겠다. 함께 절정에 이른 그 순간을 느끼고 싶었다. 그녀의 손이 슬금슬금 그의 아래로 향했다. 조심스럽게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이미 잔뜩 부풀어있는 아래를 만지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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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화

은성은 선우의 아래를 빼내고 그대로 그의 위에 엎어졌다. “정말 하고 싶다 말이야. ” 은성의 목소리에는 애교가 묻어있었다. 그것 때문에 선우는 흔들렸다. ‘의사가 해도 된다고 했어. 그냥 해버릴까.’ 하지만 이내 선우는 고개를 저었다. 은성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믿을 수가 없었다. 안정기로 들어갔다고 하지만 강하게 하는 건 당연히 안 좋았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자제할 수 있을지 스스로를 믿을 수 없었다. 그녀를 안으면 항상 이성의 끈이 날아갔다. “내가 나를 못 믿겠어서 그래. 자제가 잘 안 돼.” 미안한 마음을 가득 담아서 선우는 은성의 등을 쓰다듬었다. 은성이 부루퉁한 표정을 짓더니 앙 하고 목덜미를 깨물었다. 거절당한 것에 대한 나름의 복수였다. “으으…!” 알싸한 통증이 목덜미로부터 퍼져나갔다. 하지만 선우는 그만하라고 말하지도 은성을 밀어내지도 않았다. 마땅한 벌을 받듯이 그걸 감내했다. 그 모습에 그녀가 도리어 깨무는 것을 멈췄다. “왜 그만하라고 안해?”“네가 하고 싶으면 해.” 선우가 부드럽게 은성의 머리칼을 쓸어주었다. 그 손길에 그녀는 못마땅해하면서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기댔다. 그는 다시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그녀의 호흡이 가슴팍에 그대로 닿았다. 그  숨결만으로도 아래에서 다시 반응이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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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화

말을 해야할지 은성은 망설여졌다. 선우는 그녀의 문제에 대해서 극성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또한 이제 한성전자와 SJ는 협력 관계였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워졌다. 하지만 그에게 솔직해달라고 하면서 자신은 아무말도 하지 않는 것 또한 문제가 있었다. 소통이 되지 않는 것들이 작은 오해가 되고 쌓여서 관계를 위험하게 만든다는 것을 그동안 충분히 겪어본 탓이었다. “내 자리를 원했어. 한성 전자 TF팀 인사 담당자 말이야.”“그리고?” 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선우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애초에 은성은 일에서 경쟁하게 되었다고 상대를 불편해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니 분명 무슨 일이 더 있었을 터였다. 그때 무심코 시선을 돌리던 그녀가 창밖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기사님. 저기 세워주세요.”“그냥 회사 앞으로 가.” 선우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 은성이 세워달라는 곳은 회사로부터 10분 정도 걸어야 하는 곳이었다. 그녀가 임신한 이후로 그는 그녀의 몸에 무리는 주는 모든 것들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했다. 같이 있을 때 책 한권도 들지 못하게 만들었다. 임신 자체가 여자의 몸에 주는 부담이 상당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불안감을 달래주듯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 “적당한 운동은 아이한테도 좋다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셨어. 나 요새 운동 많이 안 하잖아.”“돌뿌리에라도 걸리면 어떻게.” 포장된 도로에 돌뿌리가 있을 가능성이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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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화

[내가 중견 IT 회사 다니는데 이번에 거기가 대기업에서 지분 투자를 받았어. 그런데 그 TF팀을 구성하는데 대리급이 인사리더가 됐어.] 그 대리급이 입사한지 심지어 얼마되지도 않았고, 최근 임신을 하고 결혼 답례품을 돌렸지만 결혼식에 동료들을 초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은성을 겨냥했다는 것이 너무나 뻔하게 보였다. [근데 애초에 이 지분 투자가 그 대리 때문에 이루어졌다는 거야. 결혼은 했다고 하는데 결혼식은 하지 않았어. 심지어 축의금을 받지도 않았는데 비싼 답례품을 나눠줬어. 그래서 내가 좀 알아봤는데 거기 높은 임원의 애인인 거 있지. 대리가 이직한지 얼마 되지 않았거든. 그런데 이전 회사에서 결혼 직전까지 갔던 상대가 있었대. 결혼 한달 전에 파투났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몇 개월 지나지 않아서 이 사달이 난거지. 결혼식 준비하다가 바람피고 여기까지 온거야.몸 팔아서 경력 쌓고 있는거지. 진짜 그렇게까지 살고 싶나.] 핸드폰을 잡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글 아래에는 첨부된 사진도 있었다. 은성이 선우의 차에 오르는 사진이었는데 비밀스러운 것이 꼭 부적절한 관계 같아 보였다. 동료라면 SJ가 중견 기업이라는 것, 은성이 그 대리라는 것이 너무 훤하게 보였다. 이것 때문에 아까 자신이 들어왔을 때 분위기가 이상했던 것이다. 민재와 헤어진 일까지 끌어들여서 이전부터 그녀가 문제 많은 사람인 것처럼 만들었다. 눈 앞에 사람이 작성한 글이라는 게 뻔히 보였다. 그것이 은성을 열 받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앞에서 그런 감정을 드러내는 게 오히려 지는 거 같아 애써 차분하게 대꾸했다. “이걸 보여주시는 이유가 뭐예요?”“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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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화

그 순간 응급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김 과장의 시선 또한 그쪽으로 쏠렸다. 아우라가 엄청난 사람이었다. 묘하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누구지?’ 익숙하긴 한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남자가 침대 가까이에 섰을 때 김 과장은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한성전자 박선우 이사!’ 한성전자의 이사이자 한성그룹을 이끌어갈 후계자였다. 뉴스를 통해서 자주 본 얼굴이라서 기억해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뭔가 찜찜한 기분도 들었다. ‘어디선가 본거 같은데…’ 미디어가 아닌 곳에서 본적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뭔가 금방 기억이 날 거 같은데 또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그 남자가 애틋한 시선으로 은성을 훑었다.  김 과장은 머리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설마 정말 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맞았던 거야?’ 선우는 얼마전 결혼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지금 은성을 지금 대하는 태도는 아무 상관도 없는 상대를 대하는 것으로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선우가 말했다.   “아내는 괜찮은 건가요?” ‘아내’라는 그 한마디에 김 과장은 멈칫했다. 선우가 은성을 아내라고 말했다. 놀란 것도 잠시 그를 미디어가 아닌 어디에서 본것인지 떠올랐다. 회사 근처에서 은성을 기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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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화

도희는 누가 그 댓글을 올렸는지 알 거 같았다. 하지만 굳이 거기에 대한 말을 더하지 않았다. “네. 알겠습니다.” 그만 가보라는 듯 선우가 손짓을 했다. 평소 같았으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을 도희였지만 오늘은 순순히 옥상을 떠났다. 그와 충분히 멀어지고 나서야 숨을 편하게 쉴 수 있었다. “휴우…” 편하게 호흡을 하자 비로소 머리가 좀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은성은 내일 퇴원하고 그 다음날에 출근할 것이다. “그럼 내일까지는 정리가 되어야 겠네.” 다른 회사 직원을 해고 시키라니 언뜻 들으면 말이 안되는 소리였다. 아무리 한성전자가 SJ에 지분 투자를 했다고 해도 그 전체를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힘으로 찍어누르는 다양한 방법은 있지만 선우는 그런 방법을 선호하지 않았고 실행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증거물이 이미 들어온 상태에서, 은성의 신분을 내세운다면 못할 것이 없었다. 문제는 그걸 내일까지는 처리 해야한다는 거였다. “잠은 다 잤다…” 도희도 은성이 회사에 출근했을 때 장 대리의 면상을 보길 원하지 않았다. 그러니 오늘 밤이 새도록 움직일 것이다. “내가 잠을 못 자면 딴 인간들도 잠 못자.” 악동 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도희가 발걸음을 옮겼다. *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장 대리는 사무실로 들어섰다. “좋은 아침입니다!” 평소보다 쾌활한 인사라 입에서 튀어나왔다. 장 대리의 시선은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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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화

그 말에 말리던 선 차장과 정 팀장도 우뚝 멈춰섰다. 기세등등하던 장 대리도 마찬가지였다. 사무실에 정적이 휩싸였다. 그 정적을 깬 것은 장 대리의 되물음이었다. “한성전자 박선우 이사?”“그래. 그 박선우 이사.” 호흡을 고른 안 팀장이 한결 또박또박한 말투로 말했다. 정적이 거짓말이었다는 듯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박선우 이사라면 한성그룹 후계자 아니야?”“맞아. 그럼 한은성 대리가 한성그룹 며느리이네.” 저마다 한두마디씩하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와중에도 장 대리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혼잣말을 했다. “그,그럴리가 없는데…” 정말 은성이 선우의 아내가 맞다면 장 대리는 건드리면 안되는 인물을 건드린 게 된다. 한국에서 한성그룹과 척을 진다는 건 그 인생이 망한다는 뜻이 된다. 공포가 그를 집어삼키려고 했다. 그는 그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최악의 수를 선택했다. “정말 한은성이 박 이사 아내라고 해도 행실을 잘못하고 다닌 게 없는 일이 돼? 결혼까지 앞둔 사람이 바람피고 갈아타는 게 없던 일이 되냐고!” 은성이 결혼할뻔한 사실은 건너건너 아는 사람을 통해서 전해들었다. 자세하게 알아볼 생각 따위는 없었다. 애초에 물어뜯을 생각만 가득했기에 건수를 잡았다고 여겼을 뿐이다. 그런 주제에 그는 자신의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것처럼 굴었다. 안 팀장이 기가막히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면서 입술을 달싹였을 때 단단한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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