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그 향기를 처음 맡은 건 어느 가을 저녁이었다. 그는 평소보다 늦게 집에 돌아와 그녀에게 살짝 입맞춤을 하려고 다가왔다. 그가 그녀에게 닿기도 전에 그 향기가 그녀를 사로잡았다. 아주 짧고 거의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였지만, 틀림없이 여자의 향기였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늘 그랬듯이 조용히 있었고, 다음 날 그는 셔츠를 갈아입었다. 향기는 사라졌다. 하지만 그 기억은 남아 있었다.그 후로 그 냄새는 파도처럼 밀려왔다. 어떤 저녁에는 그가 피곤하고 자만심 가득한 몸짓으로 찬장에 열쇠를 올려놓을 때면, 그 냄새가 방 안까지 먼저 퍼져 나왔다. 그의 옷, 머리카락, 코트 깃에 냄새가 배어 있었다. 한번은 코트를 정리하다가 앤이 코트 속에 길고 갈색 머리카락 한 가닥이 끼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손가락 사이에 머리카락을 쥐고 꼼짝도 하지 않고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끼며 아무 말 없이 쓰레기통에 버렸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말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려웠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를 진정으로 사로잡은 것은 냄새가 아니었다. 머리카락도, 늦게 돌아오는 손님들도, 정원을 거닐며 받는 전화도 아니었다. 바로 그 사진이었다.어느 날 저녁, 그는 그녀 앞에서 휴대전화를 열었다. 어색 하고 성급한 동작이었고, 화면이 깜빡거렸다. 아주 잠깐, 그녀는 그의 얼굴을 보았다. 갈색 머리에 밝은 눈동자,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여자였다. 채 1초도 안 되는 순간, 그는 날카롭고 거의 잔인할 정도로 세게 화면을 닫아버렸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면, 그녀는 그 얼굴을 다시 떠올리곤 했다. 남편의 잠든 모습 옆, 침실의 어둠 속에서 그 얼굴을 되짚어 보았다. 그녀는 남편의 목소리, 웃음소리, 걸음걸이를 상상해냈다. 클라라, 줄리엣, 엘로디 같은 이름을 붙여주었다 . 그리고 알렉상드르가 자신에게 했던 말, 썼던 편지, 지어주던 미소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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