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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 부회장실

Autor: 유영실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09-09 08:09:52

배창현이 회장실로 들어온 것은 11시 10분이었다.

부회장이었다. 서영애가 구속되고 넉 달 비어 있던 자리에, 이사회 만장일치로 앉힌 사람이었다.

그 만장일치를 만든 것이 서지안이었다.

서지안은 선 채로 배창현이 들어오는 것을 봤다.

아침 출근길에 엘리베이터에서 웃으면서 인사를 받았다. 그때는 이 얼굴이 사보 47쪽에 있는 줄 몰랐다.

"앉으세요."

"금방 나가겠습니다."

배창현은 소파에 앉지 않고 책상 앞에 섰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부회장님. 아까 전화는 문경석 실장 방에서 하셨죠."

"예. 지나가다 들렀는데 자리에 없어서, 전화만 쓰고 나왔습니다."

"실장이 어디 갔는지는 아세요?"

"모릅니다. 아침에 한 번 봤고 그 뒤로는 못 봤습니다."

서지안은 그 말을 흘려듣지 않았다.

문경석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서지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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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린 아내가 그룹 회장이었다   제137화 — 흰색

    11시 41분에 문자가 왔다.『이상 없음.』강도현 번호였다. 서지안은 그 세 글자를 두 번 읽었다.오전에 헤어질 때 삼십 분마다 넣기로 했다. 내용은 없어도 된다고 했다.앞의 두 번은 『ㅇ』 한 글자였고, 시간이 정확했다.10시 47분 다음은 11시 17분이어야 했다. 24분이 늦었다.그리고 글자가 늘었다.서지안은 답을 쓰지 않고 손을 멈췄다.전화를 걸면 안 받으면 그만이고, 받아도 목소리를 안 내면 그만이다.그래서 글자로 물었다.『아까 큰길에서 타고 오신 차, 흰색이었죠?』답이 40초 만에 왔다.『응.』검은색이었다. 갓길에서 내리는 것을 봤고, 오는 동안 백미러로 두 번 봤다.강도현이면 40초가 안 걸린다. 그리고 틀린 색을 그냥 넘기지 않는다.40초는 확인하고 답한 시간이었다. 확인할 사람이 옆에 있다는 뜻이었다.손끝이 차가워지는데 머리는 오히려 빨라졌다.서지안은 한 번 더 보냈다.『어제 저한테 마지막으로 하신 말 뭐였죠?』색은 옆에서 알려 줄 수 있다. 그 자리에 없던 사람이 알려 줄 수 없는 것을 물어야 했다.시계 초침이 세 바퀴를 돌았다.답이 오지 않았다.어제 놀이터 벤치에서였다. 강도현이 서지안의 손을 잡고 그러면 기다리지 말라고 했다.열 걸음 앞에서 모래를 만지던 아이도 그 말은 못 들었다.그 말을 아는 사람은 둘뿐이었다.서지안은 회장실 문을 열고 나갔다."법무팀장님 지금 올라오시라고 해 주세요. 그리고 한 실장 연결해 주세요. 지금이요."비서실 직원이 수화기를 들었다."회장님. 그리고 서아 학교에서 조금 전에 전화가 왔었습니다."서지안의 발이

  • 버린 아내가 그룹 회장이었다   제136화 — 부회장실

    배창현이 회장실로 들어온 것은 11시 10분이었다.부회장이었다. 서영애가 구속되고 넉 달 비어 있던 자리에, 이사회 만장일치로 앉힌 사람이었다.그 만장일치를 만든 것이 서지안이었다.서지안은 선 채로 배창현이 들어오는 것을 봤다.아침 출근길에 엘리베이터에서 웃으면서 인사를 받았다. 그때는 이 얼굴이 사보 47쪽에 있는 줄 몰랐다."앉으세요.""금방 나가겠습니다."배창현은 소파에 앉지 않고 책상 앞에 섰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부회장님. 아까 전화는 문경석 실장 방에서 하셨죠.""예. 지나가다 들렀는데 자리에 없어서, 전화만 쓰고 나왔습니다.""실장이 어디 갔는지는 아세요?""모릅니다. 아침에 한 번 봤고 그 뒤로는 못 봤습니다."서지안은 그 말을 흘려듣지 않았다.문경석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서지안도 아침 엘리베이터였다."오전에 감사팀 건은 들었습니다.""…네.""회장님. 그 건은 사내 감사로 끝내시는 게 낫습니다."서지안은 서랍 손잡이에 손을 얹었다가 뗐다."이유를 여쭤도 될까요.""검찰로 넘기시면 우리 감사 기록이 통째로 들어갑니다. 십오 년 치가요."십오 년.배창현은 그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 회사 문서 보존 연한이 십오 년이라 나온 숫자일 수도 있었다."기록이 들어가면 뭐가 문제인가요.""문제라기보다, 회장님이 취임하시고 나서 결재하신 인사가 그 안에 다 있습니다."서지안은 그제야 배창현이 무엇을 걸고 있는지 알았다.감사팀장을 검찰로 넘기면 그를 그 자리에 그대로 둔 것도 같이 나온다.문경석을 잡으면 그를 올린 결재란에 서지안 이름이 있다.회장이 자기 손으로 올린

  • 버린 아내가 그룹 회장이었다   제135화 — 사보 47쪽

    지하 주차장 진입로에서 서지안은 멈춰 서 있었다. 한 번 들어가면 뒤에서 차단기가 내려온다. 그 안에서 누가 기다리고 있는지 지금은 알 수가 없었다.뒤차가 경적을 울렸다.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었다. 서지안은 갓길로 붙였다가 그대로 큰길로 다시 나갔다."…회장님? 아까는 회사로 가자고 하셨는데요.""회사 안에 아직 못 걸러낸 사람이 있어요."아침에 조성달한테 회사가 제일 안전하다고 했다. 세 시간 만에 그 말을 물렸다. 백미러에 검은 차가 붙어 있었다.서지안은 그 차를 아침에 골목에서 본 차와 겹쳐 봤다. 번호가 달랐다. 그런데 신호를 두 번 지나는 동안 거리가 그대로였다.서지안이 강도현에게 걸었다. 신호가 한 번 가고, 뒤차가 상향등을 한 번 켰다 껐다.비상등을 켜고 갓길에 붙였다. 뒤차도 같이 섰다. 내린 사람은 강도현이었다."…계속 따라오셨어요? 처음 보는 차라 놀랐어요.""알려진 내 차는 위험할 것 같아서 다른 차를 가져왔어. 네 차 뒤에서 안 떨어졌어. 지하 안 들어가는 것도 봤고."강도현이 조수석 문을 열었다."조성달 씨, 제 차로 옮기시죠."조성달이 서지안을 봤다."제가 믿는 사람이에요. 회사 사람 아니고요."조성달이 내렸다. 강도현이 문을 닫고 몸을 숙였다."어디로 갈지는 안 물어볼 거지.""네. 이틀만 부탁드릴게요.""이틀이든 열흘이든.""선배. 삼십 분마다 문자 하나만 주세요. 내용은 없어도 돼요.""…알았어." 서지안은 회사로 돌아가 차를 지하에 넣었다. 조성달이 안 탔으니 이제는 들어가도 됐다. 그리고 회장이 자기 회사 주차장에 못 들어가는 일은 오늘로 끝내야 했다.올라가니 한무현이 회장실 앞에 서 있었다."열한 명입니다."서지안은 앉지 않고 그 종이를 받았다. 이름 옆에 나이와 현재 소속이 붙어 있었다.여덟 번째 줄에서 손이 멈췄다.전략기획실장 문경석. 마흔여섯.서지안은 그 이름을 두 번 읽었다. 회장실과 같은 층에 방이 있는 사람이었다.주주총회 전날 새벽에 서지안 방으로 와서

  • 버린 아내가 그룹 회장이었다   제134화 — 반쯤 올린 셔터

    "없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방에 없습니다. 아침에 통화할 때는 계셨습니다."한 실장의 목소리 뒤로 차 소리가 났다."실장님, 조성달 씨 근처에 가지 마시라고 했는데요.""통화가 안 돼서요. 골목에 나가 있던 직원이 아침 8시에 방에 들어갔습니다. 문이 안 잠겨 있었고 이불이 개켜져 있었습니다.""휴대전화는요.""방에서 못 봤답니다. 거는 신호는 가는데 안 받으십니다."서지안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않고 지하 버튼을 눌렀다.받기 싫거나,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지하 주차장에서 차 문을 열면서 말했다."실장님, 방으로 안 가셔도 돼요. 정비소 골목으로 가 주세요.""…예?""지난번에 실장님이 알려 주셨잖아요. 가게를 넘긴 뒤에도 아침마다 셔터를 반쯤 올렸다 내린다고요. 그때는 그걸 안 하신 날이라 묘지에 계셨고요.""…예. 그랬습니다.""오늘은 방을 비우셨으니까 아마 거기로 갔을 거예요."서지안은 시동을 걸었다."저도 지금 나가요.""회장님이 오시면 안 됩니다. 거기는 이미 뚫린 골목입니다.""서영애 쪽 사람들이 아는 곳에 조성달 씨가 혼자 있어요."출발 전에 강도현에게 문자를 보냈다.『정비소 골목으로 가요.』답이 바로 왔다.『혼자 가지 마.』『지금 제일 빨리 갈 수 있는 사람이 저예요.』『…나도 지금 출발할게. 도착하면 문자.』서지안은 답을 보내지 않고 차를 뺐다.정비소는 골목 안쪽에서 세 번째 집이었다. 차 한 대 폭이라 후진으로만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이었다.입구에 세우면 조성달을 걸려서 데리고 나와야 한다. 새벽에 방 앞까지 사람이 온 뒤였다.서지안은 정비소 앞까지 몰고 들어가 세웠다.내리기 전에 백미러로 뒤를 봤다. 따라 들어온 차는 없었다.『도착했어요.』문자를 보내고 차에서 내렸다.정비소 셔터는 반쯤 올라가 있었다. 그 아래 낡은 플라스틱 의자가 하나 놓여 있고, 조성달이 거기 앉아 있었다.서지안이 걸어가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회장님.""전화 왜 안 받으셨어요.""…받으면 어디

  • 버린 아내가 그룹 회장이었다   제133화 — 9시 40분

    서지안은 파쇄기 전원선을 손에 쥔 채로 감사팀장을 봤다."팀장님, 9시 40분에 약속 있으시죠."감사팀장이 고개를 들었다."…무슨 말씀이신지.""로비에 손님 두 분 와 계세요. 팀장님 뵈러 오셨대요."감사팀장이 손목시계를 봤다.시각은 방금 서지안이 말해 줬다. 볼 필요가 없는데 본 것이었다.저 두 사람이 오늘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지금 그 시각이 됐다는 뜻이었다.서지안은 쥐고 있던 전원선을 파쇄기 위에 올려놓고 법무팀장에게 전화했다."지금 감사팀으로 사람 보내 주세요. 이 방 오늘 아무도 못 들어와요.""…예.""파쇄기는 손대지 말고 그대로 두시고요. 안에 종이가 걸려 있어요."전화를 끊고 문을 열었다.박도윤이 복도에 서 있었다."법무팀 사람 올 때까지 여기 계세요. 팀장님도 저하고 같이 나가시니까 아무도 안 들어와요."서지안은 문을 잡은 채로 돌아섰다."팀장님, 같이 내려가시죠.""…예? 저도요?""그 손님들이 팀장님 얼굴 보러 온 거니까요. 저는 그 두 분이 팀장님을 보고 어떤 얼굴을 하는지 보고 싶고요."감사팀장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안 가시면 제가 그분들을 여기로 올려요."그 말에 일어섰다.엘리베이터 안에서 감사팀장이 먼저 말했다."…회장님. 저 두 분이 누군지 모르십니까.""알아요.""그러면 왜 저를 데려가십니까.""팀장님이 모르는 분들이라고 하셨잖아요. 모르는 사람 앞에 서는 건 아무 일도 아니고요."숫자가 내려갔다. 6층. 5층."내려가는 동안 생각해 보세요. 저 두 분이

  • 버린 아내가 그룹 회장이었다   제132화 — 걸린 종이

    월요일 아침 8시 40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김선호입니다."서지안은 회장실 문을 닫았다."말씀하세요.""먼저 여쭐 게 있습니다. 제가 증인이 되면 제 처는 어떻게 됩니까.""…무슨 말씀이세요.""삼 년 전에 제가 자료를 뺀 게 처 병원비 때문이었습니다. 회사가 고소를 안 해주어서 지금 제 처가 아무것도 모르고 지냅니다.""…""제가 법정에 서면 그게 다 나옵니다."어제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서아 얘기를 꺼내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김선호도 잃을 것을 잡힌 쪽이었다. 조성달은 정비소였고, 박도윤은 동생 합의금이었다."증인 신문은 비공개로 신청할 수 있어요. 그건 제가 오늘 법무팀장님한테 확인해서 알려 드릴게요.""…약속하십니까.""확인해서 알려 드린다고 했어요. 되는지 안 되는지도 그대로 말씀드릴게요."한참 뒤에 대답이 나왔다."…말씀드리겠습니다.""김선호 씨한테 조성달 씨 찾으라고 시킨 사람이 누구예요.""감사팀장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알고 있었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감사팀장이 저한테 직접 연락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얼굴을 본 것도 삼 년 전 회사에서가 마지막입니다."서지안은 펜을 들었다."그러면 누가 연락했는데요.""여자였습니다. 강남 그 건물에서 만났습니다. 이름은 안 댔습니다.""…나이가요.""삼십 대 중반쯤 됩니다.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아기를 안고 나왔습니다."펜이 멈췄다."아기가 몇 살쯤 되던가요.""걷지는 못했습니다.""그 여자가 뭐라고 했는데요.""회사 안에 사람이 있으니 걱정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감사팀장 이름을 댔습니다."두 줄이 여기서 만났다.서영애의 변호인들과, 아기를 안고 다니는 여자가 같은 건물에서 같은 사람 이름을 쓰고 있었다."오늘 회사 근처에 오지 마시고, 어디 계시든 위치만 남겨 두세요.""…예.""그리고 김선호 씨. 어제 저희 애 얘기 하신 거요. 그건 제가 안 잊어요. 그런데 오늘 일하고는 따로 셀게요.""…예.""김선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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