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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의 불행을 너에게: Chapter 101 - Chapter 110

114 Chapters

101화

수현의 잔인한 요구에 설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 설아는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설아는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며 서진과 수현의 앞에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무릎이 닿는 순간, 수현의 입꼬리가 찢어질 듯 올라갔다. 수현은 망설임 없이 휴대폰을 들어 굴욕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설아의 모습을 연속해서 촬영했다. 찰칵거리는 카메라 셔터 소리가 조용한 대표실 안에 잔인하게 울려 퍼졌다.하지만 그 옆에서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서진의 미간은 날카롭게 찌푸려졌다.'이설아…… 그까짓 강윤이라는 새끼 하나 때문에 내 앞에서 무릎까지 꿇는다고? 진짜 사랑이라도 한다는 거야, 뭐야?'강윤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은 설아의 태도는 서진의 잘못된 소유욕과 분노를 더욱 거칠게 자극했다. 잠시 서늘한 눈빛으로 생각에 잠겨 있던 서진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지금 눈앞에서, 이설아가 그토록 지키고 싶어하는 강윤이라는 놈을 끌고 와 바닥에 무릎 꿇리고 그 자존심을 갈갈이 찢어놓아야만 이 분이 풀릴 것 같았다. 자신 앞에서 건방지게 굴던 그 새끼를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가장 잔인하고 비참하게 망가뜨려 주마."내 생각은 변함없어. 그 새끼 직접 데리고 와서 내 앞에 무릎 꿇게 해.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을 거야.“서진은 피도 눈물도 없는 차가운 얼굴로 자신의 손목에 채워진 손목시계를 살피며 나지막이 읊조렸다.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설아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서진의 구두 끝과 바짓가랑이를 꼭 쥐며 애원했다."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다 제가 잘못했어요…제발…!“하지만 서진은 차갑게 설아의 손을 뿌리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대표실을 나가버렸다.서진이 나가자마자, 옆에 앉아 있던 수현이 생글생글 웃으며 바닥에 주저앉은 설아에게 다가왔다. 수현은 귓가에 조용히 속삭이듯 매서운 독설을 뱉어냈다."설아 씨, 그러게 왜 그렇게 건방지게 굴었어요? 주제도 모르고. 훗, 서진이가 어제 나 기분 상하게 했다고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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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화

여러장의 사진들이 연달아 전송되며 강윤의 휴대폰을 울렸다.전송된 사진에는 유서진의 대표실, 그 차가운 대리석 바닥 위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설아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흐트러진 머리칼과 옷매무새, 그리고 무엇보다 흰 피부 위로 선명하고 잔인하게 남아 있는 목덜미의 흔적들. 서진이 남긴 그 추악한 흔적들이 하얀 살결과 대비되어 더욱 생생하게 눈을 찌르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설아의 가녀린 손등을 뾰족한 구두 굽으로 잔인하게 짓밟고 있는 박수현의 하이힐까지. 수현은 이 모든 굴욕을 모조리 담아 강윤에게 전송했다.  뒤이어 도착한 수현의 메시지가 강윤의 눈동자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강윤 씨, 인생 바닥이 어디까지 떨어지는지 참 궁금하다고 했었죠? 당신 여자친구가 대신 이렇게 무릎까지 꿇고 사과하는 걸 보니 가슴이 참 아프네요. 훗.] 얼마 전, 자신이 수현에게 던졌던 서늘한 경고를 그대로 되받아친 비꼬는 글이었다. 그리고 연이어 악의적인 문자가 하나 더 찍혔다. [아, 그리고 설아 씨 손등 상처는.......오해는 하지 마세요. 예쁜 구두 사진 찍으려다가 실수로 그 밑에 있는 손을 못 봤지 뭐에요. 그나저나 서진이가 분명 같이 와서 빌라고 했을 텐데, 여자친구 혼자만 보내면 어떡해요? 오늘 저녁까지 시간은 충분히 드린것 같으니 회사를 살리고 싶으면 늦지 않게 와서 내앞에서 무릎 꿇는게 좋을거에요. 그럼 이따 봐요.ㅎㅎ]  휴대폰을 쥔 강윤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며 뼈마디가 하얗게 드러났다. 핏기가 싹 가신 얼굴 위로, 여태껏 단 한 번도 본 적 없던 거친 분노가 들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강윤은 거칠게 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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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화

가려진 붉은 자국을 확인하며 숨을 고른 설아는 욕실을 나와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창 요리에 집중하고 있는 강윤의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가 뭐 도와드릴 건 없어요?“ "다 했어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앉아만 있어요.“ 금세 요리를 완성한 강윤은 설아와 마주 보고 테이블에 앉았다. 평소의 다정함 뒤로 낮게 가라앉은 강윤의 기류를 느낀 설아가 정적을 깨고 먼저 입을 열었다. "오늘…… 많이 힘들었죠?“ "아니요 전혀요, 이런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설아 씨야말로 오늘 많이 놀랐죠?“ "네…… 조금요. 그런데 거래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신 거예요?“ "아, 그냥 제가 원래 알고 지내던 거래처들이 몇 군데 있어서, 그쪽으로 계약을 전부 넘겼어요.“ 강윤의 담담한 대답에, 유서진이 거래처 압박을 풀고 약속을 지킨 줄로만 알았던 설아의 착각이 단숨에 산산조각 났다. "아…….“ 그 순간 설아의 심장이 밑바닥으로 쿵 떨어져 내렸다. 유서진이라는 남자가 어떤 자인던가. '이음'이 옮겨간 새 거래처들을 알아내는 건 그에게 시간문제일 뿐이었고, 또다시 무자비하게 압박을 가해 올 게 뻔했다. 순식간에 핏기가 싹 가시며 어두워진 설아의 표정을 포착한 강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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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화

순간 강윤의 눈빛과 목덜미에 닿는 손길에 설아는 숨이 턱 막혔다. 변명할 단어조차 떠오르지 않았다."다시는…… 설아씨 이런 일 당하게 두지 않을 거에요...."강윤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읊조리며, 서진의 흔적이 새겨진 설아의 목덜미 위에 깊고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닿자 설아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강윤은 설아의 이마부터 콧날,입술까지 천천히 차례로 입을 맞추며 내려왔다. 이내 그의 커다란 손이 설아의 하얀 티셔츠 밑단 사이로 거침없이 밀려 들어갔다.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손길이 매끄러운 허리를 지나 가슴을 부드럽게 움켜쥐었다."하아………….“그리고는 다른 한 손으로 티셔츠를 위로 가볍게 말아 올린 강윤은 설아의 붉은 가슴 봉오리를 입에 가득 머금고 조심스럽게, 그러나 깊숙이 빨아 올렸다.그 뜨거운 열기에 휩싸인 설아의 입에서 본능적인 신음이 터져 나왔다."으읏…… 하아, 아……!“전신을 간지럽히듯 능숙하게 쓰다듬던 강윤의 긴 손가락이 속옷 아래, 설아의 가장 은밀하고 가녀린 곳으로 부드럽게 밀려 들어갔다. 축축하게 젖어 드는 연약한 살결을 매만지던 손가락이 안쪽 깊숙한 곳까지 차오르며 그녀의 성감대를 헤집듯 밀고 들어갔다."아앗……! 하아, 잠시만요…….“자극을 참아내지 못한 설아가 고개를 뒤로 젖히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 설아의 몸이 가볍게 경련하는 것을 느낀 강윤은 뜨겁고 묵직해진 자신의 존재감을 설아의 가장 깊은 곳으로 단숨에 밀어 넣었다."하아…… 흐읏……!“맞물려 오는 절정의 감각에 강윤의 입에서도 거친 신음이 터져 나왔다.”하아......하..“격렬하고도 깊은 움직임이 시작되자, 설아는 견디기 힘들 만큼 몰아치는 열기에 강윤의 탄탄한 목덜미를 꼭 껴안았다. 피부와 피부가 부딪치는 소리와 거친 호흡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이미 두 사람은 하나가 된 듯 흥분의 소용돌이 속으로 가파르게 빠져들었다.강윤의 허리 움직임이 빠르게 이어질수록, 설아는 전신을 찌르는 쾌감에 침대 시트를 꼬옥 쥐며 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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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화

강윤은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듯 전화기를 들어 뒷조사를 담당했던 강율 그룹 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불과 몇 번 울리기도 전에 이사가 전화를 받았다.[네, 대표님.]"이 이사님, 추가로 손을 써주셔야 할 일이 있어서 연락드렸어요.“[네, 말씀하십시오. 어떤 건입니까?]강윤은 서류를 무심하게 툭 던져놓으며, 서늘할 정도로 담담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박수현이라는 여자, 그 부모가 운영하는 회사의 자금줄을 완벽하게 차단해 주세요. 파산 직전까지 몰리면, 곧바로 헐값에 매각 절차를 밟아 우리 쪽에서 사들이는 겁니다. 원래 자금력이 그리 탄탄한 곳은 아니니 그리 어렵진 않을 겁니다.“수화기 너머로 잠시 멍한 정적이 흘렀다. 이사는 뜻밖의 지시라는 듯 의아한 목소리로 물어왔다.[네? 처리하는 것 자체야 어렵지 않습니다만…… 굳이 그런 실익 없는 소규모 회사를 인수까지 하려는 이유가 있으십니까?]그 질문에 강윤의 한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하지만 눈빛만큼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상대들이 워낙 감정적으로 일하는 부류라, 저도 이번만큼은 그 방식 그대로 한번 놀아주려고요.“[네……?]이사는 여전히 상황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눈치였지만, 강윤은 옅은 웃음과 함께 나지막이 덧붙였다."그럼 부탁드립니다, 이사님.“짧은 인사를 끝으로 강윤은 망설임 없이 전화를 끊었다.한편, 유서진의 대표실 안.유서진은 의자에 깊숙이 기댄 채, 어제 저녁 이후 단 한 번도 울리지 않은 휴대폰을 무심하게 지그시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강윤이 자신을 찾아와 무릎을 꿇기는커녕, 제발 거래처 압박을 풀어달라는 전화 한 통 조차 걸어오지 않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이설아가 말을 안 한 건가?‘만약 이설아가 사실대로 다 털어놓았다면 강윤이라는 남자가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었다. 설령 말을 안 했다 치더라도, 당장 핵심 거래처들이 연달아 계약 파기를 통보해 와 회사가 발칵 뒤집혔을 텐데……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이 상황에 자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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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화

"맞아요, 대표 당장 나와서 설명하라고 하세요! 어디서 감히 손님을 골라 받겠다는 건지……!“ 두 사람의 안하무인 격 고함에 숍 안은 순식간에 차가운 정적으로 휩싸였고, 다른 사모님들의 시선은 점점 더 흥미진진하게 몰려들었다. 바로 그때, 안쪽 인포메이션 문이 열리며 단정하고 우아한 정장 차림의 여성이 유유히 걸어 나왔다. 강윤의 사촌누이자, 이 최고급 에스테틱 숍의 진짜 주인이었다. "무슨 일이시죠, 이렇게 소란스럽게?“ 그녀는 눈 하나 눈하나 꼼짝하지 않는 여유로운 태도로 두 사람 앞에 섰다. 수현은 그녀의 묘하게 품격 있는 분위기에 순간 주눅들었지만, 지기 싫다는 듯 앙칼진 눈빛으로 쏘아보며 따져 물었다.  "그래, 당신이 여기 대표 맞아? 지금 저 실장이 유씨 그룹 관련된 사람들은 절대 받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똑바로 설명해 봐. 어디서 감히 우리 어머니하고 나한테 이딴 몰상식한 대접을 해?“ 아무렇지도 않게 반말을 짓거리며 머리 끝까지 화가 나 씩씩대는 수현을 향해, 강윤의 사촌누나는 기가 차다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려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눈빛에는 날카로운 멸시와 비웃음이 가득 차 있었다. "엊그제 저희 실장한테 '이설아'라는 여자분 이야기를 아주 당당하게 하셨다던데…… 두 분은 남의 손님에 대해 그런 저급한 뒷담화를 하셔도 되고, 저는 제 숍에서 고객을 골라 받으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강윤의 사촌누나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고상한 미소를 띤 채,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두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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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유씨 그룹 사람을 받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것, 그것은 명백히 자신과 가문에 대한 도전이었다.'감히 내 집안 사람들을 건드려?‘서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깟 관리숍 하나쯤은 당장 없애버리는 건 유서진에게는 쉬운 일이었다. 수화기를 들고 지시를 내리려던 서진은 이내 들었던 수화기를 천천히 내려놓았다.문득 그 무모하고 맹랑한 대표라는 여자의 얼굴이 직접 보고 싶어졌다.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이렇게까지 건방지게 굴 수 있는지, 참을 수 없는 호기심과 불쾌함이 동시에 치밀었다.서진이 수화기를 든 채 잠시 멈칫하자, 수현이 서진의 팔을 자신의 가슴쪽으로 잡아 당기며 말했다."서진아, 왜 그래? 응?“서진은 수화기를 도로 내려놓으며 차분하게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우선 들어가 있어. 내가 알아서 해결할 테니까.“서진의 미지근한 대답에 수현의 미간이 살짝 틀어졌다. 당장 제 눈앞에서 전화를 걸어 그 숍을 박살 내주길 바랐건만,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에 서운함과 불쾌감이 슬그머니 밀려왔다.수현은 살짝 입술을 내밀며 불만스러운 티를 냈지만, 이내 퉁퉁 불어터진 눈가를 대충 훔쳐내고는 조용히 대표실을 나섰다.수현이 대표실을 나서자, 소파에 기댄 채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고 있던 서진이 마침내 눈을 떴다. 감정 없이 가라앉은 눈빛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제 어머니와 수현에게 감히 수치심을 안겨준 에스테틱 숍으로 향했다.고급스러운 건물 앞에 차를 댄 서진은 망설임 없이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한눈에 보기에도 화려하고 웅장한 인테리어가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거침없이 안으로 들어선 서진이 안내 데스크 앞에 서자, 직원이 살가운 미소로 그를 맞이했다."어서 오세요, 예약하셨을까요?""이곳 대표를 좀 만나고 싶은데요.“서진의 차가운 태도에 직원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정중하게 물었다."무슨 일때문에 오셨다고 전달해 드릴까요?“"유씨 그룹이라고 하면 알 겁니다.“직원은 서진의 싸늘한 기류를 느꼈는지 곧바로 대표실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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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화

끝까지 우아함을 잃지 않은 채 대놓고 서진을 무시하는 그녀의 태도에, 서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 앉았다.서진이 차갑게 돌아서려던 찰나, 그녀의 고급스러운 원목 책상 위에 놓인 자그마한 명패로 시선이 꽂혔다.[ 대표 강서윤 ]'강서윤…….‘숍을 나와 차에 올라탄 서진은 핸들을 쥔 채 미간을 찌푸렸다. 명패의 이름도 이름이었지만, 방금 전 자신을 쏘아보던 그녀의 눈빛과 분위기가 묘하게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다.'어디서 본 적이 있었나?‘생각을 더듬던 서진의 머릿속에 순간 떠오르지 말아야 할, 가장 불쾌한 얼굴 하나가 겹쳐졌다. 그와 동시에 그의 눈이 번뜩였다.강윤. 그리고 강서윤.서늘한 눈매와 상대를 압도하는 특유의 오만한 분위기.'그래…… 저번에 수현이가 숍 에서 이설아를 봤다고 했었지.‘뇌릿속에서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소름 끼칠 정도로 딱딱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서진의 입가에서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그리고 조금 전, 그 맹랑한 대표가 자신을 향해 쏘아붙였던 말이 환청처럼 귓가를 울렸다.'손님의 개인정보라 성함을 직접 말씀드릴 수는 없네요. 하지만…… 어머님과 그쪽 친구분께서 누구보다 아주 잘 알고 계시지 않겠어요?‘"하……이것들 봐라.“서진의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갔다. 차가운 분노가 눈동자 깊은 곳에서 피어올랐다."기분 상하게 만들었다는 그 대단한 손님이…… 이설아였어?“서진은 곧장 차를 거칠게 몰아 회사로 향했다.대표실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선 서진은 자리에 앉기도 전에 곧바로 전화기를 들었다. 수화기 너머로 이사의 정중한 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서진의 차가운 목소리가 상대를 몰아붙였다."강윤 회사의 거래처들, 확실하게 끊어버린 거 맞습니까?“갑작스러운 서진의 날 선 태도에 수화기 너머의 이사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침착하게 답했다."네, 대표님. 현재 그만한 물량을 감당해 줄 만한 대체 거래처를 찾기도 힘든 상황이라 아마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을 겁니다.“"다시 한번 확실하게 단속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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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화

거래처가 다 막혀 아무것도 진척시키지 못한 채, 죽상을 하고 나타날 그의 꼴이 머릿속에 그려지자 서진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마침내 만찬회 당일.강윤과 설아는 함께 일을 마치고 조금 일찍 회사를 나섰다. 금요일 저녁의 빽빽한 도로를 뚫고, 약속된 식당으로 향하던 그때 운전대를 잡고 있던 강윤이 컵 홀더에 놓인 커피를 집어 들었다.그 순간, 앞차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았다!"읏……!“강윤 역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고, 콰쾅 소리와 함께 몸이 앞으로 쏠리며 컵 홀더에 있던 커피가 그의 셔츠와 재킷 위로 왈칵 쏟아져 내렸다."강윤 씨! 괜찮아요?“설아가 깜짝 놀라 얼른 손수건을 꺼내며 묻자, 정작 강윤은 쏟아진 커피보다 설아의 상태를 먼저 살피며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설아 씨는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전 멀쩡해요! 저는 괜찮은데…… 어떡해요, 옷이 커피로 다 젖어버려서…….“짙은 아메리카노 물이 들어버린 옷을 보며 설아가 울상이 되자, 강윤은 그녀가 너무 걱정할까 봐 일부러 대수롭지 않다는 듯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옷이야 다시 빨거나 갈아입으면 되죠, 설아씨가 안 다쳤으니 다행이에요."하지만 당장 갈아입을 여분의 옷이 없는 상태였기에, 엉망이 된 재킷을 내려다보던 강윤의 눈빛에 곤란한 기색이 스쳤다. 시계를 확인한 그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결단을 내린 듯 설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설아 씨,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좀 불편하겠지만 설아 씨가 먼저 들어가 있을래요? 난 집에 들러서 옷만 갈아입고 금방 갈게요. 진짜 오래 안 걸릴 테니까.“"네, 걱정 말고 다녀오세요. 운전 조심하시구요.“"금방 갈 테니 먼저 들어가 있어요.“강윤은 만찬회장 입구에 설아를 먼저 내려준 뒤, 옷을 갈아입기 위해 곧장 차를 돌려 집으로 향했다.설아는 묵직한 목재 문 앞에서 얇게 한숨을 내쉬며 심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천천히 예약된 단독 룸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달칵—문이 열림과 동시에, 이미 도착해 담소를 나누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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