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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뮤즈》全部章節:第 91 章 - 第 100 章

131 章節

제91화. 완벽한 포식자, 그리고 구걸하는 짐승(2)

 "목걸이 찾아다 주신 심부름값입니다. 퀵서비스로 보내셔도 되는데, 친히 새벽에 발걸음까지 해주셨으니 수고비는 드려야죠.""……뭐?""택시 타고 조심히 가십시오. 아, 술 깨고 나면 본인이 무슨 미친 소리를 지껄였는지 부끄러워질 텐데, 너무 자책하진 마시고요. 예술 하는 분들이 원래 망상증이 좀 심하다고 들었습니다."이안의 동공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망상증? 심부름값?"이딴 쓰레기 같은 돈!!"이안은 주머니에 꽂힌 지폐를 끄집어내어 허공에 갈기갈기 찢어 던졌다.노란 지폐 조각들이 복도 바닥 위로 눈송이처럼 흩뿌려졌다."누굴 거지 새끼로 아나! 내가 언제 네 돈 달래?! 네 마누라가 내 창녀라고!! 내가 부르면 언제든 기어 와서 옷 벗는 내 장난감이라고!!"발악. 그것은 철저한 발악이었다.이안의 목소리는 이제 분노를 넘어 애원에 가깝게 갈라져 있었다.제발 내 말을 믿어달라고. 내가 너의 완벽한 성벽에 금을 냈다는 걸 인정해달라고 구걸하는 꼴이었다.도진은 흩날리는 지폐 조각들을 내려다보며 짧게 한숨을 쉬었다.그리고는 천천히, 아주 느릿한 걸음으로 이안에게 다가갔다.뚜벅. 뚜벅.가죽 슬리퍼가 대리석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사형선고처럼 무겁게 울렸다.도진은 벽에 기대어 헐떡이는 이안의 코앞까지 다가와 섰다.이안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멈추고 흠칫 몸을 움츠렸다. 도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기괴한 여유와 압도적인 기운에 짓눌려 버린 것이다."이안 작가님."도진이 고개를 숙여 이안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가져다 댔다."당신 같은 뒷골목 양아치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하나 있죠."나지막하게 속삭이는 도진의 목소리.이안의 몸이 경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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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구원자의 완벽한 품(1)

 쾅-.육중한 철문이 닫히고, 도어락이 잠기는 서늘한 기계음이 울렸다.삐빅, 철컥.그 소리는 마치 거대한 진공청소기가 집 안의 모든 소음을 빨아들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불과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철문을 부술 듯이 쾅쾅대던 소리도, 악에 받쳐 짐승처럼 울부짖던 이안의 끔찍한 쌍욕도 모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완벽한 정적.무덤 속 같은 고요가 거실에 무겁게 내려앉았다."……하아, 헉…… 흑……."거실 한가운데,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엎드려 있던 서아는 숨을 쉬지 못하고 있었다.양손으로 귀를 틀어막은 채 몸을 둥글게 말고 사시나무 떨듯 바들바들 떨었다.낮에 들이부었던 신경안정제와 수면제 기운이 아직 혈관을 떠돌고 있었지만, 극도의 공포가 약효를 완전히 짓눌러버렸다.'어, 어떻게 된 거지? 그 미친 새끼가 돌아간 건가? 도진 씨가 경찰을 불렀나? 아니면…… 도진 씨가 다 들은 건가? 내가 그 새끼랑 뒹굴었다는 그 더러운 소리들을, 내 남편이 다 들어버린 건가?'머릿속이 하얗게 타들어 갔다.이안이 밖에서 지껄였던 천박한 단어들이 환청처럼 귓가를 맴돌았다.내 침대. 다리를 벌려. 내 장난감."아, 아아…… 안 돼, 제발……."서아의 입술이 파랗게 질려 벌벌 떨렸다.그때였다.뚜벅. 뚜벅.현관 쪽에서 느릿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가죽 슬리퍼가 대리석 바닥에 닿으며 내는 그 일정한 마찰음.서아는 마치 사형 집행인의 발소리를 듣는 사형수처럼 몸을 흠칫 굳혔다."서아야."차분하고, 다정하고, 한없이 부드러운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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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구원자의 완벽한 품(2)

 서아는 체면도, 고상함도 모두 내던진 채 어린아이처럼 목놓아 울었다.눈물과 콧물이 뒤범벅되어 도진의 고급스러운 실크 가운을 엉망으로 적셨다."내가 잘못했어, 흐윽, 내가 다 잘못했어……! 진작에 당신한테 말했어야 했는데…… 흑! 당신이 걱정할까 봐…… 당신 귀찮게 하기 싫어서 나 혼자 해결하려고 했는데…… 엉엉…… 그 스토커 새끼가 집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어…… 미안해, 진짜 미안해 여보……."서아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토해냈다.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거짓말이 얼마나 가증스럽고 역겨운지 스스로도 알았다.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이 완벽한 구원자의 품에서 쫓겨나지 않으려면, 이 가짜 스토커 서사를 완벽한 진실로 굳혀야만 했다.도진은 허리를 끌어안고 발작하듯 오열하는 서아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자신의 가운을 찢어질 듯 부여잡은 서아의 손가락 관절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그녀의 눈물은 뜨거웠고, 그녀의 공포는 날것 그대로의 진짜였다.'아아.'도진은 속으로 나지막한 탄성을 내질렀다.'얼마나 완벽한 연극인가. 얼마나 눈물겨운 위선인가.'아내는 지금 자신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신(神)에게 구걸하고 있었다.자신이 싼 똥을 남편이 치워줬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들킬까 봐 벌벌 떠는 그 얄팍한 이기심.자신의 더러움을 남편의 성스러움으로 덮어버리려는 그 치졸한 방어기제.도진은 이 상황이 너무나도 즐거웠다.짜릿했다.자신이 만들어놓은 손바닥만 한 무대 위에서, 서아와 이안이라는 두 마리의 벌레가 피 터지게 싸우고 속이며 뒹구는 꼴이 예술 작품 그 자체였다."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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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타인의 뮤즈, 그 잔혹한 페이지(1)

 "흐읍…… 으응…… 도진 씨……."안방 침대 위.두꺼운 암막 커튼이 쳐진 어두운 방 안에서, 서아는 약 기운과 탈진으로 인해 거의 혼절하듯 잠들어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무의식은 여전히 끔찍한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듯했다. 식은땀에 젖은 몸을 뒤척이며, 서아는 끊임없이 도진의 이름을 부르며 앓는 소리를 냈다.침대 곁에 걸터앉은 도진은, 그 헐떡이는 숨소리를 BGM 삼아 조용히 서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그의 커다란 손이 서아의 뺨을 타고 흐른 눈물자국을 다정하게 닦아주었다."쉬이……. 괜찮아, 서아야. 다 끝났어. 아무도 널 해치지 못해."도진이 나지막하게 속삭이자, 기적처럼 서아의 찌푸려졌던 미간이 스르르 풀렸다.마치 신의 구원을 받은 어린양처럼, 서아는 도진의 체온이 닿은 뺨을 베개에 부비며 깊고 무거운 수마 속으로 빠져들었다.도진은 서아의 턱끝까지 구스 이불을 꼼꼼하게 덮어주었다.가장 자상하고 완벽한 남편의 의식.그 모든 행동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기계적으로 완벽했다.새근거리는 서아의 숨소리가 일정한 간격으로 방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완전히 잠들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도진의 얼굴에 희미하게 걸려 있던 다정한 미소가, 스위치가 꺼진 것처럼 일순간에 증발해 버렸다."……."표정을 지운 도진의 얼굴은 섬뜩할 정도로 차갑고 건조했다.그는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났다.그리고 방금 전까지 서아의 눈물을 닦아주었던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보았다.'더러워.'도진은 미간을 미세하게 찌푸렸다.아내의 눈물에서, 아내의 살결에서 그 천박한 길고양이 새끼의 냄새가 묻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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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타인의 뮤즈, 그 잔혹한 페이지(2)

 남편은 들개의 면전에 대고 지폐 몇 장을 던지며 다정하게 속삭였다.'내 아내가 길가의 오물에 잠시 호기심을 가졌나 보군. 하지만 어쩌나, 냄새가 배어서 역겨워졌다며 이제 그만 치워달라던데.'그 순간, 들개의 눈동자에서 끓어오르던 얄팍한 우월감은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타다다다닥-! 탁!도진은 글라스를 들어 남은 위스키를 마저 비웠다.짜릿했다.자신이 신이 된 것만 같았다.현실의 이안은 자신이 백서아를 지배하고, 백서아의 가정을 흔들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현실의 백서아는 자신이 거짓말로 남편을 속여 넘기고, 이 위기를 무사히 모면했다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그 두 마리의 벌레가 발버둥 치는 곳은, 강도진이라는 거대한 손바닥 위였다."이안."도진이 텅 빈 서재의 허공을 향해 그 싸구려 화가의 이름을 불렀다."네놈은 꽤 쓸만한 붓이었어. 내 아내의 그 위선적인 껍데기를 벗겨내는 데 아주 유용하게 쓰였지."도진은 의자에 깊숙이 등을 기대며 천장을 올려다보았다.이안이 흔들어대던 그 영롱한 다이아몬드 목걸이.그것을 보고 경악하던 서아의 하얗게 질린 얼굴."하지만 네 역할은 딱 여기까지야. 오물이 주제도 모르고 거실 바닥까지 기어 들어오면 곤란하거든. 넌 이제부터, 서아의 목을 조르는 보이지 않는 사슬이 되어야 해."도진은 다시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이제 소설은 중반부의 절정을 향해 치달아야 했다.위기를 넘겼다고 안도하는 여주인공에게, 결코 빠져나갈 수 없는 더 깊고 질척한 늪을 선사할 차례였다.『남편이 만들어준 안전한 요새.하지만 아내는 몰랐다. 자신이 스토커라고 명명해 버린 그 침입자가, 오히려 자신을 더 지독한 심연으로 끌고 들어갈 사냥꾼으로 돌변하리라는 것을.자신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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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숨 막히는 덫, 짐승의 목줄(1)

 끼기긱-.지하로 연결된 낡은 철제 계단을 밟을 때마다 기분 나쁜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서아는 코끝을 찌르는 곰팡내와 퀴퀴한 지하실 냄새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 냄새는 그녀에게 일상의 지루함을 깨부수는 '일탈의 향기'였다.최고급 디퓨저와 명품 향수 냄새에 질려있던 그녀에게, 이안의 작업실에서 나는 싸구려 테레빈유와 땀 냄새는 야성적이고 자극적인 최음제와도 같았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숨이 턱턱 막혀왔다.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계단을 내려가는 서아의 다리가 사시나무처럼 잘게 떨리고 있었다.[오후 2시까지 작업실로 안 튀어 오면, 갤러리로 간다.][네 남편이 그렇게 철석같이 믿는 완벽한 아내의 실체를 갤러리 VIP 사모님들한테도 싹 다 까발려줄 테니까. 알아서 해.]두 시간 전, 이안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였다.그 문자를 확인한 순간 서아는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을 느꼈다.도진의 집에서 쫓겨난 이후, 이안은 완전히 독이 오른 미친개가 되어버렸다.연락을 피하고 갤러리에 틀어박혀 어떻게든 상황을 무마하려 했지만, 저런 식의 협박 문자가 쏟아지자 서아는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다.달래야 한다.어떻게든 달래서, 돈을 쥐여주든 각서를 쓰게 하든 이 미친 새끼의 입을 막아야 했다.철컥.작업실 문고리를 잡고 안으로 들어선 순간."왔네. 내 완벽한 사모님."어둠 속에서 이안의 갈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아는 흠칫 놀라며 제자리에 멈춰 섰다.작업실 안은 난장판이었다.그리다 만 캔버스들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텅 빈 싸구려 소주병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굴러다녔다.이안은 구석에 놓인 낡은 소파에 삐딱하게 주저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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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숨 막히는 덫, 짐승의 목줄(2)

 풀썩-!"아악!"서아가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이안이 짐승처럼 서아의 몸 위로 올라타 그녀의 양손을 결박했다."어딜 도망가. 넌 이제 여기서 한 발짝도 못 나가.""살려줘…… 제발, 내가 돈 줄게. 네가 원하는 거 다 줄 테니까 제발 나 좀 놔줘, 이안아……."서아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처절한 애원이었다.하지만 이안은 서아의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아의 몸을 훑어내렸다.수백만 원짜리 에르메스 실크 블라우스, 단정한 H라인 스커트.가장 완벽하고 고상한 갤러리 관장의 껍데기."내가 원하는 거? 돈? 지랄하네."찌이익-!이안이 서아의 블라우스를 거칠게 양옆으로 찢어버렸다.고급스러운 실크 원단이 단추가 뜯겨 나가며 허무하게 벌어지고, 하얀 속살과 레이스 속옷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꺄아아아악!! 안 돼!! 하지 마!!"서아가 미친 듯이 발버둥 쳤지만, 이안의 무거운 체중이 그녀의 허리를 짓누르고 있어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왜 이래? 평소엔 이 침대 위에서 네가 먼저 옷 벗어 던졌잖아. 내 목덜미 핥으면서 짐승처럼 굴었던 년이, 이제 와서 사모님 행세야?""흐윽, 흐아앙…… 제발, 나한테 왜 이래…….""네가 자초한 거잖아. 네가 날 망상증 스토커로 만들었으니까, 진짜 스토커가 어떤 건지 제대로 보여줘야지."이안의 입술이 서아의 하얀 목덜미를 짐승처럼 물어뜯었다.부드러운 애무 따위는 없었다. 철저한 폭력이자, 소유권 주장이었다.서아의 피부에 붉은 멍자국이 얼룩처럼 번져갔다."소리 질러봐. 경찰 부를까?"이안이 서아의 귓가에 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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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기괴한 캔버스, 찢겨진 여신(1)

 싸늘한 한기가 뼛속까지 파고들었다."흐윽…… 으흑……."지하실 바닥에 내동팽이쳐진 낡은 매트리스 위.서아는 갈기갈기 찢겨나간 실크 블라우스 조각을 부여잡고, 몸을 둥글게 만 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조금 전까지 이안이라는 짐승에게 유린당한 육체는 곳곳이 붉은 멍과 잇자국으로 얼룩져 있었다.수치심과 공포, 그리고 하혈할 듯이 아랫배를 찢는 고통이 동시에 밀려왔다.'어떡해. 나 이제 어떡해…….'서아의 머릿속이 하얗게 점멸했다.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이 지옥 같은 구렁텅이에 어떻게 제 발로 걸어 들어왔는지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도진에게 이안을 '스토커'라고 거짓말을 해버린 그 순간부터, 그녀는 제 목에 스스로 개목줄을 채운 꼴이 되었다.이 곰팡내 나는 밀실에서 이안이 자신을 토막 내 죽인다 해도, 남편에게 살려달라고 소리칠 수조차 없는 완벽한 외통수.끼기긱-.그때, 작업실 한구석에서 날카로운 마찰음이 들려왔다.서아가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렸다.이안은 상의를 벗어 던진 채, 사람 키만 한 거대한 100호짜리 캔버스를 이젤 위에 거칠게 세팅하고 있었다.담배를 삐딱하게 물고 있는 그의 눈빛은 이미 이성을 잃은 광인의 그것이었다."일어나."이안이 팔레트 위에 두꺼운 유화 물감을 죽죽 짜내며 낮게 으르렁거렸다."……어?""못 들어? 일어나라고, 이 씨발년아."이안의 입에서 튀어나온 쌍욕에 서아는 어깨를 크게 움츠렸다.예전의 이안은 가난하고 거칠긴 했어도, 서아를 '뮤즈'라 부르며 맹목적인 애정을 바치던 남자였다.하지만 강도진에게 철저하게 짓밟히고 조롱당한 이후,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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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기괴한 캔버스, 찢겨진 여신(2)

 "근데 웃긴 게 뭔지 알아? 그 고상하신 갤러리 관장님이, 막상 내 침대 위에 올라가니까 세상 제일 천박한 창녀처럼 굴더라고.""……흐윽, 그만…… 그만해 제발…….""네 남편이 널 만질 때도 그렇게 허리를 돌려? 아니지? 그 새끼 앞에서는 세상에서 제일 조신하고 지고지순한 현모양처 코스프레를 하겠지!"이안의 눈동자가 광기로 번들거렸다.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자신을 철저히 조롱하던 강도진의 그 오만한 안경 너머의 눈빛만이 맴돌고 있었다.'내 아내가 길가의 오물에 잠시 호기심을 가졌나 보군.''역겨워졌다는 뜻이에요.'"강도진 그 개새끼가 날 오물 취급했어. 날 더러운 똥개 취급하면서 지폐 몇 장을 던졌다고!!"쾅-!이안이 주먹으로 이젤 기둥을 내리쳤다.서아가 흠칫 놀라며 어깨를 움츠렸다."근데 서아야. 그 잘난 네 남편이 널 얼마나 대단한 여자로 착각하고 있는지 몰라도, 내 눈엔 말이야."이안이 팔레트 나이프 끝으로 서아의 알몸을 쭉 훑으며 가리켰다."너나 나나 똑같은 시궁창이야. 아니, 넌 나보다 더 역겨운 위선자지. 겉으로는 명품으로 떡칠하고 성녀인 척하지만, 속은 발정 난 개새끼랑 다를 게 없으니까!"서아는 반박조차 하지 못하고 눈물만 뚝뚝 흘렸다.추웠다. 너무 추워서 턱관절이 제멋대로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자세를 고정하고 있는 허리와 허벅지 근육이 쥐가 날 것처럼 비명을 질러댔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움직이면 저 광기 어린 나이프가 자신의 얼굴로 날아올 것만 같았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창문 하나 없는 지하실이라 밖이 낮인지 밤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서아의 몸은 이제 감각조차 무뎌져, 자신이 살아서 숨을 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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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금이 가는 성벽, 오물의 흔적(1)

 징-. 징-.조용한 대리석 복도에 날카로운 진동음이 연신 울려 퍼졌다.서아는 세면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화장으로 겨우 감춘 왼쪽 뺨의 미세한 붓기와 지워지지 않는 눈 밑의 그늘.진동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스마트폰 액정 위로 뜨는 이름은 역시나 '권이안'이었다."하아……."서아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수신 거절 버튼을 눌렀다. 벌써 오늘만 열두 번째였다.이안의 집착은 날이 갈수록 대담해지다 못해 미쳐가고 있었다. 지하실에서 그 기괴한 누드화를 그리기 시작한 이후로, 그는 서아가 제 손안을 벗어나는 꼴을 단 일 분 일 초도 견디지 못했다.화장실 문을 열고 나가려던 찰나, 다시 한번 요란한 벨소리가 갤러리 정적을 깨뜨렸다. 서아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결국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받았다."제발 그만 좀 해! 나 지금 일하는 중이라고 했잖아!"벽에 등을 기댄 채 서아가 낮게 소리쳤다. 수화기 너머로 비죽거리는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일? 무슨 일? 그 잘난 사모님 장난감 놀이?"이안아, 제발…… 나 오후에 VIP 도슨트 일정이 있어. 이따 저녁에 갈 테니까……."내 알 바야? 당장 내 작업실로 튀어 오라고 했을 텐데. 30분 준다. 안 오면 내가 거기로 갈까? 네 남편이 사준 그 번지르르한 갤러리로?"너 미쳤어?! 여기 오면 진짜 가만 안 둘 거야!"가만 안 두면 어쩔 건데? 경찰에 신고라도 하게? 해봐, 씨발년아. 나도 아주 기대되니까."너……!"29분 남았다. 늦으면 네 그 단아한 얼굴에 물감 대신 뭘 들이부을지 나도 몰라.뚝.전화가 사정없이 끊겼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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