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남편 말입니다. 그는 분노하지 않아요. 질투도 안 해요. 아내가 더러운 진흙탕에서 뒹굴고 오면, 오히려 따뜻한 물로 씻겨주고 연고를 발라주죠. 그 위선! 그 숨 막히는 통제력! 아내가 스스로 미쳐버리게 만드는 그 정교한 설계! 대체 이런 캐릭터를 어떻게 구상하신 겁니까?"[글쎄요. 인간의 가장 바닥을 관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설계자가 되고 싶어지는 법이니까요.]"작가님, 저 지금 닭살 돋은 거 보이십니까? 아, 전화라서 안 보이겠구나. 작가님, 이건 그냥 대박이 아니에요."김 편집장은 주먹을 꽉 쥐고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이건 걸작입니다. 한국 문단에 영원히 남을 걸작이 될 거라고요! 정식 출간되는 순간 출판계와 평단이 뒤집힐 작품입니다! 당장 내일부터 마케팅팀 비상 걸겠습니다!"[칭찬이 과하십니다. 아직 1부일 뿐인데요. 2부는 훨씬 더 처참해질 겁니다.]"처, 처참해진다고요?"[네. 아내는 곧 자신이 발 딛고 있던 모든 것을 잃게 될 겁니다. 명예, 직장, 그리고 이성까지도요. 완벽한 붕괴가 기다리고 있죠.]도진의 목소리는 어떤 끔찍한 범죄를 예고하는 살인마처럼 차갑고 건조했다.하지만 김 편집장의 귀에는 그저 천재 작가의 미친 예술성으로만 들렸다."기대하겠습니다! 당장 다음 원고 내놓으라고 집 앞으로 쫓아가고 싶네요! 결말 원고가 오는 즉시 편집 일정에 넣겠습니다. 작가님,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 챙겨가면서 쓰십시오.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요! 우리 출판사의 보물이십니다, 진짜!"[감사합니다. 조만간 또 연락드리죠.]뚝.통화가 끊겼다.김 편집장은 스마트폰을 가슴에 품고 천장을 올려다보며 환희에 찬 신음을 흘렸다."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이런 괴물 같은 작가를 우리 출판사에 내려주셔서."그는 즉시 방문을 박차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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