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는 땟구정물이 흐르는 청재킷을 걸치고, 머리가 잔뜩 헝클어진 이안이 서 있었다. 그의 몸에서는 멀리서도 느껴질 만큼 매캐한 담배 냄새와 싸구려 소주 냄새가 진동했다."이, 이안아……."서아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설마 했는데, 이 미친 새끼가 진짜로 여길 기어들어 온 것이다.안내 데스크 직원들이 당황해 이안을 가로막았지만, 이안은 거칠게 그들을 밀쳐내며 서아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비켜! 새끼들아! 야, 백서아. 너 내 전화 왜 씹어? 내가 30분 안으로 오라고 했지?""저, 저기…… 누구시죠? 무슨 일로 이러시는 겁니까?"김 실장이 급히 앞을 가로막았지만, 이안은 안경 너머로 비죽 웃으며 서아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누구냐고? 나? 이 잘난 백 관장님이 아주 잘 아는 사람이지. 안 그래, 관장님?""이안 씨! 당장 나가세요! 여기는 개인 사유지이고, 지금 중요한 손님들과 미팅 중입니다!"서아는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심장이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VIP들 앞에서 무너질 수는 없었다.사모님들은 불쾌하고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이안과 서아를 번갈아 바라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어머, 이게 무슨 상스러운 일이야? 저 사람 누군데 백 관장 이름을 막 불러?""글쎄 말이야. 행색 좀 봐. 부랑자 같아. 미술관 관리가 왜 이 모양이지?"귀족 같은 사모님들의 따가운 시선과 속닥거림이 서아의 살을 깎아내는 것 같았다.이안은 사모님들의 반응에 코웃음을 치며, 서아의 턱밑까지 다가와 조롱하듯 속삭였다."손님? 아, 이 돈 많은 할망구들? 야, 백서아. 너 아주 고상한 척 대단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여기서 이러고 노느라 내 전화를 안 받으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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