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거짓말… 서아가 그럴 리가 없어….""거짓말? 네가 백서아라는 여자를 그렇게 몰라? 걔는 자기 명성, 돈, 갤러리, 그리고 '강도진의 아내'라는 타이틀 없이는 숨도 못 쉬는 여자야. 널 사랑해? 아니, 걘 그냥 일탈의 도구로 널 쓴 것뿐이야. 네가 젊고, 짐승 같고, 뒤탈 없을 것 같으니까 가지고 논 거지."도진은 이안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정확히 찾아내어 사정없이 난도질하고 있었다."네가 그렇게 자랑스럽게 그려낸 이 그림들. 서아가 이걸 보고 뭐라고 한 줄 알아?""…….""저 쓰레기 같은 거 당장 찢어버리자고 소리치더군. 자기를 이렇게 천박하게 그려놓은 너를 찢어 죽이고 싶다면서 말이야.""아, 아아아아-!!"이안이 괴성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그는 두 손으로 제 머리통을 감싸 쥐고 짐승처럼 울부짖었다."아니야! 서아는 나한테… 나한테 분명히 날 원한다고 했어! 네가 모르는 그 여자의 진짜 얼굴은 나만 안다고!""네가 안다고 착각하는 그 얼굴조차, 서아가 너한테 보여주기로 허락한 연극의 일부일 뿐이야."도진의 목소리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물리적인 폭력은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도진이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는 이안의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발기는 날카로운 메스와 같았다."너는 서아를 가졌다고 생각했겠지만, 결국 너도 서아의 위선에 놀아난 꼭두각시에 불과해. 그리고 지금 네가 싸질러 놓은 이 쓰레기 같은 그림들은, 네가 얼마나 어리석고 통제 불능인 짐승 새끼인지를 증명하는 영수증이고."도진이 천천히 걸음을 옮겨, 구석에 놓인 이안의 팔레트와 붓들이 담긴 통을 집어 들었다."아, 그리고 한 예술가로서 마지막 조언을 하나 할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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