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을 찌르는 지독한 테레빈유 냄새.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언제나 눅눅했지만, 오늘따라 유독 숨이 막혔다. 서아는 축축하게 땀이 밴 손바닥을 코트에 문질러 닦으며 철문 앞에 섰다.손끝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몇 시간 전, 이안은 바닥에 엎드린 서아의 애원에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녀를 작업실 밖으로 내쫓았고, 서아는 해가 완전히 진 뒤에야 한남동 저택으로 돌아왔다.그러나 밤 10시가 가까워졌을 무렵, 이안에게서 다시 문자가 도착했다.'안 오면, 내가 그 완벽한 집으로 갈게. 형이랑 같이 마실 와인이라도 사 들고.'첫 번째 애원에서 아무런 답도 얻지 못한 채 저택으로 돌아온 서아를, 한 시간 전 도착한 그 문자가 다시 이 지옥 같은 지하실로 끌어냈다. 도진이 서재에서 원고에 집중하고 있는 틈을 타, 도망치듯 빠져나와 택시에 올라타는 내내 서아의 심장은 터질 듯이 요동쳤다.끼기긱-.녹슨 철문을 열고 들어가자, 캄캄한 작업실 한가운데에 이안이 앉아 있었다.불조차 켜지 않은 어둠 속. 오직 창문 틈으로 새어 들어온 가로등 불빛만이 그의 실루엣을 기괴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는 이젤 앞에 앉아, 붓 대신 맨손으로 캔버스를 짓이기고 있었다."……이안아."서아의 목소리가 어둠 속으로 힘없이 떨어졌다.그제야 이안의 손이 멈췄다. 허공에 떠 있던 그의 손에서 붉은색 유화 물감이 핏방울처럼 뚝, 뚝 떨어져 바닥을 적셨다."왔어?"물기 하나 없는 건조한 음성. 평소 그녀를 향해 애타게 짖어대던 짐승 같은 열기는 온데간데없고, 소름 끼치도록 차분한 목소리였다. 이안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도진 형은? 자?""너… 진짜 미쳤어? 밤 열한 시에 거기로 오겠다는 둥,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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