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친절이라는 이름의 단두대(1)따뜻한 물줄기가 정수리를 타고 흘러내렸다.욕실 안은 짙은 수증기로 가득 차 있었다. 서아는 샤워기 아래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의 어깨를 벅벅 문질렀다.피부가 벌겋게 달아오르고 쓰라릴 정도였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이안의 거친 손길이 닿았던 허리, 그가 억세게 쥐었던 손목, 그리고 노골적으로 파고들었던 허벅지 안쪽까지.마치 피부 아래에 스며든 불결한 흔적을 도려내려는 사람처럼, 서아는 거친 타월로 온몸을 문질러댔다."하아… 아앗…."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이 터져 나왔다.샤워기 물소리에 묻힌 처절한 오열이었다.두 시간 전. 이안의 낡은 소파 위에서 헐떡이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구역질이 치밀었다.바닥에 뒹굴며 반지를 찾던 그 비참하고 추악했던 순간들.짐승처럼 자신의 몸을 탐하던 이안을 밀어내기는커녕, 들킬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질려 오히려 그에게 매달렸던 자신의 밑바닥.'쓰레기. 윤서아, 넌 진짜 쓰레기야.'수치심에 숨이 막혔다.하지만 서아를 더욱 미치게 만드는 것은, 거실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남편 도진의 존재였다."서아야. 다 씻었어?"불쑥, 욕실 문 너머로 도진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아는 흠칫 놀라며 급하게 울음을 삼켰다."어, 응! 다 씻었어. 금방 나갈게."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가다듬은 서아는 급하게 샤워기를 끄고 가운을 걸쳤다.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두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서아는 심호흡을 크게 내쉬며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보았다. 어색하고 기괴한 미소였다.달칵.욕실 문을 열고 나가자, 도진이 침대 끄트머리에 걸터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그는 서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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