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의 입에서 결국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늘 교양 있고 우아한 언어만 사용하던 그녀였다. 남편 도진 앞에서는 목소리 한 번 높인 적 없는 완벽한 아내였다.하지만 이 야만적인 남자 앞에서는 그녀가 평생에 걸쳐 만들어온 견고한 가면이 너무도 쉽게, 속수무책으로 박살 나고 있었다."그렇게 노려보지 마. 잡아먹고 싶어지니까."이안의 시선이 서아의 분노에 찬 눈동자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그녀의 붉은 입술에 머물렀다.농염하고 노골적인 시선. 시선만으로도 이미 옷이 벗겨지는 듯한 폭력적인 감각.서아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공포가 아니었다. 그것은 명백한 전율이었다."백서아."이안이 처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직함이 아닌, 오롯이 그녀라는 존재 자체를 부르는 서늘하고 묵직한 음성.이안이 빈손을 들어 올려 서아의 뺨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거친 굳은살이 하얗고 매끄러운 피부를 스치는 감각에 서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고상한 척, 완벽한 척 그만해. 역겨우니까."그의 입술이 서아의 귓바퀴에 닿을 듯 다가왔다."당신, 그 숨 막히는 진열장 안에서 벗어나고 싶어 미치겠잖아.""…….""나한테 전시 비즈니스 운운하면서 내 반경 안에 얼쩡거리는 거. 사실은 내 그림이 필요한 게 아니라……."이안이 서아의 손목을 쥔 손을 위로 들어 올리며, 그녀를 자신의 넓은 가슴팍에 완전히 밀착시켰다.뜨거운 심장 박동이 서아의 몸으로 고스란히 전도되었다."나한테, 철저하게 헤집어지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야?"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소리가 들렸다.서아는 숨을 쉬는 방법조차 잊어버린 사람처럼 굳어버렸다.정확했다. 자신조차 외면하고 억눌러왔던, 가장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던 시커먼 욕망.완벽한 남편, 완벽한 집, 완벽한 직장. 박제된 나비처럼 아름답지만 생명력이 거세된 삶에서 벗어나, 피 흘리고 찢기더라도 숨통을 트고 싶었던 그 지독한 갈증을.이 짐승 같은 남자가 단숨에 꿰뚫어 보고, 기어코 입 밖으로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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