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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뮤즈》全部章節:第 61 章 - 第 70 章

131 章節

제61화 선을 넘는 침입자, 도발의 서막(1)

제61화 선을 넘는 침입자, 도발의 서막(1)쏴아아아.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물줄기가 서아의 헐벗은 어깨를 때렸다.벌겋게 달아오른 피부 위로 물방울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지만,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타월을 문질렀다."하아…."숨이 턱턱 막혀왔다.어제 갤러리 지하 수장고에서 있었던 일이 자꾸만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어둡고 퀴퀴한 그곳에서, 짐승처럼 헐떡이며 이안의 목에 팔을 감았던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했다.'미쳤어. 백서아, 넌 진짜 단단히 미친 거야.'타월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피부가 벗겨질 것처럼 문질러댔지만, 이안이 남긴 그 축축하고 노골적인 감각은 도무지 씻겨 내려가지 않았다.오히려 피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낯선 열기가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것 같았다.탁.서아는 거칠게 수도꼭지를 잠그고 욕실 벽에 이마를 기댔다.두려웠다.자신이 쌓아 올린 완벽한 세계가 무너질까 봐 두려운 게 아니었다.그 더럽고 불결한 쾌락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어 하는 자신의 밑바닥이 너무나 두려웠다."여보, 씻었어?"욕실 문을 열고 나오자, 도진이 침대에 걸터앉아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었다.금테 안경 너머로 보이는 그의 눈빛은 언제나처럼 다정하고 평온했다."어… 일찍 깼네.""오늘 당신 갤러리 전시 마지막 날이잖아. 이안 작가 개인전, 대성공이라며?"도진의 입에서 '이안'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서아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그녀는 화장대 의자에 앉으며 애써 표정을 갈무리했다."응. 브이아이피들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좋았어. 걸어둔 작품은 거의 다 완판이야.""다행이네. 당신이 처음부터 발굴하고 밀어붙인 작가인데, 성과가 좋아서 나도 기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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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선을 넘는 침입자, 도발의 서막(2)

제62화 선을 넘는 침입자, 도발의 서막(2)서아는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저 미친놈이. 사람들 앞에서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기자는 그 말이 그저 예술가 특유의 은유인 줄 알고 감탄사를 내뱉었다."와, 철학적이네요! 역시 요즘 미술계가 가장 주목하는 괴물 신인답습니다."이안은 대답 대신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시며, 끝까지 서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마치 사냥감을 몰아붙이는 맹수 같은 눈빛.서아는 숨이 막혀와 황급히 시선을 피하고 관장실로 걸음을 옮겼다.쾅.관장실 문을 닫고 들어온 서아는 책상에 두 손을 짚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하아…."안전한 공간에 들어왔다는 안도감도 잠시.문이 다시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바로 '찰칵' 하고 도어록이 잠기는 소리가 이어졌다.서아가 기겁하며 뒤를 돌아보았다.이안이었다.그가 삐딱하게 선 채로 관장실 문에 기대어 그녀를 보고 있었다."너… 미쳤어? 여길 왜 들어와! 문 열어!""왜 그렇게 놀라? 누가 보면 내가 강도라도 되는 줄 알겠네."이안이 성큼성큼 걸어와 서아의 책상 위에 걸터앉았다.그의 긴 다리가 서아의 허벅지에 스칠 듯 말 듯 닿아있었다."나가. 사람들 다 밖에 있는데 지금 여기서 뭐 하는 짓이야.""전시 대박 났잖아. 관장이 작가한테 축하 인사 정도는 비공개로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까불지 말고 당장 나가. 나 지금 너랑 장난칠 기분 아니야."서아가 매섭게 노려보았지만, 이안은 콧방귀를 뀌며 그녀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서아가 고개를 틀어 피하려 했지만, 이안의 큰 손이 그녀의 턱을 억센 힘으로 잡아챘다."아! 놔!""장난? 백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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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완벽한 성벽, 걸어 들어온 침입자(1)

제63화 완벽한 성벽, 걸어 들어온 침입자(1)갤러리 로비에 감돌던 무거운 침묵을 깨트린 것은, 다름 아닌 도진의 유쾌한 웃음소리였다."하하하! 집밥이라뇨. 이거 참 신선한 제안입니다."도진이 잡고 있던 서아의 허리를 좀 더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며 이안을 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모욕감이나 불쾌함 따위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오직 손님을 환대하는 집주인의 너그럽고 인자한 미소만이 흐르고 있었다."여보, 들었어? 이안 작가님이 우리 집밥이 먹고 싶다시네. 당신이 평소에 작가님 예술 세계를 워낙 극찬하니까, 내심 우리 부부의 사적인 공간이 궁금하셨던 모양이야."서아는 목구멍이 바짝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숨이 막혀 당장이라도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지금 도진의 품에 안겨 있는 이 순간이, 마치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던져진 것만 같았다."여, 여보…… 그게 아니라. 이 작가님이 오늘 전시가 끝나서 기분이 좋으시니까 농담을 하신 거야. 우리가 갑자기 준비도 없이 어떻게 집으로 모셔……."서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수습하려 들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애원하듯 이안을 향해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제발 그 미친 입 좀 다물라고.하지만 이안은 오히려 보란 듯이 어깨를 으쓱하며 도진을 정면으로 응시했다."농담 아닌데요. 진짜로 가보고 싶어서요. 강도진 작가님처럼 성공한 문학가가 사는 집은 어떤지, 그리고…… 그런 완벽한 남편 옆에 있는 백서아 관장님의 진짜 일상은 어떤지."이안이 '진짜 일상'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말했다.그것은 도진의 면전에서 대놓고 서아와의 비밀을 들추어내려는 듯한, 잔인하고 노골적인 도발이었다.주변에 있던 스태프들은 두 남자의 기묘한 대치 상황에 마른침을 삼키며 눈치를 보았다. 갤러리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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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완벽한 성벽, 걸어 들어온 침입자(2)

제64화 완벽한 성벽, 걸어 들어온 침입자(2)토요일 오후. 강도진과 백서아의 대저택.서아는 이른 아침부터 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그녀는 평소 집안일을 도우미에게 전적으로 맡겼지만, 오늘만큼은 도우미를 일찍 퇴근시켰다. 이안과 도진, 그리고 자신.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그 끔찍한 현장을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아, 하아……."주방의 대리석 조리대 위에는 최고급 식재료들이 널려 있었다.메뉴는 정갈한 한식 코스 요리로 정했다. 자극적이지 않고, 품위 있으며,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와 고상함을 과시할 수 있는 완벽한 상차림이어야 했다.서아의 손길은 기괴할 정도로 강박적이었다.그릇의 각도를 맞추고, 투명한 크리스털 와인잔에 먼지 하나 묻지 않았는지 몇 번이고 불빛에 비추어 보았다."서아야, 너무 무리하는 것 같은데."어느새 다가왔는지 도진이 주방 입구에 서 있었다. 그는 흰색 셔츠의 소매를 단정하게 걷어 올린 차림이었다."아…… 손님 오시는데 대충 할 순 없잖아.""손님이라기보단 젊은 후배 예술가일 뿐인데, 당신이 너무 긴장한 것 같아서 그래. 손끝이 떨리네."도진이 다가와 서아의 손에서 행주를 빼앗아 들었다.그리고 그녀의 차가운 손을 감싸 쥐었다."음식은 이 정도면 완벽해. 당신은 나가서 옷 갈아입고 와. 손님 맞을 준비 해야지.""응…… 고마워, 여보."서아는 도진의 다정한 배려에 가슴이 저려왔다.이렇게 완벽한 남편을 두고, 나는 왜 그 괴물 같은 녀석에게 몸과 마음을 던졌을까. 서아는 안방으로 걸어가며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았다.단정하게 올린 머리, 우아한 연보라색 실크 블라우스.어디를 봐도 완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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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식탁 아래의 포식자(1)

제65화 식탁 아래의 포식자(1)도진의 말이 끝나자, 다이닝 룸에는 숨소리조차 내기 힘들 만큼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벽에 걸린 괘종시계의 초침 소리만이 규칙적으로 방 안을 채웠다.똑. 탁. 똑. 탁.서아는 손바닥에 축축하게 배어나는 식은땀을 느꼈다.그녀는 제 앞에 놓인 와인잔을 으스러지게 움켜쥐었다.'다 알고 있는 거야? 아니야, 그럴 리 없어. 그냥 소설 얘기잖아.'머릿속에서 두 가지 생각이 미친 듯이 싸우고 있었다.정면을 바라보자, 이안의 얼굴이 보였다.늘 여유롭고 오만하던 이안의 눈동자도 아주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도진이 던진 말의 무게가 그에게도 결코 가볍지 않았던 것이다.도진은 두 사람의 굳어버린 표정을 아주 느긋하게 감상했다.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앞에 놓인 에피타이저 접시를 앞으로 당겼다."어라, 두 분 다 왜 이렇게 얼어붙으셨습니까? 제가 너무 소름 끼치는 반전 이야기를 꺼냈나 보네요."도진이 부드럽게 웃으며 안경을 고쳐 썼다."이래 봬도 대중들이 제 스릴러 소설에서 가장 열광하는 장치가 바로 이런 부분이라서 말입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를 관찰하고 있다는 공포.""……재미있는 발상이네요, 강 작가님."이안이 먼저 침묵을 깨뜨렸다.그는 이내 특유의 삐딱한 미소를 되찾으며 와인잔을 흔들었다."하지만 현실은 소설과 다르죠. 아무리 머리 좋은 남편이라도, 눈앞에서 아내가 딴 사내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진짜로 다 알 수는 없으니까요."이안이 도진을 정면으로 도발했다.자신의 흔들림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오히려 더 날카롭게 발톱을 드러낸 것이다."그렇습니까?"도진이 생글생글 웃으며 대꾸했다."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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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식탁 아래의 포식자(2)

제66화 식탁 아래의 포식자(2)심장이 흉곽을 뚫고 나올 것처럼 쿵쾅거렸다.바로 옆에는 남편 강도진이 앉아 있었다.조금만 고개를 숙여 식탁 아래를 보거나, 다리를 뻗으면 당장이라도 알아챌 수 있는 거리였다.그 완벽한 이성의 공간 바로 아래에서, 자신을 더럽혔던 사내의 거친 발길질이 이어지고 있었다.공포가 온몸의 털을두루 곤두세웠다.만약 여기서 들킨다면 자신의 인생은 끝이었다. 사회적 매장, 부와 명예의 상실, 그리고 도진에게 당할 끔찍한 파멸.그런데 이상했다.그 압도적인 공포의 틈새로, 기묘한 전율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남편의 눈을 속이고 있다는 짜릿함.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가장 위험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는 불결한 해방감.수장고에서 느꼈던 그 이성을 마비시키는 쾌락의 기억이, 이안의 뜨거운 체온을 타고 다시금 그녀의 척추를 타고 흘러내렸다."이안 작가님, 이 고기 좀 들어보시죠. 우리 아내가 특별히 엄선한 한우입니다."도진이 이안에게 음식을 권하며 말했다."아, 감사합니다. 고기가 아주 연해 보이네요. 관장님이 손맛이 좋으신가 봅니다."이안이 넉살 좋게 대답하며, 식탁 아래에서는 더 과감하게 움직였다.그는 구두를 슬쩍 벗어 던졌다.그리고 양말을 신은 발바닥으로 서아의 발목을 부드럽게 쓸어 올리기 시작했다.단단한 발가락 끝이 서아의 얇은 실크 스타킹 표면을 긁으며 종아리 쪽으로 올라왔다.거칠고 뜨거운 감각이 피부에 선명하게 와닿았다."흐읏……."서아는 주먹을 꽉 쥐었다.몸이 바르르 떨렸다.이안은 서아의 반응을 즐기듯, 발가락에 힘을 주어 그녀의 발목 안쪽 연한 살을 지긋이 압박했다.'하지 마…… 제발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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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식탁 아래의 진실, 그리고 관망하는 자(1)

제67화 식탁 아래의 진실, 그리고 관망하는 자(1)쨍그랑-!다이닝 룸의 정적을 산산조각 내는 파열음이 울려 퍼졌다.크리스털 와인잔이 하얀 대리석 바닥에 부딪혀 수십, 수백 개의 날카로운 파편으로 흩어졌다.핏빛처럼 붉은 빈티지 와인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앗……!"서아가 짧은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녀의 얼굴은 핏기가 가셔 창백하다 못해 투명해 보였다.최고급 연보라색 실크 블라우스 자락과 얇은 스타킹을 신은 종아리에 붉은 와인 방울이 점점이 얼룩져 있었다.그것은 마치 흰 캔버스에 무참히 뿌려진 핏자국 같았다."어머, 어떡해……. 내가 미쳤나 봐. 손이, 손이 갑자기 미끄러져서……."서아는 혼비백산하여 더듬거렸다.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심장이 비정상적인 속도로 쿵쾅거려 가슴뼈가 부서질 것만 같았다.식탁 아래에서 자신의 발목을 진득하게 쓰다듬던 이안의 발가락.그 소름 끼치는 감각이 아직도 피부에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그 끔찍한 쾌락과 공포가 뒤섞인 자극 때문에 컵을 놓쳤다는 사실을, 도진이 눈치챘을까?서아는 사시나무 떨듯 떨리는 눈동자로 도진을 바라보았다.하지만 도진은 식탁 상석에 앉아 단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그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바닥에 쏟아진 붉은 액체와 파편들, 그리고 사색이 된 아내를 번갈아 내려다볼 뿐이었다."다친 데는 없어?"도진의 목소리는 평온했다.아니, 평온하다 못해 기괴할 정도로 건조했다.마치 유리잔이 깨질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어? 어, 응. 나는 안 다쳤어. 미안해 여보. 내가 치울게. 내가 당장 치울게…&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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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식탁 아래의 진실, 그리고 관망하는 자(2)

제68화 식탁 아래의 진실, 그리고 관망하는 자(2)"다행이네요. 크리스털은 깨지면 파편이 워낙 날카로워서 다루기 까다롭거든요. 자칫 잘못 만지면 깊게 베여서 피를 보게 되죠."도진의 말이 서늘하게 공기를 갈랐다."마치 사람의 관계처럼 말입니다. 아름답고 투명할 때는 좋지만, 한 번 금이 가고 깨어지면 그 날카로운 단면이 결국 서로를 찌르고 상처 입히죠. 한 방울의 피로 끝나면 다행인데, 아주 과다출혈로 죽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니까요."도진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바닥에 쪼그려 앉은 서아와 이안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저벅. 저벅.고급 실내화가 대리석 바닥에 닿는 소리가 서아의 고막을 때렸다.서아는 숨을 죽인 채 몸을 잔뜩 움츠렸다.도진의 구두 코가 서아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여, 여보…… 거의 다 치웠어……."서아가 식은땀을 흘리며 올려다보았다.도진이 허리를 숙여 바닥에 널브러진 붉은 냅킨 하나를 집어 들었다. 와인에 흠뻑 젖어 마치 피를 머금은 듯한 냅킨이었다."서아야.""응…….""많이 놀란 것 같은데, 얼굴이 백지장이야."도진이 서아의 창백한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그의 손길은 더없이 다정하고 따뜻했지만, 서아는 그 체온이 한겨울의 얼음장보다 더 끔찍하게 느껴졌다."이안 작가님 말대로, 당신은 이만 일어나. 옷도 다 젖었잖아. 올라가서 씻고 갈아입고 와.""그래도…… 손님이 계시는데…….""괜찮아. 나머진 내가 할 테니까."도진이 서아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일으켜 세웠다.다리에 힘이 풀린 서아는 비틀거리며 겨우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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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완벽한 타자수, 그리고 관음증적 희열(1)

육중한 마호가니 원목 문이 소리 없이 닫혔다.저택 2층, 저물어가는 밤의 고요함이 완벽하게 차단된 도진의 서재.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에서는 오래된 종이 냄새가 났고, 은은한 스탠드 조명만이 책상 위를 비추고 있었다.도진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 내리며 크리스털 글라스에 짙은 호박색 위스키를 따랐다.얼음이 유리잔에 부딪히며 내는 '달그락' 소리가 유난히 경쾌하게 들렸다."하아……."위스키를 한 모금 머금은 도진의 입술 사이로 뜨거운 숨결이 새어 나왔다.분노? 배신감? 질투?아니, 지금 그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감정은 그런 1차원적이고 짐승 같은 감정이 아니었다.그것은 순수한 환희.그리고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끓어오르는 창작의 아드레날린이었다.도진은 책상 앞, 푹신한 가죽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그의 손가락이 검은색 최고급 기계식 키보드 위를 피아노 건반처럼 가볍게 스쳤다.모니터 화면보호기가 해제되면서, 암호가 걸려 있는 숨김 폴더 하나가 나타났다.[2026_Muse_Project_Record]딸깍. 딸깍.도진이 마우스를 두 번 클릭하자, 검은색 바탕의 전용 뷰어 프로그램이 실행되었다.화면은 4분할로 나뉘어 있었다.저택의 거실, 현관, 정원 뒤편, 그리고…… 방금 전까지 세 사람이 앉아 있었던 1층 다이닝 룸.도진은 다이닝 룸의 영상을 더블 클릭하여 전체 화면으로 띄웠다.그리고 타임라인을 30분 전으로 되돌렸다."관장님, 가만히 계세요. 다치십니다."스피커를 통해 이안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도진은 영상의 배속을 늦추고, 각도를 조절했다.그의 다이닝 룸에 설치된 카메라는 방범용이 아니었다. 철저하게 피사체의 사각지대를 포착하기 위해 도진이 직접 설계하고 은밀하게 설치한 소형 카메라들이었다.그중 하나는 식탁 아래, 사람들의 하반신을 비추는 앵글을 잡고 있었다."어디 보자……. 우리의 오만한 불청객이 언제부터 발정 난 개처럼 굴었는지."도진이 턱을 괸 채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모니터 속 흑백 화면 안에서, 이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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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완벽한 타자수, 그리고 관음증적 희열(2)

도진은 모니터에 떠오른 빽빽한 글자들을 쓰다듬듯 바라보며 중얼거렸다."너의 그 천박한 본능과 고상한 척하는 위선 사이의 간극. 그게 바로 나를 미치게 하는 예술이야. 더, 더 발버둥 쳐봐. 이안이라는 덫에 단단히 걸려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내가 만들어준 이 안락한 둥지를 포기하지 못해 썩어가는 네 모습을 보여달란 말이야."도진의 입꼬리가 귀밑까지 찢어질 듯 올라갔다.그의 소설 진도는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으로 나가고 있었다. 며칠째 막혀 있던 중반부의 플롯이, 오늘 밤 서아와 이안이 보여준 퍼포먼스 덕분에 완벽하게 뚫려버린 것이다.같은 시각.저택 2층 복도 끝에 위치한 서아의 안방."하아…… 하아……."서아는 숨을 몰아쉬며 화장대 의자에 주저앉아 있었다.샤워를 하고 나왔지만, 피부에 들러붙은 이안의 체취가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것 같았다.그녀는 샤워 가운의 깃을 꽉 여미고 초조하게 손톱을 물어뜯었다.징- 징-침대 위에 던져둔 스마트폰이 신경질적으로 진동했다.서아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전화를 낚아챘다.발신자는 볼 것도 없이 '이안'이었다.[나와. 정원 구석 벤치. 5분 준다.] (오후 11:15)서아의 심장이 바닥으로 쿵 떨어졌다.이 미친놈이 기어코 아직까지 가지 않고 집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던 것이다.서아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황급히 답장을 쳤다.[미쳤어? 당장 돌아가. 남편 아직 안 자고 서재에 있단 말이야!] (오후 11:16)문자를 보내자마자 1이 사라지며 답장이 날아왔다.[안 자면 더 좋지. 안 나오면 내가 지금 그 완벽한 남편 서재 문 두드리고 인사할까? 아까 다이닝 룸 바닥에서 당신 아내 다리가 참 부드러웠다고.] (오후 11:16)[3분 남았어. 카운트다운 시작.] (오후 11:17)"미친 새끼…… 제정신이 아니야……."서아의 눈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가슴이 턱턱 막혀왔다.도진에게 모든 걸 들킬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와, 자신의 커리어와 명성이 하루아침에 시궁창에 처박힐 것이라는 절망감이 그녀의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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