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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مؤلف: 굿
사흘 뒤는 유시연이 입궁한 이후 처음 맞는 생일이었다. 이형주는 이를 기념하여 성대한 연회를 베풀었다. 조정의 대신들과 그 가족들까지 모두 초대된 자리로, 사실상 궁중의 큰 행사와 다름없었다. 비록 황후의 품계는 아니었으나 그녀가 받는 대접은 이미 황후 그 이상이었다.

나는 연회가 탈 없이 진행되기를 바라며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고, 그것이 무고한 궁녀들에게까지 화가 번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연회가 시작되기 전, 유시연을 모시러 가던 길에 나는 그녀가 부모와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시연아, 아비는 폐하께서 너를 이토록 애지중지하는 이유가, 과거 폐하가 벌을 받을 때 네가 겉옷을 덮어주었기 때문이라 들었다. 그때 폐하는 그저 총애받지 못하던 황자였을 뿐인데... 설마 그때부터 폐하가 보위에 오를 것을 내다본 것이냐?”

유시연은 가볍게 웃어넘겼다.

“아버지, 너무 과찬이십니다. 당시에는 저도 전혀 몰랐어요. 그저 공주들과 술을 마시다 겉옷에 얼룩이 묻어 더는 입기 싫어 대충 던져버린 것뿐입니다. 그런데 폐하께서 제 행동을 그리 착각하실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유시연의 아버지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다급히 일러두었다.

“그렇다면 그 일은 절대 폐하께서 알게 해서는 안 된다.”

“물론이지요. 그 비밀은 평생 무덤까지 가지고 갈 겁니다.”

문밖에서 모든 이야기를 들은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나 자신이 우습고, 이형주가 참으로 가여웠다. 그가 유시연을 사랑하게 된 이유가 결국은 허망한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니...

그때 안에서 인기척을 느꼈는지 서늘한 목소리가 문밖을 향해 날아들었다.

“밖에 누구냐!”

나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애써 감추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연회가 시작되고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이 흘러가던 중이었다.

유시연이 이형주에게 술을 올리려 자리에서 일어나던 순간,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연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형주는 모든 것을 잃은 듯한 공포에 사로잡혀 그녀에게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그가 이토록 처절하게 무너지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피바람이 몰아치던 왕위 쟁탈전 속에서도, 제 목숨이 경각에 달렸을 때조차 그는 평정을 잃지 않았다.

과거 이형주는 자신이 왕이 될 몸이니 희로애락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고, 절대 남에게 약점을 내보이지 않겠다 다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 수많은 대신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의 유일한 약점은 여지없이 드러나고 말았다.

궁 안의 모든 어의가 불려 와 유시연의 침상을 겹겹이 에워쌌다. 이형주는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은 채 그녀의 창백한 손을 꽉 쥐고 있었다.

“시연이가 대체 왜 이러는 것이냐! 어서 고하지 못할까!”

방 안 가득 엎드려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던 어의들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폐하, 마마께서는 맹독에 중독되셨습니다. 이 독은 반드시 심혈을 약재로 써야만 해독할 수 있는 희귀한 독입니다!”

그 말을 들은 이형주는 일말의 주저도 없이 자신의 심장을 내어줄 기세였다. 어의들과 내관들이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그를 막아서며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

“폐하, 아니 되옵니다! 만승의 몸이시니 결코 옥체에 손상을 입히셔서는 아니 되옵니다!”

“폐하, 반드시 독을 탄 자의 심혈이어야만 해독할 수 있습니다! 지금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범인을 잡아내는 것입니다!”

등줄기에 서늘한 기운이 스쳤다. 불안한 예감이 현실이 되어 내게로 쏟아졌다. 고개를 들자, 이형주의 품에 안겨 가쁜 숨을 몰아쉬던 유시연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방금... 명월이가 건넨 차를 마셨는데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복통이 밀려왔습니다.”

모든 것이 나를 겨냥한 정교한 덫이었다. 연회가 시작된 이후로 나는 그녀에게 그 어떤 음식도 건넨 적이 없었다. 그녀는 내가 문밖에서 나눈 대화를 엿들었다는 사실을 눈치챈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미리 어의들과 입을 맞추고, 나를 범인으로 몰아 후환을 없애려는 흉계를 꾸민 것이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일까...’

나는 이 일을 이형주에게 고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지금 내 입에서 어떤 진실이 나온들 그가 믿어줄 리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나는 바닥에 머리를 짓이기듯 조아리며 그에게 간절히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

“폐하, 연회가 시작된 후로 저는 마마께 그 어떤 음식도 올린 적이 없습니다. 대전에 있는 궁녀들을 모두 불러 문초하시면, 곧 진실이 밝혀질 것입니다.”

이형주는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마치 거대한 선택의 기로에 선 듯 그의 눈동자에 짙은 갈등이 스쳤다.

그때 유시연이 다시 한번 처절하게 피를 토하며 그의 소매를 붉게 물들였다.

눈앞에 펼쳐진 선혈의 붉은빛을 보는 순간, 그의 눈동자에 남아 있던 이성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저 계집을 붙잡아 피를 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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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월에 비친 눈물   제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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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월에 비친 눈물   제2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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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월에 비친 눈물   제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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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월에 비친 눈물   제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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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월에 비친 눈물   제20화

    눈앞의 절경에 취해 있던 찰나, 진현무가 갑자기 주위를 경계하며 말했다."조심하십시오. 근처에 누군가 있습니다."그 말에 나는 진현무의 곁으로 바짝 다가섰다. 그때 웅성거리는 덤불 속에서 소복을 입은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백발이 성성한 노인은 나이가 무색할 만큼 기운이 정정했고, 눈빛에는 깊은 지혜가 서려 있었다. 노인은 우리를 가만히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두 젊은이, 놀라지 마십시오. 저는 해를 끼치려는게 아닙니다."진현무는 나를 등 뒤로 감싸안으며 물었다."어르신은 누구십니까? 어찌하여 이런 깊은 산중에 계신 겁니까?"노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저는 이 산에 은거한 지 수십 년이 된 사람입니다. 오늘 두 사람이 이곳에 들어온 것을 보고 나와 보았는데, 기색을 보아하니 보통 풍파를 겪은 것이 아닌 듯싶군요.”나와 진현무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잠시 망설인 끝에, 우리는 유씨 가문의 악행과 현재 우리가 처한 위급한 상황을 간략히 털어놓았다.우리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노인의 안색이 서서히 굳어졌다."유씨 가문의 작태는 실로 이 나라의 기둥을 갉아먹는 좀벌레와 같지요. 정의를 위해 그 험난한 길을 마다하지 않는 그대들의 용기가 참으로 가륵합니다."말을 마친 노인은 품 안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빛바랜 고서 한 권을 꺼내 진현무에게 건넸다.“이것은 제가 오래전 우연히 얻은 책입니다. 군사를 운용하는 법과 진법, 그리고 정교한 병기를 만드는 방법까지 기록되어 있지요. 유씨 가문이 군세를 키우며 병력을 훈련시키고 있다 하니, 필시 그와 관련된 많은 비밀을 감추고 있을 것입니다. 부디 이 책이 유씨 가문의 악행을 밝혀내고, 그들을 무너뜨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진현무가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고서를 받아들며 고개를 숙였다."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노인과 작별한 후, 나와 진현무는 서둘러 하산길에 올랐다. 길을 재촉하는 와중에 틈틈이 고서를 살펴보니, 그 안에 담긴 계

  • 명월에 비친 눈물   제19화

    나와 진현무는 마을에 머물던 중, 유씨 가문이 무려 삼천 명에 달하는 병사를 은밀히 이동시켰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들이 현재 진을 치고 머무는 곳은 자죽산이라 했다.그 소식을 들은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자죽산은 지세가 워낙 험준하여 공격하기는 어렵고 방어하기에는 더없이 유리한 곳이었다. 유씨 가문이 병력을 그곳으로 옮겼다는 것은, 이미 반역을 위한 치밀한 대비를 끝마쳤다는 뜻이다.하지만 이는 우리가 유씨 가문을 단번에 몰락시킬 결정적인 반역의 죄증을 찾아낼 수도 있다는 유일한 희망이기도 했다.“이번 길은 필시 죽음을 넘나드는 험난한 여정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유씨 가문의 뿌리를 완전히 뽑아낼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나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저는 조금도 두렵지 않습니다. 백성들의 피땀을 착취해 온 유씨 가문을 무너뜨리고 당신의 짐을 나눌 수만 있다면, 저는 지옥 끝까지라도 함께하겠습니다.”우리는 행장을 꾸려 즉시 자죽산을 향해 떠났다. 가파른 산길은 험악했고 숲은 칼날처럼 우거져 한 걸음 한 걸음이 고난의 연속이었으나, 우리의 마음속에 품은 신념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마침내 자죽산 깊은 자락에 도착했을 때, 사방에는 유씨 가문의 병사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숲 곳곳을 촘촘히 오가는 병사들의 모습에, 우리는 숨을 죽인 채 풀숲에 몸을 웅크리고 틈을 엿보았다.이윽고 짙은 밤의 장막이 산천을 뒤덮자, 우리는 샛길을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그때, 저 멀리 앞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진현무는 재빨리 내 어깨를 끌어당겨 우거진 덤불 뒤로 숨겼다.횃불을 든 병사 무리가 우리가 숨은 덤불 바로 앞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자네도 들었나? 유씨 가문이 이번에 큰 곤경에 빠진 모양이 걸세. 결정적인 증거를 누군가에게 잡히는 바람에, 대감께서 요새 밤낮으로 안절부절못하신다더군.”“쯧쯧, 우리 같은 일개 병사들이야 알 바 아니지. 위에서 목숨 걸고 지키라 하니 지킬 뿐, 괜히 헛소문 퍼뜨리다 목이나 날아가지 말게나.”나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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