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다가온 그가 유리의 이마에 이마를 맞댔다.처음이었다. 서로의 숨결이 닿은 밤.그날 밤, 모든 불안이 고요히 서로의 손등에 내려앉았다.동이 틀 듯 흐릿한 새벽, 서인국의 집무실 안.그는 신문을 내려놓았다.[조유리, 오늘 증언 출석]손끝이 유리잔을 두드렸다.“이우.”그는 낮게 중얼거렸다.“어디까지 갈 건지, 보여줘 봐라.”그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얼음장처럼 날카로웠다.아침이었다. 햇살은 맑았지만, 공기는 싸늘했다.유리는 거울 앞에 섰다.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거울 속 자신과 눈을 맞췄다.오늘, 언니의 이름을 말하는 날.손끝이 떨리지는 않았다.그 대신, 가슴 아래쪽에서 얇은 긴장감이 서서히 번지고 있었다.법정 앞, 기자들이 몰려 있었다.셔터 소리, 마이크 끝의 질문들.“조유리 씨, 증언 맞습니까?”“회장님과 어떤 관계입니까?”유리는 눈을 감았다 뜨며 한 걸음씩 걸었다.그 순간, 누군가의 그림자가 곁에 맞춰 걸었다.이우였다.그는 아무 말 없이 유리의 속도를 따라 걸었다.그림자가 나란히 늘어섰다.법정 안, 공기가 무거웠다.재판장이 들어오고, 증인 호출이 울렸다.“조유리 증인.”유리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손끝이 서늘했고, 입안이 마르기 시작했다.걸어 들어가는 동안, 유리는 속으로 한 사람의 이름을 되뇌었다.언니, 조유진.증언대에 섰을 때, 유리는 잠깐 고개를 들었다.방청석에 이우가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것만으로, 호흡이 고르게 돌아왔다.“증언을 시작하세요.”유리는 입을 열었다.처음 몇 초는,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하지만 이내, 낮고 분명한 목소리가 공간을 채웠다.“조유진. 제 언니의 이름입니다.”순간, 법정 안의 공기가 아주 짧게 떨렸다.“그날, 그 이름은 기록에서 지워졌습니다. 오늘 저는, 그 이름을 기록으로 돌려놓기 위해 왔습니다.”유리는 손끝을 가볍게 쥐었다.마지막 한 문장은, 조용히 삼켜지듯 흘러나왔다.“제 이름은, 조유리입니다.”법정
Terakhir Diperbarui : 2026-07-26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