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레 달이 반을 채우고 떠 있었다.불탄 수장고의 뼈대 위로 그 달빛이 내려, 재와 그을음을 은회색으로 씻어 놓았다. 낮 동안 별저는 분주했다. 남궁완은 본가로 파발을 세 번 띄웠고, 간수문의 서리가 두 번 다녀갔고, 한겸은 어깨를 동인 채로도 명부와 문서를 오가며 세 집 사이의 다리 노릇을 했다. 세가의 명분과 집법당의 법과 붉은 달의 원한이 한 장부에 적히는, 어제까지는 없던 판이 짜이고 있었다.저녁상 곁에서 남궁완이 판의 그림을 마저 그렸다. 세가의 사병이 별저 둘레에 늘고, 집법당의 눈이 물길목마다 앉고, 보름밤에는 그 모두가 한 그물이 된다. "거두러 오라죠. 그물 한가운데로." 부채 끝이 상을 가볍게 짚었다. 그 말이 미더우면서도, 운설은 협곡과 물마당과 빈 볼모 집을 차례로 떠올렸다. 저들의 그물은 번번이 대월의 걸음보다 반 박자 늦었다. 이번 그물이 다르려면, 반 박자를 어디서 벌어 와야 하는가 — 답은 아직 아무에게도 없었다.밤이 되어서야 별저는 숨을 죽였다.운설은 불탄 후원을 혼자 걷다가, 뼈대만 남은 수장고 그늘에서 그를 만났다. 우연이라기에는 두 사람 다 잠들지 못한 밤이 잦았다."어깨는 좀 어떻답니까." 그가 물었다. 물어 놓고, 제 말이 마음에 안 드는 낯을 했다. "감찰 말이오.""사흘은 침을 맞아야 합니다. 오늘도 두 대 놓았고요.""두 대라." 그는 달을 한 번 보고, 재 위에 눈을 두었다. "앞으로 몇 대나 더 남았소."운설은 그 물음의 결을 알아듣고 걸음을 멈췄다. 침의 셈을 묻는 목소리라기에는, 세상에서 제일 옹졸한 셈을 하다가 들킨 사람의 것에 가까웠다. 달빛에 비친 그의 귀가 붉었다."방금 그 말은," 그가 먼저 항복했다. "잊어 주시오. 칼을 대신 받은 사람에게 할 셈이 아니오. 한데 그대의 손이 그자의 어깨에 얹히는 걸 볼 때마다 — 속에서 좁쌀만 한 것이 자꾸 일어서서.""좁쌀이요.""좁쌀이오. 검신 체면에 콩알이라고는 못 하겠고."운설은 웃음이 터졌다. 불탄 마당에서, 통첩의 달 아래에서,
Last Updated : 2026-07-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