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식게 두는 것이 좋았다. 간수문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마셨다.더운 것을 더운 채로 삼키는 자는 혀를 데고, 혀를 덴 자는 말이 급해진다. 급한 말이 사람을 몇이나 죽이는지, 집법당에서 마흔 해를 보낸 노인은 잘 알았다. 그래서 그는 찻잔에서 김이 다 오르기를 기다렸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검신이 들어섰다. 흰 등롱의 사자를 따라, 검도 없이, 빈 손목으로."닷새 만에 뵙는군." 간수문이 자리를 권했다. "앉으시게. 차가 알맞게 식었네."선우현은 앉지 않았다. "낭독을 막으려 부르셨소.""막다니." 노인은 서운한 낯을 지었다. 반쯤은 진심이었다. "청하려 불렀네. 읽어 주시게. 내일, 단 위에서, 원본 그대로. 한 자도 빼지 말고 — 한 자도 보태지 말고."젊은 눈에 경계가 지나가는 것을 노인은 즐겁게 보았다. 목숨을 걸고 빼앗으러 온 것을 상이 먼저 내어 주면, 뺏으러 온 자는 제 손부터 의심하는 법이다. 간수문은 곁의 함을 끌어당겨 봉인을 보였다. 열두 줄이 든 책이 그 안에 있었다. 십팔 년 동안 세 명의 당주만 봉인을 만졌고, 그중 둘은 이미 흙 속이었다."다만 하나 청이 더 있네." 노인이 말했다. "열두 줄을 다 읽거든 — 마지막 장까지 넘겨 주시게.""마지막 장에 무엇이 있소.""읽으면 아네."검신은 오래 노인을 보았다. 그 눈이 무엇을 재고 있는지 노인은 알았고, 재어 봐야 답이 안 나온다는 것도 알았다. 젊은 사람은 결국 제가 하려던 일을 남이 허락해 준 것뿐이라고 셈을 접을 것이다. 그 셈이 틀린 자리가 어디인지는, 내일 단 위에서 알게 될 것이고.검신이 나간 뒤, 노인은 함 곁의 다른 서류를 들었다. 검신 선우현이 실성하였음을 증언하는 문서였다. 의원의 소견이 갖춰졌고, 증인 아홉의 수결이 이미 받아져 있었다. 인수를 눈밭에 버린 일, 반역의 무리와 어울린 일, 그리고 내일 단 위에서 하게 될 말들. 노인은 문서를 함 곁에 나란히 두었다. 참말은 미친 자의 입에 담겼을 때 가장 쓸모가 있었다. 거기까지
Last Updated : 2026-07-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