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이 무대를 통째로 삼켜 갔다.단을 얹은 배 여남은 척은 밧줄이 끊긴 채 한 덩어리로 묶여, 커다란 뗏목이 되어 떠내려갔다. 불은 강이 그것을 물목 밖으로 밀어내며 낮게 으르렁댔고, 강안의 소란은 벌써 딴 세상의 소리처럼 멀었다. 그리고 낯 검은 거룻배 둘이, 헤엄치는 짐승처럼 그 뗏목의 옆구리에 바짝 붙었다.갈고리가 뱃전을 물었다."숙여."경어가 아니었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나온 말. 그 말과 함께 선우현의 팔이 운설의 허리를 감아 당겼고, 두 사람은 쓰러진 함거 뒤로 함께 굴렀다. 방금까지 그녀의 목이 있던 자리를 쇠뇌 살이 지나가 단의 기둥에 박혔다. 물보라에 젖은 그의 가슴이 등에 닿아 있었다. 심장 소리가 옷 두 겹을 건너왔다. 협곡의 눈사태 이래 두 번째로 듣는, 우레 같은 박동이었다. 정중하던 사람의 몸속에서 뛰는 것이 이렇게 사나운 것인 줄을, 운설은 함거 뒤의 반 뼘 어둠 속에서 새로 배웠다."두 번은," 그가 그녀의 귓가에서 낮게 말했다. 숨이 목덜미에 닿았다. "그대가 물에 잡히는 걸 보는 일은, 두 번은 못 하오."돌아보니 그의 낯이 한 뼘 앞에 있었다. 물보라에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붙었고, 늘 고요하던 눈이 고요하지 않았다. 그 눈이 그녀의 낯을 — 눈썹을, 뺨을, 입술을 — 확인하듯 훑고 지나갔다. 다친 데를 찾는 눈이라고 하기에는 오래 머물렀고, 머문 자리마다 열이 남았다. 함거 하나를 사이에 두고 화살이 나무를 두드리는데, 반 뼘 어둠 속의 숨 두 개가 잠깐 같은 박자가 되었다.물마당의 밤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듣기도 전에 그는 이미 일어서 있었다. 갈고리 줄을 타고 넘어오는 첫 자의 손목을 검이 지나갔고, 둘째 자는 제 동무의 몸에 걸려 물로 떨어졌다. 운설은 함거 뒤에서 제 목덜미를 손으로 눌렀다. 숨이 닿았던 자리가 강물보다 뜨거웠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고 저를 나무라면서도, 나무라는 목소리가 힘이 없었다.젖은 옷이 무겁게 몸에 감겼다. 뛰고 구르는 사이 어디서 터졌는지 그의 왼 소매에 가늘게 피가 배
Last Updated : 2026-07-1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