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설야팔부 (雪夜八部): บทที่ 311 - บทที่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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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 안에서 잠근 문

문승의 세 상처에서는 피가 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았다.목 아래 상처만 많이 젖었고 가슴과 무릎의 피는 검게 뭉쳤다. 운설은 손가락으로 맥 자리를 눌러 남은 온기와 굳는 순서를 살폈다.“첫 칼 때는 심장이 뛰었어요. 둘째부터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한 사람이 먼저 베고 둘이 따라왔군.”한겸이 말했다.“그 전에 몸이 굳었어요.”문승의 손톱은 의자 팔걸이를 긁지 못했다. 손목에 저항한 흔적은 있으나 손가락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눈동자도 지나치게 작았다.운설은 입술 안쪽에서 검은 가루를 찾았다. 먹 냄새와 닮아 장부를 넘기던 사람이라면 알아채기 어려웠을 것이다.“독인가요?”백도겸이 물었다.“몸을 먼저 움직이지 못하게 한 약이에요. 그대로 두어도 숨이 멎었을 겁니다.”“그럼 칼은 장식이군.”선우현이 세 상처를 보았다.“장식 때문에 사람이 셋 필요했소.”회장 안에서는 물이 떨어져 가고 있었다. 문을 부수자는 사람이 절반을 넘었지만, 문밖 칼을 가진 군세가 누구 명을 따르는지 알 수 없었다. 백도겸은 봉쇄를 유지했고 한겸은 각 문 앞에 서로 다른 세력 사람을 한 명씩 세워 몰래 열지 못하게 했다.물항아리는 넷이었다. 승검회 무사가 사람 수대로 나누자고 했고, 북쪽 문주는 지병 환자에게 먼저 주면 자기 제자들이 손해라 했다. 상인 하나는 은전을 내고 한 바가지를 사겠다고 했다.운설은 물을 맡겠다고 하지 않았다. 가장 목마른 사람을 자신이 고르는 순간 또 다른 심판석이 생길 터였다. 대신 빈 그릇을 줄 세우고, 각 무리가 자기 몫에서 환자에게 얼마나 낼지 직접 말하게 했다.남궁가는 두 그릇을 냈고 옛 맹원들은 하나만 냈다. 상인들은 처음에는 돈을 내겠다다가 자기 물 한 그릇을 내놓았다. 북쪽 문주는 끝내 내지 않았다. 그의 어린 제자가 몰래 반을 가져와 숨찬 노인에게 줬다.“문주가 알면 맞을 텐데.”아련이 말했다.“알고 한 얼굴이야.”운설은 그 선택을 영웅담으로 적지 않았다. 나중에 제자가 맞게 되면 누가 곁에 섰는지도 함께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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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 의원의 적

“내 처방이 맞아요.”운설은 숨기지 않았다.북쪽 문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운설 약갑을 빼앗으라 했다. 다른 사람은 그녀 손을 묶어야 한다고 했고, 한 여인은 의원 손을 묶으면 자기 남편 약은 누가 달이냐고 맞섰다.“독을 아는 사람이 치료도 가장 잘하오.”“그래서 더 위험하지!”같은 이유가 구금과 자유 양쪽에 쓰였다.운설은 스스로 약갑을 회장 가운데 내려놓았다. 그러나 침통은 허리에서 풀지 않았다.“약은 검사받을게요. 내 손은 환자가 원할 때만 씁니다. 묶고 싶으면 먼저 지금 치료 중인 세 사람에게 물어요.”숨이 찬 노인은 고개를 저었고, 칼상 입은 승검회 무사는 잠시 망설이다 묶지 말라고 했다. 셋째 환자는 운설을 믿지 못하겠다며 다른 의원을 골랐다. 운설은 그 선택도 받아들이고 처방 내용을 새 의원에게 넘겼다.누구도 그녀를 완전히 믿거나 완전히 가두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회장 안 사람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바뀌었다. 피심인의 아내가 아니라 살인에 쓰인 약을 만든 의원으로 보았다.“언제 만들었소?”한겸이 물었다.“겨울 궁에서요. 몸이 굳으며 스스로 이를 깨무는 환자에게 아주 적은 양을 썼어요. 약재와 비율은 치유자 여덟에게 나눠 준 장부에 들어 있어요.”“누가 볼 수 있지?”“그 여덟과 각자 가르친 의원들. 지금은 수십 명일 거예요.”백도겸이 말했다.“한 사람에게 감췄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군.”운설은 그 말을 바로 부정하지 못했다. 의술을 나눈 선택으로 많은 사람이 살았고, 같은 글이 독을 만드는 손에도 갔다.치유자 여덟에게 나눈 장부는 각자 다른 부분만 가졌다. 독의 완전한 비율을 알려면 최소 세 사람의 장을 합쳐야 했다. 운설은 그 사실을 말하다가 멎었다.“누군가 세 갈래 의술을 다시 모았어요.”“누가 가진 장들이지?”“겨울 궁의 진눈, 남쪽 온생원, 그리고 설로 약길 의원.”연도하가 마지막 이름에서 눈을 들었다. 채만기는 약길 장부를 볼 수 있었고, 온생원 옛 처방은 적온산 사건 뒤 공개됐다. 겨울 궁 기록까지 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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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 연도하의 값

“나를 내보내시오.”연도하가 가장 먼저 말했다.선우현은 반대하지 않았다.운설이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왜요?”“저들이 산 채 원한 사람은 나요. 나가면 문을 열 가능성이 가장 크오.”“당신을 넘기자는 사람이 회장에 얼마나 많은지 알고 말해요?”“알아야 하나? 손을 들면 되지.”백도겸이 실제로 표결을 제안했다. 문을 열기 위해 셋 중 하나를 내보낼지, 해 뜰 때까지 안에서 버틸지. 물은 세 시진 분량이었고 지병 있는 사람 둘의 약은 밖에 있었다.연도하를 내보내자는 손이 가장 많았다.표를 든 사람 가운데에는 연도하에게 약을 받은 상인도 있었다. 그는 미안한 얼굴로도 손을 내리지 않았다.“상단주 한 사람보다 안의 백 명이 먼저요.”연도하가 물었다.“내가 나가도 문을 안 열면?”“그때는 우리가 속은 거지.”“속은 값은 누가 내오?”“남아 있는 우리가.”상인은 비겁하다는 말을 피하지 않았다. 자기 아이가 회장 밖에 있어 해 뜨기 전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 연도하는 그 사정을 들은 뒤에도 용서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내가 살아 돌아오면 다음 통행전은 받겠소.”“그건 너무하지 않소?”“그대도 내 목을 공짜로 내놓지 않았잖소.”상인은 화를 내다가 결국 손을 그대로 들었다. 서로 사정을 알아도 선택이 같아지지는 않았다.그가 계약에 수결했고 독과 옛 상단 방울이 함께 나왔기 때문이다. 운설을 고른 사람도 있었고, 선우현을 내면 애초의 현상 문제가 끝난다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아련은 손을 들지 않았다.“왜 안 고르니?”옆의 백지장 사람이 물었다.“문 열어 준다는 말을 안 믿어요.”아이의 의심은 감정이 아니라 지난 불과 장부에서 배운 것이었다.연도하는 회장 가운데 심문석에 앉았다. 오른손은 여전히 무릎 위에서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자기 수결, 채만기, 빼앗긴 약길에 대해 차례로 답했다.채만기는 열다섯 해 동안 설로상단 물목을 맡았다. 노관이 적온산을 운반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 그는 장부를 태워 길의 명예부터 지키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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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 부채를 접는 여자

남궁완이 연도하 구금에 찬성표를 던졌다.“방울이 안쪽에서 울렸습니다. 공모자가 있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요.”“그가 공모자라는 증거는 아니오.”선우현이 말했다.“당신이 변호하지 않겠다더니.”“구금과 변호는 다른 말이오.”“그러면 투표로 가르세요.”남궁완은 자기 가문 무사 둘에게 연도하 곁을 지키게 했다. 죽이거나 도망치게 두지 않는 자리였다. 연도하는 반항하지 않고 오른손 붕대를 새로 감아 달라고 운설에게 부탁했다.남궁가 장로는 표결 직후 남궁완을 따로 불렀다.“상단주를 가두는 데 찬성했으니 이제 회주 편에 확실히 서십시오.”“내 표는 내 표입니다.”“가문은 절반짜리 충성을 살 수 없습니다.”“그럼 사지 마세요.”장로는 후계 명패를 내놓으라고 했다. 남궁완은 바로 주지 않았다. 가문 권한이 있어야 창고와 무사를 움직일 수 있었고, 그 힘으로 승검회를 조사할 수도 있었다. 명예롭게 버리는 일보다 의심받으면서 쥐고 있는 쪽을 택했다.“오늘 밤까지 가지고 있겠습니다.”“무엇을 하려고요?”“당숙께서 걱정하실 일을.”그녀는 부채를 접고 돌아섰다. 장로의 시선이 등 뒤에 붙었다.복도 끝까지 그 시선은 떨어지지 않았다.“구금된 환자도 봐 주오?”“입은 아직 자유롭네요.”“그것까지 묶으면 그대가 답답할까 봐.”운설은 붕대를 조금 세게 당겼다. 연도하가 낮게 숨을 들이켰다.남궁완은 그 모습을 보고 부채를 폈다가 다시 접었다. 운설이 물었다.“왜요?”“아무것도 아닙니다.”“그 말 믿지 않아요.”남궁완은 잠깐 망설였다.“당신은 두 남자가 서로 미워하면서도 당신 앞에서는 거짓말을 덜 하게 만드네요. 부럽다고 하면 이상할까요.”“둘 다 거짓말했어요.”“그래도 들켰잖아요.”남궁완은 자기 가문 장로들을 보았다. 그들은 열세 번째 칼 이야기가 나온 뒤부터 눈을 맞추지 않았다. 가까운 사람들이 진실을 말하게 만드는 일은 사랑보다 권력에서 더 어려웠다.밤이 깊어 회장 사람들이 지쳐 잠들 즈음, 남궁완은 운설을 깨웠다. 말없이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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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 죽은 검신의 손

어둠 속에서 칼 세 자루가 움직였다.첫 칼은 높은 곳에서 목으로, 둘째는 정면에서 가슴으로, 셋째는 낮게 무릎 뒤로 왔다. 문승 몸에 남은 상처와 같은 순서였다.선우현은 보지 않고도 알았다.“왼쪽으로.”남궁완이 부채를 펴 첫 칼을 흘렸다. 한겸은 운설 앞에서 둘째 칼을 팔뚝으로 받았고, 선우현은 빈손으로 셋째 사람의 어깨를 밀었다. 칼끝이 그의 바지를 찢었다.운설은 등잔을 바닥에 내려 빛을 낮췄다. 세 사람 얼굴이 드러났다.모두 흰 천으로 코와 입을 가렸다. 큰 사람은 어깨가 넓었고 작은 사람은 남궁가 칼을 두 손으로 쥐었다. 셋째는 왼발을 끌었다.하문령의 스승과 같은 보폭이었다.“죽이지 말아요.”운설이 먼저 말했다.“잡아야 이름을 묻소.”선우현은 첫 사람과 둘째 사이에 들어갔다. 칼 둘이 그를 향해 모일 때 한겸이 빈 상자를 밀어 길을 막았다. 남궁완의 부채살이 작은 사람 손등을 찔렀다.셋째는 싸우지 않고 문으로 물러났다.선우현이 뒤쫓으려 했으나 왼쪽 무릎이 꺾였다. 운설이 팔을 잡는 사이 사내는 통로로 사라졌다. 끄는 발소리가 갑자기 멎더니 정상적인 빠른 걸음으로 바뀌었다.“다리를 다친 게 아니었어요.”남궁완이 말했다.흉내 낸 보폭이었다.붙잡힌 두 사람은 혀 밑에 독이 없었다. 대신 어금니 하나씩을 일부러 뽑아 말할 때 발음이 새게 했다. 선우현이 예전 처형장에서 들은 증언자 목소리까지 흉내 낼 준비였다.운설이 큰 사람 얼굴의 가장자리를 만졌다. 귀밑에서 얇은 살색 천이 들렸다. 물을 적셔 떼자 전혀 다른 턱선이 나왔다. 백의대는 죽은 사람 얼굴만 만든 것이 아니었다. 산 사람도 회장 안 누구로든 바꿀 수 있었다.“이 얼굴 누구예요?”아련이 물었다.“오늘 아침 물을 나눠 준 승검회 무사요.”남궁완이 알아봤다.진짜 무사가 어디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회장 안의 얼굴을 다시 세야 했다.한겸은 사람들에게 얼굴을 씻으라고 명하려다 멈췄다. 강제로 씻기면 상처나 신분을 숨기려는 사람까지 벗겨질 수 있었다. 대신 서로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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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 살리고 싶지 않은 사람

“죽게 두면 안 됩니까?”하문령은 맹추산의 가슴에서 손을 뗐다.그녀의 스승은 회장 사람들 사이에서 다른 얼굴을 쓰고 있었다. 흰 수염을 떼자 턱에 하진악의 칼이 남긴 긴 흉터가 드러났다. 도망치다 증거 창고 벽에 부딪혔고, 부러진 갈비가 폐를 찔렀다.숨을 쉴 때마다 입가에 붉은 거품이 생겼다.운설은 약갑을 열지 못했다.맹추산은 노인에게 독칼을 주고, 아이들을 숨겼으며, 문승을 묶은 세 사람 중 하나일 가능성이 컸다. 살리면 다시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 죽으면 하문령 아비와 백의대, 진짜 인수의 행방이 함께 사라졌다.“증언 때문에 살리는 거라면 하지 마요.”하문령이 말했다.“그럼 왜 살려야 하지?”“의원이니까?”“그 말이 제일 싫어.”운설은 맹추산의 목깃을 풀었다. 자기 손이 성녀의 손이라서가 아니라, 지금 이 몸을 죽게 두겠다고 아직 결정하지 못해서였다.주변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그녀 손을 보았다. 백도겸은 증언을 살리길 원했고, 한겸은 재판할 몸이 남길 바랐다. 하문령은 스승이 깨어나기를 바라면서도 그 마음을 인정하지 못했다. 선우현만 운설이 나중에 자기 손을 미워할 가능성을 보고 있었다.“내가 대신할까.”그가 물었다.“무엇을요?”“가슴을 누르는 일.”“당신이 하면 죽일 수도 있어요?”“모르오.”운설은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선우현도 더 권하지 않고 따뜻한 물과 천을 가져왔다. 그녀 선택을 막지 않되 혼자 감당하게 두지도 않는 자리였다.“살리고 싶지 않아요.”그녀는 입 밖으로 말한 뒤 침통을 열었다.가슴에 침을 놓지 않았다. 옆으로 눕혀 피가 기도를 막지 않게 하고, 부러진 갈비가 더 들어가지 않도록 천을 받쳤다. 맹추산이 몸을 뒤틀자 하문령이 어깨를 잡았다.맹추산의 옷 안쪽에는 작은 칼상 일곱이 줄지어 있었다. 최근 상처가 아니었다. 하문령이 검을 배우다 매번 한 치씩 깊게 넣었던 흔적이라고 했다.“내가 한 거예요?”“네가 망설이지 않게 하려고 피하지 않았다.”“그걸 가르침이라고 했어?”“칼은 베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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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 스승의 칼

맹추산은 죽지 않았다.맥은 끊긴 듯 가늘어졌다가 다시 잡혔다. 운설은 하문령에게 손목을 직접 짚게 했다.“느껴져?”“모르겠어요.”“기다려.”한참 뒤 하문령 손가락 아래 작은 떨림이 왔다. 그녀는 안도하지도 실망하지도 못한 채 손을 뗐다.“죽은 줄 알고 할 말을 다 했는데.”맹추산이 눈을 뜨지 않은 채 말했다.하문령이 칼집으로 그의 뺨을 쳤다.“그럼 더 해.”그는 하진악이 백의대에 들어간 과정을 말했다. 흑수곡에서 달아난 뒤 손 감각을 잃어 검을 쥐지 못했고, 가족에게 돌아가면 무능한 몸과 고문당한 일을 보여 줘야 했다. 백도겸 밑에서 기록을 베끼던 맹추산이 그를 숨겨 줬다.하문령은 어미가 문을 잠그지 않고 기다린 다섯 해를 말했다. 겨울이면 문틈으로 눈이 들어왔고, 여름이면 벌레가 들었다. 하진악이 돌아올 수 있게 해 둔 문 때문에 집안 사람들은 늘 한쪽 벽에서 잤다.“그걸 알고 있었어?”맹추산은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두 번 가 봤다.”“왜 말 안 했지?”“살아 있다고 하면 기다림이 더 길어지니까.”“당신이 끝낼 일이 아니었어.”하문령이 맹추산 멱살을 잡았다. 스승은 하진악을 숨겼을 뿐 아니라 남은 가족의 기다림까지 자기 판단으로 관리했다. 선의와 소유가 다시 한 몸이었다.“네 어미가 우물에 빠진 날도 갔었다.”하문령의 손이 멎었다.“봤어?”“건지지 못했다.”그는 그 죄 때문에 하문령을 거두었다고 했다. 사랑했는지 속죄했는지 스스로도 가르지 못했다.처음 일은 선우현과 체격이 비슷한 옷을 만드는 것이었다. 검신 사망 소문을 한두 번 흘려 적을 끌어내는 옛 맹 수법이었다. 승검회가 생기면서 소문은 계승 의식이 됐고, 옷을 입힐 시체가 필요해졌다.“아비가 사람을 잡아왔어?”“처음 둘은 사형수였다. 셋째부터는 나도 모른다.”“모른다고?”하문령이 비웃었다. 선우현에게 들을 때마다 싫어하던 말이었다.맹추산은 시선을 피했다.“네 아비는 얼굴을 만들었고 나는 길을 골랐다. 누구 몸이 들어오는지는 채만기가 맡았다. 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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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 세 사람의 빈손

칼은 모두 문밖에 있었다.증거 창고를 지키는 사람은 선우현, 연도하, 한겸 셋뿐이었다. 한 사람은 지팡이를 맡겼고, 한 사람은 오른손을 쓰지 못했으며, 마지막은 관복 때문에 검을 들 수 없었다.백도겸은 군세를 북쪽으로 돌릴 명을 내리러 회장 남문으로 갔다. 남궁완은 자기 가문 사람을, 하문령은 맹추산을 지켰다. 운설은 다친 사람 곁을 떠날 수 없었다.“왜 우리 셋이오?”연도하가 물었다.“서로 믿지 않으니까.”한겸이 답했다.“한 사람이 장부를 훔치면 둘이 막겠지요.”“둘이 한편이면?”선우현이 물었다.“나머지 한 사람이 소리칠 겁니다.”“셋 다 한편이면.”연도하가 웃었다.“그때는 장부가 주인을 잘 고른 거겠지.”창고 안에는 백의대 장부, 진짜 인수, 남궁가 칼, 문승의 독 묻은 죄목이 따로 봉해져 있었다. 어느 하나만 가져가도 다른 죄를 만들 수 있었다.셋은 증거를 한곳에 두지 않기로 했다. 선우현이 남궁가 칼의 위치를 맡고, 연도하가 백의대 장부 일부를 외웠다. 한겸은 진짜 인수의 칼금을 종이에 뜬 뒤 인수 자체는 빈 물항아리 밑에 숨겼다.“누가 잡히면 나머지 둘이 거짓말할 수도 있소.”선우현이 말했다.“그러니 서로 무엇을 가졌는지는 알아야죠.”한겸은 숨긴 장소를 세 장에 적어 각각 한 장씩 나눴다. 세 사람이 동시에 배신하면 증거는 사라질 것이고, 한 사람만 배신하면 둘이 찾을 수 있었다.연도하는 종이를 품에 넣다가 손이 떨려 떨어뜨렸다. 선우현이 주워 주자 그가 말했다.“오늘만 두 번이군.”“무엇이.”“그대가 내 떨어진 걸 주운 것.”“세 번째는 값을 받겠소.”“운 의원한테 받아도 되나?”선우현은 종이를 다시 바닥에 놓을 듯하다가 그의 품에 직접 꽂았다.첫 습격은 지붕에서 왔다.습격 직전 창고 밖 당번이 세 번 기침했다. 약속한 위험 신호는 두 번이었다. 셋은 문을 열지 않았다.밖에서 운설 목소리가 들렸다.“다친 사람 있어요. 열어요.”선우현의 손이 빗장으로 갔으나 멎었다. 운설은 자신을 운 의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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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 언니가 온 밤

붉은 옷자락이 지붕에서 떨어졌다.혈비는 열린 구멍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기와를 세 장 더 걷어 내 빛이 들게 한 뒤, 가장 낮은 들보에 앉았다. 검은 머리에는 눈이 아니라 북방 먼지가 묻어 있었다.“문을 잠가 놓고 심판 놀이라니. 중원 것들은 좁은 곳을 좋아해.”백도겸이 회장으로 돌아왔다.“혈비.”“내 이름을 허락 없이 쓴 자가 너냐.”“나도 내 이름을 도둑맞았소.”“그러면 둘 다 멍청한 주인이군.”혈비는 들보에서 뛰어내렸다. 그녀의 칼은 문밖에 맡기지 않았다. 문지기 셋이 막았으나 칼집을 만져 보지도 못했다고 했다.하문령이 맹추산에게서 나온 붉은 달 가죽을 내밀었다. 혈비는 불빛에 비추고 냄새를 맡았다.“우리 가죽은 맞다. 칼인은 아니야.”“무엇이 다르죠?”운설이 물었다.“나는 사람 이름 위에 칼을 긋지 않아. 목을 벤 뒤 아래에 긋지.”잔인한 버릇이 위조를 가르는 증거가 됐다.혈비는 운설 얼굴을 보고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두 해 동안 직접 만나지 못한 자매였다. 편지는 오갔지만 그 안에는 아이 이야기도, 함께 살자는 말도 거의 없었다.운설이 먼저 손을 잡았다. 혈비 손등에는 새 화상 자국이 있었고 손목에는 말고삐가 파고든 상처가 겹쳤다.“무슨 일 있었어요?”“없었어.”“있었네요.”“겨울 궁 일이야. 네가 와서 의원 노릇 할 일은 아니고.”혈비도 동생을 보호한다는 말로 자기 생활의 문을 닫고 있었다. 운설은 손을 놓지 않았다.“나도 언니가 정한 만큼만 들을 생각 없어요.”혈비가 코웃음 쳤으나 손을 빼지는 않았다. 둘은 살아 있다는 인사보다 다친 곳을 먼저 확인했다.“멀쩡하구나.”“언니도요.”“나는 늘 멀쩡해.”혈비는 거짓말을 하고 선우현을 보았다.“너는 더 초라해졌고.”“오랜만이오.”“인사는 살아 돌아간 뒤 해.”그녀가 가져온 소식은 이미 늦었다. 사흘 전 중원 무사 오백이 붉은 달 깃발과 선우현 이름을 함께 들고 설한협을 넘었다. 북방 마을에는 검신이 삭월 왕녀와 손잡고 새 맹을 세운다는 방이 붙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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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 북으로 든 인수

백도겸은 자기 군세에게 버림받았다.봉쇄 명령을 따르던 병사들은 바깥 지휘자가 바뀌자 회장 문을 나무수레로 막았다. 진짜 인수도, 회주의 목소리도 소용없었다. 이미 더 그럴듯한 검신의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새 검신이 누구요?”한겸이 문틈으로 외쳤다.“선우현 대협.”바깥 병사가 답했다.회장 안의 선우현이 눈을 감았다. 살아 있는 사람보다 북쪽으로 간 깃발이 더 빨리 그가 됐다.혈비는 지붕 구멍을 가리켰다.“한 명씩 나가.”“밖에 궁수가 있습니다.”남궁완이 말했다.“그래서 내가 먼저 간다.”“언니가 화살을 맞으면 뒤 사람은요?”운설의 질문에 혈비가 칼을 도로 넣었다. 먼저 몸을 내놓는 습관은 선우현만 가진 것이 아니었다.하란주가 문밖에서 붉은 고삐를 흔들었다. 강길로 갔던 그는 빼앗긴 수레 둘을 되찾고 봉쇄군 후미에 섞여 있었다. 말발굽을 세 번 울리자 회장 안 연도하가 방울로 답했다.밖과 안의 동선이 처음 연결됐다.선우현은 수레바퀴 소리와 병사 수를 셌다. 북문에 열둘, 남문에 스물, 지붕 궁수 여섯. 하란주가 말 떼를 동쪽으로 몰면 궁수 시선이 움직일 터였다.“누가 내 명을 따르겠소.”그가 회장 사람들에게 물었다.옛 맹원 몇이 즉시 손을 들었다. 선우현은 고개를 저었다.“내 이름이 아니라, 지금 말하는 동선을 따를 사람만.”유족석의 나루꾼, 남궁가 무사, 승검회 병사, 백지장 사람까지 서로 눈을 보았다. 손을 든 사람은 서른둘이었다. 나머지는 남거나 다른 길을 고르기로 했다.선우현은 그들을 탓하지 않았다.하란주의 말 떼가 동쪽 담을 스쳤다. 궁수 화살이 말발굽 뒤를 따라갔다. 혈비가 지붕으로 올라 첫 활줄을 끊었고, 남궁완은 부채살로 둘째 궁수 손을 쳤다.안에서는 한겸이 물에 젖은 탁자를 북문으로 밀었다. 연도하가 나루 밧줄을 쇠빗장에 걸었다. 밖의 수레가 당기자 문짝이 안으로 반 치 움직였다.“한 번 더!”하란주의 목소리가 들렸다.두 번째 당김에 빗장 고리가 빠졌다. 문이 열리며 병사와 안의 사람들이 뒤엉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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