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검대에는 검을 꽂을 자리가 없었다.돌바닥 둘레로 낮은 의자만 백여 개 놓였고, 들어오는 사람은 칼을 문밖 나무벽에 걸어야 했다. 칼집마다 주인의 이름 대신 죽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쓰게 했다.선우현 이름이 가장 많았다.혈비, 연도하, 남궁완, 이름 모를 문주와 배신한 제자도 있었다. 자기 이름을 쓴 칼집도 일곱이었다.하문령은 아비의 빈 칼집을 벽에 걸지 않았다.“무기를 맡기시오.”문지기가 말했다.“비었어요.”“칼집도 사람을 칠 수 있소.”“당신 턱으로 시험해 볼까요?”문지기가 손을 뻗자 선우현이 둘 사이에 지팡이를 놓았다.“내 이름으로 들이시오.”“당신 이름을 빌리기 싫습니다.”하문령은 빈 칼집을 바닥에 내려놓고 발로 벽 안으로 밀었다. 누구 이름도 쓰지 않았다.연도하는 은방울까지 맡기라는 요구를 받았다. 오른손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에게 방울은 무기가 아니라 수레를 부르는 소리였지만, 문지기는 규칙을 굽히지 않았다.“안에서 수레가 필요하면 누가 듣소?”“승검회가 준비합니다.”“내 사람은 내 소리를 듣소.”연도하는 방울 하나를 운설에게 건넸다. 의원의 약도구는 검사만 받고 들어갈 수 있었다.“맡아 주겠소?”“잃어버리면요?”“그대에게 받을 빚이 생기니 좋지.”선우현이 두 사람 사이 방울을 보고 문지기에게 자기 지팡이를 내밀었다.“이것도 맡기시오.”운설이 그의 팔을 잡았다.“걸을 수 있어요?”“안에서 무기로 쓸 수 있다 하니.”“무기로 쓰지 않으면 되잖아요.”“저들이 내 빈손을 보고 싶어 하오.”선우현은 지팡이 없이 한 계단씩 올랐다. 왼쪽 무릎이 꺾일 때마다 손잡이 없는 벽을 짚었다. 백여 명이 그 모습을 보았다. 어떤 이는 조롱했고, 어떤 이는 눈을 피했다. 전설이 절뚝이는 장면은 죽은 얼굴보다 다루기 어려웠다.회장 가운데 의자 하나가 비어 있었다.그 의자를 둘러싼 자리도 서로 달랐다. 앞줄에는 선우현에게 가족을 잃은 이들이 앉았고, 둘째 줄에는 옛 무림맹 사람들이 있었다. 뒤쪽 장사꾼들은 출구 가
Terakhir Diperbarui : 2026-08-23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