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설야팔부 (雪夜八部): Bab 291 - Bab 300

442 Bab

제291화 — 얼굴을 빌린 시체

죽은 재봉사의 이름은 마침내 나오지 않았다.북관 군영은 백칠이 사람 이름이 아니라 겨울옷 공방의 일꾼 번호라고 답했다. 지난해 공방에 불이 난 뒤 명부가 사라졌고, 일꾼 스물셋 가운데 아홉은 행방을 모른다고 했다.“명부가 불탔는데 아홉을 어떻게 세었죠?”운설이 파발꾼에게 물었다.“침상 수로 셌답니다.”“사람은 모르고 빈자리만 아는군요.”시체는 가장 가까운 마을의 빈 사당에 눕혔다. 운설은 얼굴을 다시 씻고 불에 그슬리지 않은 귀와 치아를 그렸다. 하문령은 손의 흉을 베꼈고, 선우현은 자기가 아는 발도 흠과 다른 부분을 표시했다.연도하는 수레 안에서 군복 치수표를 대조했다. 겨울옷 열세 벌은 모두 선우현과 체격이 비슷한 사람에게 맞춘 크기였다.“나 하나를 만들려고 열세 몸을 준비했군.”선우현이 말했다.“그중 첫 번째일 뿐이에요.”운설은 시체 손을 천으로 덮었다. 그의 말이 자기 몸을 세는 듯 들려 싫었다.“이 사람은 당신 첫 번째가 아니에요. 자기 한 사람이지.”“이름이 없소.”“그래서 찾는 거예요.”마을 재봉사 셋이 차례로 시체를 보러 왔다. 한 사람은 바늘 굳은살의 자리를 보고 왼손잡이라고 했고, 다른 사람은 옷깃 박음질이 군영식이 아니라고 했다. 셋째 노인은 손톱 밑의 푸른 물을 보고 쪽물 공방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했다.“백칠은 북관 말이 아닐 수도 있어. 백로 공방 일곱째 상을 그렇게 불렀지.”공방은 이틀 북쪽에 있었다. 지난해 승검회가 첫 객점을 연 마을과 같은 곳이었다.그때 역참에서 새 전갈이 도착했다.북쪽 역참 세 곳에 선우현의 시체가 이미 전시됐다는 내용이었다. 한 곳에서는 목이 잘렸고, 한 곳에서는 화살을 맞았으며, 마지막은 독에 죽은 모습이라고 했다. 시체마다 얼굴은 달랐으나 왼쪽 가슴 문양과 손의 발도 흠은 같았다.전갈에는 역참 사람들의 반응도 적혀 있었다. 첫 마을은 검신이 죽었다며 술을 돌렸고, 둘째는 새 맹이 길을 정리할 거라 믿고 묵힌 통행전을 꺼냈다. 셋째에서는 선우현에게 가족을 잃은 이와 도움을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8-21
Baca selengkapnya

제292화 — 세 사람의 길값

지도 위에는 길이 셋이었다.동쪽 관도는 빠르고 군영 검문소가 다섯이었다. 서쪽 강길은 하루 늦지만 설로상단 배가 남아 있었다. 가운데 산길은 지도에 이름도 없고 하문령이 새벽에 남긴 흰 돌만 이어졌다.“관도로 가야 하오.”선우현이 말했다.“당신을 죽었다고 공표한 군영 앞을 지나서요?”운설이 물었다.“그래야 누가 명을 받았는지 보오.”연도하는 강길을 짚었다.“내 수레와 역참패를 찾으려면 이쪽이오. 승검회는 약을 옮길 길이 필요하니 배부터 잡을 것이오.”“그대 길을 찾으러 온 것이 아니오.”“그대 목만 찾으러 온 것도 아니지.”두 손가락이 지도 한가운데서 마주쳤다.운설은 산길에 놓인 흰 돌 하나를 올렸다.“하문령은 이미 이쪽으로 갔어요.”“그러니 따라가면 안 되오.”“왜요?”“우리를 끌려는 것일 수 있으니까.”“끌려는 사람이 어디로 끄는지 보자는 건 당신이 관도로 가려는 이유였잖아요.”선우현은 입을 다물었다. 자기 논리를 아내에게 빼앗긴 얼굴이 연도하를 즐겁게 했다.하란주는 셋의 말을 듣다가 지도를 접어 버렸다.“길값부터 말해.”“무슨 값이오?”“관도로 가면 군영이 수레를 뺏을 거고, 강길로 가면 말 두 필을 두고 가야 해. 산길은 바퀴 하나를 버릴 각오가 필요하지. 하고 싶은 말 말고 잃을 걸 골라.”선우현은 군영에서 시간을 잃는다고 했다. 연도하는 강길에서 약마를 잃는다고 했다. 운설은 산길에서 다친 사람을 치료할 여유를 잃는다고 했다.세 사람의 답은 어느 것도 가볍지 않았다.운설은 잠깐 혼자 가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 길 가운데 하나를 더 만들면 두 남자의 다툼을 피할 수 있을 듯했다. 그러나 자기가 사라지면 선우현은 모든 길을 버리고 뒤쫓을 것이고, 연도하는 그를 막는다고 또 몸을 내놓을 터였다. 자유롭게 고른다는 말이 다른 사람의 반응을 없는 셈 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나는 산길을 원해요. 하문령 때문만은 아니에요. 군영과 배는 우리 움직임을 기다리지만, 저 길은 아직 우리도 몰라요.”“모르는 것이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8-21
Baca selengkapnya

제293화 — 하문령의 첫 칼

“내가 잡힌 것처럼 보여요?”하문령이 물었다.목에 닿은 칼은 그녀가 쥐고 있었다. 칼자루를 거꾸로 잡고 날을 자기 피부에 댄 채, 다른 손으로 뒤의 사내 팔을 비틀었다.사내는 하문령을 방패로 세운 것이 아니라 팔을 붙들려 끌려 나오고 있었다.“보기는 좋지 않소.”선우현이 말했다.“도와달라는 말도 안 했습니다.”하문령이 손목을 더 꺾자 사내 무릎이 내려갔다. 나머지 다섯이 동시에 소매에서 짧은 칼을 꺼냈다.객주 주인이 부엌칼을 바닥에 내리쳤다.“마루 피값은 두 배야.”아무도 듣지 않았다.첫 사내가 선우현 쪽으로 뛰었다. 하문령은 붙잡은 자를 밀어 둘 사이에 던졌다. 두 몸이 부딪히는 동안 두 번째 칼을 빼앗았다.그녀의 검법은 곧았다. 너무 곧아서 다음 자리가 보였다. 상대 심장을 찌르는 순간 오른쪽 옆구리가 완전히 열렸다.세 번째 사내가 그 틈을 향했다.선우현은 지팡이 끝으로 하문령 뒤꿈치를 쳤다. 그녀의 몸이 반 치 비틀리며 두 칼이 모두 살을 벗어났다.“끼어들지 마!”“죽는 법만 보여 주니.”하문령은 욕을 삼키고 다시 나갔다. 이번에는 마지막 한 걸음을 줄였다. 찌르기가 얕아진 대신 옆구리가 닫혔다.사내가 피했다. 하문령은 그가 살아난 것을 보고 잠깐 멎었다. 살리지 않으려 공격했는데, 물러선 한 걸음이 상대까지 살렸다.그 망설임을 다른 칼이 노렸다.운설이 마루의 등잔을 발로 밀었다. 기름이 아니라 물을 채워 둔 등잔이었다. 불은 꺼지고 젖은 바닥만 번졌다. 칼 든 자들의 그림자가 사라졌다.연도하는 창문 판자를 뽑아 문을 막았다. 아직 옆구리가 아파 숨이 거칠었지만 판자 끝을 놓지 않았다.“밖으로 둘, 안으로 넷이오.”“셋.”선우현이 고쳤다.한 사람은 이미 주방 뒷문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객주 주인이 밀가루 자루를 던져 그의 얼굴을 덮었다.짧은 싸움은 숨이 여섯 번 오가는 동안 끝났다.끝난 뒤가 더 시끄러웠다. 객주 주인은 피 묻은 발마다 걸레를 던졌고, 붙잡힌 자들은 자기 상처가 더 깊다고 소리쳤다. 운설은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8-22
Baca selengkapnya

제294화 — 밤을 사지 않는 남자

객주에 남은 온전한 방은 하나였다.죽은 사내와 붙잡힌 다섯은 마구간에 두었다. 주인은 피가 묻은 마루를 씻는 값까지 받아 냈고, 칼집 일곱은 다시 처마 밑에 늘어놓았다.“방은 의원에게 주시오.”연도하가 말했다.“나는 수레에서 자면 되오.”선우현이 방 안을 살폈다. 창문 하나, 벽 뒤 빈 공간 없음, 지붕 들보에 사람 숨을 자리 없음. 확인을 마친 뒤에도 대답하지 않았다.연도하가 문틀에 기대었다.“내가 그대 아내와 한방 쓰겠다는 말은 안 했소.”“그대가 안 했다고 내가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오.”“정직해져서 보기 좋군.”운설은 두 사람을 밀어내고 방으로 들어갔다. 침상 아래 먼지와 창호의 구멍을 살폈다. 오늘 밤 누구와 잘지보다 누가 밖에서 보고 있을지가 먼저였다.“셋 다 들어와요.”“방이 좁소.”선우현이 말했다.“그러니까 딴생각 못 하겠네요.”연도하가 웃다가 옆구리를 잡았다.결국 운설과 선우현은 침상을, 연도하는 문 앞 바닥을 썼다. 하문령은 죽은 사내 곁을 지키겠다며 마구간에 남았다. 객주 주인은 복도 끝에 의자를 놓고 피 묻은 손님들이 벽을 더럽히는지 감시했다.방을 나누기 전에 하문령은 죽은 사내의 눈을 감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본 것이 자기 칼인지, 화살을 쏜 사람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운설은 억지로 감겨 주지 않고 젖은 천만 얼굴 옆에 놓았다.“죽은 사람한테도 물어야 합니까?”“들을 수 없는 사람에게 대답을 꾸며 주진 말아야죠.”“의원은 맨날 모른다는 말만 해요.”“아는 척해서 망친 사람을 많이 봤으니까.”하문령은 마구간 문턱에 앉아 아비의 칼집과 죽은 사내를 번갈아 보았다. 두 죽음 모두 다른 사람이 붙인 이름에 기대 있었다. 선우현을 죽이러 왔을 때보다 그 얼굴이 더 사나워져 있었다.그녀는 날이 밝을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등잔을 끄자 세 사람의 숨이 서로 다른 높이에서 들렸다.연도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대가 깨어 있으면 방값 절반을 내시오.”선우현이 답했다.“그대가 조용하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8-22
Baca selengkapnya

제295화 — 눈앞의 한 치

독침 끝에서는 살구씨 냄새가 났다.운설은 연도하의 팔 위를 끈으로 묶지 않았다. 맞은 지 하루가 넘었다면 피를 막아 독을 한곳에 가두는 쪽이 더 위험했다. 상처를 넓혀 부러진 침을 꺼내고, 따뜻한 물로 여러 번 씻었다.“손가락 움직여요.”연도하가 엄지부터 하나씩 접었다. 넷째 손가락에서 힘이 빠졌다.“다시.”“그대가 잡아 주면 더 잘할 것 같소.”“농담할 힘 아껴요.”“그건 힘이 아니라 버릇이오.”운설은 그의 손바닥을 펴 감각이 남은 자리를 바늘 끝으로 확인했다. 손목 안쪽은 둔했고 손끝은 뜨거웠다. 독이 단전을 노린 것이 아니라 손을 망가뜨리려는 종류였다.“왜 죽이지 않았을까요.”선우현이 물었다.“명단대로 산 채 데려가야 하니까.”연도하가 답했다.“상단주 손을 못 쓰게 만들면 수결도 못 하고 길도 넘기기 쉽겠지.”그는 태연하게 말했으나 운설이 넷째 손가락을 누를 때 눈가가 좁아졌다. 오른손은 그가 방울을 세고 매듭을 묶고 장부 값을 적던 손이었다.“무서워요?”운설이 물었다.“그대가 고칠 수 없다고 말할까 봐.”“내가 못 고치면요?”“왼손으로 값을 세겠소.”“그 말 말고.”연도하는 잠시 운설을 보았다.“다시는 그대 손을 제대로 못 느낄까 봐.”선우현이 들고 있던 물그릇을 내려놓았다. 물이 가장자리에서 넘쳐 바닥에 떨어졌다.운설은 연도하 손을 놓지 않았다. 환자의 감각을 확인하는 중이었다. 그렇다고 그 말이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도 않았다.“지금은 느껴져요?”“손목은 멀고, 손끝은 가까워.”“얼마나.”“한 치 안쪽.”연도하가 처음 고백하던 날과 같은 말이었다.운설의 손가락이 아주 잠깐 멎었다. 선우현은 그 멎음을 보았다. 질투하지 않는 좋은 남편의 얼굴을 만들지 않았다. 턱이 굳고 숨이 낮아졌다.“밖에 있겠소.”그가 돌아서자 운설이 불렀다.“가지 마요.”선우현은 문턱에서 멎었다.“치료를 돕든 화를 내든 여기서 해요. 나중에 혼자 상상하지 말고.”그는 다시 와서 연도하 팔을 받쳤다. 손길은 정확했으나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8-22
Baca selengkapnya

제296화 — 죽지 않는 법

“뒤로 한 걸음.”하문령은 움직이지 않았다.“싫습니다.”“그럼 오늘도 죽소.”선우현은 지팡이 끝으로 그녀 목 아래를 가리켰다. 칼을 뽑은 하문령은 가슴과 어깨가 완전히 열려 있었다. 앞으로 나가는 힘만 익힌 몸이었다.객주를 떠난 뒤 사흘 동안 같은 일이 반복됐다.아침에는 선우현을 죽이겠다고 칼을 들었고, 점심이면 지팡이에 손목을 맞았으며, 저녁에는 왜 자기를 가르치느냐고 화를 냈다. 선우현은 가르친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하문령이 공격하면 살아남을 자리를 알려 줄 뿐이라고 했다.“내가 살아남으면 당신을 죽일 텐데.”“그때 물러날 자리도 남겠지.”“겁쟁이.”하문령이 찔러 왔다.선우현은 피하는 대신 한 걸음 앞으로 들어갔다. 검날이 옆구리를 지나가고 두 사람 어깨가 닿았다. 하문령의 칼은 너무 멀리 나가 돌아오지 못했다.“앞으로 오라면서요.”“나는 그대가 아니오.”그가 지팡이로 뒤꿈치를 눌렀다. 하문령의 발이 마지못해 뒤로 갔다. 칼끝과 선우현 가슴 사이에 한 치가 생겼다.그 한 치를 본 순간 하문령 얼굴이 굳었다.“아비도 이렇게 물러났어요?”선우현은 대답하기 전에 기억을 확인했다. 흑수곡의 불, 심문침을 뽑은 하진악, 처형대로 옮기던 밤. 무릎 꿇은 사내가 갑자기 간수 칼 안쪽으로 들어왔고, 모두가 앞으로 달아날 줄 알았을 때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그 자리에는 배수로가 있었다.“그렇소.”“당신이 놓쳤군요.”“내가 놓아준 것이 아니오.”“그 차이가 중요해요?”“내 죄를 줄이지 않으려면.”하문령은 칼을 내렸다. 아비가 무력한 희생자로 죽었다는 기억이 무너지고, 고문을 견딘 뒤 스스로 도망쳤다는 사람이 그 자리에 들어왔다. 어느 쪽을 미워해야 할지 더 어려워졌다.“왜 집에는 안 왔을까요.”“백도겸을 숨겼으니 그를 찾으러 갔을 수도 있소.”“가족보다?”“나는 그 답을 모르오.”하문령이 검을 던졌다. 칼이 흙에 꽂혔다.“모른다는 말 그만해.”“거짓말을 원하오?”“가끔은요.”운설은 길가 바위에 앉아 연도하 손을 진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8-22
Baca selengkapnya

제297화 — 문을 잠근 밤

빗장이 떨어지는 소리가 유난히 컸다.운설은 문을 잠그고 돌아섰다. 선우현은 창문까지 닫지 않았다. 바깥의 습한 바람이 방 안으로 들었고, 먼 객방에서 연도하의 낮은 기침이 한 번 들렸다.“창문도 닫아요.”“더울 것이오.”“닫으라니까요.”그가 창호를 밀었다. 마지막 틈이 사라지자 방 안에는 등잔과 두 사람뿐이었다.낮의 습격에서 선우현은 또 자기 몸을 미끼로 썼다. 하문령이 뒤로 물러난 틈을 살리려고 도전자 셋을 한꺼번에 끌었고, 넘어지며 왼쪽 무릎을 돌에 찧었다. 운설이 상처를 씻는 동안에는 연도하 손만 보았다고 입을 다물었다.“말해요.”“무엇을.”“화난 거.”“그대가 환자를 만진 일에 화낼 수는 없소.”“또 좋은 남편인 척하네.”운설이 젖은 천을 던졌다. 선우현은 피하지 않고 어깨로 받았다.“그자가 그대 손을 느끼지 못할까 두렵다 했을 때, 그 손을 잘라 버리고 싶었소.”“그래요.”“그대가 손을 놓지 않았을 때는 그 방에서 나가고 싶었고, 가지 말라 했을 때는 붙잡고 싶었소. 그런 내가 싫었소.”“나는요?”“무엇이.”“내가 그 사람 말을 듣고 아무렇지 않았을 것 같아요?”선우현의 얼굴이 굳었다.운설은 그 앞에 섰다. 옷깃을 잡아 당겼으나 입맞추지는 않았다.“나는 연도하가 매력적이에요. 살아남으려고 웃는 것도, 나를 원하면서 기다리는 것도 알아요.”선우현의 숨이 낮아졌다.“그런데 지금 문을 잠근 사람은 나예요.”“그 말로 나를 달래려 하지 마시오.”“달래는 거 아니에요.”운설이 그의 손을 자기 허리에 올렸다.“화난 채로 원하라고 하는 거예요.”선우현의 절제가 눈앞에서 흔들렸다. 그는 마지막으로 물었다.“멈추라 하면.”“멈춰요.”“지금은.”“가까이 와요.”그다음 입맞춤은 길었다. 선우현의 손이 허리를 단단히 끌어당겼고, 운설은 밀려난 만큼 더 붙었다. 옷자락 사이로 들어온 손끝이 등뼈를 천천히 훑었다.“하아… 현.”이름을 들은 그의 입술이 턱 아래로 내려갔다. 운설은 고개를 젖히다 그가 무릎을 아끼지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8-22
Baca selengkapnya

제298화 — 살인의 서명

승검첩에 묻은 피는 아직 따뜻했다.운설이 냄새를 맡고 손가락으로 굳는 속도를 보았다. 사람 피였고, 창밖에 던지기 직전 묻힌 양이었다.선우현은 옷을 걸치며 창문을 열었다. 처마 아래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흙바닥에 부채꼴 자국이 하나 남아 있었다.“남궁완.”그가 말했다.남궁가 부채 끝에만 붙이는 은장식 자국이었다.승검첩 뒤에는 장소와 시각이 적혔다. 무검대 남쪽 이십 리, 버드나무 나루, 오늘 해 질 무렵. 검신의 세 번째 죽음과 남궁가의 첫 번째 칼을 보이라.둘이 방을 나서자 연도하가 복도에 서 있었다. 붕대를 감은 오른손으로 문틀을 짚고 있었다.“밤은 길었소?”선우현이 종이를 그의 가슴에 밀었다.“농담할 시간이 없소.”연도하는 두 사람의 젖은 머리칼을 한 번 보고 종이를 읽었다. 웃음이 사라졌다.“남궁완이 이 길로 온다는 소식은 나도 못 들었소.”“그러니 누군가는 들었겠죠.”운설은 하문령을 깨웠다. 그녀는 피 묻은 종이를 보자 칼부터 찾았다.버드나무 나루까지 두 시진이었다. 연도하는 말을 타기 어려웠으나 수레에 남겠다고 하지 않았다. 왼손으로 고삐를 쥐고 몸을 말 등에 묶었다.“넘어지면 두고 가요.”운설이 말했다.“그대가 정말 그럴 수 있으면.”“시험해 볼래요?”연도하는 대답 대신 매듭을 한 번 더 조였다.나루에는 시체 둘이 매달려 있었다.한 사람은 선우현과 비슷한 체격에 검은 옷을 입었고, 다른 사람은 남궁가 무사의 푸른 띠를 둘렀다. 두 몸 사이에 부채 하나가 펼쳐져 있었다.남궁완은 아직 살아 있었다.그녀는 버드나무 아래 무릎을 꿇은 채 칼 세 자루에 둘러싸여 있었다. 왼손 약지에는 오래된 가락지 자국이 희게 남아 있었고, 오른손 부채는 빼앗겼다.“오지 말라 했는데도 왔군요.”남궁완이 선우현을 보며 말했다.“들은 적 없소.”“그러면 내 전령이 죽었겠네요.”그녀는 슬퍼하거나 놀랐다고 말하지 않았다. 시체에 걸린 푸른 띠를 보고 부채를 접는 손짓만 했다. 빈손가락이 두 번 부딪혔다.도전자 가운데 우두머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8-22
Baca selengkapnya

제299화 — 백도겸

흰 깃발 아래에는 칼 든 사람이 없었다.맨 앞의 사내는 빈손으로 걸어왔다. 쉰을 넘긴 얼굴, 반듯하게 묶은 흰 머리, 왼손 새끼손가락이 없는 손. 그는 시체와 피를 보고도 걸음 속도를 바꾸지 않았다.“남궁 소저를 늦게 찾았습니다.”백도겸은 먼저 남궁완에게 절했다.“찾은 사람이 묶은 자들과 같은 깃발을 들었군요.”남궁완이 부채를 접었다.“승검회 안에도 썩은 손이 있소.”“그 손을 자르는 분이 회주 아닌가요?”“그래서 왔습니다.”백도겸은 뒤의 사람들에게 손짓했다. 무기가 없는 의원과 장정들이 나와 다친 도전자들을 들것에 옮겼다. 도망치지 못하게 묶되 상처부터 감쌌다. 움직임은 익숙했고 말소리는 낮았다.운설은 그 질서를 싫어하려다 멎었다. 엉킨 사람을 살리는 데 실제로 쓸모가 있었다.백도겸의 눈이 선우현에게 왔다.“오랜만이네.”“십삼 년이오.”“자네는 날짜까지 세는군.”“그대가 기록했으니.”무림맹 검록관이었던 백도겸은 선우현이 벤 사람과 살린 사람, 칼이 몇 번 나갔는지까지 적던 자였다. 선우현의 발도 흉을 가장 오래 본 사람이기도 했다.없는 새끼손가락도 선우현이 기억했다. 열아홉의 선우현이 첫 집행에서 칼을 멈추지 못했을 때, 죄수 목 대신 칼날을 잡은 손이었다. 백도겸은 손가락 하나를 잃고 죄수를 재판장까지 살려 보냈다.“그때는 왜 막았소.”“명부에 처형 날짜가 다음 날로 적혀 있었으니까.”“사람보다 날짜를 지킨 것이오?”“날짜라도 지켜야 사람을 살릴 수 있었네.”백도겸은 검은 골무를 벗어 짧은 흉을 보였다. 은혜를 요구하는 몸짓도, 원망하는 몸짓도 아니었다. 과거에 자기 법이 실제로 사람 하나를 살렸다는 증거였다.선우현은 그 손가락을 보고 더 쉽게 미워할 수 없었다. 백도겸은 언제나 기록 뒤에 숨었으나 기록을 위해 자기 살을 내놓기도 했다.“시체를 만든 것이 그대요?”“죽은 검신은 내가 만들었네. 시체를 훔치고 사람을 죽인 자는 잡아야지.”그는 죄를 전부 부정하지 않았다. 그 정직함이 변명보다 더 거슬렸다.“왜.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8-23
Baca selengkapnya

제300화 — 빈 의자

무검대에는 검을 꽂을 자리가 없었다.돌바닥 둘레로 낮은 의자만 백여 개 놓였고, 들어오는 사람은 칼을 문밖 나무벽에 걸어야 했다. 칼집마다 주인의 이름 대신 죽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쓰게 했다.선우현 이름이 가장 많았다.혈비, 연도하, 남궁완, 이름 모를 문주와 배신한 제자도 있었다. 자기 이름을 쓴 칼집도 일곱이었다.하문령은 아비의 빈 칼집을 벽에 걸지 않았다.“무기를 맡기시오.”문지기가 말했다.“비었어요.”“칼집도 사람을 칠 수 있소.”“당신 턱으로 시험해 볼까요?”문지기가 손을 뻗자 선우현이 둘 사이에 지팡이를 놓았다.“내 이름으로 들이시오.”“당신 이름을 빌리기 싫습니다.”하문령은 빈 칼집을 바닥에 내려놓고 발로 벽 안으로 밀었다. 누구 이름도 쓰지 않았다.연도하는 은방울까지 맡기라는 요구를 받았다. 오른손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에게 방울은 무기가 아니라 수레를 부르는 소리였지만, 문지기는 규칙을 굽히지 않았다.“안에서 수레가 필요하면 누가 듣소?”“승검회가 준비합니다.”“내 사람은 내 소리를 듣소.”연도하는 방울 하나를 운설에게 건넸다. 의원의 약도구는 검사만 받고 들어갈 수 있었다.“맡아 주겠소?”“잃어버리면요?”“그대에게 받을 빚이 생기니 좋지.”선우현이 두 사람 사이 방울을 보고 문지기에게 자기 지팡이를 내밀었다.“이것도 맡기시오.”운설이 그의 팔을 잡았다.“걸을 수 있어요?”“안에서 무기로 쓸 수 있다 하니.”“무기로 쓰지 않으면 되잖아요.”“저들이 내 빈손을 보고 싶어 하오.”선우현은 지팡이 없이 한 계단씩 올랐다. 왼쪽 무릎이 꺾일 때마다 손잡이 없는 벽을 짚었다. 백여 명이 그 모습을 보았다. 어떤 이는 조롱했고, 어떤 이는 눈을 피했다. 전설이 절뚝이는 장면은 죽은 얼굴보다 다루기 어려웠다.회장 가운데 의자 하나가 비어 있었다.그 의자를 둘러싼 자리도 서로 달랐다. 앞줄에는 선우현에게 가족을 잃은 이들이 앉았고, 둘째 줄에는 옛 무림맹 사람들이 있었다. 뒤쪽 장사꾼들은 출구 가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8-23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2829303132
...
45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