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발 여섯 쌍이 문턱 앞에서 동시에 멎었다.선우현이 문고리를 당겼다. 비 냄새도 없는 밤이었다. 골목에는 떡집 노파 복례와 짚신장이 길수, 서문 마부, 우물가에서 채소를 다듬던 두 여인, 목수 윤석이 나란히 서 있었다.모두 눈을 감고 있었다.발밑에서만 물이 흘렀다. 여섯 줄의 물자국은 저마다 선 자리 한 걸음 뒤에서 시작됐다. 골목 어귀에는 젖은 자국 하나 없었다.“깨우지 마시오.”선우현이 뒤따라온 사람들을 막았다.복례의 며느리가 시어머니 이름을 부르려다 입을 틀어막았다. 운설은 가장 가까운 길수의 손목을 짚었다. 맥이 한 번 뛴 뒤, 옆 사람 맥이 뒤따랐다. 여섯 심장이 제 몸이 아닌 한 물결에 맞춰 차례로 뛰고 있었다.“한꺼번에 놀라면 함께 멎을 수 있어.”운설은 왕철에게 색실 여섯 가닥을 가져오게 했다. 사람마다 손목에 다른 색을 묶고 맥이 뛸 때마다 매듭 아래를 눌렀다. 월하를 몸 밖으로 내밀지는 않았다. 대신 눈꺼풀 떨림과 젖은 발가락이 오므라드는 차이를 살폈다.손끝 아래에서 얕은 강이 저절로 솟으려 했다. 예전 같으면 운설의 기운이 닿는 순간 여섯 맥을 한 줄에 놓고 밀어냈을 것이다. 가장 빠르고 익숙한 길이었다.운설은 손을 거두어 자기 치맛자락에 눌렀다.“왜 멈췄소?”“내 물을 알아보고 따라온 거라면, 내가 만지는 순간 더 깊이 들어올 수 있어.”담우가 마른 입술을 축였다.“의원님 강은 빈 곳을 채웁니다. 저 사람들 안에서 무엇이 비었는지 모르면, 밀어 넣은 물이 누구 자리가 될지 몰라요.”복례의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끌어안으려 했다. 운설은 막지 않고 어디를 평소처럼 만지는지 보았다. 며느리는 갈라진 손등부터 감쌌다. 새벽마다 떡시루를 들다 데인 곳이었다.“그대로 말씀하세요. 오늘 아침 무엇을 했고, 누구와 다퉜는지도.”“외상값 안 갚은 사람 이름을 읽어 달라 하셨어요. 세 번이나.”“그 사람 이름은?”며느리가 답하자 복례의 검지가 한 번 움직였다. 빌린 이름에 잠겨 있어도 오늘 아침의 성질은 몸 어딘가에 남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7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