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는 장터로 옮겨졌다.혈비가 앉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우물 유족과 성문 사람, 군사와 길 식솔이 둘러보도록 붉은 방석을 걷어 낸 채 놓았다.“오늘부터 이 자리에 한 사람을 앉히지 않겠다.”대신들이 울부짖었다. 황실군이 문앞에 있는데 왕위를 비우면 삭월은 그날로 끝난다고 했다.“내가 앉아 사람을 넘겨야만 이어지는 삭월이라면 이미 끝난 것이다.”“누가 군사를 막습니까?”“막을 사람을 함께 정한다.”혈비는 성문과 곡식, 약방, 군사의 일을 나눴다. 각 자리에는 우물 유족 한 사람과 기존 관리 한 사람, 장터에서 뽑힌 사람 하나가 함께 수결해야 했다. 급할 때는 먼저 움직이되 해 지기 전 까닭을 공개하게 했다.누가 평의 사람을 고를지를 두고도 다툼이 났다. 혈비가 고르면 왕의 신하가 이름만 바꾸는 셈이었다. 사람들은 성문마다 손바닥만 한 돌을 하나씩 나눠 갖고, 맡기고 싶은 사람 발치에 놓았다. 돌이 많다고 바로 앉히지 않았다. 당사자가 맡을 수 있는지 묻고, 반대하는 사람 까닭도 함께 들었다.빨래꾼 노파는 가장 많은 돌을 받았으나 거절했다. 글을 읽지 못해 장부를 맡기 어렵다고 했다. 묵할멈이 손짓으로 자신도 글을 못 읽지만 증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둘은 글 읽는 궁녀와 함께 우물 기록 자리에 앉았다.소맥의 아비는 군사를 맡지 않겠다고 했다. 분노한 자신이 황실 포로를 굶길 수 있다는 까닭이었다. 대신 우물 기록을 맡았다. 성문을 연 젊은 궁녀는 곡식 분배에 이름을 올렸다. 왕가 대신 하나도 남았지만 혼자 도장을 찍을 수 없었다.사백은 활을 평의 앞에 놓았다.“빌려주시겠습니까?”장터 사람들은 그가 먼저 황실 불화살을 쳐 낸 것을 보았다. 우물 유족은 과거 그 활에 죽은 이름도 들었다. 긴 말다툼 끝에 성문 방어에만 쓰고, 성 밖으로 화살을 보내려면 세 사람 동의를 받기로 했다.사백이 활을 다시 찼다. 이번에는 혈비 허락만으로 들 수 없는 무기였다.혈비는 왕관을 왕좌 위에 놓았다. 깨진 왕인과 어머니 밀지는 장터 여러 손을 거쳐 따로
Last Updated : 2026-10-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