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는 강 가운데 세운 물 무대에서 열렸다.무한의 세 강이 만나는 넓은 물목에, 배 수백 척을 잇대어 만든 거대한 부교(浮橋)가 떴다. 부교 한복판에 높은 단이 서고, 그 둘레로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자리가 색색의 차일 아래 벌여졌다. 강안에는 구경 온 무리가 물을 이루었고, 물 위에는 구경 배가 또 물을 이루었다. 십팔 년 만의 영웅첩 대회를 보러, 온 강호가 물의 도시로 모여든 것이다.운설은 강안의 인파 속에 섞여 그 광경을 보았다. 두건을 눌러쓰고, 노새와 우르를 양옆에 두고. 부교 위의 화려함과 강안의 소란 사이에서, 그녀 한 사람만이 저 물 무대에서 무엇이 벌어질지 알고 온 사람 같았다.부교 아래로 물살이 세게 흘렀다. 배 수백 척을 밧줄로 이어 붙였는데도, 세 강이 만나는 물목의 힘은 그 거대한 뜬다리를 이따금 낮게 출렁이게 했다. 화려한 차일도, 색색의 문장도, 그 아래 앉은 강호의 거두들도, 다 물 위에 떠 있었다. 발밑이 물이라는 것을 잊은 채 위엄을 부리는 사람들을, 운설은 강안에서 올려다보았다. 물을 다스리는 강 하나가 제 안에 있다는 것을, 저 위의 누구도 모르는 채로.북이 울렸다. 세 강이 다 듣도록 큰 북이었다.단 위로 노인이 올랐다. 지팡이 없이, 꼿꼿하게. 멀어서 낯은 보이지 않았으나, 운설은 그 걸음을 알았다. 성읍의 마당에서 아버지를 겨누던 손가락의 주인. 얼음강 나루에서 쉰을 이끌고 왔다 화살 한 대에 물러가던 늙은 몸. 집법당주 간수문이었다."강호의 벗들!" 간수문의 목소리가 물 위로 퍼졌다. 늙었으나 멀리 갔다. "십팔 년 전, 우리는 이 자리에서 북방의 재앙을 함께 끊었소. 오늘, 그 재앙의 마지막 불씨가 되살아나 다시 이 자리를 빌리게 되었구려."강안이 술렁였다. 재앙, 불씨 — 소문으로만 듣던 말들이 집법당주의 입에서 나오자 무게가 달랐다."닷새 뒤 폐막일, 우리는 세 가지를 함께 할 것이오. 하나, 십팔 년 전 그 밤의 공훈록을 다시 낭독하여 영웅들의 이름을 기린다. 둘, 재앙의 씨를 강호 공적으로
Last Updated : 2026-07-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