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애걸복걸 첫사랑 구출기: Chapter 51 - Chapter 60

63 Chapters

EP 51. 문기의 분노

다시 비상계단 통로.푸르스름한 어둠을 뚫고 문기의 거친 입술이 유진의 입술을 완전히 집어삼켰다.숨을 쉴 틈조차 주지 않는 난폭한 돌진이었다.문기의 단단한 혀가 유진의 입안 구석구석을 잔인하게 헤집고 유린했다.숨이 막혀 문기의 단단한 가슴을 밀어내려 했지만.그의 커다란 손이 유진의 양 손목을 한 손으로 낚아채 머리 위 벽으로 거칠게 고정해 버렸다.탁-!벽에 부딪힌 손등에서 둔탁한 통증이 느껴졌다.하지만 입안을 가득 채운 열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짙은 어둠 속에서 하얗게 번뜩이는 시선.문기는 유진의 가쁜 숨을 가로채며 그녀의 하얀 목덜미로 고개를 깊숙이 묻었다.연약한 얇은 살결을 이빨로 강하게 깨물고 핥아 올리는 자극.유진의 등에 와닿은 시멘트 벽면은 얼음처럼 차가웠다.하지만 그녀의 앞을 완전히 봉쇄한 김문기의 몸은 터질 것처럼 뜨거웠다.오직 좁은 계단실을 채운 것은 서로의 허파를 찢고 나오는 거친 호흡 소리뿐이었다.툭.벽과 사내의 거구 사이에 갇힌 신체. 도망칠 곳은 존재하지 않았다.문기의 거친 손길이 유진의 얇은 셔츠 깃을 한 움큼 움켜잡았다.그대로 제 쪽을 향해 난폭하게 끌어당기는 악력.훅 끼쳐오는 독한 시가 향. 그리고 그 뒤편에 섞여 있는 지독하게 낯익은 체취.유진은 본능적으로 턱을 굳히며 마른침을 삼켰다.푸르스름한 흑백의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타오르는 문기의 눈동자.가차 없이 유진을 내리누르는 그의 시선.여전히 오만했고, 지독하게 탐욕스러웠다.문기의 거친 숨결이 유진의 젖어 드는 눈가를 잔인하게 핥아 내렸다.두 사람의 거대한 그림자가 비상계단의 짙은 푸른 어둠 속으로 완전히 잠겨 들고 있었다.“……놔줘.”유진의 갈라진 목소리가 계단실의 정적을 얇게 찢었다.대답은 없었다.대신 문기의 커다란 손이 유진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두 손가락 뼈마디에 사정없이 힘이 들어갔다.유진의 새하얀 살결 위로 선홍빛 붉은 손자국이 선명한 낙인처럼 새겨졌다.문기의 시선이 그 붉은 입술에 꽂혔다.“놓으라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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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2. 비참한 졸업파티의 밤

“너에게서…… 낯선 냄새가 나. 그 새끼………죽여버릴거야!”목덜미를 사정없이 후벼파는 문기의 거친 숨결.그 뜨거운 호흡이 닿는 순간, 유진의 등줄기로 소름이 돋아났다.10년.이 끈적한 숨결은 언제나 서유진의 세계를 가두는 가장 완벽한 창살이었다.늘 그녀를 미치도록 열망하게 만들고 서럽도록 좌절하게 만들었던 그의 키스.결국 그 아무 의미도 별 것도 아닌 키스 하나에, 매달리고 매달리며 그를 10년이나 기다렸다.너무도 멍청했던 자신의 짝사랑.그때 문기의 붉게 충혈된 눈동자가 유진의 전신을 샅샅이 파고들었다.처벌하려는 맹수의 시선.그 서슬 퍼런 안광이 유진의 기억을 사정없이 짓밟고 들어왔다.유진은 도망치지 않았다.대신, 짓무른 입술을 열어 아주 느리게 받아쳤다.“오빠는…… 날 원한 적도 없잖아.”건조하게 툭 떨어진 한마디.그 단어가 두 사람의 발밑을 가로막았다.동시에, 봉인되어 있던 잔인한 기억의 뚜껑이 무섭게 열렸다.지독한 감옥 같았던 제주도의 국제학교를 졸업하던 날이었다.마침내 법적으로 ‘성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그날.문기는 오직 유진만을 위한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파티를 열어 주었다.쿵. 쿵. 쿵.지독한 중저음의 베이스 비트가 고막을 마비시켰다.제주도 서귀포. 깎아지른 듯한 잿빛 절벽 위에 위태롭게 솟아 있는 LX 그룹의 프라이빗 별장.1층의 대형 풀파티장은 이미 이성을 증발시키는 네온 불빛으로 터질 듯이 일렁이고 있었다.출렁이는 수면 위로 쏟아지는 자극적인 핫핑크와 일렉트릭 블루의 조명들.그 원색의 빛들이 칼날처럼 날카롭게 분열하며 공간을 도륙했다.그 눈부신 소음의 한가운데 유진이 서 있었다.그리고 오직 서유진 하나만을 위해.하버드라는 미래까지 가차 없이 던져버린 사내가 언제나처럼 그녀의 곁에 있었다.그리고 늘 그랬듯 그의 독점욕과 스케일은 거대했다.“와, 서유진! 네 정혼자 진짜 미친 거 아냐? 대한민국에 이런 별장이 존재하긴 했어?”혜선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자극적인 클럽 음악 소리에 묻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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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3. 정욕의 거세

바스락. 콰직-!그의 커다란 손이 유진이 입고 있던 샴페인 골드빛 드레스 자락을 가차 없이 걷어 올렸다.얇은 실크 원단이 허벅지 위로 쓸려 올라갔다.문기의 날렵하고 뜨거운 손바닥이 유진의 하얗고 말캉한 허벅지 안쪽 살을 난폭하게 쓸어 올렸다.“읏……!”생전 처음 경험하는 노골적이고도 직접적인 마찰.찌릿한 전율이 아랫배를 관통했다.유진은 가녀린 신음을 내뱉으며 몸을 잘게 떨었다.“오빠, 읍…… 잠시만, 요…….”하지만 문기에게 자비란 없었다.그는 힘없이 밀어내는 유진의 가냘픈 양손을 한 손으로 낚아채 손깍지를 낀 채 머리 위로 고정했다.그리고 붉게 달아오른 유진의 입술을 통째로 집어삼켰다.독한 위스키 향이 섞인 타액이 입안으로 사정없이 밀려들었다.집요하고 거친 혀가 유진의 여린 구강 내부를 난도질하듯 헤집었다.투둑ㅡ. 툭.이내 문기의 커다란 손이 다시 드레스 안쪽, 얇은 속옷 너머의 맨살로 거침없이 파고들었다.지금까지 그녀의 고결함을 지키던 정결하고 다정한 손길이 아니었다.유진의 탐스러운 가슴을 터질 듯이 움켜쥐고 그녀의 골반 뼈를 으스러뜨릴 것처럼 누르는 체중감.노골적이고도 지독한 데일 것처럼 뜨거운 애무였다.살과 살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눅진하게 번졌다.쿵. 쿵. 쿵.발밑에서는 여전히 친구들이 발을 구르며 시끄럽게 떠드는 진동이 벽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바로 아래층에 사람들이 있다는 공포와 수치심.그리고 4년간 본능적으로 갈구해 왔던 문기의 육체적 지배.두 가지 상반된 감정이 뒤섞여 유진의 뇌리를 하얗게 마비시켰다.유진은 그의 단단한 어깨를 부서져라 움켜쥔 채, 밀려오는 쾌락에 완전히 녹아내렸다. 하얀 시트 위로 유진의 드레스가 허물처럼 완전히 벗겨져 나갔다.창밖의 푸른 달빛을 받아 우윳빛으로 매끄럽게 빛나는 전라의 나신.문기의 호흡이 완전히 짐승처럼 거칠어졌다.유진의 몸은 이미 그의 거친 손길 아래 달아올라 온전히 그를 향해 무방비하게 열려 있었다.남자의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 존재감이 유진의 뜨거운 허벅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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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4. 유진의 라이벌 한정희

츄릅, 츳――.서늘한 콘크리트 벽면에 질척이는 마찰음이 유령처럼 감돌았다.꺼진 센서등 아래, 푸르스름한 사각지대.유진은 문기의 거구 아래 완벽하게 갇혀 있었다.거친 키스.뇌리가 하얗게 질려갔다.그 아찔한 감각의 틈새를 뚫고 한 달 전의 끔찍했던 기억의 잔상이 벼락처럼 스쳤다.서유진이라는 세계를 통째로 폭파시켜 버렸던 파혼의 도화선.한정희.그 여자의 오만하고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던 붉은 입술.“읍…… 하아!”유진이 고개를 격렬하게 틀어 젖히며 문기의 입술을 밀어냈다.가쁜 숨통이 트이자마자 유진의 갈라진 목소리가 어둠을 찢었다.“우리의 그 고결하다고 자부하던 10년을…… 내 신앙을 먼저 깨부수고 짓밟은 건, 오빠가 먼저였어.”문기의 움직임이 뚝 멈췄다.어둠 속에서 그가 미간을 험악하게 구겨뜨렸다.핏발 선 붉은 안광이 유진의 얼굴을 뚫어질 듯 쏘아보았다.“너 지금 고작 딴 년 때문에…… 그 자식에게 홀렸다고 내 앞에서 구차한 변명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이 네 잘못은 아니니까, 탓하지 말라고?”남자의 어조에는 여전히 오만한 가식만이 가득했다.유진의 눈가에 서늘한 피눈물이 고였다.자신을 정결함이라는 지독한 성역의 지옥에 가두어 가차 없이 말려 죽이는 동안.평생의 보호자라 믿었던 이 남자는 비좁고 더러운 구석에서 다른 여자의 육체를 빌려 짐승처럼 욕망을 배설해 놓고 자신부터 탓했다.그 비참하고 잔인한 진실의 민낯이 그녀를 질리게 만들었다.“하…….”유진은 붉어진 눈으로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그리고 온 힘을 짜내어 자신의 어깨를 사정없이 틀어쥐고 있던 문기의 단단한 가슴을 거칠게 밀쳐냈다.밀려나는 검은 슈트의 실루엣.그 틈새로, 묻어두었던 8년 전 제주도의 정글이 다시금 수면 위로 뿜어져 나왔다.서유진의 고등학교 시절 유일무이한 라이벌.그때부터 김문기를 호시탐탐 노리며 파멸의 덫을 놓았던 여자.그리고 현재 LX 그룹의 절대 권력인 김문기 상무의 전담 비서실장.한.정.희.고등학교 시절.그녀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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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5. 한정희의 모욕감

제주도 국제학교의 가을 축제를 앞두고.온 학교가 축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들뜬 소란으로 정신없이 일렁이던 늦은 오후였다.정희는 문기가 학생회 사무실에 홀로 남아 축제 결산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친구들의 입을 통해 알게 됐다.기회였다.정희는 의도적으로 교복 셔츠 단추를 속살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풀어헤쳤다.그리고 일부러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은밀하게 학생회 사무실 문을 열었다.딸깍――.조도가 낮은 학생회실 내부.서류를 념기는 종이 마찰음만이 건조하게 울리고 있었다.“문기 선배, 축제 비품 정리 최종 서류 가져왔는데…… 확인 좀 해 주실래요?”정희는 서류를 건네는 척하며 문기의 책상 위로 제 육감적인 상체를 깊숙이 숙였다.늘어진 오후의 햇살 아래,얇은 교복 셔츠 아래로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가슴골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건강하게 태닝된 구릿빛 살결.문기의 시선 바로 앞으로 밀고 들어오는 도발적인 질량감이었다.정희는 화려한 눈꼬리를 여우처럼 휘었다.손가락 끝으로 문기의 단단하고 드넓은 어깨 자락을 슬며시 쓸어내리며 다가갔다.육체조차 완벽한 무기로 던지는 영악한 사냥꾼의 몸짓.그녀가 문기의 귀밑샘을 향해 뜨겁고 축축한 숨결을 불어넣었다.“저…… 유진이랑 같은 반인 거 아시죠, 선배?”서유진. 그 이름 세 글자가 얹어지자, 서류만 보던 김문기가 그제야 힐끗 차가운 눈동자를 들어 올렸다.시선이 허공에서 무겁게 엉켰다.“선배…… 그 아기 같은 서유진 데리고 소꿉장난하는 거, 솔직히 안 지루해요?”“별로.”문기의 음성은 건조했다.“걔는 선배가 손가락 하나만 대도 무섭다고 소리 지르며 울 것 같은 애잖아. 하지만 난 안 그래요, 선배. 난 선배가 한밤중에 뭘 원하는지, 그 뜨거운 본능을 전부 다 만족스럽게 채워줄 수 있어요.”정희가 문기의 귓바퀴를 입술로 비빌 듯 거침없이 들이쳤다.남자의 겉옷을 파고드는 끈적한 유혹.“류 요스케 선배한테 지기 싫다면서요. 내가 그 선배 말고 선배를 골랐다고요.”날것의 굶주린 수컷을 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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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6. 유진과 문기의 불화

“너 진짜…… 한정희가 들고 온 그 초음파 사진이 내 아이라고 믿는 거야?!!!”유진의 동공이 순간 거칠게 수축했다.그때 그가 유진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붙인 채 짐승처럼 낮게 으르렁거렸다.“내가 미쳤어? 내 인생에 완벽한 정혼자는 오직 너 하나야. 내가 널 그렇게 지키려고 지난 10년을 어떻게 견뎠는데…… 감히 한정희 같은 싸구려 여자와 내 아이를 갖을 것 같아?!!!”쾅ㅡ!.유진의 정신은 순식간에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었다.시야가 급격히 암전되었다.*피눈물이 흐르는 세월이었다.유진은 묵묵히 그 지독한 고통의 터널을 통과하려 죽을 힘을 다했다.오직 김문기가 원하는 고결하고 완벽한 정혼녀의 자리를 필사적으로 지켜내기 위해.그런데 그 위태로운 10년의 평화가 균형을 잃기 시작하자.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아 그대로 무너져버렸다.그날은 모든 타임라인이 최악으로 꼬여 있던 날이었다.유진과 문기의 결혼식 준비 중.그의 독사 같은 어머니가 언제나처럼 유진을 향해 날 선 독설과 가학증을 퍼붇던 날.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오후였다.가문의 후계자로서의 짊어진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문기의 이성은 이미 폭발 직전이었다.설상가상으로 유진 역시 병원 인턴 당직과 고된 밤샘 스케줄에 치여 문기에게 소홀했다. 예비 시어머니의 천박한 언사를 홀로 감당하며 지칠 대로 지쳐버린 몸과 마음.저택의 거실에서 마주한 두 사람 사이에는 시린 냉기만이 감돌았다.유진만을 바라보는 문기의 애처로운 시선을 그녀는 끝까지 마주보려 하지 않았다.그는 급하게 유진의 손목을 붙잡았다.“얘기 좀 하자, 서유진.”문기가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내리며 그녀를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됐어. 나 지금 당장 병원으로 복귀해야 해.”유진은 그의 시선을 피했다.“너 우리 어머니 때문에 힘든 거 알아.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려. 기생충 소리 좀 들으면 어때, 내가 널 지키는데.”“오빠는 그게 참 쉬울 거라고 생각해?”유진의 목소리가 바르르 떨렸다.“결혼하면 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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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7. 문기의 외도

스르륵.단추가 풀려나간 실크 블라우스 자락 사이로 가차 없이 속살이 드러났다.비좁고 밀폐된 상무실 안쪽 탕비실.문틈 사이로 은은하고 새어나오는 살구빛 간접 조명이 전라에 가까운 여자의 상반신 위로 진득하게 흘러내렸다.벽면에 드리워진 검은 음영과 살구색 살결의 지독한 색채 대비.한정희는 거침이 없었다.그녀는 위스키 열기에 휩싸여 이성이 마비된 김문기의 거구를 대리석 벽면으로 노골적이고 사납게 밀어붙였다.하아, 하아.비좁은 공간을 채우는 가쁜 숨결. 지독한 알코올의 취기,그리고 덮쳐오는 어둠 속에서 문기의 감각이 무섭게 뒤틀렸다.자신의 목을 안아오는 여자의 체취.그것은 서유진이 평소에 뿌리던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향수 냄새였다.치밀하게 계산된 덫.문기는 지독한 갈증 속에서 눈앞의 여자를 유진이라 잔인하게 착각하고 말았다.정희의 손가락 끝이 문기의 단단하고 날카로운 턱선을 느릿하게 쓸어내렸다.끈적한 마찰.이내 그녀의 육감적이고 성숙한 골반이 문기의 단단한 허벅지 사이를 파고들었다.서로의 살결이 옷감 너머로 노골적으로 맞부딪치며 비벼대기 시작했다.고등학교 축제 날, 학생회장실에서 당했던 그 비참한 경멸과 굴욕.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인이 된 한정희의 공세는 지독했다.수컷의 말초적인 성적 본능을 가장 잔인하고 확실하게 자극하는 도발.“오빠…….”정희가 유진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문기의 넓은 등 뒤로 팔을 감아 안았다.귓가를 간지럽히는 끈적한 유혹의 속삭임.“당신한테 고고한 인형으로 박제되어… 당신 손길만 닿아도 벌벌 떠는 여자로 사는 기분… 그게 어떨 것 같아요?”“유진아…”“오빠는 그런 여자가 좋아요? 닌 피가 끓는 남자가 좋아요.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어.”툭――.뇌 속에서 무언가 강렬하게 끊겨 나갔다.보호자라는 위선적인 명분.그리고 유진의 순결한 가치를 제 손으로 흠집 내지 않겠다는 비틀린 신념.그것을 위해 지난 10년 동안 기괴하리만치 정욕을 억누르고 인내해 왔던 남자의 이성.그 견고하던 빗장이 정희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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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8. 깨어진 신앙. 브라이덜 샤워

순백.눈이 시리도록 투명한 하얀 풍선들이 천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화려한 백색의 생화들.그 중심에 선명하게 박힌 문구.[Bride to be 서유진]최고급 호텔 파티룸.유진은 몸에 딱 맞는 아이보리빛 미니 파티 드레스를 입은 채 화사하게 웃고 있었다.수많은 친구들의 축하와 환호성.10년이다.그 기나긴 기다림과 인내의 끝자락.마침내 김문기의 정식 아내로, 그의 완벽한 짝으로 세상에 공인받는 날이었다.늘 문기의 숨 막히는 통제 속에서,사막처럼 메말라 있던 유진의 뺨 위로, 모처럼 선홍빛 생기가 돌던 바로 그 순간.스르륵ㅡ.파티룸의 묵직하고 웅장한 문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느릿하게 열렸다.유진의 고요한 세계를 송두리째 찢어발길 거대한 파멸의 서막.구두 굽 소리가 대리석을 긁었다.뚜벅, 뚜벅.사방의 소음이 일시에 멎었다.모든 시선이 단 하나의 점으로 고정되었다.피부가 아슬아슬하게 비쳐 보이는 얇은 블랙 실크 원피스.움직일 때마다 백색 조명을 받아 잔인하게 반짝이는 화려한 다이아몬드 귀걸이.고등학교 시절부터 유진을 향해 지독한 열등감과 신분 상승의 칼날을 갈아왔던 여자.김문기의 비서, 한정희였다.아이보리와 블랙.극단적인 두 색채가 파티룸 정중앙에서 날카롭게 충돌했다.친구들의 웅성거림이 소음으로 깔렸다.정희는 오만한 걸음으로 다가와 유진의 바로 앞에 멈춰 섰다.그녀의 붉은 입술 끝에 걸린 잔인한 조소.“행복해 보이네, 서유진?”비아냥이 귀를 찔렀다.“문기 선배가 10년 동안 적선하느라 정결하게 모셔만 뒀다던 그 불쌍한 고아 약혼녀의 브라이덜 샤워라니.”“……한정희. 난 널 여기에 초대한 적이 없는데. 미안하지만 당장 나가줘.”유진의 목소리가 굳어졌다.“내가 왜 나가?”정희가 오만하게 턱을 치켜들었다.“김문기의 진짜 ‘여자’인 내가, 내 남자의 이미지 세탁 노릇을 해줄 인형한테 선물을 주러 왔는데.”착ㅡ!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정희의 손에 들려 있던 것들이 유진의 얼굴을 향해 가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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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9. 이탈

타악――!어둠 속에서 고막을 찢는 파열음이 일었다.살과 살이 난폭하게 부딪치며 튕겨 나가는 생경한 마찰음.으스러질 것처럼 유진의 가녀린 어깨를 옥죄고 있던 김문기의 긴 손가락 사이로 기어이 균열이 생겼다.전신을 뒤틀어 짜낸 유진의 저항은 악에 받쳐 있었다.문기의 거친 악력이 허공으로 미끄러졌다.그가 다시 손을 뻗어 유진의 목덜미를 낚아채기도 전.유진은 순백의 의사 가운 자락을 사납게 휘날리며 몸을 돌렸다.질척하고 어두컴컴한 비상계단의 스산한 공기를 찢고, 차가운 철문을 힘껏 밀쳤다.쾅――!철문이 비명 같은 소음을 내며 무겁게 닫혔다.푸르스름한 어둠이 내려앉은 계단실에는 오직 한 남자만이 유령처럼 덩그러니 남겨졌다.김문기는 미동조차 하지 못했다.멀어지는 하얀 잔상을 좇던 시선이 천천히 제 손바닥으로 향했다.얼룩진 공기를 움켜쥐고 있는 그의 다섯 손가락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넋이 나간 듯 완전히 경직되어 버린 육체.10년 전이었다.중학교 3학년의 유진.불의의 사고로 부모의 시신을 치르고 검은 상복 차림으로 자신의 저택의 무거운 대문을 열고 들어왔던 첫 순간.상실감에 얼어붙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장난스레 만지려던 자신의 손을 향해,열다섯의 소녀는 지금처럼 차갑고 가차 없는 거절의 손짓을 날렸었다.그날, 남자의 가슴을 서늘하게 관통했던 생생한 거절의 촉각.문기는 그 비참한 촉각을 느낀 직후 결심했었다.다시는 그녀가 자신을 거역하게 두지 않겠다고.자신의 손길을 밀어내지 못하게 하겠다고.그렇게 10년을 완벽한 새장을 짜고 그녀를 가두었다.오직 자신만이 그녀의 유일한 구원이라고.그녀가 자신만을 갈구하며, 숨소리조차 자신의 통제 아래서만 쉴 수 있는 자신만의 순종적인 인형으로 사육해 왔다.그런데 오늘, 그 견고했던 10년의 감옥을 깨부수며.유진의 손끝에서 또다시 그 잔인한 ‘거절’의 감각이 전해졌다.남자의 잘생긴 미간이 종잇장처럼 일그러졌다.핏발 선 눈동자가 허공을 헤맸다.문기는 그제서야 처절하게 깨달았다.서유진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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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60. 셈셈. 이상한 계산법

하아, 하아, 하아.문기의 축축한 숨결을 뿌리치고.도망쳐 나온 유진은 마른침을 삼키며 허덕였다.심장이 갈비뼈를 부수고 튀어나올 것처럼 가파르게 요동쳤다.유진은 떨리는 손으로 의국 문을 거칠게 밀쳤다.벌컥――!백색 조명이 쏟아지는 의국 내부. 사방에 깔린 차가운 소독약 냄새.“어라? 뭐냐? 일주일 동안 이사장님이랑 아주 제대로 뜨거운 신혼생활 즐기다 오셨나 봐요? 아주 뼈만 남게 야위셨는데, 우리 이사장 사모님?”엉망으로 흐트러진 머리칼,붉게 상기된 얼굴로 들이닥친 유진을 향해 목소리가 날아들었다.의국 소파에 길게 누워 차트를 뒤적거리던 남자가 낄낄거리며 몸을 일으켰다.특유의 장난기 섞인 농담을 던지는 사내.유진의 고등학교 동창이자.그녀를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오랜 소꿉친구, 선호였다.그때 실실 거리던 그의 웃음이 딱 사라졌다.초점을 완전히 잃어버린 황금빛 눈동자.평소의 유진이라면.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며 핀잔을 주거나, 그의 등짝을 후려쳤을 타이밍이었다.그런데 그녀는 책상 모서리를 부서질 듯 움켜쥔 채, 전신을 바들바들 떨고 있고 있었다.물기조차 마른 눈가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의국 내부에 서늘한 침묵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선호의 안색에서 장난기가 순식간에 휘발되었다.그의 눈빛이 진지하게 가라앉았다.소파에서 벌떡 일어난 그가 성큼성큼 긴 다리로 유진의 앞으로 다가왔다.“……서유진? 너 왜 그래? 왜 이렇게 떨어?”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엔 숨길 수 없는 걱정이 묻어났다.“혹시 복도에서 누가 대놓고 너한테 더러운 말이라도 뱉었어? 아무리 네 파혼이랑 초고속 결혼 스캔들이 자극적이라고 해도, 이 병원 의료진 중에 네 앞에서 대놓고 험담할 간 큰 인간은 없을 텐데. 류 이사장이 어떤 괴물인지 뻔히 알면서, 목숨 내놓은 미친놈이 아니고서야…”카톡――.바로 그 순간, 적막을 찢고 유진의 가운 주머니 속에서 날카로운 진동음이 울렸다.혹여, 응급실에서 온 긴급 호출(Emergency Call)일까 싶었다.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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