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혜진은 마음속에 남아 있던 두려움을 억지로 없애려 하지 않았다. 대신 두려움이 찾아올 때마다 혼자 도망치지 않고 에이든과 이야기하려 했다. 에이든 역시 자신의 힘으로 혜진의 길을 대신 결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필요한 정보와 선택지는 제공했지만, 최종 결정은 언제나 혜진에게 맡겼다. 그런 신뢰 속에서 프리미엄 K-에스테틱 브랜드 ‘라온’의 첫 번째 공식 매장이 BGC 중심가에 문을 열었다. ‘라온’은 즐거운이라는 뜻을 담은 순우리말이었다. 과거의 상처를 감추기 위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되찾는 아름다움을 만들고 싶다는 혜진의 철학이 담긴 이름이었다. 오픈 당일, 혜진은 네이비색 정장 바지와 아이보리 실크 블라우스를 입고 매장 입구에 섰다. 화려함을 과시하기보다 신뢰와 전문성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직원들의 동선을 직접 확인하고, 첫 고객을 맞이하기 전 상담실과 관리실을 하나씩 점검했다. “예약 고객 명단을 다시 확인해 주세요.” “네, 대표님.” “유명 고객이라고 해서 다른 고객보다 먼저 안내해서는 안 돼요.” 혜진은 매장 안을 둘러보며 또렷하게 말했다. “라온의 가치는 유명한 사람이 찾는 곳이라는 데 있지 않아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상태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직원들은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전 열 시, 매장의 문이 열렸다. 론칭 행사에서 브랜드를 접한 현지 기업인과 정계 인사의 가족들, 연예계 관계자들이 예약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한국식 맞춤 상담과 체계적인 사후 관리 시스템은 빠르게 호평을 받았다. “관리 방법만 알려 주는 게 아니라 생활 습관까지 함께 점검해 주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피부 상태를 매번 기록해 변화 과정을 설명해 주니 믿음이 갑니다.”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고 신규 예약 문의도 빠르게 늘어났다. 하지만 혜진은 들뜨지 않았다. 예약 수보다 서비스 품질을 먼저 확인했고, 직원들이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도록 한 명씩 격
Last Updated : 2026-07-1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