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의 모든 서류와 전남편과의 흔적들이 완벽히 정리되자, 혜진은 서랍 깊숙한 곳에 넣어두었던 한국에서의 마지막 물건—낡은 이혼 신고서 사본을 꺼냈다. 그것은 그녀를 옥죄던 과거의 가장 추악한 족쇄였다. 혜진은 민지와 에이든이 거실에서 웃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본 뒤, 발코니로 나가 그 사본을 갈기갈기 찢어 마닐라 베이의 바람 속으로 날려 보냈다. 흰 종이 조각들이 바람을 타고 푸른 바다 위로 흩어지는 모습을 보며, 혜진은 영혼의 완전한 자유를 느꼈다. 과거의 슬픔도, 억울함도, 강태성이라는 족쇄도 이제 그녀의 인생에 단 한 조각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날 밤, 에이든은 혜진을 안고 침대에 누웠다. 방 안에는 은은한 조명만이 빛나고 있었고, 두 사람의 숨결이 좁은 공간을 가득 채웠다. 혜진은 에이든의 단단한 가슴 팍에 얼굴을 묻은 채, 참았던 눈물을 소리 없이 흘리기 시작했다. 이번 눈물은 슬픔이나 분노가 아니었다. 벼랑 끝에서 독하게 버텨온 시간들에 대한 스스로를 향한 대견함, 그리고 자신을 이토록 완벽하게 구원해 준 남자를 향한 끝없는 고마움의 눈물이었다. 에이든은 혜진의 눈물을 자신의 입술로 다정하게 닦아내며 그녀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 “울어도 됩니다, 혜진 씨. 내 품 안에서는 언제든 약해져도 좋으니까.” 그의 거대하고 따뜻한 위로 안에서 혜진은 마침내 마지막 눈물을 흘려보냈다. 폭풍 같은 복수극이 끝나고, 혜진의 일상에는 진정한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아침이면 러닝을 마친 뒤 에이든과 함께 커피를 마셨고, 낮에는 라온 그룹의 CEO로서 평온하게 집무를 돌보았으며, 저녁에는 세 가족이 모여 행복한 저녁 식사를 나눴다. 더 이상 불면증에 시달려 밤을 새우는 일도, 남편의 외도 환영에 시달려 악몽을 꾸는 일도 없었다. 혜진의 피부는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하게 빛났고, 그녀의 미소에는 세상 그 어떤 풍파도 범접할 수
Terakhir Diperbarui : 2026-07-16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