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졸일 일 없이 여섯 장의 카드 안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공동의 목표로 달성했겠다, 당분간은 감감무소식을 자처한 녀석.솔직히 처음에는 웬 꿀이냐 싶었다.믿기 힘들겠지만 저희 둘은 같은 중학교,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상황에 이어 대학교 간판까지 고스란히 같게 되었다니까.그러니 고등학교 졸업식 전까지라도 서로 거리를 두고 지내보는 것도 괜찮겠지 싶었다.조만간 대학교에 입학해서 새내기 생활을 시작하자면 한때 지율혜가 했던 말 그대로 저와 녀석은 전공을 제외한 모든 교양 수업을 똑같이 맞추고 매일같이 함께하게 될 테니까.글쎄, 암만 부정해 봐도 눈에 선한 스토리인 만큼 그 부분에 있어서는 바로 받아들였다.하지만 사람이 갑작스럽게 달라지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문제라고 하니, 언제까지고 저를 찾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된 며칠이었지.근데 또 잠결에 희미한 시야를 확보하자니 제가 또 괜한 궁금증을 가졌던 게 확실해졌다.누가 저희 집 문을 열어줬는지 확인하는 건 나중으로 미루더라도 잘만 자고 있는 방주인의 머리맡에 서서 단번에 잠을 날려버린 불청객.제가 씻고 나온 사이 녀석은 방바닥에 앉아 콧노래로 불러주는 소악마나 다름없었다.“아니, 나 없이 고등학생으로서의 마지막 방학을 잘 불태워보겠다며. 오전에는 뭐 했는데? 오전에 한 거 그대로 오후해도 똑같이 하면 되잖아. 그게 뭐가 어렵다고 남의 집 와서 남의 잠을 다 깨우지. 난 진짜 이해가 안 가.”“엄마 손 잡고~ 꽃시장 갔지~”개사 금지, 박수 금지, 율동도 다 금지.평소라면 온갖 금기 사항을 쏟아냈을 거다.그래도 무려 일주일을 훌쩍 넘기고 보름이 가까워진 시점에서 만난 이웃사촌 격이니 한 번 더 참을 인자를 새기기로 한 도준이었다.“그래. 오전이라도 행복했으면 됐다. 난 또 너 면허증 딴 기념으로 어디 놀러나간 거 아닐까 했는데. 면허만 땄지, 차는 아직 안 모나보다?”“에이, 멀리 놀러나가려 해도 아직은 안 돼. 지금은 딱 동네 한 바퀴 도는 초보 수준이야. 그리고 당장 다음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4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