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51 - Chapitre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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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세 사람의 시선이 화이트보드 위 시간에 동시에 멈췄다.이제부터는 단 하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았다.“놈들이 송금 버튼을 누를 시간이 10시라면, 우리는 9시에 움직인다.”“미리 막아두는 거군요.”“그래. 은행 문 열리자마자 민우, 네가 금융감독원과 경찰에 동시 제보를 넣어.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로.”민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신고 접수되고 지급 정지까지 30분이면 충분해. 그럼 놈들이 10시에 송금 버튼을 누르면 이미 그 계좌는 얼어붙어 있을 거야.”서린이 이어 말했다.“송금이 막히면 놈들은 패닉 상태가 될겁니다. 우리가 노리는 건 바로 그 순간이에요. 그들이 여는 예비 계좌, 그 루트를 잡는 게 진짜 목적입니다.”“역시, 공 과장. 놓치는게 없네.”민우가 짧게 웃었다.“좋아.”수혁은 만족스러운 듯 펜을 내려놓았다.“미리 덫을 놓고 기다린다. 걸려들면, 그때 목줄을 채우는 거야.”회의가 끝났을 때 시계는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긴장이 풀리자, 그제야 배고픔이 몰려왔다.“밥 먹으러 가자. 머리 썼더니 당 떨어진다.”민우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수혁은 서린을 보며 물었다.“맛있는 거 먹자. 공 과장도 같이 가지.”“네, 알겠습니다.”세 사람은 회사 근처의 조용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파스타와 리조또가 테이블에 놓였고, 민우는 와인 한 잔을 곁들였다.“이야, 우리 차 대표님. 옛날 생각나네.”민우가 웃으며 말을 꺼냈다.“고등학교 때도 이랬어. 시험 기간만 되면 눈에 불을 켜고.”“밥 먹는데 무슨 옛날이야기야.”수혁이 무심하게 타박했지만, 민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서린을 바라봤다.“공 과장님, 이 녀석 고등학교 때 별명 뭔지 아세요?”“글쎄요.”서린이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독사… 같은 거요?”“비슷해요.”민우가 피식 웃었다.“‘미친개’였어요. 한 번 물면 절대 안 놓는다고.”민우는 포크를 내려놓고 말을 이었다.“원래 전교 1등은커녕 공부엔 관심도 없던 놈이었거든요. 근데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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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월요일 오전 9시, 수혁의 사무실.은행 문이 열리는 시각과 거의 동시에, 정민우는 책상 위에 올려둔 두 대의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한쪽은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핫라인, 다른 한쪽은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민원 접수 화면이었다.그는 숨을 한 번 고른 뒤, 금융감독원 핫라인 번호를 눌렀다.“D사 법인 계좌입니다. 보이스피싱 및 불법 도박 자금 세탁 의심 건으로 제보합니다.”말은 짧았고, 준비는 이미 끝나 있었다.통화를 이어가는 사이, 다른 손으로는 미리 작성해 둔 고발장을 전송했다.첨부 파일에는 서린이 밤새 정리한 자료들이 빼곡했다.쪼개기 송금으로 분산된 입금 내역, 불특정 다수의 소액 거래, 월말마다 반복되는 자금 이동 패턴.누가 봐도 전형적인 대포 통장의 흐름이었다.필요한 말을 끝내고 통화를 종료했다.민우는 모니터를 확인하고는 고개를 들었다.“접수 완료.”수혁과 서린을 향해 짧게 OK 사인을 보냈다.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돌아갈 길은 없었다.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일 것이다.이것으로 꼬리가 드러나면 그 때가 진짜 시작인 것이었다.***오전 10시.국회 의원회관, 강민재 의원실.강민재는 거울 앞에 서서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콧노래까지 흥얼거릴 만큼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오늘, 미래희망재단으로 예정된 거액의 후원금만 무사히 이체되면 차기 총선 자금은 충분했다.돈은 몇 개의 차명 계좌를 거쳐 재단으로 흘러들어 갈 예정이었다.계획은 늘 그래왔듯, 깔끔했다.그때였다.문이 벌컥 열리며 보좌관이 얼굴이 새파래진 채 뛰어 들어왔다.“의원님! 큰일 났습니다!”“아침부터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강민재는 여유롭게 넥타이를 고쳐 매며 돌아섰다.“자금 관리팀에서 연락이 왔는데요… D사 계좌가 먹통이랍니다.”“먹통?”손이 멈췄다.“전산 오류인가?”“아닙니다. 지급 정지랍니다.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로 신고가 들어가서, 금감원에서 직권 동결을 걸었답니다.”“……뭐?”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보이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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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심재호는 욕설을 씹듯 내뱉으며 제자리로 돌아갔다.키보드를 거칠게 두드리는 소리가 사무실에 울렸다.급히 서류를 작성하는 손이 눈에 띄게 떨리고 있었다.그 사이, 서린은 메모지에 적힌 계좌번호를 자신의 노트북에 입력했다.계좌 조회.내부 거래 이력 매칭.자금 흐름 비교.확신이 들었다.‘찾았다.’서린은 화면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두 번째 파이프.’이것이 진짜 목적이었다.단순히 돈을 막는 것이 아니라, 놈들이 숨겨 온 자금 세탁 루트를 하나씩 드러내는 것.서린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휴대전화를 들어,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예비 계좌 확인. K물류입니다.]거의 동시에 답장이 도착했다.[계획대로 진행해.]‘이럴 줄 알았지.’덫은 이미, 더 깊이 닫히고 있었다.대표실.수혁과 민우는 서린의 보고를 보자마자 동시에 손을 들어 올렸다.짝—!경쾌한 하이파이브 소리가 울렸다.“나이스.”민우가 웃음을 터뜨렸다.“역시 공 과장. 일머리가 남다르다니까.”“강민재 그놈, 지금쯤 혈압 올라서 뒷목 잡고 있겠네.”그는 낄낄거리며 말을 이었다.“보이스피싱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너무 치졸한 수법이야.”“치졸한 놈들한텐,”수혁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느긋하게 받았다.“그 정도가 딱이야.”그때였다.책상 위 전화기가 요란하게 울렸다. 벨소리가 유난히 거칠게 들렸다.발신자 — [비서실 연결]수혁은 잠시 화면을 내려다보다가 받았다.곧바로 지우의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표님… 본사 회장님 전화입니다. 지금 당장 안 받으면 회사 문 닫게 하겠다고… 하십니다.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수혁은 전혀 서두르지 않았다.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스피커폰 버튼을 눌렀다.“연결해.”신호음이 한 번 울리고, 곧바로 고함이 쏟아졌다.— 차수혁! 이 미친놈이, 기어이 일을 쳐?!차윤호의 목소리가 사무실을 쩌렁쩌렁 울렸다.—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강 의원 쪽에서 난리가 났어!“무슨 말씀이십니까, 회장님.”수혁은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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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강민재의 전화를 받고 곧바로 수혁에게 전화를 걸었던 차윤호는 통화가 끊어졌지만, 한동안 수화기를 내려놓지 않았다.귓가에 남은 건 수혁의 태연한 목소리였다.— 보이스피싱 말입니다.차윤호의 어금니가 지그시 맞물렸다.턱선이 단단히 굳었다.그는 천천히 수화기를 내려놓았다.“……건방진 놈.”낮게 내뱉은 말에는 분노가 고스란히 드러났다.이제껏 자신의 말에 고분고분하진 않았어도, 이렇게 대놓고 긁어대지는 않았다.그런데, 경리과장이 새로 오고 나서부터 그놈 말투가 교묘히 달라지더니, 끝내는 이런 대형사고까지 쳤다.감히, 강민재 의원의 직통 계좌를 막고 그 화살이 내게 오도록 만들었다.회사를 건드리지 않고 목줄을 채우기 위해 여자까지 들이밀었다.하지만 여자 쪽은 아직 감감무소식이었다.차윤호는 인터폰을 눌렀다.“김 실장 들어와.”곧바로 문이 열리고 김상호 비서실장이 들어왔다.“아직이야?”차윤호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섞여 있었다.“여자 문제 말이야. 왜 진척이 없어.”김 실장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보고했다.“차 대표가 워낙 철벽을 쳐서 쉽지 않습니다. 최유나 양을 붙여보려 했지만, 면전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하더군요. 아주 질색을 한답니다.”차윤호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그래서?”김 실장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래서.... 말입니다만, 회장님. 조금 더 자극적인 방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자극적?”“네. 마른 장작에 불을 붙이려면 기름부터 부어야죠. 찌라시를 돌리겠습니다. 기정사실로 만들어버리면, 차 대표도 발을 빼기 힘들 겁니다.”차윤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꼬리를 올렸다.“그래. 불부터 질러야지. 아주 활활 타오르게.”그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난잡하게. 수습할 틈도 없게 만들어.”“진실이라 믿을 만큼.”“소문은 사실이 아니어도 사람들 머릿속에 남는다.”차윤호의 말이 끝나자 김 실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럼...최 회장님 측과는...”“오늘 당장 약속 잡아, 그 쪽은 내가 해결하지.”퇴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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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여기서 이러시면 그림 안 좋습니다.”그리고 유나를 보며 말했다.“최유나 씨, 오랜만이네요. 저 기억하시죠? 수혁이 친구, 정민우입니다.”유나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아… 네. 기억나요.”“일단 자리를 옮기시죠.”민우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단호했다.“보는 눈도 많고, 서로에게 좋을 게 없어요.”유나는 주변을 한 번 훑어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그래요.”“그럼, 밥이나 먹으면서 이야기해요. 약혼자랑.”그 말에, 수혁의 턱이 단단히 굳었다.결국, 네 사람은 아무 말 없이 같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레스토랑 VIP 룸 문이 닫히자마자, 공기가 뚝 끊겼다.외부의 소음은 완벽히 차단돼 있었고, 그 안에는 숨 막히는 침묵만 남았다.수혁은 물잔에 손도 대지 않은 채, 유나를 노려보고 있었다.턱선이 굳어 있었고, 손등에는 핏줄이 도드라졌다.엎고 나가야 하나.그냥 무시하면 그만인데…‘왜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지.’찌라시 따위, 무시하면 그뿐이었다.그런데도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삼촌의 계산, 유나의 집착, 기자의 카메라—그 모든 게 한꺼번에 들러붙어 숨을 조이고 있었다.반면, 최유나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기사를 믿는 것은 아니었다.하지만, 기사가 사람을 움직인다는 건 확신하고 있었다.한 번 퍼진 소문은 해명보다 오래 남는다.아니라고 말하는 순간조차, 사람들은 의심부터 시작한다.그 틈을 만들기 위해 오늘 이 자리를 만든 것이었다.그녀는 메뉴판을 넘기며 혼자 신이 나 있었다.마치 오늘 이 자리가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던 데이트인 것처럼.“여기 스테이크 괜찮다더라. 오빠, 미디엄으로 하지?”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았다.유나는 직원에게 고개를 들어 주문을 마쳤다.민우는 그 광경을 보며 속으로 욕을 삼켰다.이건 식사가 아니라, 폭탄 처리였다.그는 수혁과 서린을 번갈아 보며 언제 터질지 모를 상황을 계산하고 있었다.그리고—서린은 이 테이블에서 가장 조용했다.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냅킨을 무릎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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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강민재는 서린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입안에서 이름을 굴렸다.“공서린 씨라….”그의 눈이 가늘어졌다.“공 씨라니, 기억에 남을 이름이네요.”손가락으로 테이블 위를 두드렸다.톡. 톡.“어딘가에서...”그의 시선이 서린을 향해 곧게 들어왔다.“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서린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이름과 얼굴은 바꿨지만, 성까지는 바꾸지 않았다.수혁은 본능적으로 그 시선이 불쾌했다.아니, 정확히는 위험했다.서린이 불안해 보였다.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공 과장.”“네, 대표님.”“아까 말했던 그 서류 말이야.”수혁의 목소리는 일부러 업무적인 톤을 유지했다.“오늘 중으로 검토 끝내야 해. 내일 아침까지 내 책상 위에 올려놔.”— 나가“……예?”“중요한 거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기억이 안 나?”— 지금 이 자리를 피하라고.......!한 박자 늦게, 서린이 그 의도를 알아차렸다.“아… 네, 대표님.”그녀는 고개를 숙였다.“알겠습니다. 바로 들어가 보겠습니다.”서린은 강민재와 최유나를 향해 짧게 목례를 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VIP 룸을 빠져나갔다.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수혁은 문이 닫힐 때까지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저러면서 늘 괜찮은 척한다.내일이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출근해, 또 혼자 견뎌 낼 거다.그래도 지금만큼은 이 자리를 벗어나는 게 맞았다.민우는 수혁의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서린을 먼저 내보낸 이유쯤은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저 인간에게도 저런 면이 있었네.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강민재도 서린이 사라진 문 쪽을 바라보았다.아쉬움인지, 흥미인지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차 대표님.”그가 웃으며 말했다.“부하 직원 관리가 철저하시군요.”“업무니까요.”수혁이 짧게 답했다.서린이 나가자마자, 최유나는 기다렸다는 듯 수혁의 팔에 다시 손을 얹었다.“오빠.”목소리가 한층 부드러워졌다.“강 의원님도 계신데, 우리 약혼 얘기 좀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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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잠자리에 누웠지만 쉽게 잠들지 못했다.눈을 감으면, 그 목소리가 또렷해졌다.눈을 떴을 때는 아직 새벽이었다.서린은 다시 눕지 않았다.운동화를 신고 조용히 문을 나섰다.차가운 새벽 공기가 폐 깊숙이 밀려들었다.숨이 가빠질 때까지 달렸다.흔들리지 않기 위해.다시는, 그 목소리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서린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회사에 도착했다.밤새 흔들린 흔적은 얼굴에 남기지 않았다.강민재의 이름은 책상 서랍 속으로 밀어 넣었다.출근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들어와 각자의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띠리리.서린의 인터폰이 울렸다.“공 과장, 들어와.”수혁의 호출에 서린이 들어왔다.그는 밤새 한숨도 못 잔 듯 피곤한 얼굴이었다.“어제, 괜찮았나?”“업무 지시였는데요, 뭐. 별일 아니었습니다.”서린은 덤덤하게 넘겼지만, 수혁은 그녀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보았다.아닌 척 하기는. 쯧-그는 한숨을 내쉬며 본론을 꺼냈다.“강민재가 제안을 하나 하더군.”“어떤 제안입니까.”“우리 회사를 미래희망재단의 ‘공식 파트너사’로 지정하고 싶다더군. 지금까지는 그룹 차원에서 했지만, 이제는 한도오토링크 단독 명의로 MOU를 맺자고.”수혁이 비릿하게 웃었다.“겉으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니 뭐니 포장했지만, 실상은 뻔하지. 그룹을 거치지 않고 우리 회사에서 재단으로 직통 파이프를 뚫겠다는 소리야.”수락하는 순간, 한도오토링크는 강민재의 사금고가 되는 셈이었다.하지만 서린의 눈빛은 달랐다.“받으십시오.”“뭐?”“적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가장 확실한 입장권입니다. 파이프가 연결되면, 그 안을 흐르는 게 똥물인지 독약인지 우리가 제일 먼저 알 수 있습니다.”서린의 말에 수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위험하지만, 확실한 방법이었다.그때였다.벌컥! 노크도 없이 대표실 문이 활짝 열렸다.“오빠!”최유나였다.그녀는 오늘도 화려한 명품으로 휘감은 채, 마치 제집 안방처럼 당당하게 들어왔다.그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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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평온한 며칠이 이어지던 어느 오전,10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한도오토링크 사무실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공기에 잠겨 있었다.휴게실 한쪽, 커피 머신 앞에서 김다은 대리가 종이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요즘 대표님, 분위기 좀 달라지지 않았어요?”맞은편에 서 있던 박동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예전엔 항상 날 서 있었는데, 요즘은... 좀 여유 있어 보이세요.”“그쵸? 예전엔 복도에서 마주치면 숨부터 멈췄는데.”김 대리가 웃으며 맞장구치다가 슬쩍 시선을 옮겼다.“공 과장님도요. 요즘 표정 많이 부드러워졌어요.”커피를 타고 있던 서린이 고개를 들었다.“제가요?”“네.”박동하가 괜히 서둘러 대답했다.“예전엔 늘 생각이 많아 보였는데, 요즘은 좀… 회사에 익숙해진 느낌이랄까.”서린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럴지도요.”그리고 덧붙였다.“다들 잘 챙겨주셔서요. 고맙습니다.”그 말에 박동하의 얼굴이 환해졌다.반면 김다은 대리는 미묘하게 입꼬리를 내렸다.또 시작이네.요즘 들어 박동하의 서린을 향한 유별한 관심은 전보다 잦아들었지만, 시선은 여전히 서린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르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그게 괜히 서운했다....나도 있는데.“아무튼,”김 대리가 일부러 말을 돌렸다.“이렇게 조용한 날도 오네요. 한동안 너무 정신없었잖아요.”“그러게요.”서린은 종이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이제 좀 숨 돌릴 수 있을 것 같아요.”김다은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창밖을 바라봤다.주차장에는 거래처 차량이 드문드문 들어오고 있었고, 사무실 안에서는 키보드 소리와 프린터 돌아가는 소리만 잔잔하게 이어졌다.평범한 하루였다. 적어도, 모두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사무실 자동문 쪽에서 낯선 기척이 흘러들어왔다.검은 양복 차림의 남자들.날카로운 눈빛, 굳은 표정.그들은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곧장 안쪽으로 걸어 들어왔다.직원들의 시선이 하나둘 그쪽으로 쏠렸다.다음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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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휴게실 한켠.김다은 대리는 커피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 있는 것도 잊은 채 복도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후아….”그녀가 숨을 깊게 내쉬었다.“진짜 무섭다. 대표님.”옆에 서 있던 박동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무섭지. 근데….”잠시 말을 고르던 그는 덧붙였다.“이상하게 안 불안해요. 오히려 이제야 회사가 정리되는 느낌?”김대리가 힐끗 동하를 봤다.“너… 생각보다 담담하다?”“공 과장님이 계시잖아요.”동하의 대답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김다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동하는 대표실 문 쪽을 다시 바라보며 말했다.“저 사람들, 아무나 건드릴 분들 아닌 것 같아요. 대표님도, 공 과장님도.”김대리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래. 이제 함부로 일 장난치다간, 저렇게 되는 거지.”그녀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대표실로 향했다.문은 닫혀 있었지만, 그 안에서 무언가 큰 판이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만은 분명했다.사무실 곳곳에서 직원들은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키보드를 두드리는 손은 전보다 조심스러웠고,대표실 쪽을 스쳐보는 시선에는 두려움과 묘한 신뢰가 함께 섞여 있었다.모두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이제 이 회사에서는 어중간한 줄타기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의 햇살로 나른해질 즈음.한 통의 팩스가 수신되었다.발신처는[강민재 의원실].서린은 팩스 용지를 들고 대표실로 들어갔다.“왔습니다.”“뭐가?”“강민재 의원실에서 온 공식 후원사 지정 공문입니다.”수혁은 공문을 받아 읽어 내려갔다.[한도오토링크, 미래희망재단 공식 청년 일자리 파트너사 지정.][귀사의 투명한 경영과 청년 지원 의지를….]수혁이 헛웃음을 터뜨렸다.“투명한 경영이라. 심재호가 구속되자마자 태세 전환이 빠르군.”“지저분한 연결고리가 사라졌으니, 이제 공식적으로 파이프를 뚫겠다는 심산이죠. 그룹을 거치지 않고 직접 관리하겠다는 뜻입니다.”서린의 분석은 정확했다.강민재 입장에서는 심재호의 구속이 오히려 호재였다.불안한 대포 통장 대신, 합법적인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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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내 선물 때문에 싸우는 거야?”최유나가 여유롭게 웃으며 소파에 앉았다.그녀는 들고 온 서류 봉투를 테이블 위에 툭 던졌다.“선물은 받는 거야, 오빠. 연간 5천 대.”유나는 턱을 괴고 수혁을 빤히 바라보았다.“거절할 거야?”수혁은 잠시 침묵했다.‘선물이 아니지. 족쇄지. 그렇지 공 과장?’수혁의 시선이 서린에게 닿았다.서린의 눈빛은 단단했다. 흔들림이 없었다.‘어떤 선택이든 유리하게 만들면 됩니다, 대표님.’수혁이 픽- 웃었다.“결혼과는 무관한 것으로 한다면, 검토해보지.”최유나는 넘어오지 않는 수혁이 속상했지만, 인정하기로 했다.역시 쉽게 넘어올 사람은 아니지.“그래도 그냥은 안되지. 오빠가 검토만 하는 조건이면, 나도 데이트만 하는 조건. 어때?”“데이트?”“그래. 나도 그 정도의 지분은 있다고 봐.”“없-”“세 번. 세 번이면 돼!!”수혁의 말을 자르고 최유나가 소리쳤다.“밥 세 번 먹자고. 아 이 오빠 진짜 까칠하네. 우리가 모르던 사이도 아닌데 이 정도도 못해줘?”“좋아, 밥만 먹는 걸로 세 번. 업무 미팅 겸해서.”“업무 미팅은 왜 끼워 넣어! 그건 아니지”서린의 웃음이 짧게 새어 나왔다.“... 죄송합니다.”덩달아 수혁의 입가에도 미소가 지어졌다.두 사람을 번갈아 보던 최유나가 냉큼 소리쳤다.“메뉴는 내가 정할거야. 그 자리에 오빠만 나와야 돼. 업무 어쩌고 하면서 직원 데리고 오면 재미없을 줄 알아”수혁은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최유나는 웃으며 일어났다.“그럼 나중에 연락할게. 가자, 한 실장. 배웅해 줘야지.”최유나가 한 실장을 데리고 나갔다.지우는 나가면서 수혁에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안도감과 죄책감이 뒤섞인 표정이었다.수혁은 최유나가 나간 문을 보면서 생각했다.‘밥 세 번. 그 정도로 회사가 살 수 있다면야.’닫힌 문을 가만히 보고 있던 서린이 먼저 입을 열었다.“잘하셨습니다. 최선의 선택입니다.”“최선인지 최악인지는 두고 봐야지.”수혁은 씁쓸하게 웃으며 의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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