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그를 노려보다가, 작게 한숨을 내쉬고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수혁은 그런 반응마저 즐겁다는 얼굴로,굳이 필요 없는 질문을 하나 더 던지고, 또 하나 더 보태며서린을 그 자리에 붙잡아 두고 있었다.그 평화로운 공기는,대표실 문을 두드리는 또 다른 노크 소리로 깨졌다.똑똑.“누구야?”수혁의 목소리에는,막 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빼앗긴 듯한 아쉬움과 불쾌함이 묻어 있었다.들어오라는 말 대신, 굳이 누구냐고 되묻는 어조였다.“한 실장입니다, 대표님.”“하— 이거야 원.”짧은 숨을 내쉰 수혁이 말했다.“들어와.”“대표님.”수혁과 서린이 마주 앉아 있던 테이블 옆으로 한 실장이 들어왔다.평소보다 굳은 표정이었다.그는 말없이 태블릿을 켜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방금 뜬 기사들입니다.”화면에는 포털 메인 화면이 떠 있었다.— [단독] 최유나, ‘약혼자 회사 계약에 조언했다’ 발언 논란— “가족 될 사람이잖아요” 예능 발언 후폭풍수혁의 시선이 천천히 화면을 훑었다.“이게 무슨…….”한 실장이 화면을 넘기자, 짧은 영상 클립이 재생되었다.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스타일 체인지〉의 한 장면이었다.패널로 출연한 최유나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다리를 꼰 채,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아유, 그럼요. 저도 사업하는 집안 딸이라 그런 거 딱 보이거든요.]화면 속 최유나는 자랑하듯 손을 휘저었다.[최근에도 그이 회사에 큰 물류 계약이 하나 있었는데, 제가 딱 보니까 조건이 너무 별로인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자기야, 이 조건은 너무 손해 아니야? 다시 생각해 봐.’그랬더니 진짜로 계약 안 하고 엎었잖아요. 역시 내조가 중요하다니까요?]자막에는#내조의_여왕 #재벌가_며느리_클라스같은 문구들이 화려하게 깔려 있었다.영상이 끝나기도 전에, 수혁이 화면을 꺼버렸다.탁—소리가 날 정도로 거칠게 태블릿을 엎어버렸다.그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미쳤군.”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에, 사무실
Last Updated : 2026-08-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