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이 아니야. 내부를 아는 사람이야. 아니면 이렇게 못 만들어.”회의실 밖에서는 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렸다.항의, 취재 요청, 주주 문의까지—모든 것이 한꺼번에 밀려들고 있었다.“법무팀은?”“저 문건이 위조라는 걸 입증하려면 서버 포렌식이 필요합니다. 최소 일주일은…”일주일.그 한마디가 공기를 더 무겁게 가라앉혔다.일주일이면 주가는 바닥을 치고,딜러들은 계약을 보류하고,협력사는 눈치를 본다.서린은 주먹을 꽉 쥐었다.누군가 의도적으로 흔들고 있다.그리고 그 타겟은—너무도 정확했다.한도오토링크가 그동안 지켜왔던 것.‘신뢰.’수혁은 침수차 문제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않았다.현장에서 직접 점검하고, 속임수를 쓰는 딜러는 가차없이 정리하고,거래처를 끊어가며 뼈를 깎듯 쌓아 올린 신뢰였다.그게 지금, 정면으로 무너지고 있었다.“공 부장.”상석에 앉아 묵묵히 화면을 응시하던 수혁이 입을 열었다.“네, 대표님.”“이 문건, 우리 시스템에서 출력된 거 맞나?”“전산 기록과는 일치하지 않습니다만…내부 구조를 정확히 알고 만든 문서로 보입니다.”수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 부분은 나하고 공 부장이 체크한다.”그는 무겁게 가라앉은 회의실을 한 바퀴 둘러봤다.“왜 다들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어.”수혁의 목소리는 높지 않았다.그런데도 회의실 공기를 단번에 팽팽하게 당겨 세웠다.그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직원들이 하나둘 시선을 들었다.“우리가 침수차 팔았나?”“……아닙니다.”“우리가 정비 이력 조작했어?”“절대 아닙니다.”“그럼 고개 들어.”그의 말은 명령이라기보다, 선언에 가까웠다.수혁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지지 마. 우린 떳떳했고, 그걸 세상에 증명하는 것만 남았다. 이런 비열한 수작 하나 벌어졌다고 우리가 무너질 것 같아?”공기가 서서히 바뀌었다.패배감과 당혹감 대신,억울함에서 비롯된 단단한 분노가 자리 잡았다.직원들의 시선이 수혁에게로 모였다.그는 곧
Last Updated : 2026-08-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