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경과의 통화가 끊어진 뒤에도 최유나는 한동안 휴대전화를 귀에서 떼지 못했다. 어두운 지하 주차장에는 통화 종료를 알리는 기계음만 공허하게 반복되고 있었다. 남은 일은 당신이 알아서 해결해. 진경의 마지막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팀장 자리도, 승진도, 끝까지 자신을 지켜주겠다는 약속도 모두 거짓이었다. 자신은 처음부터 진경이 계획한 범죄를 대신 실행하고, 일이 잘못되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쓸 사람이었다. 유나는 힘없이 차 문에 기대었다. 조금 전 강태성이 했던 말이 다시 귓가를 울렸다. 누군가 당신에게 계속 거짓말을 하라고 요구한다면, 그 사람은 당신을 지키는 게 아닙니다. 그때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부정할 수 없었다. 태성의 말이 옳았다. 진경은 단 한 번도 자신을 동료나 사람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연수를 밀어낼 수단으로 이용했고, 이제 쓸모가 사라지자 아무렇지 않게 손을 놓았다. 유나는 손등으로 눈가를 거칠게 닦았다. 울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 때문에 울어야 했던 사람은 따로 있었다. 하연수. 그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가슴 한가운데가 저려왔다.
آخر تحديث : 2026-07-24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