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진경은 김미진의 침묵을 자신에게 유리한 신호로 받아들였는지 더욱 가까이 몸을 기울였다.“태성 씨를 말려주세요.”“무엇을 말려야 하니?”“하연수에게서 벗어나게 해주세요.”진경의 눈빛이 다급하게 흔들렸다.“지금 태성 씨는 제정신이 아니에요. 하연수 때문에 회사도, 오랜 동료도, 자신의 미래도 전부 버리려 하고 있어요.”“그 아이가 태성 씨의 눈을 가리고 있다고요.”김미진은 조용히 찻잔을 내려놓았다.그리고 처음으로 진경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봤다.“진경아.”“네, 어머님.”“너는 정말 태성이를 지키고 싶었던 거니?”진경의 입술이 멈췄다.김미진은 서두르지 않고 말을 이었다.“아니면 태성이가 너를 선택하지 않은 것을 견딜 수 없었던 거니?”순간 거실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진경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어머님, 그게 무슨…….”“연수를 만날 때마다 그 아이는 네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김미진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단호했다.“내가 너와 태성이의 관계를 떠보듯 물었을 때도, 그 아이는 너를 험담하지 않았어.”“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말할 때조차 누구를 원망하기보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먼저 생각하더구나.”진경의 손이 무릎 위에서 움켜쥐어졌다.“그건 그 애가 영악해서 그래요.”“그런데 너는 다르다.”김미진은 그녀의 말을 조용히 잘랐다.“너는 나를 만날 때마다 연수를 의심해야 할 이유를 이야기했어.”“그 아이의 가정환경, 회사에서의 위치, 태성이와의 관계까지.”
آخر تحديث : 2026-07-27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