جميع فصول : الفصل -الفصل 70

146 فصول

61화. 대표님의 은밀한 지시

기획 1팀의 사무실은 연수를 향한 날 선 비난으로 가득했다. 연수는 마치 죄인처럼 자리에 앉아 노트북 화면을 응시했다. 박 차장은 승리자의 여유를 부리며 주변 사원들에게 커피를 돌렸고, 팀원들은 마치 연수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인 것처럼 그녀를 투명 인간 취급했다. 그 시각, 28층 대표실의 문이 아주 조용히 열렸다. 비서 김도윤이 들어와 태성에게 서류 한 장을 건넸다. 태성은 깊은 눈으로 서류를 훑어내렸다. 거기엔 박 차장이 어제 연수의 서류를 훼손하던 순간의 타임라인과, 그가 이진경 부사장 측과 주고받은 은밀한 통신 기록이 빼곡히 정리되어 있었다. 태성의 표정은 평온했으나, 그 평온함은 폭풍 전야의 고요와 같았다. “이 부사장님은, 이 일을 직접 해결하길 원하시는군.” 태성의 낮은 읊조림에 김 비서는 고개를 숙였다. “지시대로 할까요?” “아니.” 태성은 펜을 내려놓으며 창밖을 응시했다. 그는 연수가 박 차장과 팀원들에게 겪고 있는 모욕과 고립을 이미 전해 들었다. 그녀가 홀로 삭여내고 있을 억울함이 태성의 심장을 찌르는 듯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박 차장을 해고하는 것은 하책이었다. 그를 내쫓으면, 그 뒤에 숨은 이진경은 또 다른 사냥개를 풀어 연수를 괴롭힐 것이 뻔했다. “연수 씨를 지키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지. 방패를 세우거나, 아니면 적의 무기를 빼앗거나.” 태성은 의자를 돌려 김 비서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김 비서,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이 방에서 나가는 순간 모든 기록에서 지웁니다. 들립니까?” “네,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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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보이지 않는 보호자 그리고 음모

회의실 내부의 공기는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메인 스크린에 띄워진 완벽한 데이터와 그 뒤에 기록된 로그 정보는 박 차장이 저지른 모든 악행의 증거였다. 그는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으나, 스크린 위에 선명하게 찍힌 그의 사원 번호와 시스템 접근 기록은 빼도 박도 못할 낙인이었다. 강태성은 회의실 중앙에 앉아 팔짱을 낀 채, 서늘한 눈빛으로 박 차장을 응시했다. 그의 시선은 마치 살아있는 맹수의 그것처럼 박 차장의 영혼을 꿰뚫고 있었다. “박 차장. 설명해 보지. 왜 하연수 사원의 원본 파일이 당신의 개인 서버에서 삭제되고, 조작된 데이터가 공유되었는지.” 박 차장은 온몸을 떨었다. 이진경에게서 받았던 거액의 비자금 계좌가 이미 태성의 조사망에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하지만 그는 이진경이 던진 제안을 떠올렸다. [이번 일을 혼자 책임지고 물러나면, 회사를 떠난 뒤에도 충분히 살 수 있는 거금을 주겠다.] 박 차장은 고개를 숙였다. “……제가 하 사원을 시샘했습니다. 입사하자마자 대표님의 총애를 받는 모습이 눈에 가시 같아서, 독단적으로 저지른 일입니다.” 연수는 그 말을 들으며 허탈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박 차장이 스스로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진경의 이름을 보호하는 모습이 너무나 뻔했기 때문이다. 태성 역시 그가 진경의 이름만은 끝까지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지만, 지금 당장 진경을 끌어내리기엔 증거가 부족했다. “독단적인 행동이라.” 태성의 낮은 목소리가 회의실을 울렸다. “그 대가는 혹독할 겁니다. 박 차장은 즉시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고, 본사 차원의 법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당장 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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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거절할 수 없는 초대

박 차장이 떠난 사무실은 겉보기엔 평온을 되찾은 듯했다. 태성의 은밀한 비호 아래 연수는 다시금 자신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었지만, 기획팀 내부는 변화가 있었다. 박차장의 자리는 최과장이 대신하게 되었다. 그러나 박 차장이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신입에 대한 불신’이라는 잔상은 연수의 주변을 여전히 차갑게 맴돌고 있었다. 오후 세 시, 연수의 메신저로 한 통의 알림이 울렸다. [부사장님께서 지금 바로 부사장실로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연수는 잠시 멈칫했다. 이진경 부사장. 그녀는 박 차장의 배후에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인물이었다. 연수는 정돈되지 않은 긴장감을 억누르며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부사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최고급 향수 냄새와 함께 차가운 공기가 밀려왔다. 이진경은 창가를 등지고 서서 화려한 샹들리에 빛을 등 뒤에 받고 있었다. 그녀의 실루엣은 마치 여왕처럼 압도적이었다. “연수 씨, 들어와요.” 진경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몸을 돌려 연수를 마주했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박 차장이 떠난 후 처음 보는 ‘온화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 정말 잘해냈더군요. 박 차장 일이 터졌을 때 사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역시 우리 태성 기획의 인재답게 스스로 증명해냈어요.” 진경은 연수에게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 손길은 지나치게 다정해서 오히려 소름이 돋았다. 연수는 허리를 숙이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과찬이십니다, 부사장님.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아니, 겸손할 필요 없어요. 난 재능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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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거절할 수 없는 초대, 그리고 조여오는 덫

부사장실의 무거운 문이 닫히고, 복도로 나온 연수의 걸음은 천근만근이었다. 이진경의 과할 정도로 다정했던 미소와 그 화려한 가면 뒤에 숨겨진 서늘한 적대감은 연수의 등줄기를 타고 기분 나쁜 소름을 돋게 했다. 옷깃에 밴 이진경의 독하고 차가운 향수 냄새가 마치 그녀의 영혼을 잠식하려는 족쇄처럼 느껴져, 연수는 몇 번이나 옷매무새를 털어내야 했다. 연수는 도망치듯 기획팀으로 돌아왔다. 박 차장이 떠난 자리에는 새로 부임한 최 차장이 앉아 있었다. 팀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그는 언제나 침착하고 합리적인 인물이었다. 연수는 불안감을 억누르며 그의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 “최 차장님, 잠시 시간 괜찮으실까요?” 최 차장은 안경 너머로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연수를 맞이했다. 연수는 부사장실에서 있었던 일과 이진경이 제안한 저녁 모임에 대해 털어놓았다. 이야기를 듣는 최 차장의 표정은 점차 진지하게 굳어졌다. “부사장님께서 직접…?” “네. 제게 네트워크를 쌓게 해주신다는 의도는 감사하지만, 솔직히… 부사장님의 태도가 너무 갑작스러워서요.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최 차장은 잠시 창밖을 내다보며 침묵했다. 그는 이진경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순수한 호의로 누군가를 챙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연수에게 주의를 주었다. “연수 씨, 부사장님께서 연수 씨만 따로 부른다는 게 왠지… 그렇지만 부사장님께서 직접 참석하라고 하셨으니 안 갈 수는 없겠지. 혹시라도 그곳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네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대화가 흐르면 나에게 연락하고 즉시 자리를 빠져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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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술집으로 불려간 여자

강남의 야경을 등지고 들어선 ‘루나틱’의 내부는 그야말로 탐욕의 축소판이었다. 자욱한 시가 연기 사이로 클래식한 재즈가 흐르고 있었지만, 그 선율조차 이곳을 채운 비릿한 욕망을 가려주지는 못했다. 이진경의 목소리는 매끄러웠으나 그 속에 든 날카로운 가시를 연수는 감지할 수 있었다. 민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치 연수의 몸을 훑듯 위아래로 천천히 시선을 옮겼다. 그의 눈빛은 칭찬이라기보다 노골적인 품평에 가까웠다. “과연… 이 부사장이 왜 그렇게 애지중지하는지 알겠군. 지난번 파티에서 ‘글로벌 럭셔리 라인’ 발표하는 걸 봤는데, 기획력도 대단하지만 그 무대 위에서의 눈빛이 아주 인상적이었어.” 민우는 연수에게 다가와 자연스럽게 그녀의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그는 연수의 귓가에 입을 바짝 댄 채, 뜨겁고 끈적한 숨결을 내뱉으며 속삭였다. “어릴 적에 잠깐 본 적이 있었지. 그때도 인형처럼 예쁘더니… 시간이 지나 이렇게 치명적인 여자가 되어 돌아올 줄은 몰랐군. 하연수, 당신은 내 상상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여자로 자랐어.” 연수는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물렸다. 어릴 적 기억을 들먹이는 민우의 말에 등줄기를 타고 기분 나쁜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민우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연수의 어깨를 감싸 쥐더니, 귓가에 흘러내린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쓸어내렸다. 그의 손길은 끈적하게 어깨를 타고 흘러 내려갔다. “이런 인재를 태성 기획 같은 곳에 썩히기엔 아깝지 않나? 내 밑에서 일하면 당신이 원하는 그 어떤 프로젝트든 완벽하게 지원해 줄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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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태성의 사랑

세련된 세단의 실내는 차가운 정적만이 감돌았다. 강태성의 시선은 앞을 향해 고정되어 있었고, 그의 굳게 다문 입술은 그가 억누르고 있는 분노가 얼마나 거대한지를 짐작게 했다. 옆자리에 앉은 연수는 심장 소리가 차 안을 가득 채울까 봐 숨조차 크게 들이쉬지 못한 채, 곁눈질로 태성을 살폈다. 그의 얼굴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도무지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 그 속에 감춰진 감정의 소용돌이가 무엇인지 연수는 궁금했다. 그저 나를 지키고 싶은 보호 본능일까, 아니면 이 상황이 그저 귀찮고 화가 나는 것일까. 연수는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겨울 풍경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어느덧 차는 연수의 낡은 빌라 앞에 멈춰 섰다. 엔진 소리가 잦아들자 차 안은 더욱 깊은 고요에 잠겼다. 태성은 곧바로 시동을 끄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어둠 속에서 서로의 숨소리만을 공유하며 한참을 앉아 있었다. 연수는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잡았다. “대표님 오늘 일은… 감사합니다. 그럼, 들어가 볼게요.” 그 순간, 태성이 거칠게 핸들을 잡았던 손을 떼고 몸을 돌렸다. 그의 눈빛에는 참아왔던 분노가 뜨거운 불꽃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겁도 없나, 하연수.” 낮게 깔리는 그의 음성은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그놈이 어떤 인간인지 뻔히 알면서, 무슨 생각으로 그 자리에 나간 거지? 네 머릿속에는 대체 뭐가 든 거야? ” 태성의 격앙된 태도에 연수의 마음 한구석에 있던 서운함이 둑이 무너지듯 터져 나왔다. 그녀에게 태성은 여전히 15년 전, 모든 것을 잃었던 그날의 12살 어린 꼬맹이로 취급하는 것 같았다. “제 일이에요. 제 앞가림은 제가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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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태성의 분노

다음 날 아침. 태성 기획 28층 대표이사실에는 겨울 아침보다 더 차가운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강태성은 천장까지 이어진 통유리창 앞에 서서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두 손은 단단히 깍지 낀 채 미동도 없었고, 그의 얼굴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잠시 후,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대표님, 부르셨습니까?" 이진경이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왔다. 태성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의 시선이 진경에게 닿는 순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긴장한 듯 마른침을 삼켰다. "어젯밤 루나틱." 태성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설명해 봐." 진경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앉았다. "설명이라니요? 이민우 이사와 프로젝트 이야기를 하는 자리였어요. 연수 씨도 기획 담당자니까 참석한 거고요." "밤 열 시가 넘은 술자리에서?" "..." "그것도 거래처 이사와 단둘이 술을 마시게 하는 것이 태성 기획의 업무 방식인가?" 대표실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태성의 목소리는 높지 않았다. 오히려 차분했기에 더욱 서늘했다. 진경은 애써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며 말했다. "이 민우 이사는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이에요. 좋은 인맥을 만드는 것도 실력 아닐까요? 저도 같이 있었고, 문제가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태성은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낮게 말했다. "그건 업무가 아니라 서적 접대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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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거짓말의 시작

대표이사실 문이 닫히는 순간이었다. 이진경은 끝내 애써 참아왔던 숨을 길게 내쉬었다. 손에 들고 있던 사내 규정 문서는 구겨질 만큼 꽉 쥐어져 있었고, 손끝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친구로서의 너는 소중하다.' '하지만 그 이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태성의 말이 계속 귓가를 맴돌았다. 10년이었다. 누구보다 가까운 자리에서 그를 지켜봤다. 창업 초기 자금난에 시달리던 시절도, 밤새 기획안을 수정하며 함께 회사를 키워온 시간도 모두 그녀와 태성이 함께였다. 진경은 언젠가는 태성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그런데 고작 입사한 지 몇 달밖에 되지 않은 신입사원 하나 때문에 그 모든 시간이 부정당했다. '하연수...' 그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진경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 '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완벽했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늘 자신감 넘치던 얼굴은 어느새 질투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하지만 곧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감정적으로 굴면 내가 지는 거야." 대표실에서는 순순히 물러난 척했다. 앞으로도 태성 앞에서는 예전처럼 믿음직한 친구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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