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쪽 바다의 검은 유혹, 간장게장 아니 새우장 대소동 말티즈 호가 서쪽 해안에 다다랐을 때, 우리를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상쾌한 바다 내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집집마다 장을 담글 때나 날 법한, 아주 진하고 짭조름한 간장 냄새였다.수평선 끝까지 펼쳐진 바다는 푸른 빛을 잃은 채 깊고 어두운 갈색으로 출렁이고 있었다. "여보, 저것 좀 봐요. 바다가 정말 간장으로 변했어요." 나는 마차 난간을 붙잡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내 눈앞에 펼쳐진 것은 재앙이 아니라 거대한 소스의 바다였다. 수만 톤, 아니 수억 톤의 최고급 간장이 파도를 치며 해안가 바위를 때리고 있었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힐 때마다 하얀 거품 대신 갈색 거품이 일어났고, 그 주변에는 이미 간장에 절여진 미역과 다시마들이 둥둥 떠다녔다. '태초의 굶주림이라는 녀석, 생각보다 미식가일지도 모르겠네.' 나는 입안에 고이는 침을 삼키며 생각했다. 남들은 바다가 오염되었다고 절망하겠지만, 내 필터에는 이 상황이 아주 훌륭한 대규모 조리 과정으로 보였다. 바다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항아리가 되어 식재료들을 숙성시키고 있는 셈이었다. 칼리드는 내 옆에서 검을 쥔 채 바다를 노려보았다. 그는 아들 레온과 함께 해안가의 기운을 살폈다. "엄마, 저 바다 밑에 아주 거대한 생명체가 느껴져요. 단순한 마수는 아닌 것 같아요." 레온이 바다를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 그의 손끝에서 미세한 빛의 파동이 일어나 검은 바다 속을 탐사했다. 레온의 어깨 위에 앉은 대정령
Last Updated : 2026-09-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