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동방 항구 냥트라의 위기: 바다 위의 금빛 재앙
말티즈 호가 다시 한번 하늘을 가로질러 동방의 항구 도시 '냥트라'에 도착했을 때, 항구는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묘인족(고양이 수인)들은 털을 바짝 세운 채 하악질을 하며 바다를 경계하고 있었고, 박살 난 상선들의 잔해가 파도를 타고 해안가로 밀려오고 있었다.
"냐아아! 저기 온다 옹! 금빛 악마가 나타났다 냐!"
시장의 외침과 함께 바다 한가운데서 거대한 물보라가 일었다.
[쿠오오오오오-!]
수평선 너머에서 솟아오른 것은, 정말로 온몸이 눈부신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거대한 황소였다. 뿔 하나가 돛대보다 길었고, 녀석이 콧김을 내뿜을 때마다 바다 위에 금가루 섞인 수증기가 자욱하게 깔렸다.
* 영원히 식지 않는 솥단지와 차원 무제한 맛집공중 부양 황금성 중앙 대성전은 새벽부터 고소한 기름 향과 알싸한 마늘 간장 냄새, 그리고 서울 강남점에서 직접 공수해 온 상큼한 치킨무의 식초 향으로 은은하게 진동하고 있었다.창밖을 내려다보면 눈부신 은빛 구름 사이로 제국의 수도 황궁 첨탑과 서울 강남의 마천루 빌딩 숲, 그리고 천상계의 오로라가 한데 뒤섞여 환상적인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차원 저장 냉장고와 만능 조리 스태프가 만든 공간의 균열은 이제 세 세계의 백성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평화의 교차로가 되었다.에델린은 머리에 빳빳하게 풀을 먹인 요리사 모자를 쓰고, 허리에는 서울에서 가져온 분홍색 꽃무늬 앞치마를 질끈 묶었다. 그녀의 눈(필터)에 비친 이 웅장한 차원의 교차로는 거대한 우주 전쟁터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넓고 깨끗한 대형뷔페 주방]으로 보일 뿐이었다."어머나, 여보! 오늘날씨 정말 좋죠? 제국 쪽 바람은 서늘해서 튀김옷 말리기에 딱 좋고, 강남 쪽 습도는 적당해서 소스 숙성이 아주 잘 되고 있어요!"에델린이 콧노래를 부르며 대형 무쇠 솥단지 안의 간장 양념을 가볍게 휘젓자, 칼리드가 뒤에서 다가와 그녀의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칼리드는 최고급 칼라 수트 정장 위에 에델린이 선물한 귀여운 노란색 말티즈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허리춤에는 은빛 오러가 감도는 소드마스터의 대검이 여전히 단단하게 매달려 있었다. 그의 서늘하면서도 지극히 다정한 눈동자가 에델린의 입가에 묻은 볼에 살포시 닿았다."당신이 웃
에델린은 서울 강남점과 연결된 차원 저장 냉장고에서 살얼음이 둥둥 뜬 특제 냉면 육수와, 갓 튀겨낸 바삭한 안심 치킨을 꺼냈다. 그리고 거기에 서부 암염과 정화의 성수를 섞어 만든 [천상계 정화 소스]를 아낌없이 부었다.치이이이익!새콤달콤하면서도 가슴 속까지 뻥 뚫어주는 청량한 향기가 천상계 신선들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화룡진인은 주춤거리면서도 그 경이로운 향기에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이…… 이 향기는 무엇이냐? 수만 년 동안 천상계의 단이슬만 마셔온 나의 혀가 왜 이토록 요동치는 거지?""말만 하지 말고 일단 한 입 드셔보세요! 남기면 청소비 받을 테니까!"에델린이 냉면 치킨 한 그릇을 화룡진인의 품에 억지로 안겨주었다. 화룡진인은 떨리는 손으로 젓가락을 들어 치킨 한 조각과 살얼음 육수를 함께 입에 넣었다.바삭! 꿀꺽!순간, 화룡진인의 눈에서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오오오오! 이것은 맛의 신세계로다! 바삭한 튀김옷 속에서 고소한 육즙이 터져 나오는가 싶더니, 이내 시원하고 새콤한 육수가 온몸의 기혈을 뚫어주는구나! 수만 년 동안 내가 만들어온 신선들의 음식이 한낱 맹물처럼 느껴질 정도다!"화룡진인은 체면도 잊은 채 그릇에 코를 박고 체하듯이 음식을 마구 삼켜댔다. 그 뒤에 있던 팔선녀 수라단 역시 에델린이 나눠준 냉면 치킨을 먹으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이 맛을 두고 우리가 지상을 벌하려 했다니, 우리는 참으로 어리석은
황금성 전체에서 구수한 기름 향과 달콤한 마늘 간장 냄새, 그리고 칼칼한 바비큐 향이 뿜어져 나와 제국과 서울의 하늘을 동시에 물들였다. 백성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환호성을 질렀고, 강남 한복판에 모인 시민들은 스마트폰을 들어 올려 하늘에서 내려오는 황금빛 배달 오토바이 부대를 촬영하기 바빴다.레온을 선두로 한 300명의 제국 기사단 배달 부대가 차원 오토바이를 타고 하늘을 가르며 서울과 제국 전역으로 튀김 박스를 투하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마치 별빛이 내리는 장관과도 같았다."와아! 진짜 하늘에서 치킨이 내려온다!""바삭하다! 이 아삭한 치킨무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서울의 한강 공원에서도, 제국의 가장 험준한 북부 영지에서도 동시에 똑같은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오염되었던 대지는 에델린의 요리에 담긴 정화의 기운 덕분에 날이 갈수록 비옥해졌고, 사람들의 병과 피로는 씻은 듯이 사라졌다.하지만 너무나 완벽하고 평화로운 성공이 이어지던 바로 그 무렵, 우주의 가장 높은 곳인 '천상계'에서 기이한 징조가 나타났다.수만 년 동안 신들의 음식을 담당하던 천상계의 수석 신선이자 요리신인 '화룡진인'은 수정구를 통해 지상과 차원 너머의 세계를 지켜보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감히 필멸자의 여인이 무슨 요리를 하길래, 신들의 제단에 바쳐지는 제물의 향기보다 저 '치킨'이라는 기름 덩어리의 향기가 더 진하단 말이냐? 천상계의 신들조차 지상의 매점 배달 주문을 넣느라 신전 수련을 팽팽 내팽개치고 있다니!"화룡진인은 붉은 수염을 거칠게 경련하며 천상계의 최
상단주와 상인들은 닭 뼈까지 씹어 먹을 기세로 열광했다. 그들이 치킨을 먹을 때마다 몸 안에 쌓여 있던 오염된 마기가 정화되어 하얀 연기로 승천했다. 서부 육로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저주의 땅은, 순식간에 향긋한 바비큐 냄새가 진동하는 대연회장으로 변모했다.[시스템: 메인 퀘스트 '서부 육로 정화 및 소금 상단 구출' 대성공!][보상: 제국 전역 배달망 활성화 및 황실 공인 '최고위 요리 대공비' 작위 수여!]하늘에서 눈부신 빛의 기둥이 내려오더니 내 품 안에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임명장과 함께 차원 오토바이를 무제한으로 복제할 수 있는 마법 주머니가 떨어졌다."우와! 이제 제국 전역에 치킨 배달을 보낼 수 있게 됐어! 우리 황금성 2호점 매출이 장난 아니겠는데?"나는 기분 좋게 보상을 챙기며 칼리드의 팔짱을 꼈다. 칼리드는 내 손을 꽉 쥐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당신의 국자가 가는 곳에 평화가 오는군. 서부의 재앙조차 당신 앞에서는 그저 훌륭한 양념 재료에 불과했어.""그럼요, 다 우리 식구들이 도와준 덕분이죠. 자, 소금도 잔뜩 구했으니 이제 진짜 황제 폐하한테 무제한 배달 서비스 사인 받으러 가볼까요?""응! 엄마, 나 이번엔 황궁 앞마당에서 오토바이 묘기 보여줄 거야!"레온의 활기찬 목소리와 함께 우리는 다시 말티즈 호에 올랐다. 구조된 상단 마차들이 우리의 뒤를 호위하듯 줄지어 따랐다. 서부 육로의 매콤한 폭풍은 그렇게 우리 가족의 위대한 레시피 북의 찬란한 한 페이지로 기록되었다.
"알았다, 에델린. 당신이 원한다면 저 괴물의 껍질을 마이크론 단위로 발골해 주지."칼리드가 차갑게 쇠소리를 내며 허공을 밟고 도약했다. 은빛 유성이 된 그의 몸이 모래 폭풍을 반으로 가르며 타르타로스를 향해 직선으로 날아갔다.[쿠오오오오! 하찮은 인간들이 감히 나의 영역을 더럽히느냐!]마수가 거대한 촉수들을 휘두르며 입에서 시커먼 후추 브레스를 내뿜었다. 닿는 모든 것을 부식시키고 말려버리는 치명적인 독기였다."위험해! 저거 맞으면 내 세련된 수트 정장 냄새 버린단 말이야!"루미나가 빛의 방패를 펼쳐 그 거대한 브레스를 정면으로 막아냈다. 치이익 소리와 함께 독기가 하얀 증기로 변해 정화되는 사이, 레온이 마수의 등 뒤로 수직 낙하했다."이얍! 대공가 특제 고기 다지기 기술!"쾅! 콰콰광!레온의 오리할콘 뿅망치가 마수의 척추 관절을 정확하게 내리쳤다. 단순히 힘으로 부수는 게 아니라, 대현자 오덴에게 배운 섬세한 암경을 조직 깊숙이 밀어 넣어 구조를 뒤틀어버리는 고난도 기술이었다. 마수의 단단한 암염 껍질들이 비명을 지르며 우수수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옳지, 우리 아들 잘한다! 저 하얀 덩어리들이 다 최고급 소금이란 말이지?'나는 해변이 아니라 사막 육로 한복판에 대형 무쇠 그릴을 설치하고 불을 지폈다. 서울에서 가져온 대용량 인덕션과 드래곤의 화염석이 만나자, 순식간에 강력한 화력이 그릴을 달구기 시작했다."여보! 떨어진 뼈 파편이랑 양념 가루들 이쪽으로 쳐줘요!"
"에델린, 서부의 육로는 상상 이상으로 험난한 곳이오. 대지 자체가 거친 암석과 메마른 흙으로 이루어져 있어 일반적인 마차로는 전진하기조차 힘들지. 하지만 한스 할아버지가 개조해 준 이 철마 바퀴라면 무리 없이 돌파할 수 있을 거요."칼리드의 낮고 늠름한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눈에 비친 서부 육로의 지도는 [바삭하게 말라비틀어진 비스킷 더미] 혹은 [밀가루 반죽이 덜 되어 서석거리는 거대한 밀가루 포대 창고]처럼 보였다.험난한 고개니 절벽이니 하는 수식어들은 내 필터를 거치며 그저 오븐 청소가 덜 된 주방 구석탱이 정도로 치환될 뿐이었다."엄마! 나도 갈 준비 다 됐어! 이 배달용 철마 오토바이는 마차 뒤에 튼튼하게 묶어뒀으니까 걱정 마!"서울에서 고속 성장 마법 부작용으로 늠름한 청년이 되어버린 아들 레온이 말티즈 머리띠를 찰랑거리며 다가왔다. 겉모습은 제국의 내로라하는 기사들을 한 주먹에 으깨버릴 풍채였지만, 여전히 나를 보며 해맑게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 집 귀염둥이였다. 레온의 어깨 위에서 빛의 대정령 루미나도 무지갯빛 마나 입자를 뿜어내며 날갯짓을 했다."좋아, 우리 식구 다 모였으니 출발해 볼까? 서부 육로로 출발!"내가 말티즈 호의 시동 레버를 당기자, 한스가 장착한 최첨단 마력 인덕션 엔진이 웅장한 진동을 울렸다.쿠구구구궁!말티즈 호는 황궁의 정문을 박차고 나가 서쪽을 향해 뻗은 거친 육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지상으로 달리는 서부의 길은 황제가 경고한 대로 사나웠다. 사방에서 날카로운 돌바람이 몰아쳤고, 길바닥은 깨진 기왓장처럼 울퉁불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