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집사들 연애에 끼어든 냥이: Chapter 51 - Chapter 60

191 Chapters

51. 눈물겨운 구애, 트램 비밀 데이트

인간들의 오해가 풀리고 평화가 찾아온 오후,담벼락 위에는 여전히 묘생 삼각관계의 여운이 남아있었다.페르시안 고양이, 아서가 이번에는 빗을 입에 물고 나타나 블랑에게 다가왔다."하얀 숙녀분, 제 털을 빗겨주시는 영광을 드리겠습니다. 귀족의 털을 만지는 건 흔치 않은 기회...""이 자식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내가 꼬리를 탁탁 치며 아서의 앞으로 걸어가자,아서는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이번에는 블랑이 먼저 앞으로 나섰다.블랑은 아서가 입에 문 빗을 뺏어 들더니,내 검은 등 털을 정성스럽게 빗겨주기 시작했다."기네스 오빠, 털 빗으니까 엄청 부드럽고 예쁘다! 난 기네스 오빠 털 빗겨주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어!"블랑이 환하게 웃으며 내 몸에 제 얼굴을 부볐다.아서는 자신이 가져온 빗으로흑백 고양이들이 염장 질을 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직관하며,푸른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채 털을 축 늘어뜨렸다."하... 귀족의 품위가 이딴 검은 고양이에게 밀리다니... 묘생 헛살았군."아서는 터덜터덜 제 집 창문으로 돌아갔고,나와 블랑은 달콤한 그루밍을 나누며마당의 지배자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고양이들의 연애는 라이벌의 등장 덕분에오히려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에이든의 장난 섞인 조력 덕분에두 사람의 관계는 이제 숨길 필요가 없는 공식 연인이 되었다.월요일 아침,출근길 96번 트램 안에서 캘런과 아델은 나란히 서서 손을 꼭 잡고 있었다.평소라면 주변 인간들의 눈치를 보며 거리를 뒀을 캘런이었지만,이제는 대놓고 아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주변 인파로부터 그녀를 보호했다."포스터 씨, 이제 대놓고 스킨십 하시네요? 에이든이 또 나타날까 봐 무서워요?"아델이 캘런의 가슴팍을 가볍게 치며 놀려댔다."에이든뿐만 아니라, 그 어떤 인간도 아델 근처에 오지 못하게 할 겁니다. 의사로서... 그리고 아델의 남자로 서요."캘런의 낮고 진중한 목소리가 트램 안의 소음을 지워버렸다.아델은 그의 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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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멜버른의 밤을 수놓는 소나타

그날 저녁,캘런과 아델은 에이든을 초청해 마당에서 작은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에이든의 공로를 인정해캘런이 쏘는 최고급 호주산 청정우 스테이크가 그릴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갔다."헤이, 캘런. 고기 굽는 솜씨가 제법인데? 역시 의사라 고기 써는 각도를 아네."에이든이 맥주캔을 부딪치며 농담을 던졌고,아델은 다친 손목으로 가볍게 잔을 부딪치며 행복하게 웃었다.테이블 밑에서는 나와 블랑이 캘런이슬쩍 던져준 부드러운 안심 고기 조각을 사이좋게 나눠 먹고 있었다."기네스 오빠, 이 고기 진짜 부드럽고 맛있다! 꼭 구름을 먹는 것 같아.""많이 먹어, 블랑. 이게 다 저 덩치 큰 인간이 질투하느라 번 돈으로 산 거니까."나는 블랑의 입가에 묻은 고기 즙을 정성스럽게 핥아주었다.인간들이 테이블 위에서 우정과 사랑의 잔을 부딪치는 동안,우리 고양이들은 테이블 밑에서 가장 아늑하고 진한 저녁 식사를 즐기며서로의 체온을 나누고 있었다.바비큐 파티가 끝나고 에이든이 돌아간 깊은 밤,피츠로이 마당은 다시 예전의 고요함을 되찾았다.멜버른의 밤하늘에는 푸른 별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었고,선선한 밤바람이 두 저택의 열린 창문 사이를 자유롭게 오갔다.아델의 집 거실에서는 오랜만에 부드러운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왔다.손목이 많이 회복된 아델이 오른손 가벼운 터치로캘런만을 위한 조그만 소나타를 연주하고 있었고,캘런은 피아노 옆에 기대어 앉아 그녀의 연주를 눈에 가득 담아내고 있었다.예전의 신경질적인 소음은 온데간데없고,오직 서로를 향한 애정과 신뢰만이 선율에 묻어났다.담벼락 위,우리들의 아늑한 아지트에서 블랑이 내 품에 쏙 들어온 채 하품을 했다."기네스 오빠, 아델의 피아노 소리가 몸으로 느껴져. 엄청 따뜻하고 부드러운 진동이야.""그래, 블랑. 저 인간들이 드디어 서로의 주파수를 맞춘 거지."나는 블랑의 하얀 정수리를 조심스럽게 그루밍해 주며,내 검은 꼬리로 녀석의 몸을 감싸 안았다.에이든과 아서라는 불청객들의 등장은오히려 두 집사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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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무대 위의 불빛, 다시 흐르는 선율

멜버른 교향악단의 리허설룸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석고 깁스를 완전히 벗어던진 아델은 오랜만에 가벼운 셔츠 차림으로 단상 위에 올라갔다.손목에는 아직 얇은 보호대가 감겨 있었지만,지휘봉을 쥔 그녀의 손끝에는 망설임이 없었다.야라 밸리의 사고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서는 무대였다.단원들은 반신반의하는 눈빛으로 젊은 프랑스인 여성 지휘자를 바라보고 있었다.아델이 지휘봉을 가볍게 들어 올리자,넓은 리허설룸이 거짓말처럼 고요해졌다.그녀의 호흠이 깊어지고, 인네 오른손이 부드러운 호를 그리며 공기를 갈랐다.베토벤 교향곡 제7번의 서주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빰--- 빰빰빰 빰---.강렬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울려 퍼졌다.아델은 온몸의 감각을 곤두세웠다.다쳤던 손목에 짜릿한 자극이 오기도 했지만,그녀의 머릿속은 오직 단원들의 소리를 조율하는 생각뿐이었다.플루트와 오보에의 선율이 아델의 손끝을 따라 유려하게 흘러갔다.그녀의 지휘는 예전보다 한층 더 깊고 따뜻해져 있었다.캘런과의 시간, 그리고 멜버른에서 겪은 수많은 소동이그녀의 음악에 새로운 색채를 입힌 것이 분명했다.같은 시각, 리허설룸 맨 뒤쪽 어두운 관객석 구석에는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묵묵히 연주를 들으며 서 있었다.캘런이었다.야간 근무를 마치고 한숨도 자지 못한 채아델의 복귀 무대를 보려고 달려온 것이었다.수트를 입은 그의 넓은 어깨가 무대의 불빛을ㅇ 받아 단단하게 빛났다.캘런은 아델이 지휘봉을 휘두를 때마다 자신의 손목을 만지작거리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의사로서 그녀의 손목 상태를 가장 잘 아는 만큼,저 가녀린 팔이 겪고 있을 부담이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이었다.연주가 잠시 멈추고 아델이 땀을 닦으며 단원들에게 수정을 지시하자,캘런은 그제야 숨을 길게 내쉬었다.무대 위에서 가장 눈부시게 빛나는 아델의 모습을 보며,캘런은 이웃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의 곁을 지킬 수 있음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함을 느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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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피츠로이의 평화로운 오후와 흑백의 대화

리허설이 끝난 후, 피츠로이의 뒷마당은 모랜만에 찾아온 평화로움으로 가득했다.가을의 끝자락을 알리는 햇살이 붉은 벽돌 담벽을 따스하게 데우고 있었고,나와 블랑은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명당자리에 나란히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기네스 오빠. 아델이 오늘 지휘봉을 다시 잡았어. 집을 나서는데 아델의 마음에서 엄청 신나고 두근거리는 진동이 느껴졌어"블랑이 자기의 하얀 꼬리로 나의 검은 앞발을 툭툭 치며 야옹거렸다.난청인 블랑은 사람의 목소리는 잘 듣지 못해도,그 사람이 뿜어내는 감정의 파동을 누구보다 민감하게 읽어냈다.나는 블랑의 하냥 귀 끝을 조심스럽게 핥아주며부드러운 골골송으로 화답했다."그래, 블랑. 네 집사는 무대 위에 있을 때가 가장 멋진 인간일 테니까. 내 집사 놈도 어제 아침부터 병원 가운을 펄럭거리며 아델의 복귀 처방전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느라 정신이 없더군. 녀석의 머릿속은 온통 아델의 손목 인대 생각뿐이야." 그때, 마당 문이 열리며 캘런과 아델이 함께 걸어 들어왔다.두 사람의 손에는 멜버른 시내의 유명한 카페에서 사 온따뜻한 롱 블랙 커피와 달콤한 크루아상이 들려 있었다.아델의 얼굴에는 피곤함 속에서도 완벽하게 복귀했다는성취감의 미소가 서려 있었다. "포스터, 오늘 리허설룸 뒤에 서 있는 거 다 봤어요. 바쁜 의사 선생님이 잠도 안 자고 감시하러 오다니, 제 손목이 그렇게 신용이 안 갔나요?"아델이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캘런을 향해 눈을 흘겼다.캘런은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의자 깊숙히 몸을 묻으며 받아쳤다."감시가 아니라 보호입니다, 아델.정형외과 의사로서 환자가 무리하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으니까요. 특히, 베토벤 7번은 타악기적인 터치가 많아서 손목 스냅을 많이 써야 하잖아요. 내일부터는 리허설 전후로 무조건 내 집에서 온찜질을 받아야 합니다. 이웃에 사는 의사로서 내리는 강제 처방입니다."캘런의 묵직하면서도 다정한 잔소리에 아델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두 사람의 대화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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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병원의 새로운 폭풍, 미스터 킹스턴

행복한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캘런이 출근한 멜버른 국립병원의 정형외과 센터는 평소와 달리 얼음장 같은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영국 런던의 유명 대학병원에서 엄청난 명성을 쌓고 새로 부임한신임 정형외과 과장, [로버트 킹스턴(Robert Kingston)] 때문이었다.킹스턴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신사였지만,눈빛만큼은 수술용 메스보다 날카롭고 오만했다."포스터 선생, 자네가 멜버른 의대에서 천재 소리를 듣던 그 친구인가?"컨퍼런스 룸에서 캘런의 차트를 훑어보던 킹스턴이안경을 쓸어 올리며 차갑게 물었다.캘런은 예의를 갖추어 고개를 숙였다."네, 과장님. 정형외과 펠로우 캘런 포스터 입니다.""차트를 보니 자네 수술 스타일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더군. 환자의 회복을 기다려주느라 수술 일정을 미루는 경우가 많아. 여긴 자선단체가 아니야. 환자를 빠르게 수술하고 회복시켜 로테이션을 돌리는 것이 병원의 이익이자 우리의 의무이다.앞으로 내 허락없이 수술 일정을 마음대로 조정하지 말게."킹스턴의 독선적인 태도에 컨퍼런스 룸에 있던에이든을 비롯한 다른 동료 의사들도 마른 침을 삼켰다.캘런의 굵은 눈썹이 꿈틀거렸다.캘런에게 의학이란 단순히 뼈를 맞추고 수술을 하는 행위가 아니라,환자의 인생 전체를 돌보는 일이었다.아델의 손목을 치료할 때도 그녀가 지휘자로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렸던 것처럼 말이다."과장님, 환자의 상태와 직업적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정형외과 의사의 첫 번째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캘런이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반박하자, 킹스턴의 얼굴이 굳어졌다."건방지군, 포스터. 내 구역에서는 내 규칙을 따르게. 그 잘난 가 언제까지 통한지 지켜보지."캘런의 병원 생활에 거대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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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상처받은 대형견을 위로하는 법

"포스터, 오늘 무슨 일 있었어요? 얼굴에 이라고 쓰여 있네요."저녁시간, 캘런의 집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아델이 퇴근한 캘런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캘런은 평소의 든든한 오빠 모습은 어디로 가고,꼭 비를 맞은 대형견 골든 리트리버처럼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소파 한구석에 털썩 주저 앉았다."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델. 그냥........ 병원에 조금 까달스런 인간이 새로 과장님으로 오셔서 그렇습니다."캘런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이자,소파 밑에서 눈치를 보던 내가 슬금슬금 기어올라가녀석의 무릎 위에서 식빵을 굽고 앉았다.묘생의 의리로 특별히 내 부드러운 검은 털의 감촉을공유해 주기로 한 것이다.캘런은 무의식적으로 내 등덜미를 쓰다듬으며 위안을 얻는 듯 했다.아델은 그런 캘런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부엌으로 가서 따뜻한 캐모마일 티를 두 잔 우려왔다.그녀는 캘런의 바로 옆자리에 바짝 다가 앉아 찻잔을 건넸다." 그 이라는 사람, 저한테 도망치지 말라고 해놓고 본인은 왜 도망치려고 해요? 무슨 일인지 말해봐요. 내가 지휘자로서 단원들 멘탈 케어 하나는 끝내주게 하거든요."아델의 장난 섞인 위로에 캘런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캘런은 찻잔을 쥔 채,오늘 병원에서 있었던 킹스턴 과장과의 갈등을 덤덤하게 털어 놓았다.아델은 그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며, 다치지 않은 왼손으로 캘런의 커다란 손들을 가볍게 토닥였다."포스터는 틀리지 않았어요. 내 손목을 지켜준 것도 포스터의 그 고집 덕분이었잖아요. 그러니까 그 까따로운 과장님 눈치 보지 말고, 포스터 스타일대로 밀고 나가요. 내가 뒤에서 열심히 응원할게요."아델의 확고한 지지에 캘런의 가슴 속 어두운 불만들이 사르르 녹아내렸다.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두 사람의 거리는,어느새 이웃이라는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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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담벼락 위의 첩보전

인간들이 거실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동안,나와 블랑은 마당에서 또 다른 위기에 대처하고 있었다.지난번 기겁하고 도망쳤던 옆집 패르시안 고양이 아서가,이번에는 자기 집 인간이 쓰다 버린 고급 실크 스카프를 두르고 다시 담벼락 위로 나타난 것이다."흠흠, 아름다운 블랑 숙녀분, 오늘도 저 천박한 검은 고양이와 함께 계시는군요. 저의 집사 인간이 이번에 영국에서 최고급 캣타워를 주문했습니다. 저와 함께 가신다면 그 성의 주인이 되게 해드리죠."아서가 자기의 하얀 실크 스카프를 살랑거리며 블랑을 향해 눈빛을 보냈다.나는 어이가 없어서 콧방위를 꼈다.이 자식은 인간 집사가 병원 과장으로 부임해서 고생하는 줄도 모르고팔자가 아주 상천해 있었다.알고 보니 아서의 집사가 바로 캘런을 괴롭히는 그 킹스턴 과장이었던 것이다."이봐, 실크 뭉치. 너희 집사 인간이 우리 집사 인간을 괴롭히고 있다면서? 인간들의 싸움은 그렇다 치고, 내 구역에서 자꾸 알짱거리면 그 스카프를 걸레로 만들어 줄테다."내가 발톱을 날카롭게 세우며 딤벼락을 탁 긁자,아서가 깜짝 놀라 뒤로 주춤했다.이번에도 블랑이 내 앞으로 걸어나와 오드아이 눈동자를 반짝이며 야옹거렸다."저기, 스카프 고양이! 너희 집사한테 우리 캘런 괴롭히지 말라고 전해줘! 그리고 나는 캣타워보다 기네스 오빠랑 이 붉은 벽돌 담벼락에서 햇볕 쬐는 것이 백배는 더 좋아! 그러니까 다시는 오지 마!"블랑의 단호한 거절에 아서의 실크 스카프가 무색해질 정도로녀석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하.... 이 마당 고양이들은 대체 왜 이리 거친 거야... 로맨틱한 파리지앵의 감성이 전혀 통하지 않잖아..."아서는 눈물을 머금은 채 다시 창문 속으로 사라졌다. 고양이들의 세계에서는 이미 우리가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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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비 오는 멜버른, 우산 속의 밀착

수요일 오후, 멜버른의 날씨는 변덕스럽기 그지없었다.아침에는 분명 맑았는데, 퇴근 시간이 되자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거센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캘런은 우산을 챙기지 못해 로비에서 난감해하고 있던 아델을 발견했다.악단 사무실에 들렸다가 돌아가는 길인 듯 했다."아델! 우산 없습니까?"캘런이 거대한 장우산 하나를 펼치며 아델에게 다가갔다.아델은 반가운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왔다."포스터! 안 그래도 택시가 안 잡혀서 고민하던 참이었어요. 같이 가요."두 사람은 하나의 우산을 나눠 쓴 채 플린더스 역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거센 바람과 함께 비가 사방에서 들이쳤다.캘런은 아델이 비에 맞지 않도록 우산을 그녀 쪽으로 완전히 기울였다.덕분에 캘런의 넓은 오른쪽 어깨는 순식간에 축축하게 젖어 들어갔다."포스터, 우산이 너무 기울어졌어요. 저쪽 어깨 다 젖었잖아요.""나는 상관없습니다. 아델의 손목 보호대에 물이 들어가면 안됩니다."캘런은 단호하게 말하며, 오히려 아델의 어깨를 자신의 품 쪽으로 꽉 끌어당겼다.비바람을 막아주는 캘런의 거대한 체구가 아델을 완전히 감싸 안았다.우산이라는 비좁은 공간 속에서 두 사람의 살결이 스치고,거친 숨결이 엉켰다.아델은 캘런의 탄탄한 옆구리에서 전해지는 뜨거운 체온에심장이 터질 것 처럼 쿵쾅거렸다.툭툭 던지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아델의 가슴 속 깊은 곳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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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응급실의 역전극 A

목요일 새벽,응급실에 비상벨이 울려 퍼졌다.멜버른 외곽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로 인해다발성 골절 환자들이 대거 유입된 것이다.당직이었던 캘런과 에이든은 정신없이 환자들을 분류하며응급 처치를 시행하고 있었다."포스트 선생! 3번 베드 환자. 대퇴골 복합 골절이다. 당장 수술실 잡아!"응급실로 내려온 킹스턴 과장이 날카롭게 지시했다.캘런은 환자의 차트와 엑스레이 사진을 신속하게 확인했다.환자는 고령의 여성으로, 심장 질환 약을 복용중이라 바로 전신 마취를 하고 수술을 진행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다."과장님, 이 환자는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어서 지금 바로 수술을 진행하면 테이블 데스(수술 중 사망) 위험이 높습니다. 일단, 견인 치료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고, 순환기내과 협진을 통해 심장 상태를 안정시킨 후 수술해야 합니다.""무슨 소리야! 골절 파편이 혈관을 찌르면 어쩌려고 그러나? 당장 수술실로 올려!"킹스턴 과장이 권위적인 목소리로 캘런을 압박했다.응급실의 모든 간호사와 의사들이 두 사람의 대립에 숨을 죽이고 있었다.캘런의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 차갑고 단호하게 빛났다.환자의 목숨이 걸린 일이었다.과장의 권위 따위에 환자의 목숨을 담보잡고 굴복할 캘런이 아니었다."이 환자의 주치의는 어디까지나 저입니다.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수술을 강행할 수는 없습니다. 에이든, 당장 순환기내과에 노티하고 견인 세트 준비해줘."캘런이 과장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부하며 소리쳤다.에이든은 망설임 없이 "오케이, 브로!"를 외치며 움직였다.킹스턴 과장의 얼굴이 분노로 울그락푸르락,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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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응급실의 역전극 B

캘런의 정확한 판단과 신속한 조치 덕분에 환자는 안전하게 고비를 넘겼다.순환기내과에서 내려온 의사는"바로 전신 마취를 했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다" 라며 캘런의 대처를 극찬했다.킹스턴 과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씩씩거리며 응급실을 빠져나갔다.캘런의 '환자 중심주의'가 권위주의를 상대로 완벽한 판정승을 거둔 순간이었다.새벽 근무가 끝나고 녹초가 된 캘런이병원 옥상 벤치에 앉아 차가운 캔커피를 들이켜고 있었다.손이 미세하게 떨릴 정도로 긴박했던 순간이었다.그때, 옥상 문이 열리며 아델이 걸어 들어왔다.에이든에게 연락을 받고 캘런이 걱정되어 한달음에 달려온 참이었다."포스터!"아델이 숨을 헐떡이며 캘런의 앞으로 다가왔다.캘런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아델은 망설임 없이 벤치에 앉아 있는 캘런을 향해 팔을 뻗어그의 거대한 머리를 자기 가슴팍으로 꼭 끌어안아 주었다."고생했어요, 포스터. 당신이 지켜낸 환자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내 손을 지켜줬을 때처럼, 오늘 밤도 당신은 최고의 의사였어요."아델의 부드러운 품과 따뜻한 목소리가 캘런의 온몸에 퍼져나갔다.캘런은 아델의 가녀린 허리를 두 팔로 조심스럽게 감싸 안으며,그녀의 어깨에 자신의 무거운 머리를 기댔다.병원에서의 힘겨운 사투는,오히려 두 사람의 영혼이 한층 더 깊게 교감하는 계기가 되어주고 있었다.그날 저녁, 피츠로이 저택의 거실은 평소보다 훨씬 활기찬 분위기였다.캘런의 활약을 전해 들은 아델이그를 위해 특별히 프랑스의 가정식 요리를 준비했기 때문이다.비록 왼손은 보호대를 차고 있었지만,캘런의 철저한 보조 덕분에 요리는 완벽하게 완성되었다.식탁 밑에서는 나와 블랑이 캘런이 응급실 역전극 기념으로 대접해 준최고급 유기농 연어 캔을 사이좋게 나눠 먹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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